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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꽤나 오래 전의 일이 되지만, 저는 가족을 전부 잃었습니다.
원인은 저의 과실이였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죽인 것은, 제가 아는 사람이였습니다.
벌써 꽤나 오래전의 일이 되지만, 처음으로 남을 동정하여 울었습니다.
그것은 공감이기도 했으며, 억누를 수 없는 마음이였습니다.
그 녀석을 이해해 줄 수 없어 답답하고도 간지러웠습니다.
기본적으로 과묵한 녀석이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활 환경에는 무관심한, 다소 얼이빠진 녀석이였습니다. 하지만 어째서 우리 가족을 죽였는지 물어 보아도 대답은 해주지 않았습니다.
대답해 주지 않았습니다.
푸른 눈, 금색의 긴 머리칼.
모피가 달려 있는 코트를 입은 야단스런 녀석이였습니다.
그 푸른 눈이 때때로 그늘 지는 것은, 분명 그 녀석이 슬프기 때문이니까.
저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또 생일이 오고, 가족을 두고 나 혼자만 나이를 먹고, 나 혼자만 달라졌다. 주소도, 직장도, 분명 기호나 성격도.
일하기 전에 들렸던 역 지하 상가에서 작은 케이크를 사서, 적당히 근처에서 혼자 먹으려고.
앞을 향했더니, 이시마츠가 있었다.
역 안의 인파 속에 섞여, 걸어가는 뒷모습은 이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머리칼도 옷도 다른데, 언뜻 본 것만으로도 알았다.
눈꺼풀 아래로, 그 푸른 눈이 아른거린다.
증오와, 그 날 그 때 보았던 아침 노을과 함께.
「………」
이시마츠.
그 모습을 얼마만큼 찾았던가. 그리고 얼마만큼 잊으려 했던가.
떠나갈까. 달려갈까.
생각보다도 먼저, 내 다리가 앞으로 나아간다. 멋대로. 그대로 질질 끌려가듯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아아, 그쪽은. 이시마츠가 있는 방향인데.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들은 이어 역 밖으로 나왔다.
(어째선지……, 모르겠어)
신호를 기다리는 인파 속에 합류해서, 혼자 쑥 머리 하나는 높은 곳에 있는 장신을 바라본다. 저녁놀 빛이 비쳐 보이는 갈색 머리칼은, 네 진짜 머리카락? 옷 색깔은―… 신호가 파랑이 되었다. 옷은, 수수하다. 나와 비슷할 정도로.
횡단 보도를 넘어, 가드레일을 따라 걸으며, 약간 앞에 있는 뒷모습을 눈을 가늘게 뜨며 바라본다.
어쩌면 잘못 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다시 들어서. 그러면, 다소나마 나는 구원을 얻는다.
하지만, 잘못 볼리는 없었다.
고개를 돌린 옆 얼굴의 콧대조차, 기억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가족을 생각하면 때때로 발작처럼 복수심이 타오른다.
네가 불모하다고 했던 복수를, 내가 네게 해주고 싶어진다. 그리고는 반드시 아무래도 좋아진다.
모든 것을 잊고 평온하게 살아가면 된다. 감정의 기복이 있는 생활 같은걸 잊고, 그저, 그저 죽은 것처럼 살아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슬픔이 나를 안정시켜 준다.
그런 안온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는데.
이건 너무 하잖아.
그 이후로 몇 년이 지났는데.
이제와 눈 앞에 나타나면 나보고 어쩌란건데.
호수 위에 던져진 돌 하나가,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방금전 그 모습을 발견했을 때, 나는 무의식 중으로 그 뒤를 쫓았다. 그것은 분명, 복수 때문이 아닐까? 원한을, 분함을 풀어 주지. 죽어갔던 내 소중한 사람들의 원념을. 그것이 남겨진 자의 의무이며, 권리다.
주머니를 뒤져가며, 날붙이를 찾는다. 빼앗은 자는 반드시 빼앗기게 된다. 그런 당연한 이치, 너라면 알고 있었을텐데. 너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빼앗아 온 거지?
날붙이는 없었다. 자세히 생각해보니, 그런 걸 갖고 다닐리도 없다.
(살까……?)
뒤돌아 늘어선 가게들을 확인했지만,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운 나쁨은 여전하다.
(애시당초, 이런 길가에서 사람을 찌르면 잡혀)
내내 들고 있던 케이크를 막 떠올렸다. 먹으려고 했던 공원은 이미 지나쳤다. 나는 정말이지 주의력이 없다.
이러니까, 가족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
이대로 계속 뒤쫓아 봤자 아무것도 불가능하단 것을 깨닫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려 했다.
「죽이지 않는 건가」
나는 어느샌가, 뒤쫓고 있던 녀석에게 너무 과하게 접근해 있었던 모양이다. 걸음을 멈추고 나를 보는 그 모습은, 내가 모르는 이시마츠 세이시로였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데도, 목소리를 들으면 울고 싶어진다.
그런 녀석이였다.
변하지 않았다.
오래간만에 들은 목소리.
요령 부족에, 무신경한 목소리.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에게 염증이 난다.
「준비가 안 됐어…」
「그런가」
나는 꿈속에라도 있는 듯이 차분했다. 이 녀석이 왜 여기에 있는지, 전혀 짐작조차 가지 않아서.
「지금까지, 어디서 뭐 했어」
평범하게 말하고 있는 있는 자신이, 무섭다.
「너와는 상관 없어」
자주 들은 말이다. 너한테.
「변함없군……」
「너도」
데일 듯이 쓰라렸던 고뇌와 함께 했던 나날들이, 가슴 속에서 부풀어 올랐다.
「너도는 아냐……. 변했어」
없었던 주제에. 네가 뭘 알아.
이시마츠의 멱살을 움켜잡고, 잡아 당긴다.
「전부, 너 때문에 변했어」
무얼 해도 전과는 다르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며 필사적으로 찾아도, 이젠 찾을 수 없다.
평온했던 나날, 소중했던 것. 전부 네가 앗아가 버렸잖아.
「………」
이시마츠는 답하지 않는다. 나를 바라보며, 저항도 않고 기죽지도 않고 그저 서있다.
이것도 옛날 그대로다.
푸른 하늘을 가둬 넣은 것 같은 눈동자 색은, 이따끔 흐려진다.
나는 그것 깨닫고, 비인간적인 짓만 하고 있는 이 녀석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했던 거였나? 사실은, 길을 잘못 들려 하는 녀석에게 살며니 길을 가르쳐 줄 수 있는 녀석인데. 그러니까 그 눈이 그늘지는 거라고, 생각했었나?
「………」
이런 구석까지, 변하지 않은 건가.
눈물이 끊임없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시마츠는 표정하나 까닥하지 않고, 나를 보고 있다.
「우우………」
분명, 내 눈물이 그칠때까지 거기에 서 있겠지.
시간의 흐름이 애매해졌을 무렵, 눈물은 말랐다. 움켜쥐고 있던 멱살을 놓고, 마비되어 있는 손을 떨군다.
「나는 아직 사이키 진을 죽이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포기할 맘은 없어」
묘하게 힘이 들어간 목소리.
오래간만에 울어서 생긴 두통에 머리를 잡고서, 고개를 기울인다.
「그런거……, 왜 나한테 말하는 건데」
「그러니까 너도 포기 하지마」
착실했던 나를 죽였던 이 녀석이, 그런 소릴 하는 건가. 게다가, 지금의 내게 그런 짓이 가능하다고?
「너를 죽이는 것을?」
침묵은, 긍정이다.
「하………」
조금, 우스웠다.
「모순 되어 있잖아」
메마른 웃음에 대한 답은 없다.
복수하겠다는 녀석이 아닌 주제에. 양보할 수 없는 자신의 바람이 있으면서, 얌전히 방해 받을 그런 미적지근한 녀석이 아닌 주제에. 얌전히 죽임당할 맘 같은거, 없잖아. 너.
그랬지 않다면 그 때, 네게 배를 찔리지도 않았겠지.
하지만 좋아. 물어 주자.
오래간만에, 조금이나마 웃은 것에 대한 답례다.
「그럼, 죽어 줘」
손을 뻗어, 이시마츠의 경동맥에 갖다댄다. 다른 한쪽 손도 반대쪽에 얹고, 양 손으로 목을 쥔다.
저항은 없다……. 살인자의 고동을 느끼며, 저 멀리 있는 가족이나 친구의 얼굴을 떠올린다.
부드럽고도 하얀 목.
이것을 살짝 조이면, 이 녀석은 죽는다. 싱겁고도 어이없다. 아무리 남들의 목숨을 빼앗는다 해도, 생명 그 자체는 강해질 수 없는 거구나.
「……」
이시마츠는 가만히 내 모습을 보고 있을 뿐.
어차피 무리라며 깔보는 건가 싶었지만, 이 녀석의 경우엔 아니겠지. 내가 정말로 죽이고 싶어한다면, 순순히 두 손을 들 녀석이다. 그런 녀석이였다.
하지만, 아직 이해가 일치하지 않으니까 짓밟아 넘기겠지.
나는 참, 이상하구나.
가족을 몰살시킨 녀석한테 이렇게 평범하게 말하고 있다니.
여기서 목을 조여봤자, 아직 목적을 다 이루지 못한 이 녀석을 죽이는 건 내게 무리다.
좀 더 간단하게 죽일 수 있는 무기를, 어째서 난 갖고 있지 않았던 걸까. 여기서 만난 것이 우연이였다 하더라도, 그런건 그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언젠가」,「만약」을 위해서 준비해 뒀어야 했던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죽음을 각오하고 덤벼 볼까?
가족도 친우도, 친구도. 아무것도 없는 나는 살아 봤자 의미가 없다.
몸이 가벼워서, 하늘마저 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손목뼈가 부러질 정도로 목을 조아, 뿌리쳐진다하더라도 매달리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무리다.
(어차피 죽을텐데, 잡히는게 걱정이야?)
아니, 내 걱정이 아니라, 이시마츠를 죽일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만의 하나에 건다고 했으면서)
그럼, 내 분노가 옅어져서 그런가?
손과 눈의 초점이 떨려왔다.
나는, 내 마음을 모르겠다.
나는, 무얼 위해 살고 있지?
「………」
내게서 힘이 빠지자 이시마츠가 한 번 눈을 끔뻑인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어디론가 발걸음을 돌린다.
「그럼」
부어 부석부석한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원망스런 기분으로 이시마츠를 돌아본다. 무거운 기분을 비춰내듯, 시야는 새하얗고 탁했다.
「앞으로 어쩔 셈이야……」
「해야할 일을 하겠지」
(아아, 그렇겠지……)
발걸음 소리가 조금씩 멀어져 간다.
그렇게 혼자, 가고 싶은데로 가버리는 구나.
야유도 매도도 아랑곳 않고, 모든 것을 내다 버렸으니 사뭇 자유롭고 홀가분하겠지.
너는 오로지 복수 하나 만으로 그 몸을 지탱하고 있는 거겠지만.
지금의 나는?
아무 것도 없어.
이젠, 복수심조차 사라져가고 있어.
「나는, 이제 안 될 것 같아」
고개를 숙이자, 무언가를 위해서 내내 숨겨왔던 본심이 새어 나왔다.
발걸음 소리는 멈췄지만, 이미 오래전 나와 네 길은 갈라져 있다.
그래. 너는 마음대로 가버려.
「내겐 이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
소중히 여겼던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 전부 사라져 버렸다,
「가족도, 친구도 없고. 그 이후로 전부 내다 버렸어」
나를 알고 있는 것은.
「이젠, 너 밖에 없어」
나조차 몰랐던 내 추악한 일면을 억지로 일깨우고, 그 추한 나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대해오다, 결국엔 너무나 간단하게 내팽개친 녀석만이.
지금의 내 전부였다.
멈춰서 있던 발걸음 소리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럼, 와라」
이대로 지면에 눌러 붙어, 그대로 말라 붙어 버리려 했던 그 찰나의 이야기.
뺨에 닿는 빗방울에, 자신의 제정신을 의심한다.
나는.
그 등을, 뒤쫓았다.
아메 : 귀중한 스페이스 감사합니다! 콘노 생일 SS의 이후가 되는 이야기를 써 봤습니다. 본편의 네타바레도 한 가득합니다. 이시마츠는 시나리오 관계 상, 후일담에 찬반양론이 있었습니다만, 어떻게든 형태로 만들고 싶기에 이 자리를 빌렸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이치 : 이번에도 감사합니다. 아와야입니다. 러브 엔드 이후의 이시마츠네요…! 캐릭터 디자인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그리는 건 처음이였던지라, 굉장히 즐거웠습니다……만, 왠지 이시마츠가 닛타로 보이는 듯한……(웃음). 머리 스타일도 비슷하고, 옷도 파카다!
↑ 라이치님의 말을 읽고 다시 한 번 이시마츠를 봅시다 ㅋㅋ가 아니라 아에 한번 검게 칠해봤습니다 ㅋ 클릭해 봅시당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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