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긴다는 관점으로 생각하자면,
방에서 느긋하게 지내는 것도 꽤나 괜찮을지도.
로그 하우스에서 자본 적도 없으니까.
아침부터 돌아다녀서 피로하기도 하고,
휴식겸 방을 마음 껏 만끽하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아즈마]
"좋아. 그러기로 했으면 방으로 돌아갈까."

그렇게 로그 하우스로 돌아간 나는
침대에서 뒹굴거리거나, 의자에 앉아 오늘 저녁을 생각해보거나 했지만….
[아즈마]
"심심해…."
당연한 결과였다.
확실히 피로는 조금 가셨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것뿐.
애초에 로그 하우스엔 오락 시설이 전혀 없다.
현대인인 내겐 너무 지루했다.
[아즈마]
"역시 어디 가볼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니….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누군가 싶으면서고 일어서, 문가로 다가갔다.
[아즈마]
"누구세요~"
[아즈마]
"어… 혼고 씨? 무슨 일이세요?"

[혼고]
"아아~ 아즈마 씨는 방에 계셨군요.
다행입니다."
[혼고]
"아니, 별 건 아니지만
저희 친가에서 만드는 과자를 갖고 와서
얼마 안 되지만 나눠드릴 생각으로요."
[아즈마]
"네? 진짜요?"
[혼고]
"네. 입에 맞으시면 좋겠습니다만…."
혼고 씨가 내민 핑크색 꾸러미에는
귀여운 케이크가 프린트와
"혼고 제과점"이란 글자가 적혀 있었다.
무심코 혼고 씨의 수염 난 얼굴과 꾸러미를 번갈아 보고 말았다.
안 어울린다라는 말, 입이 찍어져도 할 수 없다.
왜냐면 혼고 씨랑 핑크색 포장지에 인과 관계가 없단 말이야!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지!
혼고 씨는 외모는 중후하지만 예민해 보이고 말이야!
[아즈마]
"고맙습니다.
혼고 씨의 친가는 제과점인가보네요."
[혼고]
"네. 이거 고맙게도 의외로 평가가 좋답니다.
동생이 가게를 잇고 나선 특히나."
[아즈마]
"혼고 씨는 안 이으시고요?"
[혼고]
"네. 하핫, 과자 만들기엔 흥미가 없어서
파티시에 공부는 전혀 안 했습니다."
[혼고]
"젊었을 땐 여행만 다녔지요.
정말로… 불효자였습니다."
과연.
뭐 여행 안내인을 직업 삼을 정도니까,
여행을 좋아하겠지.
[혼고]
"그럼 저는 이만."
[아즈마]
"네. 고마워요, 혼고 씨."
꾸러미를 받아들자, 혼고 씨는 온화하게 꾸벅 인사한 다음 떠나갔다.
과자를 든 채, 나도 방을 나섰다.
이걸 간식 삼아 근처를 산책해보자.
그렇게 숲속을 돌아다니며,
모래사장을 걸어 다니거나,
눈두렁을 돌아다니는 둥, 하루를 보낸다.
한 번도 남을 만나지 못해 쓸쓸한 기분도 들었지만,
그만큼 마음 편하기도 했다.
중간에 과자를 먹었다.
갯수도 애초에 얼마 되지 않았기에, 눈깜짝할 사이에 다 먹어버렸다.
아련하게 달고 시면서도 굉장히 맛있었던 딸기잼 쿠기가
돌아 다닌다고 피로해졌던 몸과 마음을 치료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