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Paradise/본편]
파라다이스 (5)
앗 스샷 잘못 찍었다!! 그래서 스샷이 없습니다.
이 속도로 하다간 한 10년뒤에 올 번역하겠다..
그날 밤.
[아즈마]
"후암…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피곤하다…."
침대에 뛰어 들어, 베개를 부둥켜 안고 뒹굴뒹굴 굴렀다.
주머니에 쑤셔넣어둔 스마트폰을 꺼내 메인 화면을 켜본다.
배터리가 단 게 없다.
전혀 안 썼으니 당연한가.
적당한 앱을 갖고 놀까 싶었지만, 관뒀다.
스마트 폰을 테이블 위에 던지고서 다시 뒹굴뒹굴.
[아즈마]
휴대전화가 없던 시대엔 뭘 하며 시간을 떼우나 싶었는데."
의외로 괜찮네. 응.
오히려 스마트폰이 없으니 시간의 흐름이 느긋해지는 기분마저 근다.
[아즈마]
"이게 슬로우 라이프인가…."
[아즈마]
"후아아아암………."
그렇게 중얼거리며 크게 하품을 하고서 꾸벅꾸벅 졸고 있자니,
뭔가 바깥이 소란스러움을 깨달았다.
[아즈마]
"응…?"
나른한 몸을 일으켜 창밖을 보았다.
[아즈마]
"저건… 그 4인조?"
4인조는 광장 중앙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꽃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밤하늘에 기묘한 그림을 그렸다.
한 사람이 폭죽 같은 것을 준비하는 것이 불빛에 비쳐 보였다.
꽤 즐거워 보이네….
[아즈마]
"저 녀석들은 캠핑을 즐기는 느낌이네."
오늘 만들어준 아침 겸 점심밥도 반합으로 직접 지었다고 했다.
각가가 각자의 방식대로 즐기고 있다.
문득 먼곳에 두고온 '일상'이 떠올랐다.
편의점 사무소. 고깃집 카운터. 맛없는 라면집 주렴.
거리의 소음. 나랑은 상관없는 사람들. 도시의 하늘.
아직 벗어난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리움까지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아즈마]
"돌아가고 싶지 않아…."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런 구속도 노동도 없고, 좋은 사람들만 있는 낙원 같은 이 섬.
여기에 줄곧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여기에 줄곧 있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여기라면 내 자리를…….
[아즈마]
"…관두자, 관둬. 생각하는 거 금지~. 피곤해."
[아즈마]
"후아아암…… 자자…."
불을 끄고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멀리서 들려오는 폭죽 소리.
누군가의 환성.
그것들이 딱 좋게 자장가가 되어주었다.
[아즈마]
"………"
나는 눈깜짝할 사이에 꿈 나라로.
어제오늘 잠에서 깨어난 나를 가장 먼저 맞아준 것은
시계 알람 소리가 아니라 상쾌한 새소리였다.
방금 가늘게 뜬 눈 사이로 아직 어두운 창 밖이 보였다.
며칠 뒤에 돌아가야한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또랑해져서 조금 일찍 일어나고 말았다.
생활감 느껴지지 않는 이불 냄새와 적당히 와닿는 서늘함이
침대를 벗어난 나를 감싸안고,
맨날로 내딛은 바닥의 차가움이 머릿속 깊숙히 끈질기게 엉켜있던 잠기를 녹여냈다.
몇발짝 걸어 창을 크게 열어 젖히자 들어온 바람에 확하니 부풀어 오른 커튼이 내 뺨을 스쳤다.
[아즈마]
"아~ 기분 좋아~"
아침이슬과 심록의 향기가 밤 동안 고여있던 공기를 단숨에 씻어주는 기분이 들었다.
통근과 총학으로 붐빌 시간이지만 ,차소리도 전차 소리도, 시끄러운 학생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쭈욱 이런 생활이 계속된다면 분명 좋겠지.
나도 지금보다 훨씬 더 제대로 된 인간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즈마]
"그러고 보니 오늘은 음식 재료가 도착하는 날이었지?"
확실히 그런 스케줄이었던 거 같다.
냉장고 안에는 아직 식재료가 꽤 남아있다.
말하지 않아도 야채가 많다.
[아즈마]
"고기를 좀 더 넣어주지 않으려나…?
그리고 요리하기 귀찮으니까 컵라면 같은 것도 좀….
너무 호사를 부릴 순 없겠지만…."
충분히 호사구만~하고 머릿속으로 딴죽을 넣은 뒤
적당히 아침밥을 먹은 뒤 밖으로 나왔다.
그런 나를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반겨준다.
무의식 중에 두 팔을 벌려 전신으로 햇살을 쐬면서
섬에 오고 나서 계속 좋은 날씨에 감사했다.
[아즈마]
"하~ 일이 없는 건 진짜 최고야."
일에 쫓기는 일 없는 이 시간… 완전 바캉스 느낌이다.
정말로 복권에 당첨되길 다행이다.
로그 하우스 입구 앞에서 행복을 곱씹고 있자니,
타카라가 앞을 스쳐 지나가길래 손을 흔들며 다가갔다.
[아즈마]
"좋은 아침, 타카라."
[타카라]
"아, 좋은 아침. 오늘도 날씨가 좋아 다행이야."
항상 기운찬 타카라의 웃는 얼굴이 왠지 흐리다.
[아즈마]
"그러고 보니 어제 하루 종일 안 보이던데 무슨 일이야?
너도 분명 탐험 가고 싶어할 줄 알았는데…."
[타카라]
"음… 왠지 좀… 피로가 밀려와서."
흐릿한 웃음을 띄우는 타카라의 눈 밑에는
확실히 희미하게나마 다크 서클이 생겨 있었다.
[아즈마]
"진짜야…? 모처럼의 여행인데… 불쌍도 하지…."
[타카라]
"그 반응… 왠지 우리 할머니 같아.
하지만 오늘은 정말 괜찮아. 건강 그 자체야!"
[아즈마]
"거짓말 하지마…. 눈밑도 시커멓고… 얼굴도 힘이 없는걸."
[타카라]
"어젯밤 제대로 잠을 못 자서 졸린 것뿐이야.
하지만 놀 마음 가득이거든. 졸음이야 즐겁게 놀면 금방 날아갈거고."
겨우 활짝 웃는 웃음이 튀어 나와서 안심했다.
역시 타카라는 이래야지.
[아즈마]
"너 진짜 명랑하다. 감탄할 정도로."
[타카라]
"어? 그래? 이게 보통 아냐?"
[아즈마]
"아니, 사랑받으며 자랐다고 해야하나…? 천진난만하고 그 뭐냐…."
[타카라]
"칭찬해봤자 아무것도 안 나와."
[타카라]
"뭐 그래도 부모님이랑은 사이가 좋으니까, 사랑받는다는 말은 맞지 않을까? 일단."
[아즈마]
"……… 부럽네."
극히 자연스럽게 말할 생각이었지만, 조금 음침한 어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증거로 타카라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타카라]
"아즈마는 안 그래?"
[아즈마]
"…… 아, 그 뭐냐…."
[아즈마]
"부모님…은… 오래전에 사고로 돌아가셨으니까…."
[타카라]
"아… 그랬구나…. 미, 미안…."
타카라는 솔직하게 사과했지만, 사과해야할 것은 내쪽이었다.
중요한 건 하나도 밝히지 않았으니까.
[타카라]
"그래서! 탐험은 어땠어? 뭐 재밌는 거 있었어?"
내 의도를 헤아린 건지 아닌지, 어두운 화제를 피하듯 타카라가 말을 바꿨다.
[아즈마]
"아~ 폐촌 같은 게 있었던 거 정도?"
[타카라]
"폐촌? 뭐야 그게~ 나도 가보고 싶어~"
[아즈마]
"나중에 데려다 줄게.
하지만 너무 무리하진 말고. 오늘은 일찍 자라."
[타카라]
"지금부터 밤 이야기라니 너무 앞서간 거 아냐…? 어?"
눈을 깜짝이는 것과 함께 타카라가 말을 삼켰다.
[아즈마]
"응?"
기이하게 생각해 따라간 시선 끝에는 혼고 씨가 있었다.
[혼고]
"………."
생각이라도 하는 건지, 복잡한 얼굴로 서 있지만, 접근하기 힘든 분위기가진 아니다.
타라카와 눈짓을 나눈 다음, 둘이서 다가갔다.
[아즈마]
"좋은 아침임다~ 잘 주무셨나요?"
[타카라]
"좋은 아침입니다~ 뭐하세요?"
[혼고]
"아… 두 분 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떠십니까? 여행은 즐기고 계십니까?"
[아즈마]
"물론이죠. 목하 기분 리플래쉬 중이라구요. 그보다 제 말좀 들어 보세요.
로그 하우스에서 가볍게 만들었던 요리가 진짜 너무 맛있지 뭔가요."
[아즈마]
"별다른 요리 기술도 없이 소금이랑 후추로 볶은 콩나물이랑 피망이 엄청 맛있지 뭐에요!"
[아즈마]
"이게 진짜 이상 사태거든요! 자연 속에서 먹는 콩나물과 피망은 맛있다는 이 새로운 발견!"
확실히 그 같은 소리를 마츠다도 했었지.
[혼고]
"그, 그러신가요…? 기쁜 듯 걱정인 듯…."
[타카라]
"저는 걱정밖에 안 드네요…."
[아즈마]
"무엇보다 이 해방감…! 최고에요! 무인, 바다, 하늘! 이 느 낌? 아하하핫!"
[타카라]
"저도 만끽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하루를 다 낭비했지만, 정말 오길 잘했어요."
[혼고]
"즐기고 계시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아즈마]
"어…….."
막연하지만 혼고 씨의 말투는 평소처럼 차분하지만, 어딘지 불안하게 느껴졌다.
뭔가가 신경쓰이는 듯, 마음이 여기 없는 기분이랄까.
[아즈마]
"무슨 일 있나요?"
[혼고]
"네? 아뇨. 아무 것도 없습니다만?"
[아즈마]
"그래요? 그럼 다행이지만."
[혼고]
"아… 죄송합니다. 그럼 전 실례하겠습니다."
그말을 남기고, 혼고씨는 종종히 어디론가 가버렸다.
[타카라]
"왠지 상태가 좀 이상했지?"
[아즈마]
"네 생각도 그래…?
뭐 여행 안내원이니까 여러모로 바쁜 거겠지."
[타카라]
"아… 그럴지도. 신경 쓸 필욘 없으려나.
그래서? 아즈마는 지금부터 어쩔 거야?"
[아즈마]
"아차 그랬지. 어떻게 하지.
아직 정한 게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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