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
* 치아키 루트.
9월 23일
츠유하
다음날.
신 짱한테 부탁 받은 물건을 다 산 다음,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볍게 심호흡 했다.
구름 하나 없는 오늘의 쾌청한 날씨를 보고 있자니,
어제 일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전기 발생 - 동급생
그 뒤 바로 신 짱은 돌아 왔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보여도, 신 짱은 굉장히 걱정이 많아서
반점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입 밖으로 꺼내면 불안이 더 늘어나 버릴 것만 같아서,
나 자신이 두려워했던 걸지도 모른다.
멍청히 하늘 너머를 보고 있자니,
누군가가 톡톡 어깨를 두드렷다.
[츠유하] 에… ……?
뒤돌아 보자, 거기에는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치아키의 모습이 있었다.
[치아키] 무슨 일이야~, 멍하니?
[츠유하] 치아키……. 미안, 나 멍하니 있었어?
[치아키] 그랬어~.
아무리 대낮이라고 해도 여자아이니까 조심해야지.
[츠유하] 응……. 고마워.
그런데, 치아키야말로 이런데서 무슨 일이야?
[치아키] 잠깐, 좀 훌쩍 나와봤어.
편의점에라도 가볼 까 해서.
[츠유하] 그렇구나…….
[치아키] 아니, 그건 그렇고 자주 만나네.
이거 운명 아냐?
그렇게 말하며 웃는 치아키를 보자,
왠지 조금 마음이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츠유하] 정말로 자주 만나네.
혹시 또 기숙사를 빠져 나온거야?
[치아키] 응~. 뭐어~.
하지만 타카오미한테 뒷일 부탁해 놨으니까 괜찮아!
[츠유하] 빠져 나온게 들키면 큰일 아냐?
[치아키] 들켜도, 타카오미는 기숙사장이 잘 봐주는 편이니까,
분명 어떻게든 될거야.
듣고보니 확실히…….
타카오미는 마이 페이스지만, 문제를 일으킬 것같은 타입은 아니고.
그에 비해……….
[츠유하] 치아키는 잘 안 봐줘?
[치아키] 응응. 나는 교칙 깨기 상습범이니까~.
신용이 별로 없어서…. 슬프지?
짐짓 어깨를 축 떨구고서, 풀죽어 하는 치아키를 보며
나는 무심코 작게 뿜었다.
[츠유하] 정말. 그만 웃겨. 자업자득이잖아.
[치아키] 역시 그렇게 생각해?
뭐뭐, 즉 나는 기숙사 탈출의 프로니까,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단 소리.
묘하게 납득이 가서 고개를 끄덕인다.
[츠유하] 그런가…….
[치아키] 응? 뭐야뭐야?
[츠유하] 이렇게 딱 마주칠 때
치아키가 사복 차림인건, 남몰래 빠져나와서
그대로 밖에서 놀기 위해서인거구나.
[치아키] 응, 맞아. 정답!
뭐어, 교복이래도 여유롭게 빠져 나올 순 있지만~.
즐거운듯 웃는 치아키를 따라 나도 웃으며,
문득 어느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치아키와 만날 때에는
우연히 만난다거나, 키요하루가 불러내서 만난다는 형태 뿐으로
치아키에게 놀자는 소릴 들은 적은 없다.
스스로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움직이는 타입은 아닐걸까.
[츠유하] 치아키……. 사실은 여럿이서 노는 것보다
혼자 있는걸 더 좋아하고 그래?
[치아키] 에? 딱히 그렇진 않아~.
왜 그런 소릴 해?
[츠유하]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어서.
[치아키] 뭐어, 굳이 따지자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고 해야하나.
왁자지껄한 걸 보는 것도 즐겁고.
[치아키] 아, 그치만 츠유하는
혼자 있는 쪽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츠유하] 응. 여럿이 있는것보단 혼자 있는게 더 마음 편해.
[츠유하] 아, 하지만 치아키네와 노는 건 굉장히 즐거워.
같이 놀자고 말해 주는건, 굉장히 기뻐.
[치아키] 하하핫. 그런가~.
하루가 들으면 기뻐할 거야.
하루는 여럿이서 왁자지껄 노는걸 좋아하니까.
[츠유하] 아, 그건 알 것 같아.
키요하루는 항상 남들 배 이상으로
신이 나 있는 인상이 강하니까.
[치아키] 그렇지? 아 ,그치만 말야.
나랑 단 둘이서 놀고 싶어진다면, 언제든 사양말고 말해줘.
치아키나 빙그레 웃는다.
[츠유하] 고마워. 생각해 둘게.
[치아키] 언제든 기다리고 있을께~.
치아키의 웃음은 장난기 섞여 있는 와중에도
확실하게 상냥함이 엿보여서,
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차분히 진정시켜 준다.
하지만…….
[츠유하] 저기…, 치아키.
[치아키] 응? 뭐야?
[츠유하] 치아키는…, 별로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네.
대화 속에 자신을 드려내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요 전부터 어림풋히 느끼고 있었다.
치아키는 자신의 얘기가 될 것 같으면
능숙히 다른 화제로 이야기를 바꿔 버리는 기분이 든다.
언제나 모두의 원 안에 있을 텐데
실은 밖에서 원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그런 거리감을 느낀다.
[치아키] 으음? 그런가?
안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아니아니, 그보다. 갑자기 왜 그런 소릴해?
[츠유하] 왠지 모르게, 그런 기분이 들어서.
내 착각일까나…?
[치아키] 아아……, 혹시
내 얘길 듣고 싶단 소리?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고,
치아키가 내 얼굴을 들여다 본다.
[츠유하] 응……. 모처럼 친구가 됐으니까.
치아키의 얘길 듣고 싶어.
[치아키] 헤에…….
츠유하는 날 알고 싶은 거구나?
그렇게 말하는 치아키의 목소리는 평소때보다 낮았다.
[츠유하] 에……?
어라? 하는 생각에 치아키의 눈을 보자,
치아키는 평상시와는 달리 어딘지 차가운 눈을 하고 있었다.
마치 도발이라도 하는 것처럼…….
쏘아보고 있는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아주 약간, 내 안에 긴장감이 솟았다.
[츠유하] 치, 아키……?
무심코 작은 목소리로 부르자,
내 시선이 닿는 위치까지 몸을 낮춘 치아키가,
스윽 몸을 쭉 폈다.
고개를 들어 그 표정을 살피자,
평소때의 치아키로 돌아와 있다.
[치아키] 슬슬 돌아가는게 좋지 않을까?
집까지 바래다 줄게.
[츠유하] 엣……. 그치만, 이 위의 맨션인데?
치아키는 내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제의해 왔다.
내가 가리키는 그 건물은, 그야말로 코 앞.
[치아키] 응응. 알고는 있지만.
보다시피, 맨션 엔터런스까진 몇 미터 있잖아~?
[츠유하] 응…. 그렇긴 한데…….
내가 말하고 픈 것은, 그런게 아니라…….
[치아키] 얼마되지 않는 거리라도 바래다 준다…….
그것이 신사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공주님. 자아, 이쪽으로.
치아키는 그 말 그대로, 신사의 행동거지를 흉내내
내게 길을 양보한다.
[츠유하] …………….
치아키의 그 행동의 의미를 헤아려,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츠유하] 응…….
언제나처럼, 치아키는 방긋 명랑하게 웃는다.
「돌려 보내고 싶다」.
치아키의 거부의 마음이 포함되어 있는 기분이 들어서.
어쩌면 건드려선 안될 화제……였던 걸지도 모른다.
다소 어색하게 화제를 돌리던 치아키의 태도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츠유하] ………………….
집으로 돌아간 다음.
방금 봤던 치아키의 차가운 눈동자가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츠유하] 치아키…….
내가 아는 그는, 약간 더 능수능란하게 얘기를 돌려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도록 만들었을 텐데.
그 때만큼은 달랐다.
일부러, 감정을 흘린 것처럼….
나를 거부하기 위해 일부러
표정을 달리 한 것처럼 보였다.
원래부터 타인이니까,
모르는 일들 뿐인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상대의 마음속 깊은 부분에, 흥미 본위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걸 신경 써서
치아키와의 거리가 생겨 버린 버린게 아닐까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다.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폰이 울려서,
놀라 움찔했다.
[츠유하] 누구지……?
발신인을 보자, 타카오미한테 걸려온 전화였다.
[츠유하] 네. 여보세요.
[타카오미] 어제간만…….
[츠유하] 타카오미…….
목소리의 주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깨의 힘이 슥 빠졌다.
[츠유하] 응. 어제 봤었지.
무슨 일이야?
[타카오미] ? 무슨 일… 있었어?
[츠유하] 아……. 으으응. 괜찮아.
타카오미야말로, 무슨 일로 전화했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억지로 얘길 끝낸 다음
타카오미의 용건을 묻는다.
[타카오미] 응…….
조금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치아키 못 봤어?
타카오미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졸리면서도
조금 심각한 빛깔을 띄고 있었다.
[츠유하] 에……. 치아키라면 방금 편의점 앞에서 만났는데.
[타카오미] 역시 만났구나.
편의점에 들렸다 오겠다고 해서,
츠유하를 만나지 않았을까 했는데….
[츠유하] 치아키가… 왜?
[타카오미] 기숙사를 빠져 나간게 틀켰어.
[츠유하] 엣…….
[타카오미] 외출 신청 없이 외출하는건 금지 되어 있어.
하지만 치아키는 언제나처럼 멋대로 빠져 나갔으니까.
사태를 파악하자, 가슴이 약간 울렁인다.
[츠유하] 그 말은 나도 방금 치아키한테 들었어.
하지만 타카오미한테 맡겨 놨으니까 괜찮다고………
치아키는 그 때, 확실히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타카오미] 뭐어, 한도라는게 있고. 정말로 괜찮을리 없지.
특히 치아키는 상습범이고.
[츠유하] 기숙사장이나 선생님이 화가 났다는 뜻이야?
[타카오미] 응. 얼른 돌아오지 않으면 상황이 악화될거야.
그 걸 치아키한테 가르쳐 주고 싶은데….
치아키, 폰으로 전화해도 받지를 않아서.
[츠유하] 다른 사람들이 있는데로 가지 않았을까?
소우시나, 키요하루 네는?
[타카오미] 응. 전부 전화해 봤는데, 모르겠데.
치아키. 어디 간다는 말 안했어?
치아키와의 대화를 떠올려본다.
………….
치아키는 내게 자신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츠유하] 으으응. 이렇다할 건 없었는데…….
[타카오미] 알겠어……. 고마워.
[츠유하] 저기. 치아키, 혼나는 거야?
괜찮을까?
무심코, 끊길 듯한 전화에 매달린다.
이대로 아무 것도 모른다로, 끝내도 되는 걸까?
나는…….
[타카오미] 뭐어……. 나름 지도는 받을지도.
하지만 츠유하가 걱정할 일은 아냐.
[츠유하] 하지만…….
[타카오미] 괜찮아……. 어차피 꾸중을 듣는것 뿐이니까.
치아키는 그런거 익숙하고, 넘어가는 것도 잘해.
[츠유하] 응……. 알겠어.
[타카오미] 고마워…….
타카오미는 짧게 그리 말한 다음, 전화를 끊었다.
[츠유하] ……………….
폰을 움켜쥐며, 치아키를 생각한다.
그 때는 기숙사 탈출의 프로다, 하고 웃고 있었으니까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는데….
나와 헤어진 그 이후로 계속 기숙사로 돌아가지 않은거라면,
확실히 시간은 꽤나 지나 있다.
일요일이라서, 안심했을까?
[츠유하] 제발… 부탁이야, 치아키. 받아줘…….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왠지 묘하게 가슴이 울렁인다.
치아키의, 그 아무 것도 비추지 않던
싸늘한 눈동자가 생각나서.
힘껏 고개를 저었다.
어쩌면 내가 괜한 소릴 해서?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언뜻 본 것은 확실했다.
치아키를, 찾으러 가야할까…?
[츠유하] …………….
그렇게 생각은 하면서
다리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으으응…. 치아키가 갈만한 장소를
무엇 하나 모르겠다.
새삼 자각한다.
나, 정말로 치아키에 대해 아무 것도 아는게 없다…….
아는게 없으니까, 치아키가 곤란해 해도 도와줄 수 없다.
이 답답함이,
치아키와의 사이에 있는 보이지 않는 벽이…….
왠지 쓸쓸하고도, 슬펐다…….
방금전 치아키와 헤어졌던 편의점.
시간은 지났지만, 그럼에도 만의 하나의 가능성을 생각해
가게 안을 살펴 본다.
[츠유하] 역시……, 없어.
드문드문 보이는 손님들 속에, 눈에 익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역시, 아무래도 치아키의 존재가 신경쓰여서,
나는 집을 뛰쳐 나왔다.
굳이 필요했던 행동이 아니라해도,
나 자신이 그를 찾고 싶었다.
[츠유하] 하지만…. 어디로 가야 되지……?
터널(X)/주택가 공원(△)/역앞 광장(○)
[#M_▶ 터널|접기|
치아키를 찾기 위해, 터널을 찾았다.
인기척은 어디에도 없다.
어두침침하고 으스스한 정숙만이 가득차 있다.
자신의 걸음 소리만이, 터널에 울러퍼진다.
[츠유하] ………?!
이어 들리고 있던 그 발걸음 소리가,
다른 소리로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소리가……, 아니다.
이것은, 목소리다….
[츠유하] 싫……, 싫어…….
누군가가 머리 속으로 나를 부르고 있다.
무시무시한 포효와도 같은 그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러퍼진다.
[츠유하] 아, 아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그 격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나는 기듯이 터널 출구로 향한다.
[츠유하] 우……, 우우…….
몽롱한 의식 속에서, 필사적으로 터널을 빠져 나온다.
그 뒤, 필사적으로 찾아다닌 끝에
겨우 역앞 광장에서 치아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혼자 쓸쓸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자,
도저히 말을 걸수가 없었다.
치아키를 찾기 위해, 터널을 찾았다.
인기척은 어디에도 없다.
어두침침하고 으스스한 정숙만이 가득차 있다.
자신의 걸음 소리만이, 터널에 울러퍼진다.
[츠유하] ………?!
이어 들리고 있던 그 발걸음 소리가,
다른 소리로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소리가……, 아니다.
이것은, 목소리다….
[츠유하] 싫……, 싫어…….
누군가가 머리 속으로 나를 부르고 있다.
무시무시한 포효와도 같은 그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러퍼진다.
[츠유하] 아, 아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그 격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나는 기듯이 터널 출구로 향한다.
[츠유하] 우……, 우우…….
몽롱한 의식 속에서, 필사적으로 터널을 빠져 나온다.
그 뒤, 필사적으로 찾아다닌 끝에
겨우 역앞 광장에서 치아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혼자 쓸쓸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자,
도저히 말을 걸수가 없었다.
▼ 다음으로 - 9월 24일 (츠유하-1)
치아키를 찾아, 주택가 공원으로 왔다.
아이들이 몇 명 놀고 있을 뿐, 찾는 인물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츠유하] 나……. 치아키가 있는 장소, 전혀 모르겠어.
이렇게 무턱대고 찾을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어디로 놀러간 것 뿐.
그렇게 생각하려 해도, 왠지 모습을 보고 안심하고 싶었다.
[츠유하] 다른데를 찾아 보자…….
▶ 선택지에 맨션 앞 편의점 추가
터널(X)/주택가 공원(△)/역앞 광장(○)/맨션앞 편의점(△)
치아키를 찾기 위해, 편의점으로 돌아와 보았다.
찾으러 가기 전, 한 번 가게 안을 확인해 봤지만
어쩌면 엇갈려서 돌아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미약한 희망에 매달려, 에어컨이 켜져 있는 가게 안으로
한발짝 들어가 봤지만
역시 찾는 인물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츠유하] 다른데로 가볼까나…….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역 앞 광장에서, 나는 걸음을 멈춘다.
꽤나 찾아 돌아다닌 탓일까,
주위는 해가 저물어 어림풋한 오렌지 색으로 물들어 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츠유하] 치아키…….
자주 약속 장소로 쓰이고 있는 역앞 광장은
떠들썩한 인파들로 가득차,
사람 하나를 찾아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워 보였다.
[츠유하] …………….
하지만,
[츠유하] 치, 아키…….
와글와글 번잡한 거리의 잡음 속에서,
마치 컬러플한 그림 물감 속에 툭 떨어진 하얀 물감처럼,
그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섞이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처럼
조용한 한 곳이 있었다.
광장 중앙, 약속 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커다란 나무 옆에서,
그는 오로지 혼자, 웅크려 앉아 있었다.
정말로 그 몸을 웅크리고 있는건 아니고,
어린 아이가 자신의 몸을 끌어 안고 있는듯한
그런 쓸쓸함이 느껴졌다.
뛰어가, 다가가려는 생각은, 도저히 들지 않았다.
[츠유하] 어째서…….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는 쓸쓸한 표정은 지면을 향해 있고,
그의 주위에만 온갖 소리가 자취를 감춤듯이 정적에 녹아 있었다.
[츠유하] ………………….
그 역시 풀 죽을 때는 있다고 생각하고,
혼자가 되고 싶을 때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치아키는
구태여 왜 이 장소를 선택한 것일까.
[츠유하] 혼자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
마음속으로 작게 중얼거린다.
혼자가 되고 싶으면서도,
그는 이 소음 속에 몸을 두는 것을 선택했다.
모순되어 있지만, 그것이 그의 솔직한 마음인 걸지도 모른다.
내가 모르는 치아키의 표정은
어딘지 내 마음속을 술렁술렁 휘젓는다.
간섭해선 안 될 일인데도,
너무나도 달려가고 싶어질 정도로….
그 눈동자가 나를 비추었을 때…,
어떤 표정으로 변할지…….
[츠유하] ………?
내 안에서 끓어 오른 감정에 작은 의문을 품는다.
타인과의 관계를 피하면서, 그런 식으로 생각하다니.
나는, 폰을 꺼내 타카오미 앞으로 문자를 한 통 보냈다.
『미안. 치아키, 못 찾았어…』
발송 완료가 표시된 화면을 끄고,
폰을 꼭 두 손으로 움켜쥔다.
나는…….
치아키를 알고 싶은 걸까?
쓸쓸한 표정을 하고 있는 치아키는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동자는 뭘 비추고 있던 걸까…….
▶ 다음으로 - 9월 24일 (츠유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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