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가 있는 거실로 돌아가려고 하던 그 때.

[미츠미네 유카리]
저, 저기. 로버트 씨, 무슨 일이세요?
[미츠미네 유카리]
(로버트 씨의 심장 소리가 들려.
어쩌지? 가슴이 두근거려….)

[로버트 가르시아]
나는 유카리 짱을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유카리 짱의 이야기를 듣고, 정신을 차렸어.
[로버트 가르시아]
목숨을 깎는 힘을 갖고 있는데, 무섭지 않을 리가 없겠지.
누구나 마찬가지야.

[로버트 가르시아]
나는 싫은 운명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것 자체에 죄악감을 느끼고 있었어.
하지만 싫어하는 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닐 지도 몰라.
[미츠미네 유카리]
(뭘까. 로버트 씨의 가슴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지금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트리실 것만 같아.)

[미츠미네 유카리]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같은 걸
처음부터 갖고 태어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요.

[미츠미네 유카리]
그래도 불현듯한 찰나, 사람은 강해져서
운명에 맞서 싸울 수 있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불현듯한 찰나’가 대체 언제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요.

[로버트 가르시아]
그럴지도 모르겠네.
내게도 있을까? 그 ‘불현듯한 찰나’가.

[로버트 가르시아]
응, 분명 있겠지….
유카리 짱과 함께 있으면 그때가 올 거 같은 기분이 들어.
[미츠미네 유카리]
(끌어안은 팔에서… 조금 전보다 더 굳센 의지가 느껴져.)

[미츠미네 유카리]
(곁에 있고 싶어.
로버트 씨를 받쳐주고 싶어.
함께 운명에 맞서고, 그를 극복하고 싶어.)
[미츠미네 유카리]
(로버트 씨가 무엇에 괴로워하시는지, 나는 몰랐어.
그래도 앞으론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주고 싶어.)

[파오]
앗! 유카리 누나! 로버트 씨!

[파오]
겨우 찾았다 했더니, 둘이서 대체 뭐하는 거야?!
[미츠미네 유카리]
앗?! 파, 파오 군! 이, 이건 그게….
[미츠미네 유카리]
(맞다. 파오 군이 우릴 찾고 있던 걸 깜빡했어!)

[파오]
너무해, 로버트 씨!
유카리 누나를 독점하고 끌어 안고 있다니!

[로버트 가르시아]
미안, 미안. 이건 그 뭐냐, 거울을 찾으러 가기 전에
유카리 짱한테 기운을 좀 나눠 받고 있는 거야.

[파오]
뭐야~ 수상해~.
[로버트 가르시아]
진짜라니깐.
마지막 거울을 앞에 두고 망설이고 있는 나를
유카리 짱이 격려해줬어.
[로버트 가르시아]
그렇지? 유카리 짱?
[미츠미네 유카리]
네?! 아, 넵!

[파오]
뭐야~ 수상하다구~.
[로버트 가르시아]
너무 신경 쓰지 마.
슬슬 출발 시간 됐지? 얼른 돌아가자.

[파오]
아, 맞다!!
다들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어! 얼른 가자!
[미츠미네 유카리]
응. 기다리게 해서 미안.
[미츠미네 유카리]
자아, 가요. 로버트 씨.
얼른 거울을 찾으러 가야죠!

[로버트 가르시아]
물론 알고 말고.
조금 전엔… 정말로 고마웠어, 유카리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