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3)
* 키요하루 루트 B 루트입니다.
9월 27일
츠유하
[츠유하] ……………….
오늘 강의는 오전 중에 끝났기 때문에
돌아와 봐로 과제 촬영용 준비를 시작했다.
필름 카메라 일체와, 만약을 위해
작은 디지털 일안 카메라도 같이 가방에 챙겨 넣는다.
[츠유하] 보자……….
조금 무거워지긴 했지만, 찍고 싶은 순간
필요한 기자재가 없는게 더 곤란하다.
[츠유하] 오늘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
최근 며칠, 마음이 불안정한 탓인지
생각대로 촬영이 진척되지 않는다.
아름다운 저녁놀을 찍어도,
장면 자체에 불만은 없지만 도저히 그 풍경이 좋아지지 않는다.
찍어낸 사진.
그 사진을 찍을 때,
자신의 마음이 제대로 그 사진 안에 담겨져 있지 않은 기분이 들어서,
굉장히 무미하게 느껴진다.
[츠유하] 나 때문이긴 하지만…….
반점만이 아니다.
자신의 불안정함의 원인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알고는 있지만, 나는 이대로 망설이고 싶었다.
[츠유하] 키요하루의 일로…, 답을 내고 싶지 않아.
대답을 내버리면, 직면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이, 너무나 무서웠다.
[츠유하] 키요하루한테서 온 문자네….
『오늘 학교 끝났는데. 이 뒤에 시간 있어?』
[츠유하] …………….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만날 수 있는건 나도 기쁘지만,
조금 시간을 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지금부터 과제 제출용 사진을 찍으러 나가려던 참이야.
그러니까, 미안』
[츠유하] 피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혼자 변명한 다음, 폰을 메뉴 화면으로 되돌린다.
[츠유하] 앗……. 에? 전화……?
[츠유하] 여보세요?
[키요하루] 아, 여보세요?
문자 봤어. 사진 찍으러 간다며?
[츠유하] 응……. 이 근처라던가 여기저기 돌아다녀 볼 까 하는데…….
[키요하루] 그거……, 말야…….
나도 같이 가도 돼?
[츠유하] 에………?
[키요하루] 방해같은건 안할게.
잠깐만이라도 좋으니까.
만날 수 있는 시간 같은게, 좀 있었으면 해서.
[츠유하] 응……, 알겠어.
평소보다 차분한 그의 음색은
그것만으로도 기운이 없다는게 바로 전해져온다.
만약 엇그제 일을 아직도 신경 쓰고 있는 거라면…,
조금이라도 그 응어리를 풀어 주고 싶다.
그의 웃음을 바꿔버린 원인이 되고 싶지 않다.
약속 장소와 시간을 정한 뒤,
통화를 끝마친다.
[츠유하] ……………….
조금씩, 우리들의 관계가 변해가는 것 같아서…….
공포가 들러 붙는다….
[츠유하] 저기……. 키요하루도 찍어 볼래?
[키요하루] 나도……?
[츠유하] 응. 키요하루가 보는 풍경을…, 나도 보고 싶어.
약속 장소에서 만난 다음,
역앞 광장이나, 공원 등등
여러 곳을 돌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역시 어딘지 어색한 웃음을 띈 키요하루가 있었지만,
딱히 절박한 모양새는 아니라,
그저 불편한 모양새로 안절부절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사진을 찍는 순간엔 이야기하는 걸 관두고,
그 풍경의 공기를 함께 바라봐 줬다.
그런 건 기쁘지만,
역시 키요하루는 평소처럼 기운찬 모습이 제일 잘 어울린다.
예비로 갖고온 디지털 카메라를 건네주자,
아주 조금, 평상시의 기운을 되찾은 그가 있었다.
[키요하루] 오오옷, 왠지…… 좀 감동.
이거, 비싼 녀석이지?
[츠유하] 신 짜……, 아니……. 가족 걸 빌려 온거야….
[키요하루] 아, 이거. 진짜 좋은 녀석이야.
[키요하루] 나 말야, 꽤나 기자재 같은걸 좋아해서
전파상 같은데 자주 들리는 데,
비싼 것처럼 선발에 진열되어 있어.
[츠유하] 가격은…, 잘 모르지만…….
최신 제품같은게 아니라, 꽤나 낡은 거라고 생각해.
[츠유하] 처음 일을 할 때 썼다고 말했어.
[키요하루] 헤에……. 음. 확실히 엄청 소중히 다룬 느낌이 나.
[키요하루] 그런 소중한걸 ,빌려 줘도 되는 거야?
[츠유하] 그거……, 지금도 내가 가끔 빌리고 있지만.
주인인 그 사람은 더 이상 안 써.
[츠유하] 프로가 될 때까지 신세를 졌으니까
더 더욱 새 출발의 의미도 담아서,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했데.
[키요하루] 흐응…….
손에 익은 거라면, 계속 쓰면 될텐데.
[츠유하] 응……. 그치만…, 조금 알 것 같기도 해.
획을 긋는 것과 비슷한 거겠지.
[키요하루] 헤에……, 그런 거야?
신기해하는 표정을 짓는 키요하루에게
애매한 웃음으로 답한뒤,
나는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츠유하] ……………….
조용히 가라앉은 공기감은 적절한 긴장감을 줘서,
렌즈를 거며쥔 자신의 손이 꼭 죄여 든다.
[키요하루] …………….
[츠유하] ……………….
[츠유하] ………………….
카요하루는 내가 빌려준 디지털 카메라로 몇 장 사진을 찍은 뒤,
어딘지 멍한 모양새로
내가 먼 풍경을 향해 렌즈를 겨누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츠유하] ………………….
보통땐 누구보다도 기운 차고,
지루함 같은걸 못 견뎌할 것 같아 보이는데,
그저 입가에 웃음 하나 띄지 않은채
그는 나를 바라본다.
그 거리가, 온도가,
기이하게도 싫지가 않아서…….
이렇게…, 사진을 찍고 있을 땐 언제나 혼자로,
그 공간의 소리만을 느끼고 있고 싶었는데…….
하지만, 키요하루와의 이 조용한 거리감은
조금……, 평소보다 기분이 좋았다.
[츠유하] 키요하루는…, 뭘 보고 있어?
[키요하루] 널 보고 있었어…….
[츠유하] 내……, 뭘 볼려고 해?
대화를 할 때,
그는 반드시 눈을 보며 얘기하지만,
새삼, 이런 식으로……,
구멍이 뚫릴 정도로 빤히 바라봐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키요하루] 사진…, 찍고 있을 때 말야…….
너, 조금이지만 차가운 눈을 하는 구나.
[츠유하] 그런 식으로 보여?
[키요하루] ……, 차갑다는 것과는…….
좀……, 다를려나……. 뭐지…….
그런게 아니라….
[키요하루] 왠지, 온도같은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엄청 진지한데……,
[키요하루] 네가 찍으려 해서
렌즈를 겨누는 곳 말야…….
왠지 갑자기, 거기만 색이 사라져 버려.
[츠유하] 색이……, 사라져?
[키요하루] 아……, 미안…….
딱히 뭔가를 부정하려는게 아니라.
왠지……, 조금 그런 생각이 든 것 뿐 .
[츠유하] ……………….
[키요하루] 왠지……, 그 풍경 째로
사진에 갇혀서……, 전부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
조금 쓸쓸한 듯, 그는 그리 말하고서…
평소와는 달리 무리하는 듯한 웃음을 띈다.
[츠유하] 키요하루……, 오늘은 돌아가자.
[키요하루] 에.
[츠유하] 나 말야……. 내가 찍은 사진…….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아.
[츠유하]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찍을 수 없다고….
마음 속 어디론가 이해하고 있었어.
[츠유하] 그러니까, 응…?
당신에게 그런 표정 짓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싶지 않아.
[키요하루] ……………….
마치 슬로우 모션 처럼,
시간이, 멈춘다…….
기나긴 침묵…….
서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츠유하] 키요하루…….
쉰 목소리 밖에 나오지 않는 내게,
키요하루가 천천히 다가온다.
커다란 그림자가, 조금씩…….
내 그림자에 겹쳐진다.
[키요하루] ……………….
바로 눈 앞에, 키요하루의 웃음이 있다.
하지만, 그 웃음은……
명랑하고 밝은… 햇님과도 같은 웃음이 아니다.
어른스러운……, 남성의 얼굴이다.
[츠유하] 저기…….
어째서 나.
이렇게도…… 그에게 걸어야 할 말을 망설이고 있는 거지?
[키요하루] 오늘……, 왠지 더웠지.
여기…, 땀 맺혀 있어.
[츠유하] 아………….
기나긴 손가락이 내 앞머리에 닿더니,
그대로 가볍게 옆으로 땀을 털어준다.
[츠유하] 고, 고마워……….
이마의 땀을 닦는 손가락이, 천천히 아래로…….
내 뺨에, 닿는다.
[키요하루] ……………….
다시, 침묵하는 키요하루.
[츠유하] 키요하루……?
키요하루는 핫하고 제정신을 되찾은 것처럼
내게서 손을 때고, 등을 돌렸다.
[키요하루] 돌아갈 거지?
바래다 줄테니까……, 가자.
[키요하루] …………………….
평소때는 나란히 걸어가는 그인데,
오늘은 내게 등을 돌린채 그저 먼 곳만을 바라보며 걸어 간다.
그 등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어딘지 모르게 깨닫고 있었다.
[츠유하] ……………….
그 날밤부터,
조금씩 그는 변해가기 시작해서…….
하지만, 변한 것은
나와 그와의 거리라는 것 역시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변해버린 거리도,
그 안의 뭔가도…….
확인할 용기가 없었다.
[츠유하] 무슨………,
[츠유하] ……………….
키요하루와 헤어진 이후,
조용한 방에 혼자 생각에 잠긴 내게
다시 또 형용할 수 없는 열기가 엄습해온다.
[츠유하] 또…………….
눈 앞으로, 안개가 껴가는 감각…….
현기증에 휘청하고, 무너져 내릴 뻔한 다리를 질타하며
천천히 소파로 돌아섰다.
[츠유하] 어, 째서……, 정말…….
적당히, 해…….
눈으로 보고 알 정도로…,
어깨 죽지에서 목쪽으로 뻗어오듯
반점이 퍼져 있다.
[츠유하] 우욱……….
서서히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통증과 달리,
급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하는 마음의 온도.
눈 앞이 투명한 막에 뒤덮힌 것처럼 흐릿해 지더니,
차가운 물방울이 되어 흘러 떨어진다.
[츠유하] 무, 서워…….
작게 중얼거린 내 말에 호응하듯,
거실의 불이 꺼진다.
[츠유하] 앗……….
어둠 속에 떨어지자 마자,
마치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목덜미로 열이 모였다.
웅크려 앉아, 목덜미를 누르고
그저 가만히 참았다.
빙글빙글 불안이나 공포, 여러가지 많은 것들이 뒤섞이는 와중
어디선가 냉정하게, 일종의 결말을 그리고 있었다.
[츠유하] 이제……, 곧 끝나…….
그렇게, 무의식 중에 중얼거렸다.
▼ 그의 얼굴을 떠올린다.(동백+1추가)
[츠유하] …………….
끝난다. 끝낸다.
그렇게, 생각하는데도…….
그것이 기쁜 반면…, 괴로워서 견딜수가 없다.
별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극복하기 위한 자신감에 흘러 넘치는 것도 아니다.
나는………, 결국…, 어떤 결말을 그리고 싶은 걸까.
그리고, 그 결말을… 대체 누구와 함께 맞이하고 싶은 거지?
떠오르는 얼굴은 언제나 그의 것인데,
나는 항상 도저히 그걸 믿지 못하고 있다.
[츠유하] 그치만…….
그런거, 슬프다….
그를 같은 길로 끌어 들이고 싶지 않고,
그가 끌어 안고 있는 것을 부주의하게 간섭해 버리고 싶지 않다.
그런 생각, 남이라서 그런거라고 지적한다면……,
확실히 어찌 반론할 수 없지만…….
타인과의 거리를 취하는 방법을 모르는 내겐,
이것이 고작이라서…….
[츠유하] 정말……, 아픈데도…….
이대로, 간단하게…… 무너져 내리는 것도…, 못 해….
흐름에 몸을 맡기면 편하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언뜻 언뜻 보이는 존재를 나는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다.
시간은 이제, 남아있지 않다.
목덜미를 타고 내린 머리카락을 젖히자,
그것은 나를 집어 삼키듯 목구멍을 향해, 그 새카만 손을 뻗고 있었다.
[츠유하] …………….
나는ㅡ…………….
▼ 목소리를 듣는다.(동백+3추가)
[츠유하] ……………….
시야에, 보이지 않는 물의 파문이 퍼지고
그리고……, 그 목소리가, 울러 퍼진다.
[츠유하] 그래……. 날 부르고 있는 거야…?
열도, 아픔도, 어깨에서 목 쪽으로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는데,
그것을 고통으로 느끼지 못하고…
나는 허공을 향해 작게 숨을 내쉬었다.
[츠유하] 말은…, 필요 없었구나.
명확하진 않은 목소리가…,
왜인지 자신 안으로 내려 떨어진 순간,
그 의사는 퍼진다.
그 때…, 서서히…….
목덜미 쪽으로 퍼져가던 열이 가시고
이끌리듯 내 안으로 가라앉아 간다.
[츠유하] …………….
▶ 동백 개수가 8개 이상 : BAD 엔딩
↓ 아닐 경우 아래로
▶ 다음으로 - 10월 2일 (츠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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