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츠미네 유카리]
료 씨, 줄곧 무리하고 계셨잖아요.
[미츠미네 유카리]
훈련하는 건 나쁘지 않으나,
이대로라면 료 씨가 망가져 버릴 거 같아 걱정이에요.

[료 사카자키]
미츠미네….
[미츠미네 유카리]
료 씨가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 것은
역시 나기 씨가 원인인가요?
[료 사카자키]
그래….

[료 사카자키]
조금 전에 네가 말했지? 내가 망가져 버릴 것만 같다고.
나기에게 세뇌되어버린 이상, 나는 한 번 망가진 거나 다름없다.
[료 사카자키]
이제 두 번 다시 망가지는 일이 없도록
자신을 굳게, 단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다.

[미츠미네 유카리]
료 씨는 나기 씨한테 세뇌당한 것은 물론
세뇌당한 이유 자체를 용서하지 못하시는 거로군요.
[료 사카자키]
…….
[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는 말하셨습니다.
료 씨의 운명을 바꿔주겠다고 했더니, 유혹에 넘어왔다고.
[료 사카자키]
그 녀석…, 네게 그런 소릴 했나?

[료 사카자키]
나기의 말 대로다. 그 녀석의 말에
나는 순간이나마 흔들렸다.
[료 사카자키]
그러한 빈틈을 보여, 그 녀석에게 놀아나고 만 일을
나는 후회하고 있다. 더는 틈을 보이고 싶지 않아.

[료 사카자키]
운명을 바꾼다…. 그런 말에 마음 흔들리다니
지금까지의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잖은가.
[미츠미네 유카리]
그런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서…
그래서 료 씨는 불쾌함을 잊고자 훈련에 힘쓰셨던 거로군요.

[료 사카자키]
…….
[미츠미네 유카리]
료 씨의 사고 방식이나 삶의 방식에
제가 이러쿵 저러쿵 참견할 순 없지만…
[미츠미네 유카리]
너무 자신을 몰아 세우진 말아주세요.

[료 사카자키]
미안하군. 네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는데.

[료 사카자키]
나기의 말에 현혹되긴 했으나, 그것을 계속 후회해봤자 소용없다.
지금은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

[료 사카자키]
운명을 바꿔쓴다….
그 말에 확실히 한번은 현혹된 적이 있었다.
가족들과 다시 한 번 행복한 인생을 걸을 수 있다면…하고.

[료 사카자키]
하지만, 그런 나를 구해준 것은
다름 아닌 너다.
[미츠미네 유카리]
제가요?

[료 사카자키]
그래. 네 힘 덕분에 정신을 차렸을 때,
그러한 것들이 전부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료 사카자키]
그리고 그러한 꿈에 매몰되려 했던
나 자신에게 수치심과 능욕감을 느꼈다.
[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가 심했어요.
남의 약점을 파고 들어, 세뇌하다니….
[미츠미네 유카리]
반드시 나기 씨를 막아요.

[미츠미네 유카리]
타인을 이용해 만들어내는 신(神)세계 같은 건
절대로 이상향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줘요.

[료 사카자키]
변했군, 미츠미네.
도저히 흐늘흐늘 나기를 따라 가려했던 녀석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미츠미네 유카리]
료 씨 덕분이에요.
료 씨가 각오를 지니는 것의 소중함을,
굳은 마음을 가르쳐 주셨잖아요.

[미츠미네 유카리]
정말로 고맙습니다, 료 씨.

[료 사카자키]
………….

[료 사카자키]
그, 그런가…. 나, 나야말로….
네겐 여러모로 감사를…….
[미츠미네 유카리]
료 씨?

[료 사카자키]
아, 아—……. 물 좀 떠오지!
너는 야채를 좀 보고 있어 다오!
[미츠미네 유카리]
어제 막 비가 왔는데, 물을 줄 필요 없지 않나…?

[료 사카자키]
뭐, 뭐냐. 이 가슴의 고동은….
그, 그리고 이 감정은…….
[료 사카자키]
이건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