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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제로/PSP판 발매기념SS]
어느 가을의 꽃하늘
「우와아~ 가을에 불꽃놀이라니, 난 처음이야. 그치, 마도카?」
「그렇군요. 불꽃이라고하면 여름 이미지가 강하니까. 이런 시기에 불꽃놀이가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확실히 드물간해. 장소에 따라 겨울에 하는 곳도 있는것같지만」
「엣취……! 그대들, 왜 유카타를 입고 오지 않은거다. 불꽃놀이라면 유카타차림이 정석일텐데.」
「이렇게 추운데 그런 얇은 옷차림으로 올 바보는 너뿐이야, 토키타.」
여름의 더위도 완전히 자취를 감춘 쌀쌀해진 가을의 끝. 나데시코를 비롯한 과제멤버 일동은 도시와는 조금 먼 장소에서 개최되는 불꽃축제에 와있었다.
불꽃축제라고하면 대부분 여름에 개최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오늘밤은 드물게도 가을의 불꽃놀이다. 계절이 어긋난 불꽃놀이와 축제 특유의 고양된 공기가 CZ멤버들의 마음을 들뜨게했다. 축제장소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흘러넘쳤다.
「그건 그렇고 사람들 굉장히 많네. 모두 흩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이번년엔 평소보다 늦게 도착해서 그렇겠지. 예상대로……, 지각하는 녀석도 있었고.」
보호자동반이라지만 언제나 나데시코와 리이치로 둘이서만 찾아왔던 불꽃축제에 CZ 멤버들이 모두 모여 가기로 한건 지난주 방과후의 일이였다. 처음엔 교실에서 타카토와 리이치로 셋이서 축제에 대해 얘길했지만, 타카토의 제안으로 어차피 갈거라면 모두 같이 가자는 얘기가 되었다. 보통땐 멤버와 엮이는걸 싫어하던 토라노스케도 축제는 싫지않은듯 드물게 참가했다.
(뭐, 타카토와 슈야한테 끌려온거나 마찬가지지만)
몇시간전 약속장소의 풍경을 떠올리며, 나데시코는 홀로 쓴웃음을 지었다.
「일단 관람석까지 가야해. 이 이상 사람이 늘면 제대로 걷지도 못할 것 같아.」
「그렇군. 서두르지 않으면 시작해버릴거야.」
불꽃을 쏘아올리는건 축제회장인 공원 안쪽, 호수가 있는 장소다.
관람석은 거기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불꽃을 구경하기 쉬운 높은 건물이다.
아직 회장 입구 근처에 있던 나데시코는 인파를 밀치며 앞으로 서둘렀다. 손목시계를 확인하자 시작시간까진 다소 여유가 있었다. 이정도라면 아슬아슬하게 늦지 않겠지.
「노점상도 잔뜩 있다~. 음…… 어느걸 먹을까 엄청 고민되네!」
「나카바, 너무 먹어서 배탈안나도록 조심해주세요. 여름 축제에 갔을때도 노점상을 전부 제패한다!!하며 애썼다가 다음날 하루 종일 드러누웠잖습니까.」
「대체 넌 뭘했던거야……. 뭐, 너답다면 답긴 한데.」
「음. 나는 저기에 있는 사과사탕으로 하도록 하지.」
― 하지만, 역시 CZ 멤버다. 얌전히 도착할 리가 없었다.
「어이, 너희들. 노점은 나중에 들리면 되잖아. 관람석 근처에도 있으니까, 굳이 지금 갈 필요까진…」
「전혀 모르는구나, 릿땅! 노점은 무수히 있지만, 같은 맛은 하나도 없어!!」
「음. 같은 야키소바라도 노점에 따라 소스의 맛, 소, 구운 정도 등에 미묘한 차이가 있으니까.」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긴 알겠는데, 그걸 어떻게 판단하지? 전부 먹나?」
「그러니까…, 릿땅씨. 텐션이 올라간 나카바와 대인님에겐 무슨 말을 해도 헛수고입니다.」
「하아…….」
수습이 안되는건 평소때와 마찬가지. 새삼 놀랄필요조차 없다.
(정말로……, 어디서나 마이페이스라니깐)
「그런 연유로, 나는 여행을 떠날게! 아듀!」
「하? 뭐가 그런 연유야…. 잠깐, 어이, 나카바. 잡아 당기지마. 놔……」
「나카바가 간다면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언제 어떤 때라도 나카바의 곁을 떠날순 없으니. 그럼.」
「흠. 모두 갔는가……. 제각기 가야할 길을 향해. 그럼 나도 가지. 전설의 사과사탕을 향해…… !!」
「자, 잠깐만, 나카바, 리이치로! 마도카랑, 슈야까지……」
제각기 자기 좋을대로 뿔뿔히 흩어져가버린다. 토라노스케도 어느샌가 없어져서 그 자리엔 나데시코와 타카토 단둘만이 남겨졌다. 아연히 모두의 등을 지켜본뒤 타카토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그도 나데시코와 마찬가지로 곤란한듯 웃고 있었다.
「저기…, 일단, 우리들만이라도 관람석 갈까? 모두들 장소는 알고 있으니까 나중에 합류할 수 있을거야.」
「그렇, 네…. 그렇게 할까.」
관람석이 있는 장소는 이미 설명해뒀고, 만의 하나의 사태를 대비해 미리 정해둔 장소도 있다. 만족하면 돌아오겠지. 그렇게 말하고서 웃음을 보이는 타카토에게 고개를 끄덕인뒤, 나데시코는 다시 인파 속으로 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나데시코, 손 잡아도 될까?」
「에? 아……」
꾸욱, 상냥하지만 단단하게 손을 잡는다. 인파 속에서 혹시나 잃어버리면 안되니까, 하고 타카토가 작게 중얼거리는게 들렸지만, 고개를 들어 바라본 타카토의 귀가 새빨개서, 나데시코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도중에 인파에 떠밀려 몇 번이고 구를뻔했지만, 타카토의 손에 이끌려 어찌 관람석까지 도착한다. 불꽃놀이가 시작할때까진 모두들 오겠지하고 둘이서 얘길했지만, 결국 누구하나 도착하지 않았는데도 커다란 소리와 함께 빛이 밤하늘을 채색하기 시작했다.
「결국…, 시작됐네.」
「응, 그러게. 아, 저기 봐, 나데시코. 굉장히 예뻐.」
「정말 예쁘다.」
어두웠던 하늘에 소리를 내며 하나, 하나 선명한 불꽃이 치솟아 오른다. 주위를 밝게 비추며, 커다란 꽃을 피우지만, 일순 덧없이 사라져간다. 여름에 볼 때와 달리, 늦가을의 추위와 풀숲에서 근근이 들려오는 벌레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불꽃의 덧없음을 한층 더 두드러지게한다.
「모두, 잘 보고 있을까……. 슈야는 노점에 열중해도 눈치도 못챌것같아.」
「하지만, 이만큼 크고 예쁘니까 분명 보고 있을거야. 여기가 아니라도 잘 보일것같고.」
「응.」
「불꽃은 여름 이미지가 강했지만, 가을의 불꽃도 좋네. 나데시코와 리이치로는 매년 왔댔지?」
「응. 실은 매년 기대하는 행사야. 어린애같을지도 모르지만, 불꽃을 좋아해서……. 어린시절엔 리이치로랑 같이 정원에서 폭죽갖고 놀기도 했어. "어린애도 아니고" 하면서 최근엔 전혀 상대해주지 않지만.」
「리이치로답네. 그러고보니 나, 그런거 갖고 논적 별로 없어.」
「에? 그래? 카이토라면 스스로 만들거나 할 것 같은데.」
「실험으로 폭죽비슷한걸 만든적은 있지만 순수하게 즐긴 기억은 없으려나.」
「그럼 다음번에 CZ 멤버끼리 불꽃놀이하자. 분명 즐거울꺼야. 일부……, 폭죽을 쥐어주면 위험할것같은 멤버도 있지만.」
「아하하. 확실히. 슈야나 나카바는 굉장히 야단스러울것같으니까. 리이치로가 되게 고생하겠네.」
「응. 그치만…, 즐거울것같아.」
그 멤버와 함께라면 분명 뭘해도 즐겁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자연히 웃음이 흘러나왔다.
문득 끊임없이 밤하늘을 수놓던 불꽃이 잠시 쉬어가듯 멈추고, 그와 동시에 떠들썩했던 주위도 조용해진다. 주위에 조용히 밤의 어둠이 떨어졌다.
「잠깐 휴식인가? 그건 그렇고……, 정말 아무도 안오네.」
「사람이 많으니까 도착못하는걸지도 몰라. 우리들도 여기 올때까지 정말 큰일이였잖아. 게다가 나로선 조금 고마울 정도고.」
「에……?」
무슨뜻인지 몰라 나데시코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타카토는 거기에 답하지않고 방긋 웃는다. 무슨 의민지 질문하기위해 고개를 들자, 그의 어깨너머로 하늘위로 쏘아올려져가는 불꽃이 보였다. 퍼엉, 하고 커다란 소리가 메마른 하늘에 울러 퍼지며 다시 커다란 꽃이 핀다. 거기에 끌려 하늘로 시선을 돌리려했을때,
「내년에도 같이 보고싶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타카토가 중얼거렸다. 이제까진 가족이나 리이치로와 함께 왔던 불꽃축제지만 오늘처럼 친구들과 같이 오는것도 즐겁다. 나데시코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지어주었다.
「응. 모두 같이 또 오면 좋겠다.」
「모두 같이…」
하지만, 왜인지 타카토는 복잡한듯 웃는다.
「타카토?」
「응. 지금은 그걸로 충분해. 사실은………, 너와 단 둘이서란 의미였지만.」
마지막 말은 불꽃 소리에 휩쓸려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나와 단 둘이서 불꽃을 보러오고 싶단 소리……?』)
그 의미를 이해하자 나데시코의 뺨에 열이 오른다. 불꽃의 빛에 비춰진 타카토의 옆얼굴도 기분 탓일까, 붉다. 어느새 잡고 있던 손을 타카토가 꾹하고 다시 쥐고 있었다.
(아, 아냐. 잘못 들은걸지도 모르고…!)
하지만 되물어보진 못해서……. 터지는 불꽃의 소리에 듣지 못한걸로 해버릴까. 그리 생각하며 얼버무리듯 하늘을 올려다보지만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에 지금은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 두 사람의 작은 손바닥은 역시 서로를 맞잡고 있었다.
「저기, 리이치로. 모두 같이 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역시 축제는 떠들썩한쪽이 더 즐거운걸.」
옛날엔 양가의 가족이 함께 왔지만 최근 몇 년엔 운전기사한테 부탁해 둘이서만 왔었다.
하지만 역시 축제란건 사람이 많은쪽이 더 즐겁다. 왁자지껄 소란을 피우는 모두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매년 오는 축제의 풍경이 평소때와는 달리 보였다. 왠지 즐거워져서 자연히 웃음이 샌다.
「그거 다행이군……」
하지만 그런 나데시코에 비해 리이치로는 어딘지 언짢은 모양이였다. 나데시코의 말에 무뚝뚝하니 답한뒤 혼자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버린다.
「아, 잠깐만, 리이치로.」
다급히 뒤를 쫓지만, 리이치로는 걸음을 늦추려하지 않았다. 결국 둘은 인파속에서 다른 멤버들과 갈라져 버렸다.
「정말, 모두를 놓쳐버렸잖아. 사람이 많아서 전화연결도 잘 안되는데……」
「모일 장소는 알고 있으니까 문제없잖아.」
「그것도 그러네…….」
일단 나아가면 합류할 수 있겠지. 그대로 리이치로와 둘이서 관람석을 향한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탓에 생각대로 나아갈수 없었다. 나아가려하지만 인파에 떠밀리고, 다시 나아가려하면 또 떠밀린다. 그걸 몇 번인가 반복하는 사이에 불꽃놀이는 시작되어버렸다.
「불꽃놀이…… 시작해버렸네.」
「그렇군.」
하늘에 하나 또 하나 불꽃이 쏘아올려지고, 그때마다 주위에서 탄성이 올라온다.
나데시코와 리이치로는 별수없이 걸음을 멈춰서서 길 끝에 선채 불꽃을 구경하기로 했다. 항상 보던 장소보단 훨씬 더 멀지만, 가끔은 이렇게 노점 근처에서 축제 기분을 만끽하며 구경하는것도 좋을지 모르겠다.
(노점이라……. 그러고보니 최근엔 불꽃구경만하고 전혀 돌아본적 없었지)
어린시절엔 축제에 올 때마다 리이치로와 둘이 들떠 여기저기 돌아봤다. 문득, 그리움이 끓어올라온다.
노점 하나하나 추억은 잔뜩 있었다. 금붕어 뜨기를 한 것, 가면을 산 것. 막 샀던 사과사탕을 리이치로가 땅에 떨어트려 울음을 터트렸던 것. 그러운 추억에 따스한 미소가 흘러나온다. 그걸 본 리이치로는 기분 나쁜듯 미간을 찌푸렸다.
「시답잖은거 생각했지……?」
「어라, 시답잖다니 그럴 리가. 리이치로와 함께 한 소중한 추억을 떠올려본거야. 리이치로가 금방 사서 푹신푹신했던 솜사탕을 누나가 꽉 눌러 작고 딱딱하게 뭉쳐버렸던 일같은거.」
「그런거 떠올리지마……………. 상당히 쇼크였다구, 그건.」
「후후, 쇼크로 한동안 아연해했었던걸. 저기…, 리이치로. 모처럼 노점 근처에 있으니까 간만에 축제답게 뭔가 사보지 않을래?」
「상관은, 없지만…. 뭘 살건데」
「음, 글쎄…….」
오른쪽 왼쪽, 쭈욱 줄지어선 노점들. 어느 가게할거 없이 기세좋은 호객소리와 식욕을 부추기는 냄새가 떠돌고 있다.
(아………)
「빙수, 먹고싶어.」
「이렇게 추운데? 이상한 녀석……. 먹은뒤에 춥단 소리 하지마.」
「우……, 괜찮을거야. 아마. 음…… 무슨 맛으로 할까. 왠지 옛날보다 종류가 늘지 않았어? 리이치로는 어느걸로 할래?」
「넌 옛날부터 그렇게 고민해놓고 결국엔 딸기맛밖에 안 고르잖아.」
「뭐야, 리이치로도 결국 블루하와이 고르는 주제에.」
그렇게 말다툼하면서 두사람이 산 것은 결국 딸기와 블루 하와이였다.
「역시 확실히 맛있는걸 고른다면 기본이 최고지.」
「뭐…….」
아름다운 붉은색의 빙수를 작은 스푼으로 떠서 입에 물자, 앗하는 사이에 녹아 혀 위에 달콤한 시럽만이 남는다. 카페에서 먹는것과는 다른 축제 특유의 맛이다.
(그러고 보니 어린 시절엔 빙수를 먹을 때마다 시럽 때문에 혀 색이 변하는걸 보여주면서 놀았지.)
아무래도 고학년쯤 되면 그런 놀이는 안하지만.
「리이치로, 그쪽 것도 한입 줘.」
「하아……?」
리이치로는 나데시코의 말에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서로 다른 것을 사서, 맞바꿔 맛본다. 이것도 어린시절엔 자주했던 일이다. 새삼 놀랄 필욘 없을텐데.
「딸기맛 싫어했어?」
「그게 아니라……, 너 이제 꼬맹이도 아니라구. 그렇게 경솔히……」
「경솔히, 뭐?」
어린시절이라면 서로 의식않고 했던 일이라도 중학교를 목전에 둔 시기쯤 되면 달라지게 된다. 아무리 소꿉친구래도 이성으로서 나데시코를 의식하기 시작한 리이치로는 가벼이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하지만 나데시코는 그것도 눈치못해고 눈 앞에서 곤혹스러워하는 소꿉친구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아……. 됐어. 자…….」
「아, 음……?」
왜인지 무거운 한숨과 리이치로는 함께 블루 하와이로 예쁘게 물든 빙수를 내민다.
「둔한 녀석. 나만 의식하고 있다니……, 바보같잖아.」
「에?」
중얼거린 말에 입으로 가져가려던 스푼을 든 손이 멈춘다.
「의식, 이라니………」
다시, 빙수와 리이치로를 번갈아 바라보며 생각한다. 그렇게 이번에는 그의 동요의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했다.
(의식이라니, 새삼 왜 그런 걸……. 우리는 가족같은 거잖아……)
그런 식으로 말하면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껄끄러움을 얼버무리듯 나데시코는 컵안의 빙수를 스푼으로 몇 번이고 휘저어 섞는다. 그대로 잠시 서로 눈을 마주하지 못한채, 머리위에서 터지는 불꽃을 바라보는것도 잊고 침묵했다.
「어이…, 불꽃. 이제 곧 끝나.」
「에, 벌써 시간이 그리 됐어?」
리이치로의 말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자, 퍼엉하고 커다란 소리가 울리며 좀전껏보다 훨씬 더 커다란 불꽃이 밤하늘에 떠올랐다. 어느샌가 종반에 이른 불꽃놀이는 클라이맥스를 맞이하듯이 연이어 하늘을 수놓았다.
「예쁘다…….」
「그래, 그렇군.」
「결국 합류는 못했지만, 모두들 분명 봤겠지?」
「글쎄. 불꽃보다 노점에 정신이 팔린게 아닐까.」
「후후, 그렇네. 저기…, 리이치로.」
「뭐야.」
「내년에도 같이 또 오자.」
「굳이 철지난, 게다가 이렇게 먼데서 하는 불꽃놀이같은데에 같이 와줄 녀석같은건 너 정도밖에 없잖아.」
「응……. 내년에도 또 함께 보자.」
방긋 웃으며 리이치로를 돌아보자, 불꽃을 올려다보는 그 옆얼굴은 드물게 부드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축제의 참맛이라면 역시 노점이지.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분위길 잔뜩 즐기자! 응, 나데시코짱.」
평상시 이상으로 하이텐션인 나카바가, 나데시코의 눈앞에 척하고 검지손가락을 세웠다. 놀라 눈을 깜빡이는 나데시코의 팔을 잡고 나카바는 인파속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에……, 아, 잠, 잠깐, 나카바? 잡아 당기지마……」
「축제의 나카바는 평상시 이상으로 하이텐션입니다. 남의 말은 전혀 듣지 않습니다. 나데시코씨. 포기하고 나카바가 내킬때까지 상대해주세요.」
「자자, 가자~!」
눈깜짝할사이에 타카토나 다른 일행들과 헤어졌다. 나카바와 마도카에게 이끌려 나데시코는 노점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두사람은 능숙히 인파를 헤집고, 노점 이끝에서 저끝으로 이동한다. 무수한 노점을 거의 다 순회했을 무렵엔 불꽃놀이가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그래서 지금, 나데시코의 눈앞엔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먹거리를 품어안고 만족스럽게 웃는 나카바. 그리고 그를 따라 평상시보다 조금 즐거워 보이는 마도카가 있다.
「타코야키에, 야키소바, 군옥수수, 오징어구이오코노미야키…… 쵸코바나나에 솜사탕, 사과사탕……. 저기, 이거 전부 먹을 수 있어?」
「셋이나 있으니 어찌 되지않을까? 다 못먹으면 다른 멤버들한테도 나눠주면 돼! 모두 저녁밥 아직 안 먹었거든.」
「이것도 나카바가 일류 요리사가 되기 위해섭니다. 모두들 기꺼이 협력해주시겠죠.」
「축제 노점도 대상이구나…….」
「응응! 노점의 먹거리는 맛있어. 맛도 있지만 역시 분위기가 특히나. 옛날에 축제에서 먹은 맛을 재현하려고 여러모로 만들어봤는데…… 맛은 비슷해도 뭔가 다르더라. 역시 이 두근거림은 재현할 수 없는걸.」
과연, 변함없이 요리에 관해선 건실한 소릴 하는 나카바에게 납득하며 나데시코는 나카바가 내민 타코야키를 하나 입에 문다. 그의 말대로 축제의 노점에는 레스토랑에선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이나 맛이 있다.
(아, 불꽃……)
문득 고개를 들자, 색색의 아름다운 불꽃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옆에 있는 하나부사 형제들은 눈앞의 먹거리에 열중에 불꽃같은건 눈에도 전혀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걸까.
(조금만 더 옆으로 가면 더 잘 보일지도……)
모처럼의 불꽃놀이다. 먹는것뿐만 아니라 불꽃도 만끽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해서 인적이 드문 길가로 이동한다.
「꺄악……」
「아?」
「아, 죄송합니다.」
그런 와중, 근처에 있던 대학생그룹과 부딪쳤다.
「어라, 초등학생? 귀엽네. 혼자 왔어? 대단하다~」
「혹시 부모를 잃어버렸다던가?」
「어라라, 그럼 오빠들이랑 같이 구경할래?」
술을 마신건지 대학생들은 왁자지껄 소란을 피우며 나데시코를 애워싼다. 취했으니까 그냥 가볍게 놀리고 있는 거겠지만, 그닥 기분 좋진 않다. 어느샌가 나카바와 마도카와 멀리 떨어져버렸다.
「저기, 실례했습니다.」
다시 한번 부딪친걸 사과하고 당장 그 자리를 떠나려 했을때,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가 팔을 잡아 당겼다. 동시에 언짢은듯한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린다.
「이 사람에게, 뭔가 볼일있습니까?」
「마도카……?」
팔을 잡아당긴건 마도카였다. 그는 나데시코를 막아서듯 대학생들 앞에 선다. 노려보는듯한 마도카의 시선에 대학생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거리를 취했다.
「아하핫, 미안미안.」
「어린애한테 엉기지마, 너희들. 미안, 데이트 방해해서.」
「초등학생 커플인가. 귀엽네.」
「커……, 아, 아니에요!」
「이런이런, 부끄러워하긴.」
「……………………」
「그러니까 어린애들 놀리지 말라니깐. 자, 가자.」
미안하고 사과하면서 떠나간 대학생들의 등이 보이지 않게 되자, 마도카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저기, 미안. 마도카. 그리고 고마워.」
「혼자서 어슬렁거리지 말아주세요. 그 사람들은 괜찮은 사람들이였지만 이런 축제자리엔 질 나쁜 인간들과 얽히기 쉽습니다. 전 나카바한테서 눈을 땔 수 없으니까, 당신이 혼자 멋대로 어디론가 가버려서 위험한 일에 처하는건 곤란합니다. 당신은…… 여성이니까요.」
그렇게 단숨에 말한 마도카의 모습에 무심코 눈을 깜빡인다.
「미안……」
나카바한테서 눈을 땔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런 나카바를 두고 찾으러 와줬다. 걱정해줬다. 그것도 미아가 되면 곤란하다던가하는 어린아이 취급이 아니라 한사람의 여자아이로서.
「나데시코짱, 괜찮아?」
「걱정끼쳐서 미안.」
「아니, 우리들도 노점에만 정신이 팔려서 미안.」
「신경쓰지마. 내가 멋대로 자리를 떴는걸.」
「그렇습니다. 나카바가 사과할 필욘 없습니다.」
「또 그런 소릴. 저기, 나데시코짱. 마도카말야, 이런 소릴 하지만 나데시코짱의 모습이 안보였을때 엄청 안절부절 걱정했어.」
「에……」
「나카바. 쓸데없는 소린 말아주세요. 그리고, 딱히 안절부절한적 없습니다.」
「그래그래. 그럼 슬슬 타카토군과 합류할까.」
「아, 응……」
언젠가 함께 하교했을때처럼 내밀어진 두 사람의 손을 잡고 나카바와 마도카 셋이서 걷는다. 힐끔 옆자리의 마도카를 보자, 시선이 부딪혔다.
「말해두겠습니다만…, 조금전 나카바가 말한건 사실이 아닙니다. 나카바가 당신을 찾아오라고 말해서 찾으러 간 것 뿐입니다.」
「응. 알겠어…. 고마워.」
솔직하지 않는 말에도 웃음이 흘러나온다. 그런 마도카의 뺨이 평상시보다 빨갰기 때문이다.
― 그건 틀림없이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 때문이 아니였다.
「어라……?」
(토라의 모습이 없네)
주위를 둘러보자 인파 저너머로 토라노스케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가 향하는건 관람석과는 반대방향이다. 길을 잘못 안 걸까, 아니면 귀찮으니 혼자 어디론가 가버릴 셈인걸까.
「토라, 어디가? 그쪽은 반대방향이야.」
「난 불꽃구경 때문에 온 거 아냐. 사격이라던가 여러모로 놀거리 많잖아. 뭣하면 너도 올래?」
「에……. 으, 응.」
(가끔은 그런것도 괜찮을지도)
불꽃이라면 매년 보고 있고, 가끔은 편안히 노점을 돌아보는것도 좋지. 옛날엔 노점을 보며 부산을 떨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생이 되면 왠지 어린애 같은 느낌에 조금씩 걸음을 멀리했다.
(그치만……, 솔직히 축제의 노점은 두근두근해서 좋아해.)
게다가, 사격에도 조금 흥미가 있다. 축제의 놀이라고해도 나데시코나 리이치로도 하는건 금붕어뜨기나 물풍선낚기 정도다. 그건 가족도 마찬가지라 사격을 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근처에 없었다. 토라노스케의 권유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데시코는 첫 사격에 도전하기로 했다.
「어이, 반대야. 줘봐.」
「에?」
나데시코가 총구에 코르크탄을 끼워넣고 있자, 그걸 보고 있던 토라노스케가 아니라며 총을 빼앗아든뒤 넣던 탄을 꺼내 나데시코가 넣었던 방향과는 반대쪽으로 다시 총구에 끼워 넣었다.
「점원이 가르쳐 준 것과는 다른데?」
「이쪽이 쐈을때 위력이 올라가서 잘 날아가.」
「흐음……?」
(잘 모르겠지만…… 비법, 같은건가)
「텔레비전에서 본적은 있는데 이거 어렵지?」
「아……, 뭐. 요령을 파악할때까진 시간이 제법 걸릴지도. 견본 보여줄테니까 잘 봐둬.」
「응, 알겠어.」
가게에선 이미 손님 몇몇이 도전했다가 노린걸 얻지 못해서 낙담해하고 있었다. TV에서 봤을땐 자신도 가능할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어려운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토라노스케는 표적을 겨눈 다음 손쉽게 쓰러트렸다. 주위의 관객들 사이로 작은 탄성이 샜다.
「굉장하다……」
「뭐, 조금 실력이 녹슬었군.」
산뜻하게 쓰러트려놓고선 토라노스케는 조금 분한듯 고개를 으쓱했다. 나데시코가 보기엔 훌륭한 실력이지만 그는 납득이 안가는 모양이다.
「그럼, 다음. 네 차례야.」
「으, 응…….」
(목표는…… 저기, 저 키홀더. 조금 레인이랑 닮은것같아. 저게 좋겠다)
「그래서, 어느거 노리는데?」
「저기 오른쪽에 있는 토끼 키홀더가 좋겠다 싶어서.」
「흐응. 그럼, 총 겨눠봐.」
「에, 이, 이렇게?」
조금전 토라노스케가 했던것과 마찬가지로 총을 겨눈다. 총의 무게 탓에 생각보다 밸런스를 잡기가 힘들었다.
「아냐. 조금 더 팔을 뻗어.」
「팔?」
「아, 그게 아니라. 너 총 쥐는법 이상하다구.」
「쥐는법? 이렇게 하는거 아냐?」
익숙하지 않는 일에 갈피를 못 잡고 몇 번이고 총을 고쳐쥐자, 문득 등 뒤가 따tm해진다. 등 뒤에서 감싸안듯 토라노스케는 나데시코의 손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에……?)
「저걸 노릴거라면 총구는 조금 더 밑으로. 그리고 탄이 오른쪽 끝에 맞도록 조준하고,」
귓가에서 토라노스케의 목소리가 들린다. 숨이 나데시코의 귀를 간지럽힌다.
(에, 에에에엑? 자, 잠깐만…… 가, 가까워!)
「그리고, 쏠 땐 팔 움직이지말고. 그럼 분명 맞출꺼야. 어이……, 듣고 있어?」
「듣고, 있어.」
그렇게 답하는게 고작이였다. 토라노스케의 설명은 솔직히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의식도 않고 얼굴을 들여다보는 토라토스케와 그 얼굴의 가까움에 나데시코의 심장은 몹시 두근거렸다. 그렇지만 어찌저찌 집중해서 가르쳐 준대로 총을 겨누고 총구를 조준해, 방아쇠를 당겼다.
「아, 맞았다……」
탄환은 멋지게 노렸던 키홀더를 떨어트렸다.
「처음한거치곤 잘했네.」
「으, 응. 토라가 가르쳐줘서 그래… 고마워.」
「어어.」
자신이 경품을 맞춰 떨어트렸을 때보다 기쁘게 미소짓는 토라노스케의 모습에 나데시코의 가슴은 다시 큰 소리를 냈다. 그리고 이것 역시 무의식인걸까.
「그럼 담엔 저쪽. 자 가자. 오늘밤은 내 식대로 축제를 즐기는 법을 가르쳐주지.」
그렇게 말하며 눈앞에 내민 손에 나데시코는 망설이면서도 자신의 손을 겹쳤다. 토라노스케는 그대로 손가락을 얽어 나데시코의 손을 잡아 끌며 나아간다. 주위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자신의 심장소리에 머리위에서 터지는 불꽃조차 잊은채, 나데시코는 토라노스케에게 휘둘리며 계절이 어긋난 가을의 불꽃축제의 밤을 보냈다.
나데시코보다 앞서 걷고 있던 슈야가 문득 걸음을 멈춘다.
「슈야?」
「미안하군, 나데시코. 그대들과 함께 가는건 여기까지다. 내겐 짊어진 의무가 있다. 저기에 있는 금붕어들을 이 손으로 구해줘야만하는 책무다…….」
「에, 자, 잠깐만, 슈야……?!」
그 말을 끝으로 슈야는 그대로 등을 돌려 인파속으로 달려 나갔다. 그걸 다급히 쫓는다. 다른 멤버들에게 아무말도 없이 자리를 떠버린건 신경쓰였지만 불꽃을 보는 장소는 정해져있다. 분명 나중에 합류할 수 있겠지. 그것보다 지금은 슈야를 혼자두는게 더 걱정이다.
(학원 안에서도 미아가 될 정도인걸……. 모르는 장소에서 길이라도 잃으면 돌아오지 못할것같아)
인파에 떠밀리면서도 간신히 발견한 슈야는 조금전 본인이 선언했던 대로 금붕어뜨기 가게 앞에 앉아 있었다.
수조속의 금붕어를 빤히 들여다보듯이 바라보고 있다.
「음? 나데시코, 그대도 왔는가.」
「저기……, 뭘 느긋하게 말하는거야. 갑자기 달려나가니까 깜짝 놀랐잖아.」
「그런가. 그거 미안했군.」
「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는걸. 뭐……, 상관은 없지만. 그래서, 슈야는 금붕어 뜨기가 하고 싶었던거야?」
「음? 이리 보여도 나는 금붕어 뜨기에 자신이 있다.」
「헤, 헤에…… 그랬어?」
만면에 웃음을 띄고 자신만만히 말해도, 평상시의 슈야를 생각하면 전혀 상상이 안간다. 슈야 자신이 수조 속에 빠져버릴것같다. 그런 불안에 휩쓸리면서도 슈야의 추천에 나데시코도 금붕어 뜨기를 하기로 했다.
「자, 그럼 2인분. 힘내서 뜨자.」
「흠.」
점원한테서 그릇과 뜰채를 받아들자, 슈야의 표정은 평상시와 달리 진지한 것으로 변한다.
(어라……?)
시작하기전엔 정말 괜찮을까했는데 슈야는 의외로 솜씨좋게 금붕어를 뜨고 있다. 한 마리, 또 한마디, 매끄러운 손놀림으로 수조에서 금붕어를 떠서 그릇 안에 넣는다.
「굉장하다, 슈야. 정말 잘하는구나.」
「음? 그런가, 굉장한가!」
「으, 응……」
「그 옛날,【금붕어 뜨기의 극의】란걸 배운적이 있어서 말이다.」
「【금붕어 뜨기의 극의】?」
「음. 그대에게도 전수해주지. 일단은 이렇게 채를 한번 물에 적신뒤에―…」
나데시코의 칭찬을 받아 완전히 기분 좋아진 슈야는 더욱 페이스를 올려 금붕어를 뜬다. 정말로 평상시의 멍한 상태를 생각하면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신속하고 정확히, 그리고 부드럽게 금붕어를 그릇안에 넣는다. 어느샌가 그릇 안엔 금방이라도 흘러넘칠듯 금붕어로 가득 차있었다. 신경 쓰여서 점원 쪽을 바라보자, 역시나 얼굴이 경직되어있다.
「슈, 슈야. 굉장하다. 굉장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건 너무 많아. 이제 괜찮지 않을까……」
「무슨 소릴. 도중에 무대를 내려간다니 있을 수 없다. 내가 이 자들을 구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구한단 거냐……!」
(왜 이렇게 괜히 불붙은 전개가 된걸까……)
그 뒤, 그릇에서 정말로 금붕어가 흘러넘쳐서 점원이 막을때까지 슈야는 금붕어를 계속 떴다. 하지만 가지고 돌아갈 수 있는 금붕어 수에 상한이 있어서, 결국 슈야의 손에 들린 봉지 속의 금붕어는 7마리. 두 봉지로 나눴지만 조금 좁은듯 봉지 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구할수있었던건 결국 7마리뿐인가…….」
「7마리나 구했으면 충분하잖아. 그것보다 슈야네집에 금붕어를 넣을만한 어항 있어?」
「그렇군, 잊었다. 허나 문젠 없다. 욕조에 넣으면 되니까.」
「가능한 한 빨리……, 어항을 사러 가자.」
아니, 집에 있는 어항을 갖고 가야하나. 그리 생각하며 한숨을 쉰다. 이대론 정말 금붕어가 욕조속에서 헤엄치게 되겠지.
「7마리라……. 좋아, 이녀석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마침 7마리군.」
「마침? 아……!」
그가 하려는 말을 이해해서, 나데시코는 무심코 웃었다. 오늘 여기 온 멤버와 같은 수다.
「이 작은게 리이치로, 눈이 동그랗고 귀여운게 그대다. 조금 전부터 함께 헤엄치고 있는게 형과 동생이고…… 음? 오오……, 나데시코, 봐라. 불꽃이 아름답구나.」
「에?」
문득 걸음을 멈춘 슈야가 그렇게 말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금붕어 뜨기에 열중해서 완전히 잊었지만, 본래 목적은 불꽃놀이였다.
(그러고 보니 모두한텐 아무말도 없이 왔지. 걱정할지도……)
역시 한마디라도 말해두고 왔어야할지도 모른다. 가능한 한 서둘러 합류하자, 그렇게 슈야를 돌아본다. 슈야가 그답지 않게 슬픔을 띈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늦가을의 불꽃, 이라. 가을 밤은 쓸쓸하지만, 이렇게 밤하늘에 커다란 꽃이 피는것은 좋구나. 쓸쓸함을 달래기엔 딱이로다.」
「슈야……?」
끝나면 다시 쓸쓸해지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슈야가 정말로 쓸쓸해보여서, 왠지 모르게 가슴께가 애절하게 죄여들었다.
「슈……」
이름을 부르려 했을때,
「푸에에에에에에에엣취!!!!!!!!
「……………………」
커다란 재취기가 두 사람 사이의 구슬픈 분위기를 단번에 날렸다.
겨울도 가까운 늦가을의 밤은 바람도 차다. 슈야처럼 유카타같은걸 입고 있으면 분명 춥겠지.
「유카타를 입고 오니까 그렇지……. 감기 걸릴지도 몰라.」
「음. 허나 불꽃놀이라면 유카타. 그게 일본의 문화 아닌가.」
「부정은 안하겠는데, 계절을 생각해야지.」
「그대의 유카타 차림도 보고 싶었다.」
「에, 나?」
「음. 그대는 유카타가 어울릴 것 같다. 이 머리칼도, 한결 더 돋보이겠지.」
스윽, 슈야의 손가락이 나데시코의 긴 머리칼에 얽힌다. 순간 목덜미에 체온이 낮은 손이 닿자, 그 차가움에 나데시코는 작게 움찔했다.
「이렇게 긴 것도 좋지만, 역시 유카타에 맞추려면 묶는 편이 좋겠군.」
「슈, 슈야……?」
무의식인건지, 의식적인건지. 거리를 좁힌 슈야의 모습에 나데시코의 가슴이 철렁하고 큰 소리를 낸다. 바로 옆에 청명한 하늘같은 슈야의 눈이 있어서, 어디로 시선을 향해야할지 몰라 시선을 피한다.
「아, 아무래도 가을엔 못 입지. 추운걸. 이런 시기에 유카타같은거 입는건 슈야뿐이야.」
「그런가. 그럼 내년엔 둘이서 유카타를 입고 어딘가 여름축제를 구경가기로 하지. 여름이라면 문제없겠지?」
「으, 응. 그렇긴한데…… 에? 둘이서?」
「음. 그럼 약속이다.」
슈야는 그렇게 말하고 미소한뒤 나데시코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엮었다. 서늘한 슈야의 손가락의 감촉이 묘하게 존재감이 있어서.
「다른 자들에겐, 비밀로.」
슈야의 어깨너머로 아름답게 흐드러지는 불꽃을, 고개 숙인 나데시코는 볼 수가 없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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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쪽 SS엔 본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플레이한뒤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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