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
* 치아키 루트.
9월 28일
츠유하
일을 쉬는 날이였던 신 짱과 같이 점심을 먹고,
다 먹은 식기를 설겆히 하고 있자니,
TV를 보고 있던 그가 낮은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신] 츠유하…….
[츠유하] 응? 왜?
[신] 잠깐, 와서 봐봐. 이 뉴스.
가볍게 손짓하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TV를 바라보자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간대인데도 뉴스 특보가 흐르고 있었다.
얌전한 외모의 리포터가 걷고 있는 장소는
눈에 익은 장소였다.
[츠유하] 여긴…….
[신] 그래. 미호야마 기슭 근처에 있는 길이야.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사건이라니…….
[츠유하] 무슨 일…, 있었어?
자신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건은 내 기분 탓인듯
그는 TV를 바라보며 뉴스의 내용을 이야기 해줬다.
[신] 무차별 습격 사건이야.
몇 건 정도 거듭 일어나고 있다는 군.
두근, 하고 심장이 움직인 기분이였다.
불길한 예감이 든다.
[신] 표적은 다들 젊은 여성이래.
너도 조심해.
[츠유하] 응…….
[신] 밖으로 나가면, 어두워 지기전에 반드시 돌아 와.
알겠지?
강한 어조로 그리 말하는 신 짱을 향해
나는 의식을 기울일 수가 없었다.
그저 TV 화면에 시선이 못박힌다.
[츠유하] 응……. 알겠어.
TV에 비쳐지는, 눈에 익은 광경에서 시선을 땔수가 없다.
틀림없다…….
그 장소 바로 근처다…….
무의식적으로 꽉 쥔 손에는, 땀이 배여 있었다.
[츠유하] ………………….
학교 수업이 지연되서,
귀가가 늦어지고 말았다.
날이 서늘해지기 시작하고,
해가 지는 것도 빨라진 탓일까
주위는 완전히 어두컴컴해져 있었다.
가로등도 인적도 적은 귀가길을 걸으며,
낮에 신 짱과 함께 봤던 뉴스를 떠올린다.
[츠유하] 괜찮아…….
사건이 일어난건 이 근처도 아니고….
자신을 타이르듯 말한다.
그 땅 근처에서 사건이 계속되니까
뭔가 있는게 아닐까 싶어서 불안해지긴 하지만,
지금 이 상황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츠유하] ………………….
그렇게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걷는 페이스는 빨라지고 만다.
신 짱이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오라고 말했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하며 폰을 가방에서 꺼내자,
예상대로 전화가 몇 통 걸려와 있었다.
[츠유하] 아아, 정말…….
일 때문에 바쁠 때는 방임 주의면서…….
돌아가면 분명 혼난다.
그게 나를 걱정하기 때문이란건 알고 있지만, 우울해진다.
[츠유하] …………?
빠른 걸음으로 길을 걷고 있자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사람들이 다투는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몇 명 정도 되는, 남자들의 목소리.
관여하지 말자…….
경계하면서, 걸음 속도를 보다 더 빠르게 한다.
하지만, 뒤에서
누군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츠유하] 웃……….
그 발걸음 소리는, 자꾸자꾸 다가온다.
마치 뭔가 초조해하는 것처럼, 다급한 발걸음 소리.
관여해선 안된다는 경계심과 공포에
뒤돌아 보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바로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다가온다.
뺨에 차가운 땀이 흐르던 그 순간…….
통로를 돌아 들어간 벽 안쪽에서, 갑자기 뻗어져 나온 손이
내 몸을 붙잡았다.
[츠유하] …………?!
갑작스레, 내 몸을 붙잡은 인물.
그것은, 치아키였다.
[치아키] ……………….
치아키는 나를 끌어 안으며, 즉시 벽 그림자에 몸을 숨긴다.
치아키………?
놀라움 속에 질문하려 했지만,
치아키의 손이 내 입을 막고 있었다.
조금 험악한 표정으로, 치아키가 작게 속삭인다.
[치아키] 조용히…….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던 와중
통로 옆에서 순간 뛰어 가버리는 인물의 뒷모습을 보았다.
저건………, 키요하루?
사라져가는 그 뒷모습은 분명 키요하루였다.
하지만 뒷모습이라고 하나
평상시와는 상태가 좀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그리고 키요하루의 뒤를,
눈에 익은 모습이 다급히 뒤쫓아 간다.
[소우시] 키요하루!
[료타] 하루!
점점 멀어져가는 키요하루의 등을 향해
소우시와 료타가 큰 목소리로 외친다.
키요하루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걱정되서 견딜 수 없는 심경에, 치아키를 올려다본다.
치아키는 말 없이, 가만히 소우시 일행을 보고 있었다.
소우시나 료타보다 약간 뒤에서 달려가고 있던 타카오미가,
뭔가를 눈치챈듯, 순간 이쪽을 뒤돌아본다.
[타카오미] ……………….
하지만 바로 앞으로 돌아, 키요하루를 쫓아갔다.
네 사람이 달려 가 버리고, 그 자리엔 조용한 정숙만이 남았다.
치아키의 손가 겨우 입을 막은 손을 땠다.
하지만 바로 뭔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머릿속으로 냉정하게 정돈할 수가 없다.
혼란스러운 상태로,
아연히 치아키를 바라보자
조금 곤란한듯 그의 눈썹이 쳐진다.
[치아키] 미안……. 놀라게 해서.
[츠유하] 대체……, 뭐였어?
[치아키] 글쎄……?
나도 뭐가 뭔지 전혀 모르겠어.
고개를 젓는 치아키의 동작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
[츠유하] 정말로, 몰라……?
[치아키] 아무 것도. 뭔가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여?
평소와 마찬가지로 가벼운 말투지만,
희미하게 가늘어진 눈동자 안 쪽에는
이 이상의 탐색을 거부하는 빛이 드리워져 있었다.
[츠유하] 모르는건……, 사실일지도 모르겠지만.
숨기고 있는 것은 애매모호…….
그런 거지?
[치아키] 그 비슷하다고… 해야하나?
너는 알 필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츠유하]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필요한지 아닌지.
그런 질문이라면 확실히 내게는 필요 없다.
하지만, 관계가 없지도 않은 사람들의 저런 모습을 보고,
그대로 그렇습니까, 하고 납득할 수 있을리도 없다.
[츠유하] 내 필요성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하게 나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다는 뜻이야…?
여기서 긍정 당해 버리면,
이 이상의 추궁은 무리가 되지만, 묻지 않을수가 없었다.
[치아키] 으음……. 그건 내가 답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야.
결론부터 말하면, 나도 모르는 일이고.
[츠유하] 에…….
밀착해 있던 거리가 다소 벌어진다.
나와 그 사이에 생긴 적은 공간에 순간 정숙이 흘려 들어 왔지만,
바로 그것을 깨트리듯 치아키가 장난스럽게 말을 이었다.
[치아키] 말 그대로의 의미야.
나는 그들의 소꿉친구도 아니고.
뭐든 다 아는 사이도 아냐.
[치아키] 뭐어……. 뭔가가 있다는건 전부터
어림풋히 눈치채고 있긴 하지만,
저 모양새를 보아하면 분명 보통일은 아니겠지.
[치아키] 섣불리 관여할 일이 아니야.
그들이 달려간 방향을 바라보는 치아키의 옆 얼굴은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은듯 몹시나 메말라 있었다.
[츠유하] 치…, 아키……?
[치아키] 츠유하도 좀 전의 일은 잊어버리는게 좋을 거야.
[치아키] 분명, 저 네 사람은 알리고 싶지 않은게 아닐까?
그러니까 나한테도 아무 말도 안 한거고.
어딘지 남일처럼 얘기하는 치아키에게 위화감을 느꼈다.
[츠유하] 알려고는……, 하고 있어?
[치아키] 에……?
[츠유하] 네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기 이전에,
치아키가 알려고 하는가 싶어서…….
[치아키] 나는……, 단순한 방관자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알 권리같은 것도 없고.
타카오미도……, 아무말도 안하고.
[치아키] 사람에겐 경계선이란게 있다고 생각해.
소중한 동료에게 비밀이 있다해도,
그걸 알려고 해선 안되는 거야.
[츠유하] 그게……, 치아키의 진심이야?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게 아니다.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은,
치아키 쪽인게 아닐까….
[츠유하] 분명이니, 알 권리니…
그 말들 전부, 네 사람한테 직접 들은 말은 아니잖아?
[츠유하] 치아키가 하는 말들은 전부,
아려 하는 각오가 전혀 없는 것처럼 들려.
[치아키] ……………….
설령 그렇다해도,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츠유하] 맞아…….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야.
그가 하는 말은 합당하다.
그에게는 그의, 내게는 나의. 제각기의 생각이 있다.
그것을 부정할 맘은 없다.
단지…….
치아키의 말이 너무나도 쓸쓸하게 느껴져서…….
평상시의 모습을 알고 있으니까.
그들 사이에 거리가 있다는 것이 쓸쓸해서….
무심코 답지도 않은 소릴 꺼내고 말았다.
치아키는 내가 순순히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고,
살짝 눈을 내리 깐 뒤, 작게 웃었다.
[치아키] 가자……. 바래다 줄게….
그 웃음에 힘이 없는 것을 느끼면서도
나는 그저 치아키의 뒤를 쫓아,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치아키는, 스스로 방관자를 자처하고 있다.
자신의 의사로, 다른 모두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는 거다.
그걸 쓸쓸하게 생각하면서도, 내게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츠유하] 하아……….
눈에 익은 자신의 생활 환경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계기였을까, 한 발짝 들어선 순간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너무나도……. 그래, 너무나도…
자신이 봐왔던 광경을 머리가 쫓아갈수가 없어서.
그 한마디로 끝나 버릴 만한 일이였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뭔가 사태가 움직이고 있는 듯한 불쾌함.
단 하나, 알 수 있는 것은ㅡ….
치아키 이외의 다른 모두에게도,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
확신이 아니라, 직감으로.
내 안의 뭔가가 호소해 오는 그런 기분이 들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문득 자신의 왼쪽 손을 바라보자,
새하야해질 정도로 꽉 쥔 손이 작게 떨리고 있는게 보였다.
[츠유하] 어째서……?
손을 펴려고 했지만,
왼손이 순순히 펴지지 않는다.
오른손을 써서, 간신히 비틀어 편다.
펼친 손바닥에는 손톱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고,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츠유하] 혹시 나……. 무서웠던 걸까……?
입에 담는게 아니였다…….
그렇게 후회하고 말았다.
언령을 믿는건 아니지만,
내뱉은 말이 방아쇠가 되어 실감나게 느끼게 될 때가 있다.
이것은 공포…, 인 걸까?
기분 나쁠 정도로 마비된 감각에 실감이 솟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제와 겨우 오싹하고,
뭔가가 등줄기를 타고 기어 오르는 듯한,
그런 착각에 빠진다.
[츠유하] 우……………….
불연듯 불길한 예감에, 뒤를…….
천천히 돌아보려 했다.
하지만, 뜻대로 목이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태엽이 녹슬어 버린 양철 인형같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지금의 자신은,
뭔가에 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어 참는다.
사고와 몸이 분리된 듯,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지금의 자신에게 초조함을 느끼며
간신히 뒤돌아 본다.
거기에는ㅡ….
아무 것도 없었다.
불을 켜는 걸 잊어버린 탓에 여전히 새카만 복도,
복도의 벽지만이, 눈에 들어올 뿐.
[츠유하] 하아…….
크게 한숨을 내쉰뒤, 가슴을 쓸어 내린다.
이렇게 계속 바닥에 주저 앉아 있을 수도 없다고 생각해서,
자신을 채찍질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직도 떨리고 있는 다리를 움직여서,
간신히 소파에 엎어진다.
한 번 몸을 뒤척인 뒤,
눈을 감고 심호흡 한다.
[츠유하] 뭐가 뭔지 모르겠어…….
새삼 떠올려보자,
키요하루가 뭔가로부터 도망치듯 뛰쳐가는 것처럼 보였다.
소우시 일행의 다급해하는 모습으로 보아,
키요하루가 뭔가의 원인이라고 한다면…….
싸우는 듯한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일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견딜수가 없었다.
[츠유하] 키요하루는 뭐한테서 도망쳤던 걸까.
[츠유하] 아니면, 소우시네가 키요하루를 쫓고 있었던 걸까?
결국 마지막까지 나는 치아키에게,
그들에 대해 물어 볼 수가 없었다.
치아키가 집까지 바래다 주는 동안,
몇 번 정도 타이밍은 있었을 텐데….
[츠유하] 그 이상 물을 수 있을리가 없지…….
자신의 머리를 감싸쥐며, 답답한 뭔가를 필사적으로 걷어내려 했다.
자연히 그 이후 대화는 없어졌고,
집에 도착할 때까지 둘이서 조용히 걷기만 했다.
[츠유하] 치아키가 모른다고 한 건……
사실이라고 쳐도….
아무 것도 눈치채지 못한건, 아니겠지….
그렇지 않으면, 나보고 잊는게 낫단 소릴 할리가 없다.
치아키 이외의 전원이, 뭔가 특별한 것을 품고 있고.
그것을 치아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그것을, 치아키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츠유하] 나 답지도 않게…….
이런…, 쓸데없는 감정…….
누구에게나 건드리길 바라지 않는 일 하나, 둘 쯤은 있는 법이고
그걸 억지로 캐묻는 것은 역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알고 있다.
전부, 알고 있으니까 혼란스럽다.
자신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에.
방금 봤던 모두의 얼굴이, 몇 번이나 머릿속을 스쳤다.
이 불안은…, 대체 뭘까.
내가 모르는 곳에서, 뭔가 무시무시한 것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듯한 불안.
지금은 그것에 짓눌리지 않도록 눈을 감는다.
고작 이런 저항밖에 할 수 없는
지금의 자신에게 불안함을 느낀다.
조용히……, 천천히 피부 아래서ㅡ
반점이 꿈틀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내 몸을 침식하고 있는 것만 같은 이 감각이,
내 마음을 점점 더 불안으로 덧칠해 간다.
▶ 다음으로 - 9월 28일 (치아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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