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향/L.G.S 신설 봉신연의
[L.G.S 신설 봉신연의/SS] 근화일일(槿花一日)의 꿈
* 네. 게임을 샀기 때문에~ 발매기념 SS를 번역해봤습니다~.
초저녁 어둠 속에서 빛나는 반딧불이를 보면, 마음이 따스해진다.
그것은 곤륜산에서든 인간계에서든 변함이 없다.
「옛날에는 조가(朝歌)[각주:2]에도 반딧불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 날, 그 말을 꺼낸 것은 천화(天化)였다. 서기(西岐)[각주:3]에서는 슬슬 반딧불을 볼 수 있는 계절이라고, 그런 얘기를 하고 있을 때의 일이였다.
「그래?」
「아직 죽음의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라고 하네요. 깨끗한 강이 흐르고, 그 주위로 반딧불이 잔뜩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좀…」
「그러네」
비가 내리면 곤충은 날 수 없다.
죽음의 비가 내리는 조가에, 반딧불이 나타날리 없다.
「얼른………, 조가가 원래의 아름다움을 되찾으면 좋겠다」
「그렇네요. 그를 위해서라도, 저희가 힘내야겠죠」
「응」
양전도 조금이나마, 조가 부근을 유랑했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엔 인간계의 지리같은건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분명 틀림 없을 것이다.
그래, 지리를 생각할 여유 따윈 전혀 없었다.
(아니……, 관두자)
천화가 눈치채지 못하게, 양전은 고개를 저었다. 당시의 일은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다.
지금, 양전은 이 땅에서 필사적으로 살아가려하는 사람들을 사랑스럽게 여긴다. 가능한한 그들을 돕고 싶다.
ㅡ 그러니까, 떠올리고싶지 않은 과거를 들출 필욘 없다.
「반딧불이라…. 양전, 천화. 알고 있나?」
「?」
거기에 끼어들어온것은, 익숙한 목소리였다.
「태공망 사숙?」
돌아보자, 거기엔 팔짱을 낀 태공망이, 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왜그러시는지요, 사숙.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양전의 옆에 서있던 태공망을 향하는 천화의 표정은, 다소 불안해보였다. 서기의 군사이기도한 태공망이 진지한 얼굴로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자, 여러모로 불길한 상상을 해버린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 태공망의 표정은 양전조차 다소 불안해질정도로, 진지했다.
「기형종이라고 불리는,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반딧불이 있지」
「기형종…요?」
「그래」
대체, 그 반딧불이 어떻다는 걸까. 설마싶지만, 그 기형종인 반딧불은 역병의 전조라거나? 아니, 아무래도 설마겠지.
순간 거기까지 생각했던 양정은 그 생각을 털어냈다. 지나친 생각은 좋지 않다. 사부인 옥정진인(玉鼎真人)도 몇번이나 하신 말씀이다.
「그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반딧불이, 뭡니까?」
자신을 타이르며, 양전은 그 뒷말을 재촉했다.
ㅡ 왠지, 태공망의 눈이 번득였다.
「잘 물어 줬다. 그건 환상의 반딧불이라고 불리고 있어서 말이야. 별난걸 좋아하는 부자들한테 비싸게 팔려. 더욱이, 그 기형종을 연구하고 있는 기관이 많은 상금을 걸고 있어. 갖고 가면, 일확천금도 꿈이 아니다. 후후후…」
「…………」
아무래도 양전의 염려는 완전히 쓸데 없었던 고생이였던 모양이다.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저, 저기 말이죠」
「어라~, 모두 모여서 무슨 일이야?」
「무슨 일 있었나…?」
양전의 옆에선 천화도 기가 막혀 하고 있다. 이야기소리를 들은걸까, 어느새 모여든 희발과 옥정진인도, 그런 천화와 양전의 모양새를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그런 반응에 흔들릴 태공망이 아니다.
「자아, 내… 아니지, 서기의 군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라도! 기형종 반딧불 사냥에 힘쓰자. 모두, 나를 따르라!」
역으로, 의욕충만이다. 그리고, 천화한테서 사정을 듣고 겨우 사태를 파악한 희발의 안색이 태공망의 선언을 듣고 싹하고 바뀐다.
「에엑! 그럴수가!! 바, 반딧불을 군비를 위해 팔다니!! 그런 심한짓, 난 못해!!」
「그럼 희발은 군비때문에 서기의 백성들에게 더 부담을 강요하는게 더 낫나?」
「에…, 무, 무슨 소리야?」
「재정이 부족한건 틀림없는 사실. 군은 사람의 집단, 사람이 모여 움직이면 뭐든 돈이 들어. 반딧불을 팔아 적자를 메꾸는게 불가능하다면, 그 몫은 서기의 백성들이 짊어질 수 밖에 없다. 세금을 올린다던가……」
「에, 에에에에………. 그, 그건……」
「그런짓은 못 하잖아? 게다가, 파는 곳은 연구기관이야. 기형종 반딧불은 개체수가 적고, 멸종 위기에 처해있어. 팔아서 보호하면, 기형종이 살아남을 가능성도 높아질거다」
「그, 그렇구나!! 그렇다면………」
그리고, 어느새 완전히 태공망의 편이 되어 있었다.
「어라…, 혹시 속아 넘어간거 아닙니까?」
「응………」
천화가 눈을 깜빡이고, 양전은 어깨를 으쓱였다. 뭐, 그렇지만 효과적인 반론 방법은 모르겠다. 도움을 청하기 위해 돌아보자, 떡하니 눈이 마주친 옥정진인도 어깨를 으쓱였다.
「하지만, 태공망의 말대로 군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허나, 백성들에게 이 이상의 세금 부담을 지울 수도 없지. 그렇다면, 달리 방법은 없어. 게다가, 저리 되어버린 태공망을 막을 방법은 아무 것도 없다.」
「그렇죠…」
그것도 정확한 발언이였다.
「저희들이 할 수 밖에 없겠군요」
「그래」
그런 연유로, 바로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는 기형종 반딧불 포획작전이 결행되었다.
「그렇긴 한데…」
반딧불을 찾기 위해 강가로 나온 양전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 바로 반딧불 불빛은 발견했지만, 그 뒤가 곤란했다. 왜냐면, 거기 있던 양전 이외의 전원이 그 빛을 뒤쫓아 각기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버린 것이다. 그 중에서도 눈에 완전히「돈」글자로 변해있던 태공망은 더할 나위 없이 불안했다.
전원 그대로 방치하는 선택지만큼은, 결코 고를 수 없다.
「누구를 쫓아가야할지…」
더할나위 없는 난제다.
[#M_▼ 사부를 뒤쫓는다|접기| 우선, 옥정진인을 뒤쫓기로 했다.
밤의 숲속에 옥정진인을 혼자 두는것은, 불안이 너무 크다. 여하튼, 불행을 끌어 들이는 선인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게 없다.
그런 생각을 하자니, 더 더욱 불안해졌다.
「사부, 어디신가요!?」
「여기다…, 양전」
들려온 목소리를 더듬어, 숲 속을 걷는다. 이어 눈 앞이 펼쳐지더니, 거기에 옥정진인이 서 있었다. 튀어나온 언덕 위에서 아래쪽을 바라보고 있다.
「반딧불입니까?」
「음, 아래쪽이다. 허나, 저 색은 푸른게 보이지 않는군…」
「그러면, 태공망 사숙의 성에 찰리가 없겠군요」
「그래」
옥정진인의 옆에 서서, 양전도 언덕 아래를 내려다본다. 옥정진인의 말대로, 자그마한 빛이 점점이 떠 있었지만, 거기에 푸른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데를 찾죠, 사부. 어쩌면 태공망 사숙이 이미 발견했을지도 모릅니다. 굉장한 열의셨고요…」
「그렇군…」
옥정진인의 소매를 잡아, 재촉해본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확인한뒤, 양전이 발길을 돌릴 때였다.
「에……?」
휘청, 발치가 흔들려 신체의 균형이 무너진 것은.
「……………………!!」
「양전!!」
지면에 금이 가는 기분나쁜 소리가, 주위에 울러퍼진다. 바로 알았다. 하필이면 이런 곳에서, 사부의 불운이 발동한 것이다. 순간 눈을 감자, 전신이 따뜻한 것에 끌어 안긴다. 다음 순간 덥쳐온 추락의 충격은 각오했던것보다 훨씬 더 적었다.
「사, 사부?!」
「양전, 괜찮나……?」
옥정진인이 양전을 끌어 안아, 충격에서 지켜줬기 때문이였다. 다급히 눈을 뜨자, 예상대로, 양전은 옥정진인에게 끌어 안긴채, 그 위에 올라타 그를 내리 누른 상태였다.
「죄, 죄송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허나…, 사부, 다치신데는……?」
「나는 익숙하다」
「하, 하지만……」
익숙하다곤 하나, 이 자세 그대로 있을 수도 없다.
다만, 옥정진인의 팔 힘이 의외로 센데다, 바로 양전의 몸을 놓아줄 의사또한 없어 보인다. 왠지 모르게, 쑥쓰러운 기분을 느끼면서도ㅡ 안도감 역시 느꼈다.
양전은 몇 번이고 이 팔에 안겨본 적이 있었다.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나날로부터, 양전을 구해준 것은 이 팔이다. 이 팔 안에 있으면 안심이 된다. 마치, 조건반사적으로.
ㅡ 그때, 시야 구석을 스치는 희미한 빛.
「아……」
그것도 맑고도 아름다운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고 있다.
손을 뻗는다니, 무리다. 붙잡을 맘조차 들지 않는다.
그정도로 아름다웠다.
「사부, 사부! 봐 주십시오! 반딧불입니다!!」
「아아…, 그렇군」
「어쩜, 예뻐라……!」
옥정진인이 부드럽게 웃으며 양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마치 들뜬 어린애를 달래는듯한 동작에 쓴소리를 내뱉으려다 말고, 양전은 핫하고 깨달았다.
어린애 취급당한 것에 토라지고 그럴 때가 아니였다.
지금. 기형종 반딧불을 발견한 양전의 반응자체가 신이 난 어린애, 그 자체다.
「우우………. 변함없이 어린애라서 죄송합니다. 어른이 되고도 남았을 시간이거늘…」
결국엔 옥정진인에게 끌어 안긴채, 풀죽어 고개를 떨군다.
허나, 옥정진인은 부드럽게 미소지을 뿐이였다.
「네가 갑자기 어른이 되서, 내 곁에서 없어지게 된다면… 쓸쓸하겠구나.」
양전의 머리를 쓰다듬는 그 손은, 언제나처럼 다정했다.
일단, 반딧불이라기보다는 돈에 눈이 먼 태공망 사숙을 뒤쫓기로 했다. 태공망의 성격상, 아무래도 걱정이 양전의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태공망 사숙, 어디십니까?」
「응……? 뭐냐, 양전?」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태공망을 발견했다. 게다가, 예상외로 침착했다.
ㅡ그렇단, 것은.
「기형종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거로군요.」
자연히 도출된 대답을 입에 담자, 태공망이 눈썹을 찌푸렸다. 다만 그것은, 기분이 상했다기보다는, 어딘가 삐진것처럼 보인다.
「미안하군」
「아뇨, 미안해 하실거 없습니다」
어쩌면 방금 보여준 유치한 태도를 돌이키고, 쑥스러워하는 걸까.
(아니, 태공망한테 그런 귀염성이 있을리가……)
무심코 머리에 떠오른 그런 딴지를, 양전은 다급히 뿌리쳤다. 그런 문제가 아니다.
「푸른 빛을 발하는 반딧불…, 입니다만. 저는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대체 어디에 있는걸까요」
「실존하는건 확실해. 내내 환상의 반딧불이라고 불리워져왔지만…. 하지만, 방금 본 것 같았는데…. 역시 환상이였으려나……」
「사숙?」
문득, 태공망이 먼 곳을 본다. 좀전까지 지면 근처를 쏘아보며 반딧불을 찾고 있던 그 눈에는 어딘지 애수를 연상시키는 색이 떠올라 있었다.
「사숙은…, 환상의 반딧불을 보신적 있습니까?」
「먼 옛날, 한번. 그야말로 내가 아직 어린애였을때…. 죽음의 비가 내리기 전의 얘기다」
물어보자, 의외로 솔직하게 답이 온다. 그 것에 양전은 약간 놀랐다.
「근처에 살고 있던 또래 어린애들이랑 같이 반딧불을 보러 갔는데. 어쩌다 발견했다. 작은…, 정말로 작은, 푸르스름한 빛이였지. 하지만, 속세의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것은 기억해.」
「어린아이들끼리만 반딧불을 보러 가신겁니까?」
「아아, 그래. 그 무렵엔 아직, 요괴의 숫자도 별반 없었어. 부락 근처 숲이라면 어린애들뿐이라도 문제 없었으니까.」
「평화로웠다는 건가요…. 조가에 죽음의 비가 내리기도 전에…」
「아아, 그래. 내게 있어서 그 환상의 반딧불은 평화로움의 증거일지도 모르겠군.」
「……」
작금은 아무리 마을이 가깝다해도, 어린애들끼리만 숲에 들어가는 일은 결코 없다.
죽음의 비가 내리지 않는 서기에서도, 마찬가지. 비에 시달리고 있는 조가라면,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
(태공망은…, 누구보다도 사람이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계를 바라고 있어)
그것은 양전이 예전부터 내내 생각해온 일.
돈이 얽히면 다소 눈초리가 변하지만, 태공망이 군비 충실을 바라는것도, 사람들의 행복을 원하기 때문. 그것을 오늘 새삼 단단히 느낀다.
「사숙……, 혹시 열이라도 있으십니까?」
ㅡ하지만, 그걸 알고 있대도. 양전은 결코 순진하지 않았다.
「뭐……?」
「사숙이 그런 기특한 말씀을 하시다니, 이상합니다. 괜찮으십니까? 약사를 부르는게 나을까요? 아뇨, 그보다 얼른 성으로 돌아가는게…」
「너어……」
설령 그리 생각해도 평소엔 입이 찢어져도 말하지 않을 소리를, 태공망이 입에 담은 것을 신경쓰고 만다. 혹시, 몸이 안 좋은걸까? 그래서 심약해져 있는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만다.
「하아…, 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겠군」
태공망이 여보란듯 한숨을 쉰다.
「?」
물론 그 진의는, 양전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딱히 걱정은 없을것같지만, 양전은 왠지 모르게 천화를 뒤쫓기로 했다. 역으로, 제일 안심할 수 있을것 같아서 였을지도 모른다. 멋모르고 다른 사람들을 뒤쫓다가, 머리를 부여잡고 싶어지는 성가신 일에 목을 들이밀고 싶지 않았다. 여하튼 이번 반딧불 찾기는, 요괴퇴치도 뭣도 아니니까.
빠른 발걸음으로 천화를 뒤쫓자, 바로 찾고 있던 등을 발견했다.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살피며 걷고 있다.
「잠깐, 천화」
양전이 뒤에서 말을 걸자, 천화가 튕기듯 뒤돌아본다. 의아한듯 눈을 깜빡인다.
그 모습은, 기이하게도 양전의 마음을 편하게 했다.
「어, 어라. 양전씨?」
「천화를 쫓아왔어. 얼른, 반딧불을 쫓자. 이쪽이면 숲에 있는 호수쪽으로 갔으려나?」
「네, 넷. 그럴 가능성이 높겠네요. 물가고요.」
「그럼, 가자」
「자, 잠깐만요. 양전씨!!」
허둥지둥대는 천화를 제치고, 양전은 성큼성큼 걸었다.
다급히 뒤쫓아오는 그 모습이 시야 끝에 걸리자, 다시 또 약간 즐거워졌다.
「와아……」
「예쁘네요….」
「응, 그러네…」
그리고ㅡ
목적지였던 숲의 호수에서, 양전과 천화는 상상조차 못했던 아름다운 광경을 보았다.
반딧불은 깨끗한 물가를 좋아하는 생물. 물이 더러우면 살 수 없다. 이 호수는 숲 안쪽 깊은 곳에 위치한 탓에, 사람들의 발길이 적었으려나.
호수가에 푸르스름한 빛이 몇여개, 두둥실 춤추고 있었다. 마치, 양전과 천화를 기다려 준것처럼.
「태공망한테는…, 비밀로 할까.」
양전이 작게 중얼거리며, 옆에서 천화가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래도 의견이 일치한 모양이다.
「그렇네요. 이 아름다운 광경은… 이대로 놔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응……」
「게다가, 모처럼 양전씨와 환상의 반딧불을 볼 수 있었으니까…. 이걸 다름 사람한테 말하는건 아까운 느낌도 들고요」
「무슨 소리야?」
「아하핫, 돌아갈까요」
「그럴까」
그러니까, 양전은 그 풍경을 마음속에 새겨두기로 했다. 또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을거란 보증은 없다.
ㅡ천화와 함께 볼 수 있다고, 할 수 없다.
「태공망 사숙의 심기는…, 나빠질것같지만.」
천화가, 외마디 중얼거린다. 그 말에는,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건…, 뭐. 별 수 없지.」
「그렇죠」
다만, 심기 불편한 태공망을 상대하는건 양전 혼자만이 아니다. 천화도, 옥정진인도, 희발도 모두, 피해자다.
「그건 포기하자」
「알겠습니다.」
천화도, 그리 생각한 걸지도 모른다. 자연히 시선이 맞는다.
그대로, 얼굴을 맞대고 마주 웃었다.
「우선은 희발이겠지」
왕위 후계자를 어둠속에서 혼자 걸어다니게 하다니, 있어선 안될 일이다. 애당초, 왜 희말은 다른 누군가를 따라가지 않고 혼자 생각없이 뛰쳐나가버린걸까.
「바로 붙잡을껄」
무심코 멍청히 지켜보고 만 자신을 반성하면서, 양전은 희발이 뛰쳐나간 방향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빠른 발걸음으로 가도를 걸어 나가자, 길가에서 약간 떨어진 곳, 강물의 지류가 흘러들어가는 곳에서 겨우 희발을 따라잡았다.
「희발!」
「아, 양전! 어때, 여기라면 반딧불도 있을것같지 않아? 꽤나 괜찮은 장소라고 생각하는데.」
이름을 부르자 뒤돌아본 희발은 방긋방긋, 태평한 미소를 띄우고 있다. 악의도 반성의 기미도 전혀 없다.
양전의 어조가 거친 이유조차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어때가, 아닙니다! 혼자서 행동하지 말라고, 그만큼 말했잖습니까……!?」
「아」
입을 열자 마자 양전이 설교하자, 희발의 표정이 바로 변한다. 알기 쉽게「아차」 하는 표정이다.
ㅡ 잊고 있긴 했지만, 일단 자각은 있던 모양이다.
「확실히 사건의 발단은 돈에 눈이 먼 태공망입니다. 허나, 그 태공망도 당신에게 단독으로 행동하라고는 말하지 않았을텐데요…?」
「미, 미안!! 하지만, 양전이랑 같이 반딧불을 보고 싶었단 말야……!」
「무슨 소릴 하시는겁니까. 제가 이렇게 쫓아오지 않았더라면, 희발은 혼자였을겁니다. 왕위 후계자면서 호위 하나 없이…….」
「에, 전혀. 나, 양전이 쫓아와줄거라고 생각했는걸」
「………」
가슴을 펴며 그런 소릴 해도, 그저 곤란하다.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 양전은 결국 희발을 외면했다.
ㅡ 그 때, 였다.
「아」
두둥실, 푸르스름한 빛이 시야를 스친다. 그 빛은 빨려들어가듯, 어느 장소에 멈췄다.
양전이 하고 있던… 머리장식의, 꽃 안으로.
「아, 아아아아……」
「………………」
되도록 흔들리지 않도록, 양전은 살짝 머리장식을 들었다.
움직였지만, 반딧불은 가만히 꽃 안에 있다. 푸르스름한 빛이 꽃 안쪽에서부터 머리장식을 비추고 있었다.
ㅡ 굉장히 환상적인 광경이다.
「예쁘…군요.」
「응, 정말 예쁘다. 양전의 머리장식이 맘에 들걸려나? 가만히 있네.」
「네.」
「에헤헤. 양전이랑 같이 이런 신비한 광경을 볼 수 있다니, 기뻐…….」
「그렇, 군요. 저도 기쁩니다…」
「에, 진짜?! 아하핫, 그러면 훨씬 훨씬 더 기쁜걸!!」
「고맙습니다…」
자신도 기쁘다. 양전은 그런 본심을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지만, 분명 그것은 희발에게도 전해졌겠지. 그대로 잠시동안 둘은 반딧불을 바라보았다.
ㅡ 태공망에게 들킬 뻔하자 다급히 반딧불을 놓아줬던, 그 순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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