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환영회라는 건 일단 내가 주역이니까 그러한 주역이 준비다 됐냐고 물어보러 가는 것도 조금 이상한 느낌이고.
"얌전히 기다리는 게 좋을까…."
분명 조금 있으면 누가 부르러 오겠지.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정리를 재개한다. 나는 이 아파트에 언제까지 살게 되는 걸까.
오니에게 습격당하지 않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나도 슈텐 군처럼 오니를 퇴치할 수 있게 되는 게 제일 좋은데.)
장롱에 옷을 넣고 있는 동안, 인터폰이 울렸다. 나가자 슈텐 군이 서있었다.
"환영회 준비가 다 되었으니까 따라와 줘." "이것저것 대접 받아서 미안." "그 말은 환영회 하면서 말해줘. 분명 모두 기뻐할 거야." "응."
슈텐 씨를 따라 가니, 그곳은 1층 한 가운데 방이었다.
32. 환영회 (2)
현관에는 몇 여개의 신발이 있어서, 이미 다른 주민들이 모여있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는 누구 방이야?"
벗은 신반을 정돈하면서 묻자니, 슈텐 군은 문을 열먼서 돌아본다. "우리는 집회방이라고 불러. 주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방으로, 특정 누군가가 사는 장소는 아니야. 여기 생활이라면 나중에 세이메이가 설명해줄거야.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다들 기다리고 있어." "으, 응."
그 말에 안으로 들어가자, 코타츠 위엔 많은 요리와 마실 것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그를 둘라싸 앉은 세 사람의 꽃미남.
슈텐 군을 넣으면 4명이겠지만.
"쿠사카는 윗자리." "아야…."
슈텐 군은 그렇게 말하고서 이미 거기 앉아 있던 사람을 걷어찼다. 검은 머리카락의 꽃미남은 불만스러운 듯 슈텐 군을 올려다보면서 기울어지듯이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너 설마 벌써 마시고 있는 거야?" "차려진 밥상은 챙겨 먹는 주의라서." "바보냐…." "시끄러워. 신입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애송이 주제에 자기가 사장인 줄 아는 거 아냐? 늦다구." "내가 늦게 부르러 간 거야. 쿠사카한테는 잘못 없어." "자, 거기까지. 그만두자. 모처럼의 환영회라고? 험악하게 굴지 말기. 쿠라마도 슈텐 군도." "후후훗. 자아, 료 군. 거기 앉으렴."
33. 환영회 (3)
부엌에서 뎁힌 술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은 아베 씨가 술잔을 각자 나눠주면서 상석을 가리켰다.
"실례하겠습니다…."
움찔움찔 자리에 앉아 새삼 모두를 둘러보며 나는 좀 더 움츠려드렸다.
눈부시다……. 다들 너무 잘생겨서, 불편하다.
"그럼 자기소개는 제쳐두고~. 일단 건배할까~! 자아, 다들 잔을 손에 들고…. 료 군은 이거."
오렌지 쥬스가 들어간 컵을 받아 들고서 모두와 마찬가지로 잔을 든다.
"쿠사카 군의 이사를 축하하며… 건배!!" "고, 고맙습니다." "자, 료 군. 음식 담아 줄게. 싫어하는 거 없어? 피딴 먹을 수 있어?" "뭐든 먹을 수 있어요."
"자아, 자기 소개해 볼까." "아, 네! 인사가 늦었습니다, 쿠사카 료입니다!" "하하하, 넌 괜찮아." "예의 바른 아이구나." "너에 대한 건 세이메이한테서 대략 들었어. 그지, 쿠라마?" "그래. 이름도, 여기 온 이유도 들었어. 슈텐이랑 같은 대학이라며?" "나는 쿠라마라고 해. 그리고 저쪽은 쿠라마, 잘 부탁해." "잘 부탁합니다…."
아무래도 어느샌가 아베 씨가 설명해 준 모양이다.
34. 환영회 (4)
"세이메이, 이 아파트에 대해 가르쳐 줘. 좀 전에 네가 설명해 줄 거라고 말해버렸어." "어라, 그거 성급했네." "설마 설명할 맘 없었어…?" "싫어라~ 그럴 리가 없잖아? 생활하는 동안 익숙해질 거라 생각했던 것뿐." "……."
"자아, 슈텐 군의 눈초리가 아프니까, 조금 설명해 볼까." "아, 네…."
아베 씨의 설명에 의하면 2층에 쿠라마 씨, 타마모 씨, 슈텐 군이 살고 있다고 한다. 지금 다들 모인 방은 <집회방>이라고 불리며, 출입 자유. 아파트 이름은 <요괴장>이지만, 주위 평판이 안 좋으니까 간편은 남몰래 세워뒀다는 것.
"주변 환경은 실제로 걸어 보는 게 좋을 거야.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가게들은 있어. 달리 질문할 건 있어?" "아뇨, 없습니다. 모르는 일이 있으면 또 여쭙겠습니다."
아베 씨는 내 대답에 만족스러운 듯 웃고서, 타마모 씨와 다시 대화를 나누었다.
제각기 요리나 술을 즐기는 도중, 나는 주민들이 어떠한 사람들인지 신경 쓰여서 쥬스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주위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35. 환영회 (5)
"어이, 타마모. 술 다 떨어졌어." "하아? 스스로 따라 마시지?" "그럼 세이메이라도 좋으니까 따라줘." "하아? 직접 하시지?" "너희들……"
(쿠라마 씨는 거칠어 보이지만 재밌을 것 같은 사람이네. 타마모 씨는 배려심 있고 자상할 것 같아. 슈텐 군은……)
창가에 앉아 있는 슈텐 군을 보고 말을 잃었다. 그의 발치에는 술병이 10개 이상 구르고 있었다.
"아니, 잠깐만.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냐!?" "응?" "아, 료 군은 슈텐 군이랑 마시는 게 처음이야? 슈텐 군은 말이지 엄청 술이 세. 그러니까 괜찮아." "하지만 저 양은 아무래도……." "평소 보다 아직 적은 편이라고."
"간이 걱정 돼…." "문제 없어. 간이라면 튼튼하니까."
의사가 그렇게 말했어?하고 무심코 딴죽을 넣을 뻔 했지만 남의 기호에 참견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관뒀다.
(술이 센 유전자라던가 있다면 딱히 상관은 없지만….)
1. 마음대로 하는 게 좋다 2. 내버려 두자. 3. 그래도 걱정이다.
(너무 마셔서 몸 상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저렇게 마시는 걸 보면… 역시 걱정 돼.)
슈텐 군의 발치에 있는 병은 몇 분마다 늘어났다. 그걸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던 나는 주위 사람들이 고주망태가 되어버린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