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넘 하게 늦었네.


식당에서 신 메뉴 개발 이야기를 끝마친 다음――

[미츠미네 유카리]
꺄아!! 살려주세요!
[빌리 칸]
됐으니까 이쪽 따라 와!
[미츠미네 유카리]
꺄아! 누, 누가 좀 살려주세요!

[죠 히가시]
어이, 그 아이한테서 손 떼!
[빌리 칸]
쳇. 누구냐, 넌.
[죠 히가시]
이몸은 정의의 격투가!
아가씨, 얼른 도망치라구!
[미츠미네 유카리]
네, 넵!
[빌리 칸]
붙자는 거냐?
[죠 히가시]
그래! 사악한 격투가는 이 몸이 용서치 않겠다!
자아, 얼마든 덤벼!

[남성A]
뭐야, 뭐야? 무슨 일이야?
[남성B]
뭔진 잘 모르겠지만, 재밌겠는걸.
[미츠미네 유카리]
(됐다. 연기는 좀 서툴렀지만
여기까진 계획대로야…!)
[미츠미네 유카리]
(남은건 지나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봐줄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죠 씨와 호각으로 싸울 수 있는 상대를 찾기로 했던 날 밤.

[빌리 칸]
뭐? ‘나쁜 격투가’가 되어 달라고?
[죠 히가시]
그래! 그리고 이몸이 ‘정의의 격투가’.
딱이지?
[빌리 칸]
누가 대체 그런 짓을….
[미츠미네 유카리]
부탁드릴게요, 빌리 씨.
격투가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좋게 만들고 싶어요.
[미츠미네 유카리]
악역을 부탁드리는 건 정말 죄송한 일이고,
억지로 강요하진 않겠지만….

[빌리 칸]
쳇….
[빌리 칸]
어이, 그래서? ‘나쁜 격투가’가 되어서 뭘하면 되는데?
얼른 말해봐.
[미츠미네 유카리]
아, 넵!

[미츠미네 유카리]
우선 거리를 걷고 있는 저를 빌리 씨가
억지로 끌고 가려는 시늉을 해주세요.
[죠 히가시]
그리고 유카리 짱이 도움을 청하면
내가 멋지게 등장하는 거지.
[빌리 칸]
그래서? 그 뒤엔 어쩔 건데?
[미츠미네 유카리]
죠 씨가 나를 도망치게 해주신 다음,
두 분은 다치지 않을 정도로 싸워주세요.

[빌리 칸]
뭐? 그런 짓을 해도 돼?
[미츠미네 유카리]
곤란한 사람을 돕는다는 대의명분이 있기 때문에
분명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그리고 두 분이라면 분명 격투기의 매력을
전할 수 있을 거예요.
[미츠미네 유카리]
만약의 순간엔 제가 잘 보조하도록 할 테니
두 분은 서로의 기분을 잔뜩 부딪쳐주세요.
[빌리 칸]
과연.
[죠 히가시]
좋아! 그럼, 내일 힘내자!

[미츠미네 유카리]
(일단 첫번째 관문인
‘곤란한 사람을 구한다’는 클리어했어.)
[미츠미네 유카리]
(이제 격투기의 매력이 마을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만 하면 되는데….)

[죠 히가시]
으럅!! 스크류 어퍼!!
[남성A]
우와! 굉장하다!
[남성B]
저거, 죠 히가시 아냐?!
역시 대단한 기술인걸!
[미츠미네 유카리]
(다행이다. 지금 현재는 호의적으로 받아들여 주시나 봐.)
[미츠미네 유카리]
(죠 씨가 싸우시는 모습은 역시 멋져.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게 해주는 건….)

[죠 히가시]
이건 어떠냐!!

[빌리 칸]
선원살곤(旋円殺棍)!

[여성A]
우와! 저게 정말 인간이 쓰는 기술이야?!
[여성B]
굉장한 도약력! 진짜 멋지다!
[미츠미네 유카리]
(정말로 굉장해…!)

[미츠미네 유카리]
(빌리 씨 덕분에 호각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되었어.
여기까진 잘 풀렸으니… 남은 건….)

[여성C]
우와, 이런 데서 난폭하게.
[여성D]
그러게~. 진짜 야만적이다, 격투기.
[미츠미네 유카리]
(읏… 싸우는 이유를 모르는 분들은
역시 그렇게 생각하시겠지.)
[미츠미네 유카리]
(그러면….)

[미츠미네 유카리]
아니에요! 저 분은 나쁜 사람한테 끌려갈 뻔했던 저를
구해주셨어요!!
[미츠미네 유카리]
그러니까 부탁이에요! 지지 마세요!!
[여성C]
뭐야, 그런 이유였어?!!
[여성D]
그럼 우리도 응원해야지!
[미츠미네 유카리]
(다, 다행이다….
조금 부자연스러운 연기였지만, 잘 된 거 같아.)

[미츠미네 유카리]
힘내세요!!

[죠 히가시]
오오! 여자애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쓰레기 남자는
이 죠 님이 용서할 수 없다!!

[빌리 칸]
하아…?

[빌리 칸]
홍련살곤(紅蓮殺棍) 개(改)!!
[죠 히가시]
우왓! 어이, 빌리…
회의 때랑은 다르잖아…?

[빌리 칸]
대홍련나선곤(大紅蓮螺旋棍)!!

[죠 히가시]
우와, 아뜨뜨뜨!!!!
젠장…!! 이렇게 나오면 나도 봐주지 않겠어!!
[미츠미네 유카리]
(으, 응? 최종적으론 죠 씨의 오의로 빌리 씨가
당하는 거였을 텐데…?)
[미츠미네 유카리]
(왠지 점점 진심으로 싸우시는 거 같은…?)
[미츠미네 유카리]
(어, 어쩌지. 이래선 격투기에 대한 인상이
좋아지지 않는 게 아닐까…?)

[남성A]
둘 다 굉장한걸?!
뜨거운 싸움이야!!
[여성A]
힘내, 정의의 격투가 씨!!
[여성C]
거기야~ 해치워!!
[미츠미네 유카리]
(다들 진심으로 응원해주시고 계셔…!)

[죠 히가시]
좋아~! 모두의 응원, 똑똑히 받았어!

[죠 히가시]
간다아!! 으랴아아아아아앗!!
[미츠미네 유카리]
(정말로 굉장해…!)
혼신의 스크류 스트레이트……!!)

[빌리 칸]
큭…!
[빌리 칸]
졌다….

[죠 히가시]
좋았어!!
[죠 히가시]
자, 일어서.
[빌리 칸]
그래.
[죠 히가시]
멋진 싸움이었어! 정말로 강한걸?!

[빌리 칸]
너도….

[남성A]
둘 다 멋졌어!!
[여성A]
진짜로 위험했어! 너무 멋져!!
[여성A]
뭐야~ 딱히 무섭지도 않네, 격투기.
격투가도 좋은 녀석 같고.
[남성A]
죠 씨~! 정말 다시 반했어요!!

[죠 히가시]
그래!
다들 고마워!

[여성D]
악당 오빠도 잘 싸웠어!!
앞으론 여자애를 소중히 여기도록 해!

[빌리 칸]
그래, 앞으로는 나쁘게 살지 않겠어.
[미츠미네 유카리]
(곤란한 사람을 돕기 위해 전력으로 싸운 다음
마지막으론 서로를 인정한다….)
[미츠미네 유카리]
(이걸로 격투기의 매력이나 멋짐이
모두에게 전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