[나기]
요미, 어디 간 거야?
혹시 파스타를 만들기 싫은 거라면 평소처럼 와식이라도….
[나기]
글러브가… 없어?
과거의 천상계…….
[나기]
요미의 방은 변함없이 살풍경하네. 꽃이라도 장식해보는 건 어때?
[요미]
저는 쓸데없는 것을 놔두고 싶지 않은 것뿐입니다.
[요미]
그리고 꽃이 시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꽃도 뜰에 피어 있는 게 더 기쁘겠지요.
[나기]
으음…, 그럼 벽에 장식되어 있는 저건?
[요미]
저 글러브는 나기 님께 받은 겁니다. 버릴 수 없습니다.
[나기]
하지만, 이제 크기도 안 맞잖아? 쓸데 없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요미]
아니요. 몹시나 소중한 것입니다.
제게 있어 반드시 필요한 물건입니다.
[나기]
요미는 가끔 진지한 얼굴로 이상한 말을 하더라.
[요미]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 언제나 진지합니다.
[나기]
그랬지.
후후훗….
[나기]
…더 이상 이곳으로 돌아올 마음이 없는 거구나, 요미.
[나기]
내 곁을 떠나면…
괴로움 밖에 없는데….
[나기]
그래도 떠나는 걸 선택한 거구나, 요미….
[나기]
후, 후훗….
[나기]
요미 넌 진지하게 이상한 짓만 하네….
후후, 후후후…….
[나기]
괜찮아…, 히메가 있어.
히메가 와줄 거야.
[나기]
얼른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서, 히메를 부르자….
[나기]
(사실 히메와 함께 오려했던 오키나와….)
[나기]
하늘이 굉장히 푸르네, 히메. 햇살이 뜨거울 정도야.
[나기]
저기, 히메. 이 거울은 말이야, 이렇게 쓰는 거야.
우선 각각의 거울에 서로가 비추게끔 세워.
[나기]
그럼 이렇게… 서로의 빛이 순환하게 되고,
이렇게 세계를 뒤섞는 거야.
[나기]
그리고 이 주위를
내가 왼쪽 방향으로, 히메가 오른쪽 방향으로 돌아야 해.
[나기]
아, 걱정 마.
전부 나 혼자서 할게.
[나기]
히메…, 이제 곧이야….
신(神)세계를 만든 다음…, 바로 널 데리러 갈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