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내 큰소리를 들은 아베노 씨가, 방으로 들어왔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타마모 씨를 보고, 바로 간호를 시작한다.
「타마모 군!?
료 군…. 무슨 일 있었어…?」
「모, 모르겠습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타마모 씨가 괴로워하기 시작하더니
머리를 싸매고 신음하신 다음… 그대로 의식을…….」
내가 거기까지 이야기하자, 아베노 씨가 고개를 든다.
그리고는 서서히 일어나, 방 안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아베노 씨…?」
「조금 신경 쓰이는 게 있어. 미안한데, 방 안을 조사하도록 할게.
네, 넵. 물론이요!」
「료 군한테는 미안하지만, 쿠라마 군과 슈텐 군을… 데리고 와 줄래?
방 안에는 들여 보내지 말고… 밖에서 기다리도록 하고.」
「네, 넵!」
나는 쿠라마 씨와 슈텐 씨를 부르러 집회실로 돌아간다.
「죄송합니다. 잠깐 와주시겠습니까?」
「뭐야, 소란스러운 걸. 무슨 일 있었어?」
「타마모 씨가 쓰러지셔서……!
아베노 씨가 두 사람을 불러와 달라고….」
「알겠어…. 바로 갈게.
쿠라마, 가자.」
「네이네이.」
쿠라마 씨와 슈텐 씨는 방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나 혼자 방으로 들어간다.
아베노 씨가 방 한가운데서, 복잡한 표정을 하고 서있었다.
손에 뭔가 종이 같은 것을 들고 있는 것 같았다.
「아베노 씨…, 두 사람을 데려 왔습니다.」
「고마워. 타마모 군을 방으로 옮겨야 하니까….」
「아, 그렇죠…. 죄송합니다. 제대로 못 챙겨서.」
「아냐.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보다…….」
아베노 씨가 험악한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이건 어떻게 된 거야?」
아베노 씨가 내게 내민 것은… 한 장의 부적이었다.
본 적도 없는 문자가 적혀 있고, 꽤나 새것처럼 보인다.
「바로 태워야 하는 거지만,
료 군의 확인을 받고 싶어서 갖고 있었어.」
「어디에… 있었던 겁니까?」
「료 군의 침대 뒤편에 붙여져 있었어.」
그렇게 말하며 아베노 씨는 베란다로 부적을 갖고 가더니
불을 붙여 태웠다.
내 침대 뒤에……?
이사 왔을 때, 그런 게 없었던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는 건 이사온 다음 나중에 붙여진 것으로…….
「그래서…… 짚이는 건 있어?」
「죄송합니다. 모르겠습니다….」
「그런가. 아무리 그래도 료 군이 붙였을 리는 없고.」
아베노 씨의 이 험악한 표정으로 보아
이 부적 때문에 타마모 씨가 쓰러진 게 틀림없다.
부적은 불태워 버렸으니까
방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쿠라마 씨와 슈텐 씨에게 말을 걸어
타마모 씨를 방까지 옮겨 달라고 부탁했다.
(아베노 씨에게는 짚이는 건… 없다고 말했지만….
다시 한 번 제대로 생각해 보는 게 좋겠어.
혹시 누군가가 붙였다고 한다면 그건…….
오늘이었던 게, 아닐까?)
「저기, 타마모 씨는 역시 이 부적 때문에?」
「그래. 맞아…….」
의혹이 가슴 속에서 부풀어져 간다.
요괴장의 주민을 제외하고, 내 방에 들어온 적이 있는 사람은
타카노 밖에 없다.
타카노는 나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게 타마모 씨를 베재하고 싶다는 의미었던 건가?
뭐가 뭔지 모르겠다…….
「료 군,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어쩌면 전의 도둑이 들은 그 때 붙힌 걸지도 몰라.」
「네…….」
확실히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방에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은 없었다.
타카노를 의심하고 싶진 않지만…….
왜인지 가슴이 답답하다.
「이 방은 지금부터 내가 정화해 둘 테니까.
타마모 군을 간병해 줄래?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줘.」
「네, 넵…!」
타마모 씨는 하아하아, 거친 숨을 내쉬고 있다.
눈을 뜰 기미는 없다…….
「……. 내가 이 사태를 일으킨 거야….」
타마모 씨의 이마에 땀이 맺혀 있다.
고열이 나는 걸까. 굉장히 괴로워 보였다.
타마모 씨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은… 내 탓이다.
쭈그려 앉아, 무릎 사이로 고개를 파묻는다.
가슴이 답답하고, 죄악감에 터져버릴 것만 같다.
(타카노를 멋대로 방에 불러 들인 것.
어쩌면 내가 타마모 씨의 적일지도 모른다는 것.
타마모 씨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
전부 내 잘못이야…….)
소중한 사람을 상처 입히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닌데.
폐를 끼치고 싶어서, 행동하는 게 아닌데.
왜인지 어긋난 결과만을 초래한다.
(소중한 사람이라…….)
타마모 씨의 붙임성 있는 웃음이, 뇌리를 스친다.
(그렇지. 내게 있어 타마모 씨는 굉장히 소중한 사람이야.
왠지 새삼 깨닫게 된 느낌….
이 사람의 존재가 내 안에서 이렇게나 커져 있다니….)
그렇다면
내가 이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1. 모든 것에 결판을 내는 것 (호감도 +0)
2. 간병하는 것
3.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초래한 이 결과에 결판을 내는 것.
타마모 씨에게도 이 이상 폐를 끼치지 않도록.
이 이상 타마모 씨가, 위험에 처해지지 않도록.
모든 나쁜 일들이, 끝나도록.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든다.
「좋아…….」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타카노의 메일 주소를 열었다.
나는 바로 타카노에게 메일을 보낸다.
『할 이야기가 있어. 지금부터 만나지 않을래?』
연락 방법은 이것 뿐이고, 타카노의 집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싫다고 하면 그거 뿐이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 녀석과 이야기하는 것이 선결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타카노가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내 안에서는 한 없이, 타카노가 범인에 가까워.
타카노가 한 짓이라면… 이유를 알고 싶어.
날 위해서? 타마모 씨가 싫어서?
선의? 악의? 알고 싶어….)
바로 타카노한테서 메일이 온다.
『알겠어. 산 기슭의 신사에서 기다릴게』
짧은 답신이었다.
모든 것을 납득하고 있는 것처럼….
그것은 즉, 왜 이런 시간에? 라는 의문이 솟지 않았다는 뜻.
메일로는 할 수 없는 얘기인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
나는 일어나, 타마모 씨의 방을 나선다….
산기슭의 신사로 향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말릴 게 눈에 선하고.
이대로 가자.」
나가는 와중 내 방을 들여다보자,
아베노 씨는 이미 없어진 뒤였다.
나는 타마모 씨가 만들어준 털뭉치를…(이미 요력은 사라진 것 같지만)
품 안에 넣고, 슬며시 요괴장을 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