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전연령BL/멜랑꼴릭드림타워]
Birthday 09.23
(이치야 생일 축하 SS)
True 엔딩의 후일담입니다. 게임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True 엔딩의 후일담입니다. 게임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휴일 날, 편의점.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있는 점포의 드링크 스페이스 앞에, 극단적인 인상을 지닌 2인조의 모습이 있었다.
한 사람은 키가 큰 인상을 느끼게 하는 남성…, 토도 나오토. 한 손에 든 편의점 바구니에는 적당적당하게 채워 넣은 걸로 추정되는 상품들이 품목도 뿔뿔히 각자 들어 있었다.
그런 토도가 현재 동향을 지켜보고 있는, 토도와는 반대로 키가 작아 보이는 인상이 느껴지는 소년…, 아키야마 사키토는 줄지어 늘어선 패키지를 바라보며 선택을 망설이고 있는 모양새였다.
두 사람은 방금 전부터 토도가 짐꾼, 물품 선택은 사키토에게 맡기는 포지션을 계속 이어왔다.
「이쪽이랑 이쪽. 어느 걸 살까?」
「둘 다 사면 된다고 생각해」
「나오토 씨. 그거 극단론이래두」
그런 어딘지 아귀가 맞지 않는 대화를 누차 거듭하면서, 바구니 안에 상품을 속속히 추가시켜 갔다.
「역시 타다노 씨도 부르는게 좋았을지도. 그 사람, 이치야의 취향 엄청 잘 파악하고 있는 모양이고」
「그래도……, 적당히라도 괜찮다고 말했고.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아, 내가 이런 말 하는 것도 뭣하지만……. 이거 너무 적당하잖아, 이거」
그렇게 말한 뒤, 사키토는 바구니 안을 바라본다.
어느 정도 취사 선택은 했으나, 거의 눈에 띄는 것을 전부 쑤셔 넣은 것에 불과한 라인업이 거기에 있었다.
「파티용 물품 구매란 건 보통 이런거라고 생각해」
사키토의 말에, 토도가 담담한 태도로 말한다.
「음……. 그것도 그런가. 그럼, 이제 이 두 개만 사고 카운터로 갈까?」
「좋다고 생각해」
「그럼 바구니 하나 더 갖고 올게. 그러고 보니 나오토 씨는 술 같은 건…」
「안 좋아하니까 됐어」
「아, 그렇구나」
「필요해……?」
「에? 그래도 돼?」
「한, 두 병이라면」
「아니아니, 농담이지…?」
「일단은」
「나오토 씨 농담은 진짜 알기 힘들어」
그렇게 말하면서 사키토가 1.5리터 페트 병을 2개, 바구니 안에 집어 넣었다.
「조금 협력받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만」
계기는 며칠 전으로 돌아간다.
학교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두드러지는, 저녁 시간 대의 패스트 푸드 점.
그 중에, 왠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 3인조의 모습이 있었다.
어울리지 않는 인상을 주는 원인은, 분명 두 사람은 다른 학교 교복이고, 또 한 사람에 이르러서는 명백하게 어른이라서 그렇겠지.
학생 중 한 명인 사키토의 그 발언에, 옆 자리에 앉아 있던, 학생 아닌 토도가 사키토를 보았다.
「협력……?」
눈물점이 인상적인, 또 한 사람의 학생…. 타다노 사토시는 눈 앞의 두 사람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이치야한테 뭔가 해주고 싶다랄까. 모처럼의 생일이고, 여기선 이치야와 알고 지낸지 오랜 타다노 씨의 협력도 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토도 씨도 아키야마 군과 완전히 같은 의견이십니까?」
타다노는 사키토의 대답을 일단 뒤로 미룬 뒤, 조금 전부터 사키토의 말을 듣고 있기만 하던 토도에게 질문을 던졌다.
「폐만 아니라면…. 나도 뭔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딱히 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얘기하면 굳이 신경쓸 필요 없다는 소릴 들어 버리지 않을까하는데」
「그렇겠죠」
사키토는 타다노의 말에 낙담 어린 표정을 보인 뒤, 조금 전부터 조금씩 줄고 있는 오렌지 플라페티노를 한입 마셨다.
「그렇지만 나도 올해 잇 짱의 생일은 조금 생각해 봤습니다. 협력할테니 서프라이즈로 하는 걸로, 어떠십니까?」
「오옷. 고맙습니다!! 서프라이즈라면, 당일 날에 깜짝 파티로?」
「아마 그렇게 되겠죠. 그래서 두 분 중 한 분의 방을 빌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아, 그럼 나오토 씨 방이 더 좋을지도. 아무도 없고」
「어떠십니까, 토도 씨」
「그걸로 충분하다면」
「그럼 그런 걸로 하고. 잇 짱은 내가 적당히 말해서 데려 가겠습니다」
「넵!! 뭔가 우리끼리 할 일 같은 건 없습니까?」
사키토의 질문에 타다노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인다.
「쇼핑이라던가…? 그리고 선물하고 싶은 게 있으면 준비해도 되겠고」
「과연」
「잇 짱 네 집, 가족끼리 사이가 좋았으니까, 생일같은 건 꼭꼭 가족끼리 축하해줬던 모양입니다. 말은 안 하지만 잇 짱도 여러모로 생각이 많겠죠」
「그걸…, 신경 쓰고 있는 모양새 같은 건…」
왠지 모르게 진지한 모습으로 말하는 타다노의 말에, 사키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신경 쓴다기보다는, 별로 추억을 떠올리려 들지 않는 느낌? 그러니까 이번 제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타다노는 사키토의 조심스러운 모양새에, 수습하듯 가벼운 태도로 대답했다.
그러자 사키토는 그렇습니까, 하고 짧게 답한다.
「그리고……, 시노자키 군의 음식 취향 같은 건?」
지금까지 말없이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토도가, 선수 교대처럼 물었다.
「아, 일단 단 게 있으면 나머진 적당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지간히 이상한 종류만 아니라면」
「알겠어」
「올해 23일은 휴일이였죠…? 시간 같은 거 정해져 있습니까?」
그리고 타다노가 두 사람에게 묻는다.
「점심 때 정도부터?」
사키토가 토도에게 확인하자, 토도는 「괜찮다고 생각해」하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럼 오후 1시 정도 쯤」
「그럼 1시 정도에 데려 가겠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저, 토도 씨네 집을 모르는데」
「아아……」
타다노는 가방에서 필기 용구를 꺼내, 토도에게 건내준 다음 주소를 적어 달라고 말했다.
토도는 시키는 대로 필기 용구를 건네 받아 술술 날림 기미로 집 주소를 적는다.
「되게 특이한 필체네요, 토도 씨」
토도의 글자를 보며 타다노가 신기한 듯 말했다.
「그런 말…, 자주 들어」
주소를 다 적은 토도가, 필기 용구와 종이를 타다노에게 반납했다.
「장소 알겠어?」
지금 막 쓰여진 메모를 훑어 보는 타다노를 향해, 토도는 물었다.
「이 건물 근처에 있는 케이크 가게에 엄청 예쁜 여성 점원이 있죠」
「아. 그거 분명 "어서 오십시오" 억양이 특이한 사람」
「아. 맞아. 그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럼 그 사람을 구실로 잇 짱을 데려 가겠습니다」
「뭐야, 그거……?」
사키토가 영 영문을 모르겠다는 모양새로 말한다.
「나 평소부터 그런 소리만 하니까. 덤으로 거기서 케이크도 조달할까나」
「그 사람…, 휴일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갑작스러운 토도의 말에 타다노가 토도를 보았다.
「진짜요? 토도 씨, 단골…?」
「나름 알아」
「다음에 소개시켜 주세요. 꼭」
「나중에……」
「뭐어, 구실만 있으면 되니까. 없으면 없어도 문제 없습니다」
「아, 없구나. 그러고 보니…, 멋대로 얘길 진행시키고 있는 데 이치야의 예정은 어떨까」
좀 전의 대화를 보며 일단은 납득한 모양새의 사키토가 마침 생각난 듯 말했다.
「거의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안 될 것 같으면 연락하겠습니다」
「그럼, 일단 이 정도?」
「뭐어 아직 날짜도 좀 남았고. 또 무슨 일 있으면 또 얘길 하기로」
사키토와 토도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다음에 보죠!」
타다노의 말을 계기로,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해산했다.
「잇 짱. 이번주 일요일, 비어있어?」
「이번 주 일요일…. 23일 말야? 비어 있는데」
23. 그 숫자를 떠올리자, 이치야는 생각이 깊어 지려는 것을 우선 차단했다.
별로 특별하게 의식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얼마전, 슬슬 그 이후로 1년 정도인가 싶어 멍하니 달력을 바라보고 있던 그때, 마치 저주의 숫자처럼 그 숫자를 보자 예년의 2일이 떠올랐다.
이제 이렇게 가족끼리 호들갑스럽게 생일을 축하할 나이도 아니잖아.
고등학교 1학년 때, 그렇게 고했다.
하지만 이벤트를 좋아하는 어머니나 여동생은 전혀 들을 기미도 없었고, 이러니저러니해도 그렇게 즐거워 보이는 두 사람을 보는 것도 이치야도 좋아했기 때문에, 결국 그걸 완강히 거부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전부 작년까지의 이야기.
자신의 앞에서 웃고 있던 가족의 모습은, 이제 현실에는 없었다.
「조금 하루 시간 좀 내줘…. 옆 마을까지 가고 싶은데, 혼자선 심심하니까」
「상관이야 없지만」
뭐어, 아마. 타다노의 배려라고 생각했다.
타다노는 영리한 남자다. 자신의 가정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이 날을 신경 쓸거란 것을 간파해서, 이렇게 권해 주는 거라고.
순간, 이치야는 그런 배려는 할 필요 없다고 말할까 망설였지만, 바로 생각을 달리했다.
여기서 거절한다하더라도, 어차피 복잡한 기분으로 혼자 휴일을 보내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모르는 척이라도 해서, 친구의 배려에 기대는 게 낫다고.
게다가 자신이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할 것 정도야, 분명 타다노는 알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 이치야는 마음을 다잡고서 이야기를 계속 하기로 했다.
「그래서. 옆 마을까지 뭐하러 가는 데?」
「엣? 프로포즈인데요?」
「하아……?」
친구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이치야는 저도 모르게 얼빠진 대답을 하고 말았다.
「역시 관둘래……. 힘내고 와」
「괜찮대두. 내 마음 속의 No.1 앞으로도 언제나 잇 짱 뿐이니까」
「아니. 그런게 아니라」
「있지? 옆 마을 케이크 가게에 말야. 엄청 이쁜 누님이 있는 거」
「아……. 응. 아마 알 것 같아」
「조금 그 사람을 보러 가고 싶다고 해야하나? 그 사람의 인사, 묘하게 버릇이 된단 말이지」
「그러면 프로포즈가 아니라 헌팅이잖아, 그거……」
「아니아니. 그런 일시적인 교제에는 흥미가 없으니까요, 나는」
「……」
이치야는 변함없는 어조로 말을 잇는 절친에게 기가 막혀하면서도, 「뭐, 어때」하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9월 23일.
소위 말해, 자신의 생일이다.
가족이 살해 당하고, 자신만이 살아 남은 다음 처음 맞이하는 생일.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것을 고인에 대비해 보면, 지극히 기묘한 기분이 가슴 속을 억누른다.
23일.
11시를 조금 넘었을 무렵, 타다노와 이치야는 나란히 버스에 올라탔다.
평소와 전혀 다를바 없는 태도로 대해주는 절친의 모습에, 이치야도 그저 그에 적절한 대응만을 했다.
그 이후로 벌써 1년이나 지났다. 슬슬 마음의 정리가 되어도 될 때다. 그렇게 이치야는 어제부터 자신을 타이르고 있었다.
쓸쓸함과는 분명 다르다. 그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찾아온 부조리한 현실이라던가, 생각지도 못했던 일년 뒤의 자신이라던가. 그러한 것에 희롱당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자신을 납득시켰다.
「불안한 표정인데. 왜 그래?」
표표한 타다노의 말에, 이치야는 퍼득 정신을 차렸다. 저도 모르게 쓰린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을 어떻게든 다잡는다.
「뭐…, 오늘은 그런 표정 하지 말라는게 더 무린가」
또 적당한 농담이라도 튀어 나올까 싶었던 이치야는, 타다노의 예상 외의 말에 놀란다.
「잇 짱의 성격도 있고. 내가 오늘 이렇게 불러낸 진짜 이유같은 거,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미안…」
「사과하지 마. 내 제안을 승낙해 준 것만으로도 기쁜 걸」
「응…」
「뭐어, 잇 짱 나름 적당히 상대해 주면 충분하니까. 웃으란 소리까진 안 할게」
「땡큐…. 왠지 미안. 항상」
「무슨 소리야. 오늘은 잇 짱이 실컷 남들의 호의에 어리광 부려도 되는 날이잖습니까?」
「그러게…」
「아, 다음」
버스 행선지 알림이 목적했던 역을 말하자, 타다노가 말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그 누님이 있는지 모르잖아. 앗, 나의 실수」
「어이…」
이치야는 순간 평소처럼 되돌아온 타다노에게 가볍게 딴지를 넣으면서, 그러고보니 이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도 오래간만이라는 생각을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잇 짱은 잠깐 여기서 기다려~」
목적했던 케이크 가게에 도착하자 마자, 타다노가 웃는 얼굴로 이치야에게 말했다.
이치야는 상상도 못했던 전개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보인다.
「알겠어…」
그리고 조금 뒤늦게, 그렇게 대답했다.
「하핫, 미안. 그 누님 분명 이치야 같은 게 타입이라고 생각하거든」
「뭐야, 그거…」
「만약 사귀게 되면 사례 정도는 할 게」
「그런건 별로 상관없지만」
「사양하지 말고. 응응. 그럼 갔다 올게」
흔들 손을 흔들며 가게 안으로 사라져가는 타다노의 모습을, 이치야는 가게 앞에서 배웅한다.
(아니, 그보다…)
만약 타다노가 말하는 「누님」이 이치야의 상상했던 사람이 맞다면, 그 본인의 모습은 가게 안에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엔 전부 단순한 구실로, 목적 같은 건 처음부터 아무 것도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이치야는 천천히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간은 12시 35분을 지나고 있었다.
예년과는 다른 오늘은, 고작 반나절이 지났을 뿐이었다.
잠시 뒤 「유감이었네」하고 맞이하는 이치야의 말에, 타다노는「실수했어」하고 별달리 유감스럽지도 않은 모양새로 답했다.
그 손에는 방금 막 구입한 상품… 아마 케이크가 들어가 있는 하얀 봉투를 들고 있다.
「그래서…, 목적은 다 달성한거지?」
「부전패였지만 말이지. 그러니까 잇 짱. 만나지조차 못한 이 비참한 나를 위해 시간을 좀 더 써 줘」
「뭐어, 시간이야 오늘 하루 종일 내줄 생각이었으니까 상관없는데…. 어쩔거야?」
「일단 적당히 근처나 돌아다닐래? 버스 시간 아직 좀 더 있잖아」
「그래…」
그렇게 말하며 앞서 걷는 타다노를 따라, 이치야도 걸음을 옮긴다.
조금 돌아다니는 것 치곤, 타다노의 걸음은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도 자신이 모르는 장소가 아니다.
저 모퉁이를 돌면, 그곳은 이치야도 과거 한 번 왕복했던 길이다.
토도가 사는 집으로 향하는 길….
예상대로 모퉁이를 돌자, 이치야는 마침내 오늘 하루 일련의 흐름에 의문을 품지 않을수가 없게 된다.
하지만, 왜….
타다노가 이런 짓을 해가면서까지 저 장소로 향할 이유를 이치야는 알 수가 없었다.
애당초 그냥 상상대로 모퉁이를 돈 것 뿐, 그게 우연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이 길은, 그렇게 그냥 잠시 돌아다니기에 적절한 길도 아니다.
「……」
타다노는 아무렇지도 않은 태도로 앞서 걷고 있다. 이치야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른채, 그저 앞서 가는 친구를 따라 걸었다.
「슬슬 잇 짱도 이상하다고 생각할 무렵 아냐?」
그리고 갑작스럽게, 타다노가 말했다.
「뭐야, 그거…. 왜 이 길로 가나 싶긴 했지만」
「아마 목적지는 예상한게 맞아. 이 앞은 나보다 잇 짱이 더 잘 아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니까…,」
타다노는 갑자기 멈춰선 뒤, 손에 들고 있던 봉투를 이치야에게 내민다.
이치야는 영문도 모른채 반사적으로 그걸 건네 받았다.
「이건 내가 주는 사식. 토도 씨네 집에 갔다 와」
「하아…? 아니, 그보다 너는?」
「나는 알잖아? 이대로 같이 가면 버스 시간이 안 맞으니까. 아무래도 혼자 기다려야 되는 건 싫고」
「뭣보다 왜 타다노가 나를 토도 씨네 집까지 데려 오는 건데」
「그건 가서 확인해 봐. 잇 짱을 속이는 거, 꽤나 마음 아팠다구?」
그건 분명 뻥이다. 이치야는 내심 그렇게 생각하지만, 입밖에 내진 않았다.
「어쨌든 그렇게 됐으니까. 내 역할은 이걸로 끝이니까, 미안!」
그말과 함께, 타다노는 일방적으로 웃으며 손을 흔들고서 뛰어가 버렸다.
이치야는 혼자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하지만 퍼득 손에 든 봉투의 존재를 떠올리고, 하고 싶은 말을 집어 삼킨 뒤, 타다노의 말대로 토도의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이치야는 오래간만에 방문한 토도의 집 문 앞에서, 인터폰을 흘끗 보고 한숨을 쉬었다.
연락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빈번했던 것도 아니다. 사전에 연락을 넣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싶었지만, 이미 문 앞까지 와 있다.
하물며 타다노의 재촉으로 여기에 이르른데다, 그 이유도 불명이다. 들려보낸 봉투가 선물이라고 한다면 분명 뭔가 서로 양해가 오갔던 걸까.
이치야는 인터폰을 누르지도 못하고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다시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어쨌든 이렇게 있어 봐야 별 수 없다. 그렇게 생각을 고쳐 먹고, 그 버튼을 눌렀다.
전자음이 울리고 몇 초 뒤. 조용히 문이 열리더니, 오래간만에 만나는 인물이 문 안에서 천천히 나타났다.
「오래간만입니다…. 갑작스럽게 죄송합니다」
「오래간만. 혼자…?」
토도는 혼자 서 있는 이치야의 모습을 보고 묻는다.
「네. 저기… 저는 대체 뭐가 뭔지」
그 질문. 역시 뭔가가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면서, 이치야는 대답했다.
「오, 이치야. 수고 많았어!」
「어라. 사키토?」
방 안쪽에서 나타난 예상외의 인물에 이치야는 놀랐다. 영락없이 타다노와 토도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응? 어라? 타다노 씨는?」
「……」
같은 반응을 보이는 사키토에게, 이치야는 내심 방금 헤어진 절친에게 불만을 던졌다.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신경 쓸 거라고 생각해 일부러 번거로운 짓을 한 거란게 손쉬이 상상이 갔다.
(매 번, 누가 누굴 신경 쓰는 건지……)
감사를 넘어 기막힘을 느끼며, 이치야는 새삼 눈 앞의 두 사람을 바라본다.
「타다노 녀석은 도중 먼저 돌아갔습니다. 일단…, 왜 제가 여기로 끌려온 건지 이유가 알고 싶습니다만」
일단 방으로 들어오란 말 대로 들어서자, 이치야는 그 앞의 광경에 다시 놀랐다.
주로 과자 종류를 중심으로 이것저것 펼쳐져 있는 그 광경은, 장난삼아 모았다기보다는 축하 파티라던가, 쫑파티같은 것을 연상시킨다.
「여자 하나라도 있으면 조금만 더 세련되게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랑 나오토 씨니까」
그렇게 말하며, 사키토가 바로 원래 있던 장소에 주저 앉는다.
「적당히 앉아」
「아, 네」
의문이 가시지 않아 우두커니 서 있자, 토도가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이치야도 예전과 같은 장소에 자리 잡는다.
그렇게 셋다 자리 잡자, 이치야가 마침 생각난 듯 타다노가 들려 보낸 봉투를 「그 녀석한테서」하고 말하며 테이블 위에 내려 놓는다.
「아, 진짜 이 가게에 갔다 왔구나. 그 누님 없었지?」
「없었어. 저기…, 어디까지가 짠 거야?」
「으음, 일단」
사키토는 이야기를 다잡듯, 뜸을 한 번 들였다.
「이치야, 생일 축하해!!」
그리고 활기차게 그렇게 말하자, 토도도 그를 이어 조용히 「축하해」하고 고한다.
「에……?」
제일 처음 나온 것은 의문의 목소리였다.
「아하핫. 역시 그런 반응이구나. 애당초 왜 우리들이 알고 있냐 싶을 테고」
「정말로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타다노한테 들었어?」
「타다노 씨한테 들은 건 아냐. 뭐, 어떤 의미론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런 시노자키한테 기분 좋은 이유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토도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이치야의 앞에 슬며시 뭔가 수첩에서 뜯어낸 듯한 종이 페이지를 내밀었다.
이치야는 그것을 받아 들여, 그 페이지를 보았다. 달력 페이지였다.
9월 23일…. 지면 상의 요일은 다르지만, 오늘 날자만이 검게 덧칠되어 있다.
「이거…, 뭐야?」
「전에 타카히로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했어」
「하지만 잘도 이것만 갖고 내 생일이란 걸 알았네」
「아. 아무래도 모르지. 그러니까 뭔가 짚이는 거 없냐고 타다노 씨한테 물어 봤는데」
「다른 페이지는 새하얗고 아무 것도 안 적혀 있는데, 거기만 부자연스럽게 덧칠되어 있으니까. 혹시 뭔가 있는게 아닐까 싶었어」
「설마 이치야의 생일일 줄은 나도 나오토 씨도 생각도 못했지만. 타카히로가 어떻게 알았는지도 불명이고」
「아니. 하지만 거기서 나랑 관련 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좀처럼 아니라고 보는데」
「타카히로한테는…, 시노자키 군이 전부였던 거니까. 적어도, 우리 가족에 관해선 짚이는게 없었어」
「그보다 뭐냐, 타카히로가 뭔가 액션을 일으킨다면 이치야 일 밖에 없어」
「그런가…」
이치야는 다시 손에 든 페이지를 내려다본다.
볼펜으로 검게 덧칠된, 23일의 숫자. 그 페이지는 작년의 것이다.
소중한 날을 마크해 둔다기 보다는, 어찌할 수 없는 무언가를 짓뭉개 감추려드는 듯한, 그런 행위로 느껴졌다.
그 날 보았던 타치바나의 기억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남이 자신의 생일을 알고 있었다는 기분 나쁨보다도, 뭐라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이치야를 엄습했다.
「뭐, 우리가 생일을 안 것도 그런 이유도. 이치야한테 말하면 괜한 신경을 쓸것 같아서 타다노 씨한테 협력을 받은 거야! 미안. 모처럼의 생일인에 어두운 분위기를 내서」
「아니. 가르쳐 줘서 고마워. 땡큐」
감사와 함께 이치야가 토도에게 종이를 내밀자, 토도가 가볍게 거부를 보였다.
「만약 싫지만 않다면…, 그건 네가 갖고 있어줘. 싫다면 별 수 없지만」
토도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이치야는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았다. 서로 닿지 않았던 뭔가를, 이런 형태로라도 이어 두고 싶은 거겠지.
이치야는 타치바나한테 받는 선물로서, 그것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그건 그렇게 진짜 놀랐어. 타다노 녀석이 뭔가 할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두 사람이 축하해 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으니까」
「아하핫. 서프라이즈지?」
「그, 정말로 고마워. 두 사람한테는 예전부터 더할 나위 없이 이것저것 많은 걸 받았는데」
곤란한 듯,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이치야가 말한다.
「피차 일반이래두! 우리가 이러고 있는 것도 이치야가 있어준 덕분이고」
「시노자키 군은…, 어쩌면 자신이 있던 탓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
「그와 마찬가지로 네게 구원받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줘」
「응…. 땡큐」
계속 마음에 걸려있던 뭔가가 풀리고, 대신 솟구치는 뭔가를 느끼며, 이치야는 재차 두 사람에게 그렇게 고했다.
지금은 솔직하게 받아 들여도 된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일단 무거운 건 이 쯤에서 끝내고. 배고프다! 그보다, 타다노 씨를 숫자에 넣어서 좀 많네」
「남으면 둘이서 갖고 가면 돼」
「진짜…, 엄청 샀네. 이거」
재차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이치야가 말한다.
「아하핫. 적당히 쑤셔 담아 왔거든. 나오토 씨한테 물어보면 둘 다 사면도 된다는 말만 하고」
「뭐어, 이런 날이고」
「그렇게 말하지만 분명 아무래도 좋은 것 뿐이겠죠」
「뭐어……」
두 사람의 대화에 그 광경을 떠올리며, 이치야는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만사는 점점 변화해 가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타다노 씨는 뭘 샀을까」
사키토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케이크집 봉투를 보며 말했다.
「아, 나도 뭘 샀는지는 몰라. 타다노니까 무난한 걸 샀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게 말하며 이치야가 상자를 열어 본다. 거기에는 쇼트 케이크, 쵸콜렛, 몽블랑의 3종 케이크가 놓여져 있었다.
「3개라니, 타다노 씨는 처음부터 돌아갈 셈이었구나」
케이크를 바라보며 사키토가 말한다.
「그러고보니…, 두 사람은 취향이라던가」
전혀 통일성 없는 그 3종류를 보며, 이치야가 두 사람에게 물었다.
「음. 나는 이런 건 별로. 너무 달면 무리지만」
「토도 씨는?」
「이거…, 이 중 하나는 시노자키 군 용?」
이치야의 물음에, 토도는 질문으로 대답했다.
「에. 아……. 아마 이건 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그 중 하나인 몽블랑을 가리킨다.
「아키야마 군, 어느 게 좋아?」
「아. 난 꽤나 아무래도 좋은 느낌」
「그럼…, 아키야마 군은 쵸콜렛 쪽으로. 거기 건 그렇게 달지 않아」
「잘 먹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조금 놀라워. 이치야는 그렇다 건 그렇다치고 나머지는 같은 게 들어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마 이거, 타다노 군이 고른게 아니라고 생각해. 시노자키 군 거는 그렇다 치고 」
「뭐야…, 둘 다 내 것은 그렇다 친다니…. 뭐어, 나도 좀 놀랐지만」
「나오토 씨. 뭐 짚이는 거 있어?」
「거기 점원 중 하나가 어머니랑 아는 사이라서, 나도 알려져 있거든」
「아. 점원한테 맡긴 건가?」
「아마」
「과연」
사키토가 납득한 소리를 낸다. 이치야도 그 설명에 이해가 갔다.
아마 토도는 매번 쇼트 케이크와 쵸콜렛 케이크를 사 갖고 돌아갔던 거겠지. 그리고 그 중 하나는 동생의 것이었다.
「왠지 이치야는 낚시 같은 걸 하면 늪의 주인 같은 걸 낚을 것 같아. 그럼, 케이크의 수수께끼도 풀렸고, 적당히 시작할까나」
다소 불가사의한 발언을 흘리며, 재차 사키토가 분위기를 다 잡는다.
그리고 세 사람의 보잘 것 없는 시간는 지나갔다.
밤의 장막도 드리워지기 시작한 귀갓길. 사키토와도 헤어져, 이치야는 걸으며 타다노에게 메일을 넣었다.
내용은 감사와 약간의 불평. 그 뒤에 다시 한 번 만날 수 없겠냐는 것이었다.
몇 분 뒤 돌아온 답장에는 「마침 잘됐네」하는 흔쾌한 승낙과, 별로 반성은 느껴지지 않는 사죄의 말이 늘어서 있었다.
만나기로 한 장소인 공원 입구에서, 타다노는 이치야를 맞이했다.
그대로 둘이서 벤치로 이동한다.
「수고 많았어. 어땠어?」
「덕분에 즐거운 하루였어. 땡큐. 하지만 진짜…, 너무 이렇게 거추장스러운 짓 하지마」
「하하핫. 미안」
「그리고, 이건 두 사람이 너한테 전해 달래. 사람 수에 넣어서 넘치는 몫이라고 말했지만, 아마 감사도 겸할거야」
그렇게 말하며 이치야는 갖고 돌아온 과자들을 타다노에게 건네주었다.
「난 별로 상관없는데. 말하지 않았던 게 실수이려나…」
그렇게 말하며 타다노는 과자를 받아 든다.
「그래서, 마침 잘 됐다니. 무슨 또 볼일 있어?」
「아. 응응. 자, 이거」
「뭐야…」
이치야는 낮에 받았던 것과는 또 다른 케이크 가게 봉투를 의문스럽게 건네 받는다.
「같은 게 되어 버려서 미안. 오늘은 이제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또 집안 분들과 함께 먹어」
「아아…. 그래도 왜」
「잇 짱은 매년 이 가게 거였지? 전에 사요 짱이 말하는 거 기억하고 있었거든」
「아, 내가 이런 말 하는 것도 뭣하지만……. 이거 너무 적당하잖아, 이거」
그렇게 말한 뒤, 사키토는 바구니 안을 바라본다.
어느 정도 취사 선택은 했으나, 거의 눈에 띄는 것을 전부 쑤셔 넣은 것에 불과한 라인업이 거기에 있었다.
「파티용 물품 구매란 건 보통 이런거라고 생각해」
사키토의 말에, 토도가 담담한 태도로 말한다.
「음……. 그것도 그런가. 그럼, 이제 이 두 개만 사고 카운터로 갈까?」
「좋다고 생각해」
「그럼 바구니 하나 더 갖고 올게. 그러고 보니 나오토 씨는 술 같은 건…」
「안 좋아하니까 됐어」
「아, 그렇구나」
「필요해……?」
「에? 그래도 돼?」
「한, 두 병이라면」
「아니아니, 농담이지…?」
「일단은」
「나오토 씨 농담은 진짜 알기 힘들어」
그렇게 말하면서 사키토가 1.5리터 페트 병을 2개, 바구니 안에 집어 넣었다.
***
「조금 협력받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만」
계기는 며칠 전으로 돌아간다.
학교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두드러지는, 저녁 시간 대의 패스트 푸드 점.
그 중에, 왠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 3인조의 모습이 있었다.
어울리지 않는 인상을 주는 원인은, 분명 두 사람은 다른 학교 교복이고, 또 한 사람에 이르러서는 명백하게 어른이라서 그렇겠지.
학생 중 한 명인 사키토의 그 발언에, 옆 자리에 앉아 있던, 학생 아닌 토도가 사키토를 보았다.
「협력……?」
눈물점이 인상적인, 또 한 사람의 학생…. 타다노 사토시는 눈 앞의 두 사람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이치야한테 뭔가 해주고 싶다랄까. 모처럼의 생일이고, 여기선 이치야와 알고 지낸지 오랜 타다노 씨의 협력도 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토도 씨도 아키야마 군과 완전히 같은 의견이십니까?」
타다노는 사키토의 대답을 일단 뒤로 미룬 뒤, 조금 전부터 사키토의 말을 듣고 있기만 하던 토도에게 질문을 던졌다.
「폐만 아니라면…. 나도 뭔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딱히 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얘기하면 굳이 신경쓸 필요 없다는 소릴 들어 버리지 않을까하는데」
「그렇겠죠」
사키토는 타다노의 말에 낙담 어린 표정을 보인 뒤, 조금 전부터 조금씩 줄고 있는 오렌지 플라페티노를 한입 마셨다.
「그렇지만 나도 올해 잇 짱의 생일은 조금 생각해 봤습니다. 협력할테니 서프라이즈로 하는 걸로, 어떠십니까?」
「오옷. 고맙습니다!! 서프라이즈라면, 당일 날에 깜짝 파티로?」
「아마 그렇게 되겠죠. 그래서 두 분 중 한 분의 방을 빌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아, 그럼 나오토 씨 방이 더 좋을지도. 아무도 없고」
「어떠십니까, 토도 씨」
「그걸로 충분하다면」
「그럼 그런 걸로 하고. 잇 짱은 내가 적당히 말해서 데려 가겠습니다」
「넵!! 뭔가 우리끼리 할 일 같은 건 없습니까?」
사키토의 질문에 타다노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인다.
「쇼핑이라던가…? 그리고 선물하고 싶은 게 있으면 준비해도 되겠고」
「과연」
「잇 짱 네 집, 가족끼리 사이가 좋았으니까, 생일같은 건 꼭꼭 가족끼리 축하해줬던 모양입니다. 말은 안 하지만 잇 짱도 여러모로 생각이 많겠죠」
「그걸…, 신경 쓰고 있는 모양새 같은 건…」
왠지 모르게 진지한 모습으로 말하는 타다노의 말에, 사키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신경 쓴다기보다는, 별로 추억을 떠올리려 들지 않는 느낌? 그러니까 이번 제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타다노는 사키토의 조심스러운 모양새에, 수습하듯 가벼운 태도로 대답했다.
그러자 사키토는 그렇습니까, 하고 짧게 답한다.
「그리고……, 시노자키 군의 음식 취향 같은 건?」
지금까지 말없이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토도가, 선수 교대처럼 물었다.
「아, 일단 단 게 있으면 나머진 적당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지간히 이상한 종류만 아니라면」
「알겠어」
「올해 23일은 휴일이였죠…? 시간 같은 거 정해져 있습니까?」
그리고 타다노가 두 사람에게 묻는다.
「점심 때 정도부터?」
사키토가 토도에게 확인하자, 토도는 「괜찮다고 생각해」하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럼 오후 1시 정도 쯤」
「그럼 1시 정도에 데려 가겠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저, 토도 씨네 집을 모르는데」
「아아……」
타다노는 가방에서 필기 용구를 꺼내, 토도에게 건내준 다음 주소를 적어 달라고 말했다.
토도는 시키는 대로 필기 용구를 건네 받아 술술 날림 기미로 집 주소를 적는다.
「되게 특이한 필체네요, 토도 씨」
토도의 글자를 보며 타다노가 신기한 듯 말했다.
「그런 말…, 자주 들어」
주소를 다 적은 토도가, 필기 용구와 종이를 타다노에게 반납했다.
「장소 알겠어?」
지금 막 쓰여진 메모를 훑어 보는 타다노를 향해, 토도는 물었다.
「이 건물 근처에 있는 케이크 가게에 엄청 예쁜 여성 점원이 있죠」
「아. 그거 분명 "어서 오십시오" 억양이 특이한 사람」
「아. 맞아. 그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럼 그 사람을 구실로 잇 짱을 데려 가겠습니다」
「뭐야, 그거……?」
사키토가 영 영문을 모르겠다는 모양새로 말한다.
「나 평소부터 그런 소리만 하니까. 덤으로 거기서 케이크도 조달할까나」
「그 사람…, 휴일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갑작스러운 토도의 말에 타다노가 토도를 보았다.
「진짜요? 토도 씨, 단골…?」
「나름 알아」
「다음에 소개시켜 주세요. 꼭」
「나중에……」
「뭐어, 구실만 있으면 되니까. 없으면 없어도 문제 없습니다」
「아, 없구나. 그러고 보니…, 멋대로 얘길 진행시키고 있는 데 이치야의 예정은 어떨까」
좀 전의 대화를 보며 일단은 납득한 모양새의 사키토가 마침 생각난 듯 말했다.
「거의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안 될 것 같으면 연락하겠습니다」
「그럼, 일단 이 정도?」
「뭐어 아직 날짜도 좀 남았고. 또 무슨 일 있으면 또 얘길 하기로」
사키토와 토도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다음에 보죠!」
타다노의 말을 계기로, 각자 자리에서 일어나 해산했다.
***
「잇 짱. 이번주 일요일, 비어있어?」
「이번 주 일요일…. 23일 말야? 비어 있는데」
23. 그 숫자를 떠올리자, 이치야는 생각이 깊어 지려는 것을 우선 차단했다.
별로 특별하게 의식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얼마전, 슬슬 그 이후로 1년 정도인가 싶어 멍하니 달력을 바라보고 있던 그때, 마치 저주의 숫자처럼 그 숫자를 보자 예년의 2일이 떠올랐다.
이제 이렇게 가족끼리 호들갑스럽게 생일을 축하할 나이도 아니잖아.
고등학교 1학년 때, 그렇게 고했다.
하지만 이벤트를 좋아하는 어머니나 여동생은 전혀 들을 기미도 없었고, 이러니저러니해도 그렇게 즐거워 보이는 두 사람을 보는 것도 이치야도 좋아했기 때문에, 결국 그걸 완강히 거부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전부 작년까지의 이야기.
자신의 앞에서 웃고 있던 가족의 모습은, 이제 현실에는 없었다.
「조금 하루 시간 좀 내줘…. 옆 마을까지 가고 싶은데, 혼자선 심심하니까」
「상관이야 없지만」
뭐어, 아마. 타다노의 배려라고 생각했다.
타다노는 영리한 남자다. 자신의 가정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이 날을 신경 쓸거란 것을 간파해서, 이렇게 권해 주는 거라고.
순간, 이치야는 그런 배려는 할 필요 없다고 말할까 망설였지만, 바로 생각을 달리했다.
여기서 거절한다하더라도, 어차피 복잡한 기분으로 혼자 휴일을 보내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모르는 척이라도 해서, 친구의 배려에 기대는 게 낫다고.
게다가 자신이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할 것 정도야, 분명 타다노는 알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 이치야는 마음을 다잡고서 이야기를 계속 하기로 했다.
「그래서. 옆 마을까지 뭐하러 가는 데?」
「엣? 프로포즈인데요?」
「하아……?」
친구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이치야는 저도 모르게 얼빠진 대답을 하고 말았다.
「역시 관둘래……. 힘내고 와」
「괜찮대두. 내 마음 속의 No.1 앞으로도 언제나 잇 짱 뿐이니까」
「아니. 그런게 아니라」
「있지? 옆 마을 케이크 가게에 말야. 엄청 이쁜 누님이 있는 거」
「아……. 응. 아마 알 것 같아」
「조금 그 사람을 보러 가고 싶다고 해야하나? 그 사람의 인사, 묘하게 버릇이 된단 말이지」
「그러면 프로포즈가 아니라 헌팅이잖아, 그거……」
「아니아니. 그런 일시적인 교제에는 흥미가 없으니까요, 나는」
「……」
이치야는 변함없는 어조로 말을 잇는 절친에게 기가 막혀하면서도, 「뭐, 어때」하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9월 23일.
소위 말해, 자신의 생일이다.
가족이 살해 당하고, 자신만이 살아 남은 다음 처음 맞이하는 생일.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것을 고인에 대비해 보면, 지극히 기묘한 기분이 가슴 속을 억누른다.
***
23일.
11시를 조금 넘었을 무렵, 타다노와 이치야는 나란히 버스에 올라탔다.
평소와 전혀 다를바 없는 태도로 대해주는 절친의 모습에, 이치야도 그저 그에 적절한 대응만을 했다.
그 이후로 벌써 1년이나 지났다. 슬슬 마음의 정리가 되어도 될 때다. 그렇게 이치야는 어제부터 자신을 타이르고 있었다.
쓸쓸함과는 분명 다르다. 그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찾아온 부조리한 현실이라던가, 생각지도 못했던 일년 뒤의 자신이라던가. 그러한 것에 희롱당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자신을 납득시켰다.
「불안한 표정인데. 왜 그래?」
표표한 타다노의 말에, 이치야는 퍼득 정신을 차렸다. 저도 모르게 쓰린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을 어떻게든 다잡는다.
「뭐…, 오늘은 그런 표정 하지 말라는게 더 무린가」
또 적당한 농담이라도 튀어 나올까 싶었던 이치야는, 타다노의 예상 외의 말에 놀란다.
「잇 짱의 성격도 있고. 내가 오늘 이렇게 불러낸 진짜 이유같은 거,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미안…」
「사과하지 마. 내 제안을 승낙해 준 것만으로도 기쁜 걸」
「응…」
「뭐어, 잇 짱 나름 적당히 상대해 주면 충분하니까. 웃으란 소리까진 안 할게」
「땡큐…. 왠지 미안. 항상」
「무슨 소리야. 오늘은 잇 짱이 실컷 남들의 호의에 어리광 부려도 되는 날이잖습니까?」
「그러게…」
「아, 다음」
버스 행선지 알림이 목적했던 역을 말하자, 타다노가 말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그 누님이 있는지 모르잖아. 앗, 나의 실수」
「어이…」
이치야는 순간 평소처럼 되돌아온 타다노에게 가볍게 딴지를 넣으면서, 그러고보니 이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도 오래간만이라는 생각을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다.
***
「그럼 잇 짱은 잠깐 여기서 기다려~」
목적했던 케이크 가게에 도착하자 마자, 타다노가 웃는 얼굴로 이치야에게 말했다.
이치야는 상상도 못했던 전개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보인다.
「알겠어…」
그리고 조금 뒤늦게, 그렇게 대답했다.
「하핫, 미안. 그 누님 분명 이치야 같은 게 타입이라고 생각하거든」
「뭐야, 그거…」
「만약 사귀게 되면 사례 정도는 할 게」
「그런건 별로 상관없지만」
「사양하지 말고. 응응. 그럼 갔다 올게」
흔들 손을 흔들며 가게 안으로 사라져가는 타다노의 모습을, 이치야는 가게 앞에서 배웅한다.
(아니, 그보다…)
만약 타다노가 말하는 「누님」이 이치야의 상상했던 사람이 맞다면, 그 본인의 모습은 가게 안에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엔 전부 단순한 구실로, 목적 같은 건 처음부터 아무 것도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이치야는 천천히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간은 12시 35분을 지나고 있었다.
예년과는 다른 오늘은, 고작 반나절이 지났을 뿐이었다.
**
잠시 뒤 「유감이었네」하고 맞이하는 이치야의 말에, 타다노는「실수했어」하고 별달리 유감스럽지도 않은 모양새로 답했다.
그 손에는 방금 막 구입한 상품… 아마 케이크가 들어가 있는 하얀 봉투를 들고 있다.
「그래서…, 목적은 다 달성한거지?」
「부전패였지만 말이지. 그러니까 잇 짱. 만나지조차 못한 이 비참한 나를 위해 시간을 좀 더 써 줘」
「뭐어, 시간이야 오늘 하루 종일 내줄 생각이었으니까 상관없는데…. 어쩔거야?」
「일단 적당히 근처나 돌아다닐래? 버스 시간 아직 좀 더 있잖아」
「그래…」
그렇게 말하며 앞서 걷는 타다노를 따라, 이치야도 걸음을 옮긴다.
조금 돌아다니는 것 치곤, 타다노의 걸음은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도 자신이 모르는 장소가 아니다.
저 모퉁이를 돌면, 그곳은 이치야도 과거 한 번 왕복했던 길이다.
토도가 사는 집으로 향하는 길….
예상대로 모퉁이를 돌자, 이치야는 마침내 오늘 하루 일련의 흐름에 의문을 품지 않을수가 없게 된다.
하지만, 왜….
타다노가 이런 짓을 해가면서까지 저 장소로 향할 이유를 이치야는 알 수가 없었다.
애당초 그냥 상상대로 모퉁이를 돈 것 뿐, 그게 우연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이 길은, 그렇게 그냥 잠시 돌아다니기에 적절한 길도 아니다.
「……」
타다노는 아무렇지도 않은 태도로 앞서 걷고 있다. 이치야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른채, 그저 앞서 가는 친구를 따라 걸었다.
「슬슬 잇 짱도 이상하다고 생각할 무렵 아냐?」
그리고 갑작스럽게, 타다노가 말했다.
「뭐야, 그거…. 왜 이 길로 가나 싶긴 했지만」
「아마 목적지는 예상한게 맞아. 이 앞은 나보다 잇 짱이 더 잘 아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니까…,」
타다노는 갑자기 멈춰선 뒤, 손에 들고 있던 봉투를 이치야에게 내민다.
이치야는 영문도 모른채 반사적으로 그걸 건네 받았다.
「이건 내가 주는 사식. 토도 씨네 집에 갔다 와」
「하아…? 아니, 그보다 너는?」
「나는 알잖아? 이대로 같이 가면 버스 시간이 안 맞으니까. 아무래도 혼자 기다려야 되는 건 싫고」
「뭣보다 왜 타다노가 나를 토도 씨네 집까지 데려 오는 건데」
「그건 가서 확인해 봐. 잇 짱을 속이는 거, 꽤나 마음 아팠다구?」
그건 분명 뻥이다. 이치야는 내심 그렇게 생각하지만, 입밖에 내진 않았다.
「어쨌든 그렇게 됐으니까. 내 역할은 이걸로 끝이니까, 미안!」
그말과 함께, 타다노는 일방적으로 웃으며 손을 흔들고서 뛰어가 버렸다.
이치야는 혼자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하지만 퍼득 손에 든 봉투의 존재를 떠올리고, 하고 싶은 말을 집어 삼킨 뒤, 타다노의 말대로 토도의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
이치야는 오래간만에 방문한 토도의 집 문 앞에서, 인터폰을 흘끗 보고 한숨을 쉬었다.
연락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빈번했던 것도 아니다. 사전에 연락을 넣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 싶었지만, 이미 문 앞까지 와 있다.
하물며 타다노의 재촉으로 여기에 이르른데다, 그 이유도 불명이다. 들려보낸 봉투가 선물이라고 한다면 분명 뭔가 서로 양해가 오갔던 걸까.
이치야는 인터폰을 누르지도 못하고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다시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어쨌든 이렇게 있어 봐야 별 수 없다. 그렇게 생각을 고쳐 먹고, 그 버튼을 눌렀다.
전자음이 울리고 몇 초 뒤. 조용히 문이 열리더니, 오래간만에 만나는 인물이 문 안에서 천천히 나타났다.
「오래간만입니다…. 갑작스럽게 죄송합니다」
「오래간만. 혼자…?」
토도는 혼자 서 있는 이치야의 모습을 보고 묻는다.
「네. 저기… 저는 대체 뭐가 뭔지」
그 질문. 역시 뭔가가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면서, 이치야는 대답했다.
「오, 이치야. 수고 많았어!」
「어라. 사키토?」
방 안쪽에서 나타난 예상외의 인물에 이치야는 놀랐다. 영락없이 타다노와 토도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응? 어라? 타다노 씨는?」
「……」
같은 반응을 보이는 사키토에게, 이치야는 내심 방금 헤어진 절친에게 불만을 던졌다.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신경 쓸 거라고 생각해 일부러 번거로운 짓을 한 거란게 손쉬이 상상이 갔다.
(매 번, 누가 누굴 신경 쓰는 건지……)
감사를 넘어 기막힘을 느끼며, 이치야는 새삼 눈 앞의 두 사람을 바라본다.
「타다노 녀석은 도중 먼저 돌아갔습니다. 일단…, 왜 제가 여기로 끌려온 건지 이유가 알고 싶습니다만」
***
일단 방으로 들어오란 말 대로 들어서자, 이치야는 그 앞의 광경에 다시 놀랐다.
주로 과자 종류를 중심으로 이것저것 펼쳐져 있는 그 광경은, 장난삼아 모았다기보다는 축하 파티라던가, 쫑파티같은 것을 연상시킨다.
「여자 하나라도 있으면 조금만 더 세련되게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랑 나오토 씨니까」
그렇게 말하며, 사키토가 바로 원래 있던 장소에 주저 앉는다.
「적당히 앉아」
「아, 네」
의문이 가시지 않아 우두커니 서 있자, 토도가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이치야도 예전과 같은 장소에 자리 잡는다.
그렇게 셋다 자리 잡자, 이치야가 마침 생각난 듯 타다노가 들려 보낸 봉투를 「그 녀석한테서」하고 말하며 테이블 위에 내려 놓는다.
「아, 진짜 이 가게에 갔다 왔구나. 그 누님 없었지?」
「없었어. 저기…, 어디까지가 짠 거야?」
「으음, 일단」
사키토는 이야기를 다잡듯, 뜸을 한 번 들였다.
「이치야, 생일 축하해!!」
그리고 활기차게 그렇게 말하자, 토도도 그를 이어 조용히 「축하해」하고 고한다.
「에……?」
제일 처음 나온 것은 의문의 목소리였다.
「아하핫. 역시 그런 반응이구나. 애당초 왜 우리들이 알고 있냐 싶을 테고」
「정말로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타다노한테 들었어?」
「타다노 씨한테 들은 건 아냐. 뭐, 어떤 의미론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런 시노자키한테 기분 좋은 이유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토도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이치야의 앞에 슬며시 뭔가 수첩에서 뜯어낸 듯한 종이 페이지를 내밀었다.
이치야는 그것을 받아 들여, 그 페이지를 보았다. 달력 페이지였다.
9월 23일…. 지면 상의 요일은 다르지만, 오늘 날자만이 검게 덧칠되어 있다.
「이거…, 뭐야?」
「전에 타카히로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했어」
「하지만 잘도 이것만 갖고 내 생일이란 걸 알았네」
「아. 아무래도 모르지. 그러니까 뭔가 짚이는 거 없냐고 타다노 씨한테 물어 봤는데」
「다른 페이지는 새하얗고 아무 것도 안 적혀 있는데, 거기만 부자연스럽게 덧칠되어 있으니까. 혹시 뭔가 있는게 아닐까 싶었어」
「설마 이치야의 생일일 줄은 나도 나오토 씨도 생각도 못했지만. 타카히로가 어떻게 알았는지도 불명이고」
「아니. 하지만 거기서 나랑 관련 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좀처럼 아니라고 보는데」
「타카히로한테는…, 시노자키 군이 전부였던 거니까. 적어도, 우리 가족에 관해선 짚이는게 없었어」
「그보다 뭐냐, 타카히로가 뭔가 액션을 일으킨다면 이치야 일 밖에 없어」
「그런가…」
이치야는 다시 손에 든 페이지를 내려다본다.
볼펜으로 검게 덧칠된, 23일의 숫자. 그 페이지는 작년의 것이다.
소중한 날을 마크해 둔다기 보다는, 어찌할 수 없는 무언가를 짓뭉개 감추려드는 듯한, 그런 행위로 느껴졌다.
그 날 보았던 타치바나의 기억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남이 자신의 생일을 알고 있었다는 기분 나쁨보다도, 뭐라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이치야를 엄습했다.
「뭐, 우리가 생일을 안 것도 그런 이유도. 이치야한테 말하면 괜한 신경을 쓸것 같아서 타다노 씨한테 협력을 받은 거야! 미안. 모처럼의 생일인에 어두운 분위기를 내서」
「아니. 가르쳐 줘서 고마워. 땡큐」
감사와 함께 이치야가 토도에게 종이를 내밀자, 토도가 가볍게 거부를 보였다.
「만약 싫지만 않다면…, 그건 네가 갖고 있어줘. 싫다면 별 수 없지만」
토도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이치야는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았다. 서로 닿지 않았던 뭔가를, 이런 형태로라도 이어 두고 싶은 거겠지.
이치야는 타치바나한테 받는 선물로서, 그것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그건 그렇게 진짜 놀랐어. 타다노 녀석이 뭔가 할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두 사람이 축하해 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으니까」
「아하핫. 서프라이즈지?」
「그, 정말로 고마워. 두 사람한테는 예전부터 더할 나위 없이 이것저것 많은 걸 받았는데」
곤란한 듯,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이치야가 말한다.
「피차 일반이래두! 우리가 이러고 있는 것도 이치야가 있어준 덕분이고」
「시노자키 군은…, 어쩌면 자신이 있던 탓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
「그와 마찬가지로 네게 구원받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줘」
「응…. 땡큐」
계속 마음에 걸려있던 뭔가가 풀리고, 대신 솟구치는 뭔가를 느끼며, 이치야는 재차 두 사람에게 그렇게 고했다.
지금은 솔직하게 받아 들여도 된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일단 무거운 건 이 쯤에서 끝내고. 배고프다! 그보다, 타다노 씨를 숫자에 넣어서 좀 많네」
「남으면 둘이서 갖고 가면 돼」
「진짜…, 엄청 샀네. 이거」
재차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이치야가 말한다.
「아하핫. 적당히 쑤셔 담아 왔거든. 나오토 씨한테 물어보면 둘 다 사면도 된다는 말만 하고」
「뭐어, 이런 날이고」
「그렇게 말하지만 분명 아무래도 좋은 것 뿐이겠죠」
「뭐어……」
두 사람의 대화에 그 광경을 떠올리며, 이치야는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만사는 점점 변화해 가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타다노 씨는 뭘 샀을까」
사키토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케이크집 봉투를 보며 말했다.
「아, 나도 뭘 샀는지는 몰라. 타다노니까 무난한 걸 샀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게 말하며 이치야가 상자를 열어 본다. 거기에는 쇼트 케이크, 쵸콜렛, 몽블랑의 3종 케이크가 놓여져 있었다.
「3개라니, 타다노 씨는 처음부터 돌아갈 셈이었구나」
케이크를 바라보며 사키토가 말한다.
「그러고보니…, 두 사람은 취향이라던가」
전혀 통일성 없는 그 3종류를 보며, 이치야가 두 사람에게 물었다.
「음. 나는 이런 건 별로. 너무 달면 무리지만」
「토도 씨는?」
「이거…, 이 중 하나는 시노자키 군 용?」
이치야의 물음에, 토도는 질문으로 대답했다.
「에. 아……. 아마 이건 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그 중 하나인 몽블랑을 가리킨다.
「아키야마 군, 어느 게 좋아?」
「아. 난 꽤나 아무래도 좋은 느낌」
「그럼…, 아키야마 군은 쵸콜렛 쪽으로. 거기 건 그렇게 달지 않아」
「잘 먹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조금 놀라워. 이치야는 그렇다 건 그렇다치고 나머지는 같은 게 들어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마 이거, 타다노 군이 고른게 아니라고 생각해. 시노자키 군 거는 그렇다 치고 」
「뭐야…, 둘 다 내 것은 그렇다 친다니…. 뭐어, 나도 좀 놀랐지만」
「나오토 씨. 뭐 짚이는 거 있어?」
「거기 점원 중 하나가 어머니랑 아는 사이라서, 나도 알려져 있거든」
「아. 점원한테 맡긴 건가?」
「아마」
「과연」
사키토가 납득한 소리를 낸다. 이치야도 그 설명에 이해가 갔다.
아마 토도는 매번 쇼트 케이크와 쵸콜렛 케이크를 사 갖고 돌아갔던 거겠지. 그리고 그 중 하나는 동생의 것이었다.
「왠지 이치야는 낚시 같은 걸 하면 늪의 주인 같은 걸 낚을 것 같아. 그럼, 케이크의 수수께끼도 풀렸고, 적당히 시작할까나」
다소 불가사의한 발언을 흘리며, 재차 사키토가 분위기를 다 잡는다.
그리고 세 사람의 보잘 것 없는 시간는 지나갔다.
밤의 장막도 드리워지기 시작한 귀갓길. 사키토와도 헤어져, 이치야는 걸으며 타다노에게 메일을 넣었다.
내용은 감사와 약간의 불평. 그 뒤에 다시 한 번 만날 수 없겠냐는 것이었다.
몇 분 뒤 돌아온 답장에는 「마침 잘됐네」하는 흔쾌한 승낙과, 별로 반성은 느껴지지 않는 사죄의 말이 늘어서 있었다.
***
만나기로 한 장소인 공원 입구에서, 타다노는 이치야를 맞이했다.
그대로 둘이서 벤치로 이동한다.
「수고 많았어. 어땠어?」
「덕분에 즐거운 하루였어. 땡큐. 하지만 진짜…, 너무 이렇게 거추장스러운 짓 하지마」
「하하핫. 미안」
「그리고, 이건 두 사람이 너한테 전해 달래. 사람 수에 넣어서 넘치는 몫이라고 말했지만, 아마 감사도 겸할거야」
그렇게 말하며 이치야는 갖고 돌아온 과자들을 타다노에게 건네주었다.
「난 별로 상관없는데. 말하지 않았던 게 실수이려나…」
그렇게 말하며 타다노는 과자를 받아 든다.
「그래서, 마침 잘 됐다니. 무슨 또 볼일 있어?」
「아. 응응. 자, 이거」
「뭐야…」
이치야는 낮에 받았던 것과는 또 다른 케이크 가게 봉투를 의문스럽게 건네 받는다.
「같은 게 되어 버려서 미안. 오늘은 이제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또 집안 분들과 함께 먹어」
「아아…. 그래도 왜」
「잇 짱은 매년 이 가게 거였지? 전에 사요 짱이 말하는 거 기억하고 있었거든」
「사요 녀석이, 왜」
「이치 오빠는 옛날부터거기 몽블랑을 좋아했으니까, 타다노 씨도 뭔가 있으면 주면 된다고」
「……」
여동생의 발언이 고스란히 상상이 가서, 이치야는 그리움인지 애달픔인지 모를 감정을 느꼈다.
「아, 아니면 이쪽은 잇 짱의 숙모님이 이미 준비 완료일려나?」
「아니…. 숙모한테는 사전에 뭐 갖고 싶냐는 말을 들었는데, 신세 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거절했어」
「그럼 다행이다. 사실은 다른 느낌으로, 형태가 남는 뭔가를 주고 싶었지만, 잇 짱한테는 무의미하니까 말야. 또 기회회가 있으면 그 때라도 해 줄게」
「아니. 이 이상은 진짜 미안.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타다노에게 웃어 보이지만, 그 웃음은 어딘지 모르게 딱딱했다.
「응…. 뭐, 그런 반응일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보니 역시 복잡하네」
이치야의 모습을 바라보며, 타다노는 쓴웃음으로 말한다.
「미안…」
「아니, 이건 내가 사과해야지. 미안」
「정말로 타다노가 사과할 필욘 없어. 왠지 말야……」
말을 정리하듯, 이치야는 입을 한 번 다물었다. 타다노는 그런 이치야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토도 씨한테도 지적 당한 거지만. 나, 지금도 가족이 죽임당한 건 나 때문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
타다노는 그대로 말없이 귀를 기울인다.
「타치바나도 미카게도, 계기는 나야. 가족은 두 사람과 전혀 관계 없었어. 하지만 죽임 당한 건 가족이고, 살아 남은 것은 나야. 내가 조금만 더 빨리 돌아 왔던 것만으로도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항상 뭔가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그 목소리가 잘게 떨리고 있었다. 타다노는 시선을 떨군채, 그저 말없이 그 뒷말을 기다렸다.
「매년 별거 없이 보내온 생일이, 왠지 올해는 엄청 무거워서. 차라리 내가 없었더라면 하는 생각…, 솔직히 했었어」
「하지만 가족 누구도 잇 짱을 원망하진 않잖아?」
미소를 띠우며, 타다노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지만. 하지만 도저히 그런 생각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가 않아」
「뭐어…. 그건 별 수 없는 일이고, 나도 생각하지 말라는 말은 못해」
「미안…」
「사과할 필요 없대두. 단지 나로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이런 날 정도 쯤은, 아니 이런 날이니까 잇 짱이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어」
「……」
이치야의 뇌리로 「앞으로도 행복하길」이라고 말했던 타치바나의 말이 스쳐지나간다.
「잇 짱의 가족들이 엄청 사이가 좋았던 건 나도 잘 알아. 아마, 다들 잇 짱만이라도 살아 남아 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거야」
「응…」
「애당초 말야. 잇 짱이 자살 미수로 입원했을 때, 얼마만큼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 줄 알아? 나도 물론이고, 아키야마 궅은 원래 전혀 접점도 없었는데」
「그렇게…」
「잇 짱이 살아 남아 줘서 살았던 사람은 많다고 생각해. 보이는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토도 씨한테도 비슷한 소리를 들었어…」
「오오. 토도 씨 좋은 말 하네. 아니아니, 잇 짱의 형으로서 추월 당한 거, 이 형님 조금 분합니다」
「뭐어, 토도 씨는 형으로서도 진짜고. 그리고 오늘로 이젠 내쪽이 연상이야」
「넘을 수 없는 벽이라 그건가…. 뭐 어쨌든 그만큼 같은 소리를 듣는다면 역시 그런거겠지. 나도 토도 씨도 실감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도. 아키야마 군도 뭐라 그랬어?」
「비슷한 소리를…」
「이치 오빠는 옛날부터거기 몽블랑을 좋아했으니까, 타다노 씨도 뭔가 있으면 주면 된다고」
「……」
여동생의 발언이 고스란히 상상이 가서, 이치야는 그리움인지 애달픔인지 모를 감정을 느꼈다.
「아, 아니면 이쪽은 잇 짱의 숙모님이 이미 준비 완료일려나?」
「아니…. 숙모한테는 사전에 뭐 갖고 싶냐는 말을 들었는데, 신세 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거절했어」
「그럼 다행이다. 사실은 다른 느낌으로, 형태가 남는 뭔가를 주고 싶었지만, 잇 짱한테는 무의미하니까 말야. 또 기회회가 있으면 그 때라도 해 줄게」
「아니. 이 이상은 진짜 미안.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타다노에게 웃어 보이지만, 그 웃음은 어딘지 모르게 딱딱했다.
「응…. 뭐, 그런 반응일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보니 역시 복잡하네」
이치야의 모습을 바라보며, 타다노는 쓴웃음으로 말한다.
「미안…」
「아니, 이건 내가 사과해야지. 미안」
「정말로 타다노가 사과할 필욘 없어. 왠지 말야……」
말을 정리하듯, 이치야는 입을 한 번 다물었다. 타다노는 그런 이치야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토도 씨한테도 지적 당한 거지만. 나, 지금도 가족이 죽임당한 건 나 때문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
타다노는 그대로 말없이 귀를 기울인다.
「타치바나도 미카게도, 계기는 나야. 가족은 두 사람과 전혀 관계 없었어. 하지만 죽임 당한 건 가족이고, 살아 남은 것은 나야. 내가 조금만 더 빨리 돌아 왔던 것만으로도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항상 뭔가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그 목소리가 잘게 떨리고 있었다. 타다노는 시선을 떨군채, 그저 말없이 그 뒷말을 기다렸다.
「매년 별거 없이 보내온 생일이, 왠지 올해는 엄청 무거워서. 차라리 내가 없었더라면 하는 생각…, 솔직히 했었어」
「하지만 가족 누구도 잇 짱을 원망하진 않잖아?」
미소를 띠우며, 타다노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지만. 하지만 도저히 그런 생각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가 않아」
「뭐어…. 그건 별 수 없는 일이고, 나도 생각하지 말라는 말은 못해」
「미안…」
「사과할 필요 없대두. 단지 나로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이런 날 정도 쯤은, 아니 이런 날이니까 잇 짱이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어」
「……」
이치야의 뇌리로 「앞으로도 행복하길」이라고 말했던 타치바나의 말이 스쳐지나간다.
「잇 짱의 가족들이 엄청 사이가 좋았던 건 나도 잘 알아. 아마, 다들 잇 짱만이라도 살아 남아 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거야」
「응…」
「애당초 말야. 잇 짱이 자살 미수로 입원했을 때, 얼마만큼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 줄 알아? 나도 물론이고, 아키야마 궅은 원래 전혀 접점도 없었는데」
「그렇게…」
「잇 짱이 살아 남아 줘서 살았던 사람은 많다고 생각해. 보이는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토도 씨한테도 비슷한 소리를 들었어…」
「오오. 토도 씨 좋은 말 하네. 아니아니, 잇 짱의 형으로서 추월 당한 거, 이 형님 조금 분합니다」
「뭐어, 토도 씨는 형으로서도 진짜고. 그리고 오늘로 이젠 내쪽이 연상이야」
「넘을 수 없는 벽이라 그건가…. 뭐 어쨌든 그만큼 같은 소리를 듣는다면 역시 그런거겠지. 나도 토도 씨도 실감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도. 아키야마 군도 뭐라 그랬어?」
「비슷한 소리를…」
「음. 잇 짱은 좀 더 가슴을 펴고 살아가도 좋다고 생각해. 이상한 거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땡큐…」
「가슴을 펴고 살아서, 그리고 사요 짱이나 부모님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줘. 안타까워 하는 것보다 그쪽이 훨 낫대두」
「응」
「뭐, 그러한 의미로 케이크를 건네 준 건데, 너무 완곡했나? 정진이 부족한 걸지도」
「아니. 왠지 좋았어」
「그래? 뭐, 잇 짱이 됐다면 된거겠지만. 슬슬 돌아갈까요…?」
「그래. 타다노도…, 여러모로 고마워. 사키토가 왠지 엄청 널 존경했었어」
「아키야마 군은 재밌는 아이고 말이지. 아키야마 군이라고 하니, 케이크 괜찮았어? 점원한테 맡겼으니까, 토도 씨는 괜찮았으리라 생각하는데」
「역시 맡긴거냐. 문제 없었어…. 어지간히 달지만 않으면 괜찮대」
「그럼 안심이고. 역시 오늘 여러모로 실수가 많은 걸, 나」
이치야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하고 내심 맞장구 치면서, 타다노와 둘이서 공원을 뒤로했다.
그리고 바로 갈림길에서 인사를 나누었지만, 바로 다시 불러 세우는 목소리에 뒤돌아본다.
「나 제일 중요한 말을 아직 안 했잖아」
뭘까 싶어, 이치야는 타다노의 말을 시선으로 독촉했다.
「해피 버스 데이, 잇 짱!!!」
「땡큐…」
「가슴을 펴고 살아서, 그리고 사요 짱이나 부모님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줘. 안타까워 하는 것보다 그쪽이 훨 낫대두」
「응」
「뭐, 그러한 의미로 케이크를 건네 준 건데, 너무 완곡했나? 정진이 부족한 걸지도」
「아니. 왠지 좋았어」
「그래? 뭐, 잇 짱이 됐다면 된거겠지만. 슬슬 돌아갈까요…?」
「그래. 타다노도…, 여러모로 고마워. 사키토가 왠지 엄청 널 존경했었어」
「아키야마 군은 재밌는 아이고 말이지. 아키야마 군이라고 하니, 케이크 괜찮았어? 점원한테 맡겼으니까, 토도 씨는 괜찮았으리라 생각하는데」
「역시 맡긴거냐. 문제 없었어…. 어지간히 달지만 않으면 괜찮대」
「그럼 안심이고. 역시 오늘 여러모로 실수가 많은 걸, 나」
이치야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하고 내심 맞장구 치면서, 타다노와 둘이서 공원을 뒤로했다.
그리고 바로 갈림길에서 인사를 나누었지만, 바로 다시 불러 세우는 목소리에 뒤돌아본다.
「나 제일 중요한 말을 아직 안 했잖아」
뭘까 싶어, 이치야는 타다노의 말을 시선으로 독촉했다.
「해피 버스 데이, 잇 짱!!!」
***
「이 날에 짐작가는 거 있냐고?」
수선스러운 저녁 무렵, 패스트 푸드 점에서, 타다노는 내밀어진 종이 한 장을 내려다보았다.
수첩의 한페이지를 뜯은 모양인듯, 9월과 10월 달력이 그려져 있다.
그 중 9월 23일만이, 검은 볼펜으로 덧칠되어 있다. 년도는 작년이다.
「없으면 없어도 상관없지만…. 있다면 특히나 이치야 관련이라던가…」
사키토는 그렇게 설명한 뒤, 오렌지 프라푸치노에 입을 댔다.
토도는 사키토의 옆에서 타다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거 뭐죠?」
대답하기 전에 설명을 해달라는 듯, 타다노는 두 사람에게 물었다.
「아, 그렇죠. 죄송합니다」
「동생…, 타카히로의 유품 중에서. 얼마 전에 발견한 것으로, 뭔가 알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 과연. 예의 그의 것입니까……」
그렇게 말한 뒤,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인다.
「우리가 알면 곤란한 일…?」
그 모습에 토도가 묻는다.
「아뇨. 전혀 그런 건 아니지만. 어째서 아는 가 싶어서」
「꽤나 프라이빗한 일?」
사키토가 다시 묻는다.
「아아. 잇 짱의 생일입니다, 이 날」
「옷, 진짜?!」
「확실히…, 알고 있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타카히로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알고 싶을 정도니까 말이죠」
「그러게요. 저도 최근 그 타치바나 씨가 엄청 신경 쓰여 졌습니다. 미카게 선배 쪽은 어림풋이 눈치챘지만, 타치바나 군은 전혀 몰랐으니까」
그렇게 타다노는 종이를 토도에게 반납한다.
「그래도, 그렇구나. 이치야의 생일이 이 날이구나. 앗…, 요번 달이잖아」
「그래, 이번 달. 이제 곧 잇 짱한테 나이를 추월 당하겠구나. 바로 따라 잡겠지만」
「그런가…」
사키토가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토도는 그런 사키토의 모습을 보고, 그 생각이 발언이 되어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잠시 뒤「타다노 씨!」하고 사키토가 말을 꺼냈다.
「조금 협력받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만…………………」
수선스러운 저녁 무렵, 패스트 푸드 점에서, 타다노는 내밀어진 종이 한 장을 내려다보았다.
수첩의 한페이지를 뜯은 모양인듯, 9월과 10월 달력이 그려져 있다.
그 중 9월 23일만이, 검은 볼펜으로 덧칠되어 있다. 년도는 작년이다.
「없으면 없어도 상관없지만…. 있다면 특히나 이치야 관련이라던가…」
사키토는 그렇게 설명한 뒤, 오렌지 프라푸치노에 입을 댔다.
토도는 사키토의 옆에서 타다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거 뭐죠?」
대답하기 전에 설명을 해달라는 듯, 타다노는 두 사람에게 물었다.
「아, 그렇죠. 죄송합니다」
「동생…, 타카히로의 유품 중에서. 얼마 전에 발견한 것으로, 뭔가 알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 과연. 예의 그의 것입니까……」
그렇게 말한 뒤,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인다.
「우리가 알면 곤란한 일…?」
그 모습에 토도가 묻는다.
「아뇨. 전혀 그런 건 아니지만. 어째서 아는 가 싶어서」
「꽤나 프라이빗한 일?」
사키토가 다시 묻는다.
「아아. 잇 짱의 생일입니다, 이 날」
「옷, 진짜?!」
「확실히…, 알고 있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타카히로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알고 싶을 정도니까 말이죠」
「그러게요. 저도 최근 그 타치바나 씨가 엄청 신경 쓰여 졌습니다. 미카게 선배 쪽은 어림풋이 눈치챘지만, 타치바나 군은 전혀 몰랐으니까」
그렇게 타다노는 종이를 토도에게 반납한다.
「그래도, 그렇구나. 이치야의 생일이 이 날이구나. 앗…, 요번 달이잖아」
「그래, 이번 달. 이제 곧 잇 짱한테 나이를 추월 당하겠구나. 바로 따라 잡겠지만」
「그런가…」
사키토가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토도는 그런 사키토의 모습을 보고, 그 생각이 발언이 되어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잠시 뒤「타다노 씨!」하고 사키토가 말을 꺼냈다.
「조금 협력받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만…………………」
(2012.09.23)
'동인(同人) > [BL]멜랑꼴릭드림타워' 카테고리의 다른 글
[BL/MDT/SS] 미카게 생일 축하 SS (Birthday1018) (0) | 2014.01.02 |
---|---|
[BL/MDT/SS] 타다노 생일 축하 SS (Birthday1007) (0) | 2014.01.01 |
[BL/MDT/SS] Girls (0) | 2013.12.30 |
[BL/MDT/SS] Knife (0) | 2013.12.30 |
[우리말화] 멜랑꼴릭 드림 타워 - 2014.7.30 (0) | 2013.12.30 |
Posted by 11124314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