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그날은 약간 기분이 이상한 날이였습니다.
뭔가 나쁜 일이 생길것같은, 그런 예감이 드는 날이였습니다.
저는 태공망 사숙에게 전언을 부탁받아서, 그 팬더…… 적정자를 찾고 있었습니다만…….
적정자의 방을 향했을때, 뭔가의 술법이 폭발하는 소리가 들려온 겁니다.
처음엔 옥정사백의 불운인가 싶어서 방을 봤더니 왜인지 팬더만 상처하나 없이 깨끗한 모양새로『하핫, 실패해버렸네』하고 웃고 있어서….
뒷정리를 돕기 위해, 흩어진 파편을 줍자 잔돈 같은 것까지 발견했는데,
불길한 예감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어느샌가 사건의 당사자는 방에서 나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욱씬욱씬…)
그래도 태공망 사숙으로부터 부탁받은 용건을 전하기 위해 어떻게든 뒤쫓아간건 잘했지만,
그 팬더, 서기의 성벽에 낙서를 시작하더니…….
심지어 범인은 [황천화] 같은 글을 써대잖습니까, 그 사람…….
그걸 본 병사들한테 엄청나게 혼나는 형국이…….
(욱씬욱씬)
간신히 자리를 수습해, 다시 한번 그 팬더를 뒤쫓았습니다만,
이번엔 희발씨의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만,
그 직후 바로 희발씨가 방으로 돌아와서, 잠시 지나자 비명이 들려오더니…….
이어 저도 방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만,
그 팬더 방안의 거울을 다른 거울로 교환해둔 모양입니다만,
그 거울에서 먹물이 흘러나온다던가, 진짜 이게 뭡니까……. 어디의 괴담입니까.
(욱씬욱씬)
그날 희발씨 적당하게 방치한뒤, 팬더를 뒤쫓았습니다만…….
이번엔 하필이면 옥정사백의 방 문에 기름을 바르는…,
음험하기 짝이 없는 행위를 시작하는 지라, 기름을 처리하고, 닦고…,
그 뒤에 옥정 사백에게 조심하라고 고한 다음 다시 또 팬더를 뒤쫓았습니다.
(욱씬욱씬)
그래서, 그 사람이 어디에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필이면 태공망 사숙한테 가 있었던 겁니다.
(욱씬욱씬욱씬……)
심지어 말이죠, 『전언같은거 몰라~ 금고같은것도 난 몰라~』하는 말을 꺼내니까…,
태공망 사숙의 기분이 나빠져서.
심지어 그 기분나쁜 태공망 사숙에게
키가 커진다고 하는 수상쩍은 약을 건냈던 겁니다…….
말도 안돼.
뭡니까, 이거.
심지어 그 뿐만이 아니라, 요 몇시간 동안 일어난 무수한 장난에 대해서도,
태공망 사숙한테『네가 붙어 있었으면서 대체 뭘 한거냐?』하는 소릴 들었습니다.
맨 처음 그 팬더가 일으켰던 방안의 소음은,
아무래도 태공망 사숙의 금고가 파열하는 소리였던듯…….
아니, 애당초 왜 금고가 파열하는 건데…. 의미를 모르겠습니다만.
심지어 그를 뒷처리하는걸 방치하지 않았던 것을 왜.인.지. 제가 혼났습니다.
종극에는, 저를 본 태공망 사숙이,
『천화, 네가 저 팬더의 일을 대신해 주겠지……?』하고,
웃는 얼굴로 나직히 말씀하셨습니다.
그걸로 위가 욱씬거리기 시작했을 무렵, 당신이 지나가다가,
위장약을 주신 겁니다.
하아…, 어째서 전 이렇게 손해만 보는걸까요.
피곤합니다.
오늘은 이걸로 쉬겠습니다.
당신도 최근엔 밤낮 기온의 변화가 심하니 조심하세요.
이거, 당신을 즐겁게 해주는게 취지였더랬죠,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 담당은, 분명 희말씨였죠.
분명 희발씨는, 좀 더 발랄한 이야기를 해주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추신 : ……사전에 미리 밝혔듯이, 불평은 받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그 부분은 잘 부탁드립니다.
하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위가 다시 욱씬 거립니다.
엣, 위장약이요? 고……, 고맙습니다.
당신은 역시 다정하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