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발이 아니라…, 천화나 옥정이라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우선, 천화는 내게 그런 짓 하진 않겠지.
그녀석은 기본적으로 고생이 끊이지 않는 녀석이라서, 성가인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나를 불쾌하게 만들면 어찌 될지는 잘 알고 있을테고.
옥정, 그 녀석은 좀 더 아무 짓도 않겠지.
네 사부를 나쁘게 말할 셈은 아니지만, 그 녀석은 소극적이다.
그녀석의 불운에 휘말려… 뭔가, 하는 일이 없는 한 내가 불쾌해질 일은 없다.
게다가, 그 불운도 고의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런것에 일일이 눈초리를 세우진 않아.
희발은, 내 사정따윈 개의치않으니 말이다.
요전에도 내 방안에, 자신이 키우던 너구리가 들어와서,
간만에 푹 수면을 취하고 있던 내 주위에서, 너구를 쫓아 다녔고 말이야
평소의 100배 정도로, 일을 시켜줬지.
너무하다고? 아니, 그녀석은 좀 더 제대로 일해야한다.
이 나라의 미래가 그 녀석의 어깨에 얹혀 있으니 말이다.
만약 네가 나를 불쾌하게 만들면?
그렇군. 네 자신은 착실하게 일해주고 있긴 하지.
허나, 아무리 너라도 나는 가차 없이 평소의 100배 정도로 일을 떠 맡기겠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그걸 떠올리면 지금도 약간 울컥한다…….
안뜰의 꽃을 바라보며 마시고 있던, 내가 바보였다.
다소 몸상태가 안 좋아서, 안뜰에서 마시기로 했었다만…….
지금은 아무리 귀찮다하더라도, 제대로 정자까지 걸어 갈 것을 후회중이다.
마시고 있던 도중, 느닷없이 머리위로 대량의 꽃잎이 쏟아져 내렸다.
하필이면, 잔 안에도 병 안에도 꽃잎이 가득 차 버렸지.
그래서야 술을 마실 수 있을리가.
누가 범인이였는지 알겠나? 내가 약해지는 상대였다.
너는 누구라고 생각하지? 설마 자신이라고 생각치는 않겠지…….
뭐, 스스로 뭔가 저질렀다면 얘기는 별개지만, 그런건 없겠지?
그런 바보 같은 짓, 우선 넌 저지르지 않겠지.
범인은 나타와 천상이다.
아무리 나라도 어린애들의 귀여운 장난에 화낼 맘은 없다.
그래……. 아무리 내가 3개월 전부터 맛이 숙성되는 것을 기다려왔던 술을
간신히 즐기고 있던 순간이였더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