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마 웹브라우저 서비스로 게임을 재개해서.
아 근데 쿠라마 껄 스샷빼고 시나리오 이름을 다 날렸당.
머리맡의 폰을 보니, 아직 이른 아침이다.
오늘은 대학 휴일인데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건 학생의 버릇인 걸까.
"아…, 목 말라.
뭐 마실만한 게 냉장고에 있었나?"
오렌지 쥬스를 마시며 TV를 켜자
어린이 대상 과학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다.
「이 지구 상에는 여러가지 생물이 존재하고 있지만
알려진 것만으로도 그 종류는 전부 175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을 포함하면 3000만이나 돼!!」
「…….」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전부 다 눈에 보이는 것뿐만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천천히 뒤돌아 보았다.
일어났을 때부터 느꼈던 기척은, 커튼 틈새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눈을 꽉 감고서….
그 기척이 사라지는 것을 그저 기다렸다.
몇 분 뒤….
「아마 이젠… 괜찮겠지. 응.」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다음, 다시 한 번 창밖을 확인한다.
척 보기에… 그 묘한 [기척]은 없다.
이럴 때 나가고 싶진 않지만, 오늘은 집세를 입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잠깐 외출하는 것 정도에, 기합을 넣어야만 하는 것이 좀 슬프지만…
뜻을 굳히고 현관 문을 열었다.
걷고 있으면 아무래도 전신주 그늘이나, 화단 안이라던가
그런 곳에만 신경이 간다.
보지 않으려 하지만, 어떻게서든 눈에 들어오고 만다.
(대체 뭐냐고! 망할…!!)
나는 아마, 일반적으로 말해 영감이 강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에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철들 무렵부터 봐왔다.
하지만…….
최근 보이는 양이 늘었다.
게다가……….
「앗……!!」
뭔가에 발목을 잡며, 화려하게 넘어졌다.
「아파……. 대체 뭐…….」
뒤돌아 본 나는, 얼어 붙었다.
건물 뒤에서 절반만이 기어 나와 있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뭔가"가
내 발목을 꽉 움켜 잡고 있었다.
그래. 이런 식으로 습격당하는 일이 늘었다.
(젠장할. 또냐…!)
당연하지만 보통 사람에겐 [이것]이 보이지 않는다.
남들이 보면 지금의 나는, 넘어져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조금 맛이 가 보이는 사람.
그러니까 되도록이면 스마트하게, 이 국면을 돌파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게 꽤나 어렵다.
18년이나 해왔지만 전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놔. 놓으라고! 에잇!! 야…!!)
괴물이 겁을 먹은 그 순간을 노려, 미끄러지듯 뛰쳐 나간다.
간신히 볼일도 끝마쳤고,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 이후로 1주일 동안,
거의 매일 괴물들에게 쫓겨 다녔다.
지금까지 이런 일 빈번하게 일어난 적이 없는데.
이래서야 일상 생활을 보내는 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오늘도 겨우 겨우 무사히 돌아올 수가 있었다.
순간 피로가 왈칵 밀려 들어서, 침대에 엎어진다.
"대학에 가는 것도 어렵게 됐어…."
그녀석들은 아직 건물 안까지는 들어오지 않지만
만약 수업 중에 습격이라도 당하면…하고 생각하자
오싹했다.
그때, 테이블 위에 놔둔 폰이 울었다.
상대는… 할머니였다.
「잘 지내니?」
"할머니! 오래간만이네! 잘 지냈어?"
「그럼. 덕분에 잘 지낸단다. 그래서. 그쪽은 좀 어떠니?」
"아, 응…. 뭐, 어찌저찌.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이야?
오래 통화하는 거라면 대환영인데!"
「왠지 모르게 직감 같은 게 느껴져서 말이야.」
"에?"
「너, 최근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니? 예의 그것 때문에 곤란한 거 아니고?」
(웃. 어떻게 아시는 거지…?)
옛날부터 이런 일에 관해서는 전부 할머니에게 상담했다.
할머니도 나와 같은 체질로, 묘한 것에게 쫓기고 그랬다는 모양이다.
할머니의 무언의 압력에 진 나는 순순히 갑자기
오니한테 습격 당하는 빈도가 늘어난 것을 설명했다.
"좋아.
할머니는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듣더니, 으음하고 신음한다.
「너도 18세가 되었으니까, 슬슬 올 거라고 생각은 했어.
덧붙여 그 괴물을 나는 오니(鬼)라고 부르고 있고.」
"오니?"
「적당히 붙인 이름이야.」
"오니라……. 그보다 슬슬 올 거라고 생각했다니, 무슨 뜻이야?"
「나도 그랬거든.
어느 정도 나이가 되니 뚝 멈췄지만.」
"…………."
「하지만 귀여운 손자 보고 이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할 순 없지.」
"할머니는 젊을 때 어떻게…?"
「잠깐 기다려 봐.」
휴대폰 너머로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들린다.
「됐다. 지금부터 내가 말해주는 주소를 적은 다음, 바로 거기로 가 봐.
할머니가 옛날에 오니 때문에 상담을 했던 사람이야.
이 사람이 없었으면 평범한 생활을 보낼 수 없었겠지.」
"그렇구나. 알겠어…. 가볼게. 실례되지 않도록 할게. 고마워."
전화를 끊고 당장 내일 외출을 결심했다.
"학교 마친 다음에 들려보자."
다음 날.
오전 수업을 마치고, 친구와 함께 교내를 걷고 있자니…
인파를 발견했다.
몰려 있는 것은 여자애들 뿐인 것 같은데….
"? 뭐야, 저건?"
"아, 방해 되네. 피하자."
"응…."
친구와 나란히 인파를 피해 스쳐지나가기로 했지만,
새된 목소리가 싫어도 귀에 들어왔다.
"저기. 오늘 무슨 볼일 있어?"
"항상 볼일이 있다면서 돌아가버리잖아."
"가끔은 다 같이 놀자. 분명 즐거울 거야."
"칫."
"잠깐만……, 하지마. 들린다구."
"뭐, 어때. 들려주는 거라고."
그런 친구의 비아냥도 덧없게, 그녀들은 누구 하나 돌아보지 않았다.
대체 누구한테 그렇게 푹 빠진 건가 흥미가 솟아서
무리 중심을 향해 시선을 던지자, 남학생이 한 명 보였다.
"우와, 엄청 잘생겼어…."
"저 녀석, 우리 학교의 유명인이야."
"어? 그래?"
"몰라? 슈… 뭐시기 하는 이상한 이름인데.
몇 학년인진 모르겠지만, 우리보다 상급생일 거야."
"헤에. 좋겠다…. 가끔은 나도 저렇게 여자아이들한테 둘러싸여 보고 싶어."
"우리랑은 다른 거라고, 여기가."
여기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는 친구의 모습에
나는 추욱 어깨를 떨구었다.
"그렇겠지…. 알아."
"평범한 얼굴로는 저렇게까진 무리야."
동경을 담아, 그 상급생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확실히 인형처럼 예쁜 얼굴인 걸.
하지만 왤까……. 무표정…?
저렇게 부러운 상황인데 즐거워 보이지가 않아…)
말을 걸어도 대꾸조차 안해주는 것 같고,
맞장구조차 없다.
그저 말없이 먼 눈으로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기분 탓인가…?
1. 그한테도 여러 사정이 있겠지….
2. 아깝게….
3. 여자들한테 실례 아닌가…?
분명 우리는 모를 고민이 있는 거다.
그의 심정을 상상하며 나는 멋대로 그를 동정했다.
"그만 가자. 다음 강의 시작할라."
"아, 응."
쭉 보고 있어 봤자 소용없지.
친구의 말에 나는 다급히 그 자리를 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