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의 괴이] 10월 16일 (소우시)

*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2)
* 소우시 루트 공통 루트 끝입니다.
* 치아키 보다 더 심하네;;!! 아니 치아키가 특출나게 공이 들어간 거겠지만.. 공이 들어간 게 그거... 

10월 16일

소우시

[소우시] 읏…………, 하아…….

어째, 서……. 

어둠 속에서, 그녀의 모습히 서서히 비쳐진다.

 
[츠유하] 소우…, 시……?


내 이름을 부르면서도,
그녀의 표정은 몹시 창백해서.

천천히 그녀에게 팔을 뻗자,
겁먹은듯 한 발짝, 다시 한 발짝 뒤로 물러선다.


[소우시] "어째서……, 츠유하…….
              어째서, 내게서, 도망치려 하는 거야?"



목소리가,

목소리가, 말이 되지 않는다ㅡ….



[츠유하] 싫어……. 그, 만…….
             제발, 소우시……. 잠ㅡ…… 

[소우시] "큭……, 어째서ㅡ……"


자신이 뻗은 팔 끝을 바라보자,
날카롭게 자라난 손톱과, 그 손톱 끝에 엉켜 붙은 새빨간 붉음ㅡ….

어째, 서ㅡ…… .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는다ㅡ…
목구멍 안쪽에서는 공기 밖에 새어 나오지 않았다ㅡ….



[????] 그 소녀는…, 너를 몹시 닮아 있군.

[소우시] 아마노…, 쟈쿠…….


머릿속에서 울리듯, 그 녀석의 목소리가 들린다ㅡ….

[아마노쟈쿠] 하지만……, 너보다 훨씬 강해.

[소우시] 그런거……, 내가 제일로 잘 알고 있어.

[소우시] 누구보다도 겁쟁이고, 남을 지킨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도망치기만 하고 있는 것도,
             전부…, 전부 다 알고 있어………!!

[아마노쟈쿠] 알면서도…, 그녀를 곁에 두는 건가?
                   그 손으로, 그녀를 잃게 된다 해도?

[소우시] 뭣………?!

[아마노쟈쿠] 네 몸에 흐르는 피는 확실히 내 피다.
                   하지만……, 너를 어둠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은
                   너 자신이다ㅡ….

빙글빙글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러퍼진다.

녀석의, 목소리가ㅡ…….
나를 몰아 세우듯, 내 본성을 파헤친다.


[아마노쟈쿠] 게다가……, 그 소녀는…….
                   그녀와도, 닮았어.

[소우시] 그녀……?


[아마노쟈쿠] 몹시 완고하고…, 지기 싫어하는 여자였다.
                   누구보다도 섬세하고, 다정하고…….
                   그리고 어리석었다.


[소우시] 그게……, 당신의 미련인건가?


[아마노쟈쿠] 내 안에서 그녀의 온기는, 이미 사라져 있다.

[아마노쟈쿠] 그저…, 싸늘해져가는 감촉만이
                   이 품 안에 남아…, 나를 괴롭힌다.



[소우시] 너는……, 그 사람을 지키고 싶었던 거지?


[아마노쟈쿠] 함께 사는 것 따윌, 바란게 아니였다.

[아마노쟈쿠] 그럼에도 이대로 잠드는 것은
                   도저히 무리다…….



[소우시] ……………….



그렇게 서서히 피가 술렁이고,
이어 나를 집어 삼키는 걸지도 모른다.

녀석의 미련이, 내 안에서 흘러 넘칠 때.
그 때ㅡ…


나는, 그녀를ㅡ…


[소우시] 그런거…….



그런거ㅡ……….

그저, 슬픔의 연쇄에 지나지 않는다.



[소우시] 나, 는……….



그림자가,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때…….
내 곁에는 대체, 누가 남을 것인가……….




나는………

나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아.

이 땅에 숨죽인 어둠도,
이 부조리한 운명도ㅡ…….

그저, 그럼에도
바라는 것이 허락 된다면…….

그의 마음이 부디 안온하기를…….

나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겨 준다면,
내 모습을 뒤쫓으려 하지 말아줘ㅡ….

무리다ㅡ….


나는……, 나는.
네 운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

나는, 네 죽음을, 받아 들일 수 없다.

어째서 네가 죽어야만 하는 거지.

어째서 네가 내 앞에서 사라지지 않으면 안되는 거냐.

어째서ㅡ……….

어째서 나는, 인간같은 것의 죽음에
이다지도 슬퍼하고 있지?

「당신……, 인간이 아니구나」

「그런 너는, 다음 제물인가.
   매번 수고가 많군. 신같은 것에게 뭘 바라지?」

「없기 때문에…, 기도하는 걸지도 몰라.
   보이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들로는 이룰 수 없는 것을 바라는 거야」




「인간은 언제나 어리석은 존재로군….
   그래서 너는 무슨 바람이 있기에 그 몸을 신에게 바치지?」

「살아 있는 자들의, 삶을」

「……………?」

「저기, 당신이 사람과는 다른 존재라고 한다면. 대체 누구야?」


「나는, 요괴다…. 너같은 것에게 이름을 밝힐 필욘 없다」


「당신이, 제물을 구한다는 신이야?」


「진심으로 그렇게 믿으며 물어 보는 건가…?」


「아니? 물어 본 것 뿐이야」


「실제론 당신이 그 신이든, 하물며 제물을 탐하는 요괴든. 아무래도 상관없어」



「결과는 전혀 달라지지 않으니까…」

「이미, 삶을 체념한 자의 말인가. 하아…, 시답잖군」

「그러네. 시답잖아. 이런 식으로, 요괴한테 기도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니….
   정말로 시답잖아」

「시답잖다고 말하면서도, 받아 들이고 있는 거로군…」

「인간은… 굉장히 나약하니까. 뭔가를 얻으려 해도,
   그걸 무조건 적으로 얻을 수 있을 만한 힘은 없어.」

「그러니까, 제물을 바쳐, 그것을 메꾼다고?」

「별 수 없어서, 포기하고 있는건 아냐.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내 자신의 의사로… 제물이 되는걸 선택했어」


「그게, 내 유일한…… 강함이니까」



「강함?」

「당신은… 요괴잖아? 이대로, 나를 먹어 줄래?」

「나는………, 너희들 인간이 기도를 바쳐온,
   그리고 제물을 계속 먹어치워온 요괴와는 다른 존재다」

「내가 널 먹어 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을텐데」

「그럴거라고 생각했어」

「단지, 당신에게 먹히는거라면 뭐, 괜찮지 않을까… 싶었던 것 뿐」

「먹히고 싶었던 건가………?」

「나와 똑같은 눈을, 하고 있었으니까………」

「아무 것도 아냐. 미안해. 난 이제 가봐야 해…」

여자가 향한 곳은ㅡ…
사람의 접근을 불허하는 깊고 깊은 지하였다.

그 장소에 유폐된 여자는,
그 땅에서 태어난 악마에게 산채로 모든 것을 먹히고 만다.

그것을………, 언제나 못본척 해왔다.

울부짖으며, 용서를 청하는 여자들은
그 몸에서 피를 흩뿌리며, 지면에 그 손톱자국을 남긴다.


모습이 보이지 않는 악귀에게,
인간은 무얼 바란다는 것인가ㅡ….


그것이 알기 쉬운 요괴였던거라면,
나와 마찬가지로 이름을 지닌 요괴였던 거라면.
영락해 사라지는 일도 있었겠지만…….

그것은, 인간이 낳은 것ㅡ….


그 땅에, 인간의 기색이 사라진다 하더라도
악귀는 잠들어, 그리고 깨어날 때를 계속 기다린다.


「사소한 감정이였다……」


「지루해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기에.
   오래간만에 현혹해 볼 생각이였다」

「하지만…. 한마디, 말을 나누고 이해했다.」

「그 여자는ㅡ… 죽음을 납득해 버렸다」


받아들인게 아니다.
슬프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ㅡ……….

자신의 죽음을 통해 주어질 삶을,
한결같이 바라고 있다…….


여자가 살리고 싶었던 삶이란,
자신의 생명과 맞바꾸어 가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자는,
대체 뭐였단 말인가.



「기나긴 기간을 살아……,
   사람과 말을 나누고, 그들을 현혹시키는 것조차
   지루하게 여기고 있었다」


「죽음이 찾아오지 않는 몸이면서도,
   여자와 함께 맞이할 죽음을 느껴보고 싶다고…
   마음 속 어디론가 생각하고 있었다」



소우시ㅡ……….

네가, 내 기억과 피를 잇는 자라고 한다면…….

나의 미련이, 네게 깃들어 있다고 한다면…….

너도 분명, 선택을 강요 당하게 된다.






그 때, 너는 어느 쪽을 고를 거지……?

▶ 다음으로 (*캐릭터 정보에서 츠유하의 스테이터스란, 정확한 경계 갯수 불명)
 동백 갯수가 일정 이상일 때 - 루트 A :  10월 16일 (츠유하)
 동백 갯수가 일정 이하일 때 - 루트 B :  10월 16일 (츠유하-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