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Cage/SS/Cage box 3 수록]
마키 아츠기
【 한낮의 햇살과 백일몽 】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SS는 게임의 네타가 되니까
가급적 본편을 클리어 한 뒤에 봐주세요.
진짜 새삼스럽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SS는 게임의 네타가 되니까
가급적 본편을 클리어 한 뒤에 봐주세요.
진짜 새삼스럽다...
변덕 삼아 남자를 한 마리 구했다.
그 녀석에게는 인생이 뒤집어지니 마니 하는 중대한 문제였을 거라 생각하지만, 내게 있어선 가여우니까 도와주자 하는 취지는 아니었다.
조금 재밌어 보이는 녀석이니까, 좀 오래 살게 해줄까.
그 정도 생각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 알고 싶습니다. 사실이 알고 싶슴다」
그걸 이 녀석은, 멋대로 해석해서 들떠있는 모양이었다. 내 순수한 후의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머리가 모자라다는 것은 처음 대화를 나눴을 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나도 심하면 이쪽의 예정이 뒤틀린다만.
「마키 씨가 가족들을 구해주시고, 저를 구해 주신 거라면」
내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몸마저 기꺼이 바치겠다는 태도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심취하여, 지금도 뺨을 붉히고 있다.
어수룩한 수퇘지다.
「그리고 제가…. 제가 그 은혜에 보답할 수만 있다면―…」
듣고 있는 게 귀찮아서져서, 멱살을 잡아 당겨 키스로 입을 다물게 한다. 이렇게 해주면 상대는 대화를 관둔다. 만국 공통된 오랜 수법이지만, 바보한테는 딱이다.
「시끄러운 남자는 좋아하지 않아」
그리고 바보 같은 녀석도 말이지.
**
「오늘은 이 이상, 네놈의 낯짝 보고 싶지도 않았어…」
참가자 환송이 끝난 다음, 사령탑으로 돌아가자, 사이키가 짜증스러운 듯 혀를 찼다.
「그거 뜻에 부응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군」
「미안해하지도 않으면서 그딴 소리 지껄이지 말라구」
사이키는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판 다음, 이쪽을 향해 귓밥을 후 불어왔다.
「그게 도련님이 할 행동인가? 말투도 그렇고, 조금은 더 기품 있게 굴어」
「쓸데없는 참견이야」
사령탑 내부, 검은 양복들의 대기소는 오늘도 살기 충만해 있었다.
뭐, 반 이상은 내 탓이겠지만.
「일반 시민의 살인 씬을 가만히 지켜보는 거, 나한텐 무리야. 양심의 가책을 참을 수가 없어서 말이지. 그래서 무심코 손이 미끄러지더군」
「아아, 이제 됐어. 듣고 싶지 않아, 토 나와」
마침내 부아를 견디지 못한 듯, 일어나 금방이라도 덤벼들려하는 사이키의 시선을 피한다.
「그렇게 화내지마. 신체 성장에 영향이 간다구」
「네놈은 두 번 다시 여기 오지 마」
「참가비는 충분하게 지불했을 텐데? 이제와 계약 내용을 바꾸려는 건가」
「참가자 준수 사항, 읽기나 했어? 만의 하나 진행에 방해가 될 만한―…」
이시마츠가 질렸다는 듯 일어선다.
그 때문에 열이 식은 듯한 사이키는, 입을 다물고 기침한 다음, 난폭하게 다시 의자에 앉는다.
「어딜 가는데, 세이시로」
「오늘 업무는 종료했겠지. 돌아간다」
「변함없이 재미없는 녀석이로군. 유머 센스 정도는 길러 보는 게 어때」
즉시 끼어든다.
「필요 없어」
「그럼, 콘노 텟페이의 엉덩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지?」
「아……?」
「엉덩이 말이야」
이시마츠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식으로 얼굴을 찌푸리고, 사이키는 바닥을 향해 침을 뱉었다.
「대강 그럴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구멍만 있으면 뭐든 좋은 거냐. 네 놈」
「뭐든 좋은 건 아냐. 이래봬도 음미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뭐야? 내 계획은 네놈의 색욕 때문에 뭉개졌다, 그거야?」
「그렇게 되는군. 가엽게도」
「썩 꺼져」
「안심해. 안 그래도 그럴 참이야」
이시마츠에 이르러선, 오물이라도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이해가 안 가겠지.
네놈 같은 녀석한테, 나는 말이야.
「그런 눈으로 보지 마. 건드리고 싶어지니까」
「뒈져」
「하하핫」
자신의 삶에 목적을 찾아내면 사뭇 매일이 즐겁겠지. 와야 할 때를 기다리며 정진하고, 얼마 되지 않는 시간도 허투루 낭비하지 않겠지. 죽어가는 세포를 사랑스럽게 여기고, 손톱이나 머리털을 귀중히 자르고. 밭에 씨를 뿌리듯 하루하루를 음미하며 보낼 테고, 저녁 해가 질 무렵 잠시 멈춰서 하늘을 바라보겠지.
멋진 삶이다. 생(生)에 감사할 수 있겠지.
나는 일주일이 하루로 끝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
「너는, 코인이 탐나나?」
그 날 콘노 텟페이는, 저기, 그를 반복하는 바보가 되어 있었다.
「―…, 뭐어.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넣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려나요.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겠다. 뭐 그 정도지만」
「그런가」
담배를 뱉으며, 재를 떨군다.
아무래도 내 행동이 틀렸던 걸지도 모른다.
경솔했다곤 생각지 않지만, 아무래도 예상했던 것과는 달랐다.
코인이 필요한지 안한지에 고상한 이유를 필요로 했던 건 아니다. 어떤 의미, 솔직한 대답이라고도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거라면 좀 더 다르게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
― 내 맘에 들기 위해, 신경 쓰고 있는 건가.
주위에 널린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그대로 죽게 내버려 두는 게,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다.
「왜 그런 질문을 하냐는 얼굴이로군」
「네…. 신경 쓰임니다, 역시」
아아, 이 녀석의 말투조차 맘에 들지 않게 됐다. 애도 아니고.
「간단한 얘기야. ―…내가 도와주지」
콘노 텟페이는 놀라고 있다.
「아니. 그치만. 도운다뇨. 뭣 때문에?」
「그 쪽이 재밌을 것 같으니까」
진심으로, 절실히.
「네 놈이 맘에 들어」
그리고 다시 키스로 입을 다물게 했다.
이 녀석은 정말로 머리가 나쁘다.
이 정도로 넘어가지마. 여자냐.
그래 갖고 내 맘에 들기라도 할 것 같나? 자신을 돌아보라구.
하지만, 너는 엉덩이만큼은 괜찮을 것 같아. 분명 여자보다 훨씬 더 조이겠지. 근육도 붙어 있고. 뭐든 해봐야 아는 거다.
조금만 더, 들뜨게 해주자. 상냥하게 대해주자. 극진히 대해주고,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있을 수 있도록 해주자. 질리면 털을 잡아 뜯어 내던져 주지.
그래도 너는, 행복하겠지?
**
나날이 콘노 텟페이는 못 쓰게 되어갔다.
이렇게, 맹목적인 호의를 보내오는 것은 귀찮아서 견딜 수가 없다. 그리고선, 뭔가 이유를 붙여, 콘노 텟페이를 단골 의상실로 데려가서, 냉큼 섹스했다.
처음이었던 듯, 박을 때의 반응이나 목소리가 생경해서 좋았다. 갤러리 까지 준비해 둔 덕도 있어서, 엉덩이는 훨씬 더 조임이 좋았다.
몸은 좋다. 그건 인정하자.
하지만 그 이외의 것은 내 판단 미스였던 모양이다.
저항은 결국 형식뿐이고, 말없이 강간당하는 남자에게 볼일은 없다.
재밌지 않다구, 그런거.
그러니까, 볼일을 다 치루고 가게 밖으로 나왔을 때 얻어맞은 것은, 다소 예상외였다.
「아―…. 무슨 짓이야, 콘노 텟페이」
「그건 이쪽이 할 말이야!!」
아직 자신을 유지하려 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언제까지 계속 될련지.
버티지 못해. 너는 이제 틀렸어.
이렇게나 간단히, 내게 홀딱 빠져선 끝이다.
「그렇게나 앙앙 거려 놓고서, 끝나자마자 이건가」
콘노 텟페이는 눈꼬리를 새빨갛게 물들인 채, 수치와 분노로 떨고 있는 모양이었다.
「젠장할……」
시답잖은 허세는 관두고, 얼른 돼지로 추락해 버려.
내게 있어, 그 외 다수의 무리 속으로 들어가 버려.
인간, 체념과 포기란 게 중요하지.
「리셉션엔 안 갈 겁니다. 돌아가겠습니다. 안녕히」
콘노 텟페이는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서, 어깨를 축 떨구고 걸어간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그 등에 말을 걸었다.
마지막 정도는, 좋은 꿈을 꾸게 해줄 요량으로.
나는 앞으로 그 남자에게 일어날 참사를 상상하며, 그를 비웃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처럼, 누구에게나 그래줬던 것처럼.
은밀히, 낮은 목소리로.
「나쁘진 않았어」
「정말입니까?」
어디선가,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
당연히, 등을 돌린 콘노 텟페이의 목소리겠지.
「의심하지 마. 거짓말을 할 필욘 없을 텐데」
「제 몸 말고는 나빴었겠죠」
나는 턱수염 만지작 거리며, 콘노 텟페이의 등을 바라보았다.
「아니. 아직 어떻게 굴러갈진 모르지」
「알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마키 씨한테 홀딱 반해서, 매춘 비슷한 짓을 하게 됩니다」
「뭐야, 그건……」
콘노 텟페이는 돌아보지 않는다.
「마키 씨를 돌아보게 만들고 싶어서, 마키씨 밖에 보이지 않게 됩니다. 살찐 영감한테 당하면서 마키씨를 생각하고 생각해서, 이상해집니다. 그리고, 찌릅니다」
「찌르다니」
「마키씨를 죽이는 거겠죠」
왠지 모르겠지만, 이건 좀 일이 재밌게 된 기분이다. 콘노 텟페이가 떠나려하던 순간 시간이 멈추고, 다른 장소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환각인가?」
왜 갑자기 그런 게 보이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환청이든 환각이든 봐버리고 들어버린 건 별 수 없다. 사라지는 것을 기다릴 뿐.
「불온하군」
「그런거, 좋아하시잖습니까」
목소리가 웃는 듯이 흔들린다.
「지루한 매일이 지긋지긋하시잖습니까. 그러니까 내가 어떻게든 해드리는 겁니다」
이렇게까지 심중을 읽히는 건, 역시 약간 불쾌했지만 꿈이라고 생각하면 뭐든 있을 수 있겠지.
현실의 나는, 어디서 뭘하고 있는 걸까.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있을 뿐입니다」
자아.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마키씨. 저는 당신이 좋습니다」
「알아. 시답잖은 얘기로군」
「그러니까 제가 즐겁게 해드릴게요. 아직 그 누구도 시험해 보지 않은 방법으로」
어느샌가 콘노 텟페이는 걸음을 옮기고 있고, 바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내가 무얼 봤는지는―…, 생각하는 걸 관두고. 리셉션 회장으로 향하기로 했다.
내내 인생을 지루하게 여겨온 내게, 하느님이 보여준 백일몽. 그런걸로 해두자.
***
나는 서류 정리를 하면서, 콘노 텟페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너, 지난달 정기 회의에서 들었는데. 고객 획득률 사내 제일이라며?」
「후후후」
「인간, 성장하는 법이로군」
「당신한테 안 지려고 필사적으로 공부했으니까」
「엉망진창인 독일어로 떠드는 주제에, 입만은 살았군」
그 이후로, 콘노 텟페이는 아슬아슬한 부분까지 버티고 서서, 결국 추락하진 않았다.
이 녀석은 생각보다 즐길만한 인재일지도 모른다고 판단을 재고한 나는, 콘노 텟페이를 사원으로서 부하에 넣어, 매일 공부 시키고 있다.
「타케모토 코퍼레이션도 매수 완료야」
결국, 그 날의 백일몽을 통해 들었던 일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뭐였는가 싶어 떠올리는 일도 있었지만, 꿈 이외엔 설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 녀석에게 편린을 보았다.
걷어 차고 또 걷어 차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그 근성이다.
「헤에……」
고개를 들자, 콘노 텟페이는 아직 만족이 가지 않는 듯한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얼굴 구조 자체야 다른게 없으니, 충분히 태평한 표정으로 보이긴 하지만.
『나는 아직, 마키씨를 즐겁게 해주지 못하고 있다』
뭐, 그런 생각이라도 하고 있는 거겠지. 콘노 텟페이.
그렇지도 않아.
언젠가 나는, 네게 찔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른 누구보다도 먼저 뛰쳐온 네가, 이 얄팍한 생명을 앗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것은 즉, 지루할게 없다 그거다.
내 애매한 대답에, 입을 비죽이는 콘노 텟페이한테서 등을 돌리고.
나는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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