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럴 월드 인 더 드림/Cool-b 2014년 3월호 수록 SS] In the world only with you (미카게)
* 동인 게임 멜랑꼴릭 드림 타워의 속편에 해당합니다.
전편의 네타바레를 포함有
“이 세계에서 오직 너와 단 둘이”
적당하게 고른 책의 한 구절에 적혀 있던 그 말을, 미카게는 작업처럼 읽어 내렸다.
특별한 감정을 품은 인간과 단 둘 뿐인 세계. 작중의 인물이 그 로망틱한 말에 취하려 해도, 평소에도 그것이 지극히 당연한 미카게에게 있어 그 말은 아무런 가치조차 없었다.
미카게의 세계 속에는, 그 말고 살아 있는 인간은 단 한 사람 뿐이다. 그리고 도서실에서 그 인물을 기다리는 것이 그의 일과였다.
미카게 보다 한 학년 아래인 평범한 소년. 시노자키 이치야. 그의 세계 속에 유일하게 살아 있는 인물.
미카게가 바로 작자 후기 페이지를 넘겼던 그 때, 그 이치야가 문 여는 소리와 함께 도서실에 들어섰다. 그리고, 책장도 사서 앉아 있는 접수처도 아닌, 미카게의 곁으로 일직선으로 다가온다.
「시간도 늦었고. 오늘은 벌써 돌아간 줄 알았어.」
그렇게 말하며 미카게의 건너편 자리에 앉는다.
「이제 곧 다 읽으려던 참이었어. 게다가,」
「주인공이 마침, 그 녀석은 반드시 올 거라고 말하던 참이었고.」
미소를 띠우며 그렇게 말을 잇는다.
「책의 등장인물에게 희망을 맡겨도 곤란한데.」
「징크스는 믿는 주의라서」
「그러십니까.」
농담기 어린 미카게의 말에, 이치야도 적당히 맞장구쳤다. 그런 이치야를 보면서, 미카게는「그건 그렇고」하며 기막힘 어린 감정을 품고 있었다.
본디 이치야는 미카게를 경계해야할 입장이었을 텐데. 「몇 몇이 미카게를 조심하라고 말했다」라고 전에 말했던 적이 있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자신이 이치야를 일방적으로 뒤쫓고 있었던 사실도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그런데 이치야는 경계는커녕, 갑작스럽게 온 기묘한 메일의 실마리를 찾아 스스로 접근해 왔다.
이치야는 결코 생각 없이 행동하는 인간이 아니다. 그것을 알고 있는 미카게는 이치야를 단순하게 우직한 거라고 여기면서도, 그 행동 심리를 살피는 것을 일종의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치야가 유일하기에.
「방금 읽고 있던 책. 재미 없어? 그렇게 보이던데.」
「아아. 결말까지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보였던 거 아냐?」
「그래……?」
「읽는 것이 2번 째야.」
「그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한 이치야가 말을 흐린다.
이치야는 반신반의한 모양새였으나, 미카게는 얼마 전 패러럴 월드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이대로 읽는 걸 관두고, 결말을 모르는 걸로 만들 수 있다면 좋았을지도 모르겠군.」
짐짓 함축적으로 말한다.
이치야는 이어진 미카게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망설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두 사람의 진짜 진실도……, 이 세계의 정체도, 지금의 이치야는 모른다.
이치야가 전에 받은 메일에 적혀 있는 대로, 이것은 사소한 선물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장소에서는 좋은 선배로 있어 주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은, 메일의 발신인 「Unknown」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미카게는 언젠가 눈 앞의 소년이 「도달했을 때」를 위해 고한다.
「몇 번이고 말해 줄게. 우리들의 운명은 변하지 않을 거고, 있는 것은 같은 결과. 혹은 눈속임만을 늘어놓은 해피엔딩일 뿐이야.」
그리고 일방적이면서도, 재빠르게「오늘은 이만 늦어서」하고 일어섰다.
딱히 도서실 자체에는 볼일이 없는 이치야도, 뒤따르듯 일어선다.
「그런 걸 뒤덮을 권리를……, 나는 받은 거 아니었어? 안 그러면 아무런 의미가 없잖아.」
「시노자키는 네 뜻대로 움직이면 돼. 나는 그걸 따를 뿐이야.」
설령 지금 보고 있는 세계가 무엇이든 간에, 미카게의 세계는 변하지 않는다.
그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자신과 이치야 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속이 빈 인형들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이런 불안정한 세계를, 질릴 때까지 즐기면 된다.
그러니까 그는 내일도 이렇게, 도서실에서 소년의 방문을 기다린다.
단 둘 뿐인 세계에서, 유일한 존재를, 확인하기 위하여.
안녕하세요. 긴토(銀灯)라고 합니다. 본작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등장인물 중 하나인 미카게의 시점으로 게임 본편의 세계를 보는 형태로 SS를 적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즐거우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