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전연령BL/멜랑꼴릭드림타워]
「뭐야, 이건……」
그게 사키토의 집으로 처음 초대 받아, 사키토의 들어 섰을 때 맨 처음 나온 말이었다.
방 한모퉁이에, 색도 종류도 제각각인 것들이 놓여져 있는 장소가 있다.
적당히 널려 있는 거라면 단순히 정리를 하지 않은 거라 생각하겠지만, 묘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더 이해 불능이었다.
「아하핫. 이치야도 예상을 배신하지 않는구나! 영문 모르겠지?」
「그래. 아니, 그보다 스스로 영문 모르겠다고 말하지 마」
「그치만 나도 영문 모르겠는걸」
「뭔데, 그건……」
「으음. 일단 설명하자면」
말하려다 말고, 사키토는 일단 적당한 자리에 앉으라고 말해준다.
서로 적당한 자리에 자리 잡은 뒤, 사키토는 다시 이야기를 재개했다.
「가게 같은 데서 한 눈에 반한 것들을 놔두는 스페이스라고 해야 하나」
「그 한눈에 반했다는 건…, 색 말이야?」
「응응. 충동 구매한 녀석이라던가」
「그럼 좀 더 뭐냐, 달리 전시해야 할 것 같은데」
「아니아니. 내 개인적으론 저거에도 제대로 된 의미가 있는 거래도」
「그런가…」
분명 그것은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사키토의 색에 대한 견해가 스며 들어 있는 부분이겠지.
「뭐. 그 이야기는 친구도 별로 이해 못하고, 나도 설명하기 힘드니까 됐고」
「아마 나도, 설명을 들어도 제대로 이해 못 할 거야」
사키토가 색에 특별한 마음을 품고 있는 것, 색의 인식의 방법도 나와 다르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거듭 들어왔다.
실제로 만남이 늘어나니 그런 부분도 잘 보이게 되었고, 왠지 모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이해하면 할수록 알 수 없게 되는, 기묘하고 모순된 단계에 돌입했다.
사키토 자신도 딱히 이해 받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 모양이고, 이해할 수 없다면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해해 보고 싶은 마음도, 적으나마 있었다….
단순하게 사키토에게 이 세계는 어떻게 보이는 걸까 싶은 호기심이기도 하고,
같은 것을 볼 수 없다고 말하던 사키토의 말에, 같은 것을 느껴 보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이 방에 처음 온 사람들은 대게 이치야랑 똑같은 반응을 해」
기묘한 오라를 발하는 방 한귀퉁이를 바라보며 멍하니 생각하고 있자니, 사키토가 말을 잇는다.
나는 시선을 사키토에게 돌린 뒤,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타카히로는 예외였어」
「아무 반응도 없었어?」
「음. 신경은 쓰였겠지만, 아무래도 좋았던 거겠지」
「하지만 딱히 무관심한 녀석은 아니었잖아?」
「응. 그렇다고 생각해. 하지만 타카히로의 흥미의 화살이 어딜 향할지 설명하라고 해도, 나는 무리일지도.」
「……」
타치바나는 정말 모를 녀석이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애당초 오늘 이렇게 사키토의 방을 찾아온 발단은, 내가 사키토에게 타치바나의 이야기를 이것저것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 것이 계기였다.
그럼, 오늘 우리 집으로 와서, 천천히 이야기하자~는 흐름으로 지금에 이른다.
타치바나를 어떻게든 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키토에게, 조금이라도 협력할 수 없을까 싶어 내놓은 요청이지만.
왠지 흐름이 괴상한 기분이다.
「사키토는 타치바나랑 고등학교 때 알게 된 거지?」
「응. 같은 반이라서 자연스럽게 친해진 느낌」
「왠지 이야기를 들어 보면, 사키토랑 타치바나가 사이가 좋은 게 좀 신기한 느낌인데」
「아. 그 말도 가끔씩 들어. 전에도 얘기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녀석이 그리는 그림을 좋아했거든」
「그건… 타치바나가 그리는 그림 쪽에 끌려서 함께 있었다는 소리야?」
「아니. 그런 건 아냐. 타카히로는 그냥 좋아서 사이가 좋아진 거고, 어디까지나 계기였던 것뿐이야」
「계기?」
「부활동을 정할 때, 견학을 하잖아?」
「그렇지」
「나 얼마간은 가입한 부 없이 여기저기 어슬렁거렸는데, 문득 생각나서 미술부를 살펴 본 적이 있거든. 그리고 그 때 타카히로가 마침 뭔가를 그리고 있었고, 그게 계기가 되어 사이가 좋아진 느낌이라서」
「아, 과연」
「그리고 내내 생각했던 건, 타카히로는 별로 만사에 흥미가 없다는 거였어. 그 부분은 형님이랑 엄청 닮았다고 생각해. 그러고 보니 이치야, 나오토 씨랑 만난 적 없어…?」
「있긴 하겠지만…, 확실히 기억은 안 나」
타치바나 가의 장남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만났을 텐데.
하지만 그 형이 죽었다는 이야기도 사키토한테 들을 때까지는 몰랐다.
어떤 얼굴이었는지 물어봐도, 그를 진술할 만한 기억은 내 안에는 없다.
정말로 사건과 관련된 기억은 전부 빠져 있다.
「둘 다 얼굴 같은 거 닮았어?」
「뭐어, 평범하게 형제란 느낌. 왠지 기이한 형제였다고 생각해. 살벌한 사이 좋음이라고 해야 하나」
「또 절묘한 비유인걸」
두 사람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정확한 이미지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째서 죽어 버린 걸까…, 나오토 씨」
문득 사키토가 중얼거린다.
그 말에 사키토를 보자, 그 눈은 먼 곳 어딘가를 바라보듯 하늘을 우러르고 있었다.
「지금 나오토 씨가 있었더라면, 알 수 있었던 일도 좀 더 많았을지도 모르는데」
「뭐어, 무거웠겠지. 역시 여러모로…」
「그건 알지만…. 아마 나도 이치야가 없었더라면, 똑같은 생각을 했을 거라 생각해」
「자살할지도 몰랐어?」
「왠지 분하고, 미안하고, 한심하고. 이것저것 단번에 밀어 닥쳐서. 나오토 씨랑 타카히로는 가정 사정 때문에 특히 인연이 굳었으니까,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변함없는 표정으로 사키토는 말을 잇는다.
「내 경우엔 따지자면 이치야랑 가까운 부분이 크지만 」
「그래?」
「전혀 아무 생각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타카히로의 시점으로는 간단히 죽는 선택지를 취하는 게 별로 맘 내키지 않았거든. 그러니까 이치야가 이렇게 눈을 떠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이치야가 없었더라면 꽤 진심으로 죽었을지도」
「……」
「그 꿈이 있어서 더더욱 그래. 그게 없었더라면 이치야를 이렇게 좋아하진 않았을 테고」
「뭐어…. 나도 그런 사키토 덕분에 살았고」
자연스럽게 들려온 말에 약간 쑥스러움을 느끼면서, 그렇게 대답한다.
「진짜 나…,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할 걸 그랬어」
그리고는 탈력한 듯 벽에 기대며, 갑자기 그런 말을 거냈다.
「왜」
「그러면 이치야랑 같은 학교에 갈 수 있었을텐데! 지금 쯤 이치야의 후배잖아!」
「아…. 뭐, 그치만 그건 별 수 없는 일이잖아」
「그보다 이치야. 우리 학교, 지망 학교에 넣어 뒀었지? 이쪽으로 와 줬더라면 좋았을텐데」
「아니. 그치만 멀잖아, 여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만 하면 되잖아!」
「아니, 그러니까 그게 중요하잖아」
「하지만 진짜…, 농담 빼고 진짜 말야」
문득 사키토의 표정에 그늘이 드리운다. 갑작스럽게 변하는 사키토의 이 표정은, 아직도 놀란다.
「이치야가 우리 학교로 오고, 타카히로는 이치야랑 만나고. 나도 거기에 있으면」
「……」
「그러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고 원만하게 수습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 나. 타카히로도, 이치야도. 왜 잘 맞물리지 않았던 걸까」
「……」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이제와 어찌할 수 없는 상상만이 떠오른다.
「이치야는 역시 우리 학교로 와야 했던 거야…」
사키토가 중얼, 말했다.
마치 떼를 쓰는 듯한 그 말투에, 무심코 쓴웃음을 짓는다.
선택한 것은…, 나다.
전부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걸어왔다.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날조차도.
「그러고보니 사키토…. 너 그 교복, 문제 없어?」
어두워진 공기를 바꾸기 위해,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응? 교복?」
사키토도 표정을 되돌리며 답한다.
「거기 교복 가쿠란이잖아? 입고 있는 모습, 본 적이 없는데」
뭐, 그 학교에는 그런 학생들이 자주 보인다.
발견할 때마다, 교칙적으로 문제 없는지 내내 신경 쓰였다.
「아, 암묵적인 이해?」
「실은 아웃이구나……」
「복장 체크가 엄격한 시기에는 한 소리 듣지만, 그 외엔 별로」
「안 입는 이유 같은 건 있어?」
「아니. 난 단순히 안 어울려서」
「그래……?」
「그래!」
「그래……」
왠지 꽉 못을 박힌 듯한 기분이 든다….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지만, 그 이상은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 이후로 둘이서 잡담으로 시간을 보낸 다음, 함께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그라데이션을 그리기 시작하는 하늘은, 오늘이 끝나가는 것을 실감나게 만든다.
「나 오늘 낮에, 이치야의 선택이 잘못 됐다는 듯한 발언 했잖아…?」
「응?」
조용히 말을 꺼내는 사키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분명… 이치야가 타카히로와 만났더라면, 나는 지금 이러진 못했을 거야」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게 생각하면 원만하게 수습 됐을 거라는 말, 할 수 없게 될지도」
「이치야가 말야, 타카히로가 어떻대도 이치야가 선택한 건 나라고 말해준 거, 엄청 기뻤어. 아마 지금, 그 말에 엄청 기대고 있는 거라 생각해」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얼마 기다리지도 않아 버스가 찾아올 시간이 되었다.
「나도 확실하게 이치야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도록 할게」
「이렇게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아니. 그건 나 자신이 개운하지 않다랄까. 이치야한테 좋아한다고 말할 때 마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도 싫고」
「그런가…」
그런 대화를 나누던 참에, 저 멀리서 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 오늘은 땡큐」
「오. 또 봐」
버스에 올라타, 차창 사이로 사키토와 재차 대화를 나눈다.
사키토의 웃음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창밖에서 시선을 땠다.
지나간 일을 생각해 봤자, 별 수 없다….
선택해온 결과가, 그저 지금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과거의 선택을 분하게 여기는 것은,
그것이 극히 약간의 어긋남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꿈 속에서 사키토한테 급하면 손해본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정말이지, 그 말 그대로다…….
차창 너머로 흘러가는 풍경을 그저 바라본다.
주위는 완전히, 밤의 장막을 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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