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사나기 쿄]
어이, 잠깐 괜찮을까?
[맥시마]
응? 무슨 일이지?
[쿠사나기 쿄]
잠시 먼저 가주지 않을래?
[맥시마]
먼저라….
[쿠사나기 쿄]
나중에 꼭 따라잡을게. 부탁이야.
[맥시마]
좋아.
[맥시마]
되도록 빨리 따라오라구.


[쿠사나기 쿄]
유카리.
[미츠미네 유카리]
네….

[쿠사나기 쿄]
나기 일로 말다툼을 했을 때, 네가 말했지?
도망치고 있던 건 나라고.

[쿠사나기 쿄]
아냐, 괜찮아.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으니까.
[미츠미네 유카리]
네?

[쿠사나기 쿄]
정확하게 말하자면,
도망치던 것도 아니었지만 말이야….

[쿠사나기 쿄]
그 뭐냐…, 네가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더니
겁먹었던 걸지도.
[쿠사나기 쿄]
나답지 않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나한테도 이런 성가신 생각을 하는 머리가 있었구나.

[쿠사나기 쿄]
널 성가신 여자라고 생각했던 주제에,
참, 나도 남말할 처지가 아니었군.
[미츠미네 유카리]
무슨…. 쿄 씨가 걱정해주시다니 기뻐요.
저야말로 몰라드려서 죄송해요.
[쿠사나기 쿄]
네가 사과할 일은 아니지.

[쿠사나기 쿄]
그 뭐냐, 쿠사나기 류의 힘도
솔직히 귀찮다고 생각했거든.

[쿠사나기 쿄]
가문이 뭐 어떻다느니, 전통이 뭐 어떻다느니…. 그런 게 내 알 반가?
내 마음대로 살게 내버려 두라고 생각해왔고, 실제로도 마음대로 살아왔어.
[미츠미네 유카리]
힘 때문에 고민하거나, 괴롭진 않으셨나요?

[쿠사나기 쿄]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고민해봐야 소용없잖아?
[미츠미네 유카리]
그렇군요…. 쿄 씨는 정말 굉장하세요.
[미츠미네 유카리]
저는 제 힘 때문에 엄청 고민했으니까,
쿄 씨도 고민을 하시려나 싶었는데…..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는 쿄 씨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의 힘을 마주하며,
싸워오셨던 거군요.

[쿠사나기 쿄]
뭐야, 너.
내가 힘 때문에 고민하는 줄 알았어?
[미츠미네 유카리]
아, 네. 굉장히 중요한 일이니까,
너무 지나친 질문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쿠사나기 쿄]
하하핫!! 그렇게 신경 쓸 필요 없는데.
너, 진짜 성실하다.

[쿠사나기 쿄]
하지만, 뭐, 성실한 너니까
너 나름대로 자신의 힘을 마주했던 거겠지.
[쿠사나기 쿄]
성가시다며 내던져버리지 않고, 나기까지 구하겠다니….
정말 대단한 근성이라고 생각했어.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전…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싶었어요.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의 말을 흉내내자면,
이것이 제가 좋아하는 방식인 거죠.
[쿠사나기 쿄]
정말 기가막힐 정도로 사람이 좋다니깐.
뭐, 그래도….

[쿠사나기 쿄]
네가 나기를 구하고 싶다면야, 더는 반대하지 않을게.

[쿠사나기 쿄]
너는 너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나도 나하고 싶은 대로 해왔으니까.
[쿠사나기 쿄]
그러니까 앞으로도 마음대로 할 거다.
네가 뭐라든.


[쿠사나기 쿄]
네가 나기를 구하기 위해
너 자신을 위험으로 내몰고 그러면….
[쿠사나기 쿄]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널 전력을 다해 지킬 거야. 그러기로 했어.

[쿠사나기 쿄]
귀찮게만 여겼던 힘도,
지키고 싶은 것을 위해 쓸 수 있다면야, 뭐.
나쁘지 않네.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
고맙습니다.

[쿠사나기 쿄]
뭐…, 하고 싶은 말은 달리 더 있지만….
그건 도장으로 돌아가고 나서 하기로 할까.
[미츠미네 유카리]
후훗…. 네, 알겠습니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쿠사나기 쿄]
그럼 이만 가자….
그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미츠미네 유카리]
넵!
[미츠미네 유카리]
(이 세계도, 나기 씨도… 반드시 구하자.
괜찮아. 내게는 모두와… 쿄 씨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