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2)
* 소우시 루트.
9월 14일
츠유하
전문 대학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
이 길은 평상시와 다를바 없이
낮에도 밤에도 인적이 없었다.
하지만 조용한 주택가에
나뭇잎 스치는 부드러운 소리만이 울러퍼져서
맘에 드는 장소였다.
[츠유하] …………….
최근 며칠간의 답답함이 거짓말처럼,
기분 좋게 호흡할 수 있었디.
멍하니 길을 걷자니,
문득 어린 시절 신 짱과 함께
이 길을 걸었던 일을 떠올렸다.
내가, 신짱과…….
신 짱의 할아버지에게 거둬 들어진게 10년 전의 일….
그러니까, 지금의 나는
그 당시의 그와 비슷한 나이대다.
막 거둬졌을 무렵에는,
신 짱이 무서워서.
할아버지의 뒤로 자주 숨었었다.
그 할아버지도 몇 년 지나지 않아 돌아가셔서,
양친이 없었던 신 짱과 둘이서 살게 되었다.
사나운 말투에, 무뚝뚝하지만
진심으로 화낸 적은 좀처럼 없는.
굳이 따지자면 걱정이 많은 신 짱.
그러니까, 내가 훌쩍 밖을 나돌아 다닐 때마다
걱정을 끼치고 있다.
[츠유하] 이 반점……. 역시 보이지 않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어.
반점을 봤을 때의 신 짱의 반응은
놀라워 하면서도, 어딘지 절망한 것 같기도 했다.
마치, 이것이 뭔지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츠유하] 나 이대로……,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을
보내도 되는 걸까…….
그 날처럼, 다시 산에 가 본다던가,
뭐든 행동해 보지 않으면…….
[료타] 츠유하? 츠유하지?
우와, 엄청난 우연이네!
[츠유하] 료타……?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바로 나를 앞지르더니,
방긋방긋 내 앞에서 활짝 웃는 얼굴로 나를 들여다본다.
[료타] 눈에 익은 뒷모습이다 싶었는데…….
하……, 왠지 무심코 좀 뛰고 말았어.
다가와, 잠시 그대로 숨을 고르듯
크게 숨을 들이킨다.
[료타] 오래간만.
[츠유하] 응. 오래간만….
일주일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생활 환경이 전혀 다른 우리들은
이렇게 우연이라도 아닌한 거의 만날 수가 없다.
그런 의미론, 정말 오래간만일지도 모른다.
[료타] 그 때. 결국 연락처도 뭣도 못 물어 봤으니까.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좀 불안했는데.
[료타] 역시 뭔가 인연같은게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
[츠유하] ………………….
[료타] 츠유하…?
[츠유하] 료타는……, 의외로 로맨틱한 소릴 하는구나.
[료타] 에? 그런가?
[츠유하] 하지만, 나도 또 보고 싶었어.
보고 싶어 해 주는건 굉장히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일이지만,
남들과의 관계란 것은 실은 굉장히 옅고 얇은 거니까.
[츠유하] 아……, 하지만.
[료타] ?
[츠유하] 나 말야. 소우시와 연락처 교환해 뒀었는데…….
못 들었어? 하고 시선으로 묻자
료타는 순간 멈칫하더니, 그리고는 곤란한 듯 웃는다.
[료타] 아아…, 그런 거구나.
[츠유하] 응?
[료타] 소우시한테 말야.
츠유하를 보고 싶다고 말했더니,
머잖아 곧 만날 수 있다고 말했거든.
[료타] 그 때는 적당하게 대답하지 말라고 말했는데….
[료타] 그 녀석도 진짜~, 중요한 건 전혀 안 가르쳐준단 말이지.
[료타] 하지만……, 이렇게 우연이나마 다시 만났으니까.
용서해 줄까나.
[츠유하] 곤란한 형이네.
야무진 것처럼 보여도 어딘지 적당적당한 소우시에게 애를 끓고 있는듯,
료타는 응응하고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료타] 다만…, 소우시는 말야…….
그닥 관여치 않는게 좋다고 더 생각하는 모양이야.
[료타] 연락처를 가르쳐 주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였으려나…….
[츠유하] 잠깐…, 료타?
관여치 않는게 좋다니…, 나랑…?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이어지는 대사에 떠밀려 갔지만.
분명 그는, 관여치 않는게 좋다고 말했다.
[료타] 아……. 그, 오해하지 말아줘…….
츠유하를 만나고 싶지 않다던가 그런건 아냐.
[료타] 그 녀석은 말야…, 츠유하를 엄청 신경 쓰고 있어.
하지만 한편으론……, 두려워하고 있어.
[츠유하] 두려워해……?
[료타] 그…….
지하 감옥에서 네가 좋지 않은 것을 받아왔다고….
그렇게 말했어.
좋지 않은 것…….
그것은 그날 밤.
누구나가 느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장소에는 다른 뭔가의… 기척이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꽉 움켜 쥔다.
[료타] 말해선 안 된다고 생각 했어….
[료타] 네게, 괜한 불안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어.
[료타] 하지만……, 우리들은 이후로
[츠유하] 깊은 관계를 맺게 될테지.
료타의 말을 막으며, 나는 필사적으로
냉정을 가장해 말을 이었다.
[츠유하] 알아…….
내, 일이니까…….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걸, 못본척하고 있다.
그럼에도 숨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료타] ……………….
[료타] 좀 전에도 말했지만…,
소우시는 굉장히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순수하게 널 걱정도 하고 있어.
[료타] 두려워 하는 건 분명, 우리들 일거라 생각해.
[츠유하] 료타네 일……?
[료타] 미안…. 그건 내 입으론 말해 줄 수 없어.
[료타] 이건……, 우리들에게 있어
몹시나 중요한 얘기니까.
[츠유하] 료타는……, 정말로 상냥하구나….
[료타] 에…….
[츠유하] 소우시가 내게 연락하려 하지 않는건
당신의 말이 맞다고 생각해.
[츠유하] 당신도, 소우시도.
그대로 나를 내버려 두는 건 굉장히 간단한 일이잖아?
[츠유하] 진적이 있으면, 그 때 처음 접촉할 수도 있을텐데.
이렇게 내게 말할 수 없었던 것을 사과하고 있는 걸.
[츠유하] 상냥하면서도……, 역시 서투르다고 생각해.
[료타] 내가 상냥한 거라면…,
츠유하는 굉장히 강하구나….
[츠유하] 내가…, 강해?
그런 소릴 들은건 처음이라,
무심코 말을 되풀이 하고 말았다.
[료타] 소우시는 말얖…,
요령은 좋은 주제에, 겁쟁이인 구석이 있어.
[료타] 하지만, 너와 함께라면…….
조금은 그 성가신 성격도 나을지도 모를려나.
[츠유하] 그건, 글쎄…….
그 어린애 같은 구석은, 무리라고 생각하는데.
[료타] 하핫, 그렇네.
그 부분은 내 담당이니까 맡겨줘.
설교라면 익숙하니까.
그렇게 말하며 료타는 미소짓는다.
그들과의 관계가,
내게 어떤 영향을 낳을지…….
나는 무얼 선택해 나가면 좋을지…….
료타와 헤어진 다음, 나는 혼자 역 쪽으로 향했다.
저녁해가 저물어 가는 하늘은,
어딘지 여름의 끝을 느끼게 한다.
아직 찌는 듯한 더위는 남아 있는데,
묘하게 쓸쓸한 기분이 드는건 어째서일까.
[츠유하] ……………….
평온한 시간, 친근한 정숙함인데도
아주 작게나마, 바라는 것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만남과,
그 이후의 재회를 통해 얻은 관계.
기묘한 체험으로, 내 안에
다소나마 위화감을 드리우는 것은 있었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 그 만남은,
언제나처럼 무의미한 발걸음은 아니였던 것 같다.
왜냐면…….
[츠유하] 이렇게나……, 쓸쓸한걸….
떠들썩한 시간을 스스로 탐냈던 적은 그닥 없어서,
그런 것을 탐내하지 않는 것이 나 자신의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게 아니였다.
그저, 몰랐던 것 뿐.
그저, 무서워서, 다가가지 않았던 것 뿐.
이렇게나 따스하고, 즐거울 줄 몰랐기에,
좀 더 좀 더 탐이 난다.
[츠유하] 조금 정도는……, 욕심 부려도 괜찮겠지…?
올려다 본 하늘은, 급속하게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제 곧, 해가 진다.
[츠유하] 과제……, 어떻게 할까나.
오늘 새로 생긴 과제를 생각한다.
실기가 아니라, 레포트 형식의 과제는 신기한 것도 없었으니까
먼저 자료를 모으러 갈까, 하고…….
이웃 역에 있는 커다란 서점을 떠올렸다.
사진집을 몇 개 참조해, 컨셉을 정한다음
넷이든 뭐든 조사하는게 효율이 더 좋을 것 같다.
↑ 흔들리는 시야
[츠유하] ………………
뭘까…….
방금전부터 묘하게…, 눈 앞이 흐릿하다.
눈가를 비벼, 몇 번 정도 깜빡여 본다.
별다른 위화감은 없어서, 착각인가 싶어 다시 걸음을 옮겼다.
[츠유하] ………?!
[츠유하] 어, 째서……
목소리가, 울러퍼진다….
[츠유하] ………………….
사고를 뒤덮듯이, 머릿 속에서 겹겹히 포개어지는 불분명한 목소리.
▼ 소리를 따라 간다(동백+2 추가)
[#M_더보기|접기|[츠유하] ……………….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이 목소리에 이끌려,
나 뿐만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끌어 들이고 말았던
며칠 전의 일이 뇌리에 떠오른다.
그래도…….
[츠유하] …………….
그래, 도……. 머릿 속 깊은 곳에…, 직접 울러퍼진다….
이 무거운, 목소리를…… 나는 거스를 수 없다.
어디선가, 경계음이 울리고 있는 것은 깨닫고 있었지만…
나는 소리에 이끌리는 대로, 그 몸을 맡겼다.
[츠유하] …………………
항상, 항상, 언제나 함께.
목소리를 따라가도, 뭔가에 도달하는 일은 없다.
[츠유하] 차라리 이대로……, 깨어나지 않으면…….
목소리를 따라 도착한 그 땅에서
나는 진실에 도달했어야 했었다….
왜냐면,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대체 뭐가 날 부르고 있었단 걸까.
어린 시절부터 되풀이한 물음에,
대답을 해 주는 사람은 없다.
기묘한 체험을 했다지만,
그 지하실에서 정신을 잃은 다음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눈을 떴다.
[츠유하] 사실은……, 알아….
정신을 잃은게 신사 지하임에도
깨어난 장소가 내가 모르는 장소, 소우시 일행의 별장이였다는 것.
그 일에, 놀라워 하면서도…
납득도 하고 있던 자신이 있었다.
아아, 이제 나는….
모든 현상을 한 가지 결론과 결부하려 하고 있다.
목소리는, 나를… 부르고 있다.
그 목소리는, 나를 원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무언가"를ㅡ….
[츠유하] ……………….
그 이상 생각하는 것이 괴로워서
나는 소파 위에 뒹굴 구른다.
그래서, 눈을 꾹 감고
시각도 청각도, 모든 것을 거절하고 싶어졌다.
▼ 귀를 막고 안 들리는 척 한다(동백+1 추가)
[츠유하] 음……….
잠시 눈을 감고 있던 탓일까,
순간 현기증과도 같은 휘청임을 느꼈지만 그것도 곧 사라졌다.
목소리를, 거부한다고
딱히 뭔가에 영향이 있는 건 없다.
그리고, 목소리를 따라 가는 것을 통해
내 안에 계속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도, 자각하고 있었다.
어느 쪽이 옳은지,
그건 모르겠다.
끝이 바로 눈 앞까지…,
다가와 있는 기분이 들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 발걸음 소리는
나를 어디로 끌고 들어가려 하는 것일까.
[츠유하] ………………….
싫다ㅡ….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나는 그저 소리가 떠나가는 것을 기다렸다.
목소리는, 나를 부르고 있는 걸까.
뭔가를 한탄하고 있는 걸까…….
증오를 속삭이고 있는 걸까…….
그것조차 내게, 전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못 들은 척 하는 것은 용서치 않겠다는 듯…,
머릿속 깊숙히서 소리가 울린다.
[츠유하] 음……….
잠시 눈을 감고 있던 탓일까,
순간 현기증과도 같은 휘청임을 느꼈지만 그것도 곧 사라졌다.
목소리를, 거부한다고
딱히 뭔가에 영향이 있는 건 없다.
그리고, 목소리를 따라 가는 것을 통해
내 안에 계속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도, 자각하고 있었다.
어느 쪽이 옳은지,
그건 모르겠다.
끝이 바로 눈 앞까지…,
다가와 있는 기분이 들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 발걸음 소리는
나를 어디로 끌고 들어가려 하는 것일까.
▼ 다음으로 - 9월 14일 (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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