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는 평화를 되찾고,
그 후 개최된 KOF는 대성황 속에 막을 내렸다.
그 후 며칠 뒤.

[미츠미네 유카리]
(빨래도 다 갰으니,
이제 모두의 방에 갖다주면 되겠네….)
[미츠미네 유카리]
(최근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평화로운 나날이 돌아와서 다행이다….)

[쿠사나기 쿄]
여어. 수고 많아, 유카리.
[미츠미네 유카리]
아, 쿄 씨. 수고하셨습니다.
[쿠사나기 쿄]
어이, 오늘 시간 있어?
[미츠미네 유카리]
시간요? 모두의 방에 빨래를 갖다 놓고 난 후에, 별다른 예정은 없는데….

[쿠사나기 쿄]
그럼, 그 시간 나한테 줘.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미츠미네 유카리]
꼭 지금이어야 하나요?

[쿠사나기 쿄]
어…. 여기선 다른 녀석들 눈이 있어서
말하기 힘들 거든.
[쿠사나기 쿄]
빨래 갖다 놓는 거, 반은 도와줄게.
끝나면 나가자. 이야기는 그 뒤에 하고.
[쿠사나기 쿄]
그럼 나중에 현관에서 봐.

[미츠미네 유카리]
(무슨 얘기실까…. 기디라게 하면 죄송하니까, 얼른 끝내자.)

[쿠사나기 쿄]
끝났나 보네, 유카리. 그럼 가자.

[쿠사나기 쿄]
뭐, 딱히 정해둔 곳은 없어.
네가 가고싶은 데가 있으면 거기라도 상관없고.
[미츠미네 유카리]
그렇게 갑자기 말씀하셔도, 딱히 생각은 안 나네요….
으음….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요.

[쿠사나기 쿄]
헤에….

[쿠사나기 쿄]
그럼 뭐, 근처를 적당히 돌아다니기로 할까.
가자.

[쿠사나기 쿄]
잠시 못 본 사이에,
가게가 엄청 많이 바뀌었네.
[미츠미네 유카리]
그러게요…. 앗, 저기 있는 가게는 처음 봐요.
[쿠사나기 쿄]
아이스크림 가게인가. 가볼래?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는 어떠세요?
[쿠사나기 쿄]
난 아무래도 좋아. 네가 어쩌고 싶은지 말해줘.
[미츠미네 유카리]
으음…. 그럼 모처럼이니까 가보고 싶어요.
[쿠사나기 쿄]
알겠어.

[미츠미네 유카리]
(왠지 이렇게 걷고 있자니, 데이트 같아.)
[미츠미네 유카리]
(그건 그렇고… 쿄 씨는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밖으로 나오신 거지…?)

[쿠사나기 쿄]
헤에, 의외로 맛있네.
나는 이쪽의 말차 아이스로 할 건데, 넌?
[미츠미네 유카리]
음…, 그럼 저는 스트로베리 아이스요.

[쿠사나기 쿄]
흐응…. 이 아이스크림, 의외로 나쁘지 않네.
[미츠미네 유카리]
네. 새콤달콤한 딸기맛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굉장히 맛있어요.

[쿠사나기 쿄]
어이, 너. 입가에 아이스크림 묻었어.
[미츠미네 유카리]
아, 죄송합니다. 손수건이 어딨더라….

[쿠사나기 쿄]
내가 닦아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 봐.
[미츠미네 유카리]
아…, 고맙습니다…!
죄송해요….

[미츠미네 유카리]
(나도 참, 부끄럽네….
그러고 보니 전에도 젖은 머리카락을 닦아주신 적이 있었지…?)
[미츠미네 유카리]
(생각해보니 항상 쿄 씨한텐 폐만 끼쳤네.
그래도 쿄 씨는 항상 날 도와주셨어.)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가 도와주신 만큼,
나도 쿄 씨를 도울 수 있게 좀 더 강해지고 싶다….)

[쿠사나기 쿄]
이렇게 거리를 걷고 있자니,
얼마 전까지 세계를 구하느니 어쩌느니 했던 게 거짓말같아.
[미츠미네 유카리]
정말 그러네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었죠.

[쿠사나기 쿄]
네가 살아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미츠미네 유카리]
저도, 모두가… 쿄 씨가 살아 있어서….
이렇게 다시 매일을 함께 지낼 수 있어서 기뻐요.

[쿠사나기 쿄]
뭐, 우리는 이 비슷한 일을 몇 번 정도 체험해봤거든.

[쿠사나기 쿄]
KOF는 정말 매번 터무니 없는 일만 생긴다니깐.
[미츠미네 유카리]
그렇군요. KOF에 대해
좀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싶어요.

[미츠미네 유카리]
그리고 쿄 씨에 대해서도….

[쿠사나기 쿄]
유카리….

[미츠미네 유카리]
저, 저기…. 쿄 씨…, 저――.

[쿠사나기 쿄]
잠깐만……. 그 뒷말은 내가 하게 해줘.

[쿠사나기 쿄]
유카리.
[미츠미네 유카리]
아, 네…!

[미츠미네 유카리]
(쿄, 쿄 씨가 내 어깨에 손을…. 그리고 왠지 얼굴이 가까워…!)

[쿠사나기 쿄]
좋아해, 유카리.

[미츠미네 유카리]
……!

[쿠사나기 쿄]
아직 제대로 말 못했잖아?

[쿠사나기 쿄]
처음 봤을 땐, 정말 유유부단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어.

[쿠사나기 쿄]
하지만 세계를 구한다는 사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네 모습을 보고….

[쿠사나기 쿄]
솔직히 다시 보게 됐어.
[쿠사나기 쿄]
고민하면서도, 도망치지 않고
곧장 앞으로 나아가는 점이 네 강함이라고 생각해.

[쿠사나기 쿄]
그런 점까지 전부 포함해서, 네가 좋아.
네 마음도 분명 마찬가지일 거라고 믿어.
[미츠미네 유카리]
…….

[쿠사나기 쿄]
뭐야, 그 얼굴.
남이 진지하게 이야기하구만.
[미츠미네 유카리]
아뇨, 그게… 왠지 꿈같아서요….

[쿠사나기 쿄]
하아…. 별수 없긴.
강해졌나 했는데, 그런 부분은 여전히 소심하구나.
[미츠미네 유카리]
……? 쿄 씨――

[미츠미네 유카리]
!!
[미츠미네 유카리]
(지, 지금… 입술에….)

[쿠사나기 쿄]
이래도 못 믿겠어?
여기까지 와서 꿈이니 착각이니 그러진 마.
[미츠미네 유카리]
고맙습니다, 쿄 씨.
저도… 쿄 씨가 좋아요….

[쿠사나기 쿄]
하핫. 그런 거 이미 오래 전부터 알았어.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

[쿠사나기 쿄]
좋아, 슬슬 도장으로 돌아갈까….
[미츠미네 유카리]
저, 저기…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쿠사나기 쿄]
뭔데?
[미츠미네 유카리]
방금 전처럼…, 손을 잡고 돌아가고 싶어요.

[쿠사나기 쿄]
뭔가 했더니, 그런 부탁이야? 좋아. 도장 앞까지다.
[미츠미네 유카리]
도장 앞까지?

[쿠사나기 쿄]
베니마루랑 다른 녀석들이 시끄럽게 굴 거잖아.
[미츠미네 유카리]
후후, 그러게요.
알겠습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그럼, 돌아갈까요.
도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