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노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웃으며 답했다.
가게가 좀처럼 정해지지 않는 것을 미안해 하는 거겠지만, 난 그런거 신경 쓰지 않았다.
콘노가 생일을 축하해 주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가게 같은거 실은 어디든 상관없다.
「조금만 더 찾아봐도 돼? 분명 이 근처에 세련된 디자인의 카페가……」
「물론. 좋아, 좋아! 얼마든 상대해 주지」
뒤돌아본 콘노가, 눈썹을 추욱 떨군채 면목없다는 듯 웃는다.
「미안. 준비도 제대로 못해서」
「괜찮대두. 괜찮아. 네 생일 때는 소박한 파티였는데……」
「그 얘긴 이미 끝났어. 좋아…, 진심으로 찾아보자구!」
「뭐야. 지금까진 진심 아니였어~?」
「그치만 이 주변은 묘하게 복잡해서……」
그런 얘길 나누며 앞서 가는 콘노의 뒤를 쫓다가.
급작스래 멈춰선 그 등에……, 부딪쳤다.
「여기다!!」
유흥업소와는 다른, 어딘지 기품있는 네온 간판.
유리창 너머로, 어슴푸레한 가게 안쪽에 사람들이 잔뜩 들어서 있는게 보인다.
아무래도 이 가게가 콘노가 점찍어 놓은 가게인 모양이다.
「헤에. 뭔가 멋진걸. 하지만 너무 붐비지 않아? 앉을 수 있겠어?」
「글세…. 잠깐만 기다려봐. 물어보고 올게」
가게 안으로 뛰쳐 들어간 콘노는 바로 돌아와 나를 손짓한다.
자리는 비어있는 모양인 듯, 이게 또 엄청 도도한 점원이 자리까지 안내해준다.
「음……」
가게를 둘러보자, 이 분위기는 확실히 도회지의 그것이다.
「저기, 콘노」
「응?」
「혹시……, 날 위해 이런 세련된 가게, 찾았던 거야?」
콘노는 입에 물을 머금은채,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크윽. 그런가그런가, 기특한 녀석이로고.
「고마워, 콘노」
「으, 응」
어라어라. 시선을 돌린 것도, 쑥스러워서 그러신거로군요.
정말이지, 지금 당장 여기서 쑤셔넣고 싶다.
엉엉 울며 용서해 달라고 해도, 절대 그만두진 않을테니까☆
위험, 콧김이 거칠어졌다.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담배를 문다.
「아, 재떨이 필요해? 여기, 실례합니다」
콘노도 담배를 물면서, 점원을 불러 세운다.
「………」
「………」
전좌석 금연이였다―…….
「………」
「………」
우리들은 동시에 얼굴을 맞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커피만 마신다음 가게를 나왔다.
「사전 조사, 제대로 못해서 미안」
「하핫. 좀 전부터 사과만 하네. 콘노」
둘이 나란히 걷고 있어도, 콘노의 어깨는 추욱 처져 있었다.
정말로 신경 쓸 필요 없는데, 이 녀석은 이상하게 책임감이 강하다랄까.
너무 과하게 신경을 쓴다고 해야하나.
「보자……. 그럼, 여기」
위로의 말을 해주려 했더니, 콘노가 멈춰섰다.
그리고 어떤 라면집 안으로 들어간다.
위생같은걸 기대할 수 없는 낡아빠진 가게다.
김 때문에 흐릿하고 좁은 가게 안에는, 완고해 보이는 아저씨와 묵묵히 면을 들이키는 손님 한 명 뿐.
일단 뒤를 쫓아 기름때 묻은 자리에 앉기야 했지만, 콘노치고는 다소 강압적인 행동에 나는 조금 곤혹스러워 하고 있었다.
콘노는 무뚝뚝하게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역시 옛날보다 꾀죄죄해 졌구나, 콘노.
별 수 없지. 도피 생활 중이니까.
거야, 후더분 해지기도 하겠지. 거의 밖으로 나가지 않는 날도 있고.
지금 이녀석이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 건, 내 탓이까.
때때로 엄청 황송한 기분이 든다.
나는, 우리들은. 정말로 이대로 좋은 걸까.
좋을리 없는데, 이대로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쿠루스, 왔어」
그런 말을, 나는 멍하니 듣고 있었다.
돌아가기 시작하는 생각의 톱니바퀴에, 의식이 제기능을 찾더니, 텅 빈 기분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뭐랄까.
조금, 뭐가 뭔지 모르게 됐다.
「왜 라면에 촛불이 꽂혀 있는건데」
「후후훗」
천천히 콘노를 돌아보자, 라면의 열기 때문에 뺨이 빨갰다.
「이거 뭐야. 무슨 상황……?」
「뭐냐, 이거는―…. 아, 빨리 먹어! 촛농 떨어진다!!」
「으, 응……. 후르륵…, 쩝접……」
「생일 파티 예약을 할 수 있었던게, 이 가게 뿐이라서. 최근 외출도 못했으니까」
「후르륵……. 꿀꺽꿀꺽」
「그래서, 주인 아저씨의 호의로, 케이크 대신 라면으로 축하해줄까 해서……」
「후르륵……」
「이거 불단용 촛불인데, 일단 촛불인건 똑같으니까……」
「후르르륵……」
「일단……, 면에 꽂는 느낌으로 세워 주셨거든」
「………」
「예약한 시간까지 시간을 때우는건, 세련된 카페에서 할까 해서……」
라면 사발이 서서히 번지더니, 콧물도 흘러 나왔다.
육수위에 떠 있는 기름과 고기 조각에 촛농.
고개를 숙이자, 콘노가 티슈째로 상자를 쥐어줬다.
옆을 바라보자, 온화하게 쓴 웃음을 짓고 있는 콘노.
「어쨌든, 생일 축하해.」
망할, 콘노.
네 생일날도 모잘라, 내 생일날까지 날 울리다니.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 못해?
너를 지옥 속에 밀쳐 떨어트린건, 나인데.
망할.
완전 좋아합니다.
너를 지옥에 떨어트린 것은, 나지만.
분명 내가 천국까지 끌어 올려 줄게.
진심으로, 그리 생각했다.
면발과 기름, 고깃조각, 촛농을, 위 속에 처넣으면서.
거야.
별로 싸움은 잘 못하지만…. 치와와지만.
널 위해서라면 정말,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으니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