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3)
* 키요하루 루트 B 루트입니다.
9월 25일
츠유하
[츠유하] …………….
조용해진 밤의 공원은
어딘지 으스스한 색을 드리우고 있었다.
조금 일찍 온건가 하고 생각하고 있자니,
문득,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츠유하] 키요하ㅡ…, 앗.
[츠유하] 뭐, 야……?
[키요하루] 츠유하, 미안. 갑자기 불러내서.
뭘, 까…….
뒤에서 끌어 안다니….
평상시의 키요하루의 행동과는 달라서 놀라기도 놀랐지만…….
평상시의 키요하루라고는 생각할 수 없으리만큼
싸늘하고 차가운 몸.
그런데, 어딘지 열이 있는 듯
괴로워하는 숨결이 등 뒤로 느껴진다.
[츠유하] 그건…, 괜찮아…….
하지만, 저기……. 키요하루, 지…?
[키요하루] 나 말고 누가 있어?
소우시인 줄 알았어……?
[츠유하] 그런게 아니라…….
오늘, 그렇게 쌀쌀하지도 않은데…….
키요하루를 무섭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뒤돌아 보려 했지만…,
싸늘한 팔이 그걸 거부하듯
뒤에서 내 몸을 꽉 끌어 안았다.
[츠유하] 키요하루……? 저기, 무슨 일 있었어?
[키요하루] 아무 일도.
그냥, 츠유하를 만나고 싶어진 것 뿐이야.
[츠유하] ……………….
키요하루의 말이, 전혀 머리 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내 몸을 끌어 안은 팔의 차가움에
자는 그저, 잘게 떨 수 밖에 없었다.
[키요하루] 저기…, 츠유하도. 날 보고 싶었어?
귓가에서 낮게 속삭이는 말에,
무심코 움찔 어깨가 흔들렸다.
[츠유하] 우……….
이건, 누구ㅡ……?
[키요하루] 이런 식으로, 좋은 반응이 돌아오면…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츠유하] 키요, 하루……?
저기…. 왜 그래…….
[키요하루] 딱히 이윤 없는데…?
아아, 이렇게 당신을 끌어 안고 있으니까
조금, 들뜬 걸지도.
귓가에서 속삭여 오는 열 띈 목소리에,
꽉 입술을 깨문다.
하지만, 열기보다도…….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묘하게 서늘해서…,
스스로도 자신의 몸이 뜨거움을 느끼는 건지,
아니면 얼어 붙어 가는 건지…, 모르겠다.
[츠유하] 그…, 저기….
왠지……, 키요하루 답지, 않아.
[키요하루] 흐응…….
그럼, 츠유하의 눈에 보이는 난 어떤데?
어떻냐고, 해도…….
[키요하루] 츠유하한테, 난 뭐야?
바로 귓가에서 들려오는데도,
왠지 키요하루의 말은 나를 스쳐 지나가고 만다.
[츠유하] 그만……. 나…, 이런거. 거북해서…….
[키요하루] 거북해……?
하지만, 당신의 여기……. 뜨거워져 있어.
[츠유하] ………?!
[키요하루] 츠유하…. 좀 전의 질문, 대답해줘.
[츠유하] 지금의…, 키요하루 한텐…… 아무 대답도 하고 싶지 않아.
무슨 말을 해도…, 닿을 것 같지 않아서…….
[키요하루] 의미를…, 모르겠네.
나는 네가 날 어떻게 여기는지 알고 싶은 것 뿐이야.
목소리 하나 하나에 담겨진 열기는,
그럼에도 어딘지 서늘하고 차갑다.
[츠유하] 키요하루…, 부탁할게.
대답할테니까……, 그 전에. 놔 줘.
[키요하루] 안돼. 츠유하가 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때까지
안 놔 줄 거야.
[츠유하] ………….
등 뒤에서 나를 끌어 안는 이 팔은
분명 키요하루의 것일텐데.
왠지 거북하고, 불편해서,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
[키요하루] 뭐야? 묵비권 행사야?
[츠유하] ………….
[키요하루] 넌 고집이 세구나.
그런 구석, 싫어하진 않지만, 말야…….
[키요하루] 솔직하게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나쁜 아이에겐
벌을 주는게 정석이지?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려오던 그 순간ㅡ…
둔한 아픔이 귓불에 일었다.
[츠유하] 아얏……!
키요하루는 내 귀에 세우고 있던 이를 느릿히 때고서,
다시 가볍게 그곳을 깨문다.
[키요하루] 응……, 아팠어? 미안.
하지만, 아프지 않으면 벌이 안 되잖아?
[츠유하]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키요하루] 이번엔 질문으로 받아 치는 거야?
묵비권보다 질이 더 나쁘지 않아?
[츠유하] 적당히, 해……!
대체 뭐야?
날 놀리는게 재밌어?!
[키요하루] 헤에~, 츠유하는 화나면 이런 얼굴을 하는 구나.
귀여워. 좀 더 보여줘…….
[츠유하] 이젠…, 됐어.
상태가 이상한 것은, 명백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눈 앞의 인물이 키요하루인 것은 틀림이 없어서.
나는 필사적으로 곤혹을 감추기 위해
키요하루의 눈을 보지 않으려 하며, 몸을 때내려 했다.
[키요하루] 잠깐…!!
팔을 꽉 잡아, 다시 끌어 당겨진다.
[츠유하] 웃……! 놔, 줘……!!
[키요하루] 절대, 못 놔……!
겨우, 손에 넣었어…….
영원과도 같은 기나긴 시간을 들여…….
[츠유하] 무, 슨 소릴 하는 거야……?
[키요하루] 당신은, 내 거지?
이젠, 전부……. 내 거인 거지?
[츠유하] 키요…, 하루…….
[키요하루] 당신의 이 새하얀 피부에…, 억지로 이를 세워서
전부, 당신의 전부를 다 들이 마셔도, 되는 거지…?
[츠유하] …………….
[키요하루] 그런 눈…, 하지 말아 줄래?
곤혹스러워하는 눈, 싫어하진 않지만…….
그래도, 내가 원하는 건 그런 눈이 아냐.
얼음과도 같은 차가움을 띈 눈으로
빤히 나를 바라보며……, 놔 주지 않는다.
[츠유하]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정말로……, 키요하루…인거야?
[키요하루] 나 말고 누가 있어……?
아니, 그 이전에 당신이 나만을 봐줬으면 좋겠어.
이렇게, 당신에게 닿는 것도….
키요하루의 손톱이, 팔을 파고 들어간다.
[츠유하] 읏……!!
[키요하루] 이렇게, 당신을 상처 입힐 수 있는 것도….
전부, 전부. 나 혼자인게 좋아.
[츠유하] 놔…, 줘……!!
팟하고 팔을 뿌리치자,
키요하루는 조금 상처입은 눈으로 내게 매달린다.
[키요하루] 어째서……, 날 거부해?
[츠유하] 우………….
무심코 뒤로 물러선, 그 때….
내 팔에서 뚝하고, 피가 흘러 떨어졌다…….
[키요하루] 츠유하……. 피가, 나오고 있어.
마치 빨려 들 듯, 키요하루가 비틀비틀 내게 다가온다.
[츠유하] 오, 오지 마…….
내 가는 목소리론 지금의 키요하루에겐 닿지 않는다.
[츠유하] ………!!
다시 강한 힘으로 팔을 붙잡혔다.
[키요하루] 츠유하의 피……, 새빨개…….
[츠유하] 그만……, 키요하루……!!
[키요하루] 큭………!!
갑자기, 키요하루가 머리를 감싸쥐며 무릎을 꿇는다.
[츠유하] 키요하루?! 무슨 일이야…?!
[키요하루] 미안……. 츠유하……, 나………!
뭔가 말을 하려다 말고, 키요하루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츠유하] 키요하루…!?
[키요하루] …………….
키요하루는 축 쓰러진 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다급히 안아 일으키자,
그 몸은 타는 듯이 뜨거웠다.
[츠유하] 열이 엄청나……!
큰일이야……, 어쩌지……?!
혼란스러운 머리로, 소우시에게 전화를 걸었다.
[츠유하] 부탁이야…, 도와줘……! 키요하루가……!!
어째서, 이렇게 되 버린 걸까.
키요하루한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머리 속이 엉망진창,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달려온 소우시가 키요하루를 받쳐, 돌아가는 것을
그저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 다음으로 - 9월 26일 (츠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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