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
* 혹여 하면서 게임이 재밌어 진다거나 하면 모르겠는데, 우선은 문장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혼자 번역입니다.
* 대강대강 하거나 대강대강 때리칠 예정. 아마.
교실 안이 웅성웅성 소란스럽다.
칠판 앞에 선생은, 소리 높여 또박또박하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침착하지 않은 모양새로
교사의 이야기엔 거의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언뜻 보면, 진지하게 수업을 듣고 있다.
그런 우등생 집단 같은 모양새지만,
자세히 보면 표정은 다들 어딘가 풀려 있다.
교사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게, 눈에 보인다.
개 중에는 힐끔힐끔,
교실 뒤쪽을 돌아보는 학생도 몇 명 있다.
그리고 또 기이하게도,
교사도 그런 아이들의 모양을 확실히 의식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주의를 주는 건 없이
큰 소리로 수업을 행할 뿐이다.
이 날, 교실 뒤에는 평소와는 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의 아이를 지켜보는
어른들의 모습이 있었던 것이다
일상과는 다른 분위기에 대한 흥분,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안심감과 기쁨이
아이들의 표정에 웃음을 드리운다.
그런 기분 좋은 긴장감과 다정함이 교실을 감싸고 있었다.
[???] ……….
하지만, 그 소년의 표정은 딱딱했다.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책상 위에 펼쳐진 교과서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알고 있는 것이다.
모두와 마찬가지로 뒤돌아 봤자,
자신을 지켜보는 눈빛 같은건, 거기에 없다는 것을.
굳이 이 날만의 일은 아니다.
소년의 부모님이 학교 행사에 참석한 적은,
지금까지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
주위에 있는 친구들의 부모님은 당연하다는 듯이
친구들을 보러와 준다.
그와 마찬가지로,
소년에게 있어서 부모님이 찾아 오지 않는 것은
언제나처럼 당연한 일.
[???] …………….
그렇다고 해서 이 상황을 태연히 받아 들이고,
수업이 행해지는 45분을 평소 수업 시간처럼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소년의 마음은 강하지 않았다.
교사의 말은 웅성거림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고,
교과서에 적혀 있는 것은 그저 문자의 집합에 불과했다.
움켜쥔 펜에 자연히 힘이 들어간다.
마치 그 손끝만이, 소년의 마음을 지탱해주고 있는 것처럼.
얼마만큼 시간이 지났을까.
교실 뒤쪽 문이 열렸다.
참고 견디는 것에만 집중했던 탓에,
정확한 시간은 모른다.
하지만 분명 어느 정도의 시간은, 지났다고 생각한다.
주위 친구들이나 교사도 같은 생각을 했겠지.
교실 안의 수런거림이 일순 그쳤다.
소년은, 그 공기를 민감하게 느꼈다.
그러한 변화를, 남들의 배 이상으로 신경 쓰는 어린아이였다.
문득 신경 쓰여서, 소년은 뒤를 돌아 본다.
[???] …………?
예상외의 일에, 기쁨이 솟아 오른다.
거기에는, 소년의 부모님이 있었다.
평소 집에 있을 때보다, 조금은 더 멋을 부린 모양새로 보였다.
아니, 그런것 보다…….
그저 그 모습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소년의 마음은 가벼워졌다.
교실 안은 이미 좀 전의 웅성거림을 되찾았다.
이제 와, 이 소년은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힐끔힐끔 뒤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와 줬다.
날 위해서……, 찾아와 줬다.
소년은 안도한 듯, 조용히 미소지었다…….
[치아키] ………………
9월 5일
치아키
기숙사 방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천천히 문이 열린다.
[타카오미] 다녀왔어
[치아키] 옷, 타카오미. 돌아 왔네. 어서와.
두 손에 편의점 큰 비닐 봉투를 들고서,
변함없이 졸린 표정으로, 꾸물꾸물 방안으로 들어온다.
[치아키] 우왓. 또 그렇게 잔뜩~.
[타카오미] 응……. 바로 없어지니까 괜찮아.
[치아키] 그렇긴 한데~.
잘도 먹네. 진짜.
타카오미는 그 비닐봉투를 털썩 책상위에 내려놓았다.
힐끔 엿보인 그 안은, 당연히 전부 과자다.
[치아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속이 더부룩해져.
[타카오미] 응……. 난 안 그러니까 괜찮아.
[치아키] 아아~, 그러시죠.
타카오미 군의 그 가는 몸 어디로 들어가는 건지.
이런 외모로 어떻게 이런 식생활을 상상할 수 있을까.
[치아키] 타카오미는 말이지, 질리고 그러진 않아?
[타카오미] 질려……?
먹는 거…, 질리면 죽어버려.
[치아키] 아니아니. 그런게 아니라.
단거라던가, 스낵이라던가, 맛에 질리고 그러진 않아?
[타카오미] 그런거 별로 없어…….
신상품도 꽤나 사니까…….
[치아키] 하아……. 진짜, 다른 의미로 존경해…….
[치아키] 헤에…, 쵸콜렛만 갖고도 종류가 이렇게 많아?
아. 이쪽 건 본 적 있어, 나.
나머진 그렇지~
[타카오미] …………
비닐 봉투에 손을 집어 넣고, 마구 안을 뒤지고 있자니
문득 타카오미의 시선을 느꼈다.
[치아키] 음……? 뭐야? 왜?
[타카오미] 아니…….
변함없이 기운이 넘치는구나, 치아키는.
[치아키] 에? 그래~?
[타카오미] 뭐어, 좋은 일이야.
그게 치아키의 좋은 점이고.
[치아키] 음…. 칭찬 인건가?
그보다, 그러는 타카오미는 왠지 기운이 없지 않아?
[타카오미] 그래……?
기운차다고 생각하는데.
[치아키] 음……. 말론 잘 못 하겠는데….
좀 전부터, 타카오미의 표정이 신경 쓰였다.
평소부터 조용한 타카오미지만
뭔가를 신경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치아키] 무슨 일 있었어?
아니, 그보다 어디 갔다 온거야?
아, 혹시 나한텐 비밀인 얘기?
[타카오미] 비밀……?
[치아키] 아, 알겠다!
내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 준비지?!
그러니까 뭔가 숨기고 있는 느낌이다 싶더라.
[타카오미] 치아키, 생일 이제 곧이야?
[치아키] 아니. 봄이니까 반년 이상은 남았는데?
[타카오미] ……………….
말없이 시선을 보내오는 타카오미에게
다급히 사죄의 말을 입에 담았다.
[치아키] 미안, 미안.
농담이래두~.
[타카오미] 딱히……, 화 내는건 아냐.
그리고, 나갔다 온건 소우시를 만나러.
딱히 서프라이즈 준비 얘기도 안 했어.
[치아키] 아아, 소우지 한테.
놀러 갈거면 나한테도 말해 주지~.
[타카오미] 조금…, 얘기만 하고 온 것 뿐이니까.
[치아키] 흐응…….
뭐어, 담 번에 만나러 갈 땐 말해줘.
신작 게임 손에 넣었거든.
[타카오미] 응, 알겠어.
타카오미는, 많은 것을 말하지 않는다.
태도가 좀 애매했던 것도, 뭔가 무거운 얘기라도 했던 탓이겠지.
소우시와 둘이서 만났다고 하면
왠지 모르게 항상 이런 느낌.
너무 깊이 추궁해오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니까,
아무래도 그 이상은 물을 수 없게 된다.
[타카오미] 치아키……?
그렇게 생각하면서, 타카오미를 너무 빤히 바라봤을지도 모른다.
뭐야? 하고 말하는 듯한 시선이 돌아왔다.
[치아키] 응?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타카오미] 바라보고 있었던 건…, 치아키 쪽이라고 생각하는데.
뭐어……, 됐어.
그렇게 말하며 이미 흥미가 없는 듯 침대에 앉아,
봉투에서 꺼낸 과자를 뜯기 시작한다.
타카오미의 반대편.
나도 내 침대에 걸터 앉아 화를 약간 앞으로 돌린다.
[치아키] 그래서, 소우시의 상담은 어땠어? 괜찮았어?
[타카오미] 소우시한테……, 무슨 소리 들었어?
[치아키] 아니~?
하지만, 대개는 상담같은 거잖아?
[타카오미] 응……. 뭐어…….
그렇게, 될까나….
[치아키] 소우시는 말이지. 평소땐 야무지면서 무슨 일 생기면
꼭 너한테 상담거리를 갖고 오더라.
엄마 포지션이야?
[타카오미] 그런 큰 자식……, 필요 없어.
[치아키] 하핫. 그렇게.
아무리 우습잖은 소릴 해도, 타카오미는 쿨하게 대답한다.
그 냉정함이 왠지 조금 우스웠다.
[치아키] 소우시가 자식이라면 좀 귀찮을 것 같아~.
[타카오미] 평소땐 아마……, 우리들 중에서 제일로 야무져.
남 챙기는 것도 잘하고.
[타카오미] 다만…, 요령이 없는 거야. 그 녀석은.
[치아키] 요령이라……. 그렇게 말하니 확실히 그럴지도.
[치아키] 하지만, 요령 부족 한마디로 정리해 버리는 타카오미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타카오미] 대단해……?
그렇지 않아.
[치아키] 아니아니. 대단하대두.
며칠전의 일이 생각나서, 무심코 쓴웃음을 흘린다.
그러고보니 그 때도, 타카오미는 냉정하게 상황에 대처했었다.
[치아키] 대단해……. 타카오미는.
그런 기이한 체험은 좀처럼 없는데.
숲 속을 걷다가 찾아낸 신사 안에서 괴담 이야기를 나눈다.
여기까지는 어디까지나 흔해빠진 여름의 체험담이다.
하지만 그 신사에서 숨겨진 문을 발견하고, 기분 나쁜 지하 통로를 내려가자니
피투성의인 감옥이……!
새삼스럽지만, 기분 나쁜 장면이 떠올랐다.
[타카오미] 그러니까……. 무슨 소리?
[치아키] 음. 그 있잖아. 별장에 갔던 때.
[타카오미] 아아…….
내 말에 타카오미도 적으나마 그때의 일이 마음에 걸렸던 걸까,
조금 시선을 돌린뒤, 입을 다문다.
[치아키] ……………….
다만……,
이렇게 그 날의 일을 돌이켜 보자,
제일로 마음에 걸리는 것은 기이하게도 숲에서 있었던 기묘한 일이 아니였다.
아무래도 떠올리고 마는 것은,
그 땅에서 만난 한 사람의 여자아이.
[타카오미] 치아키?
나를 현실로 잡아 당기는 타카오미의 목소리가,
갑자기 귓가에 울린다.
[치아키] 어…. 아아, 왜……?
[타카오미] 왠지……. 무서운 얼굴을 했었는데…. 괜찮아?
[치아키] 아아, 진지한 얼굴이라고 해줘~.
조오끔~ 생각에 잠겼던 것 뿐이야.
미안.
[치아키] ……………….
[치아키] 타카오미는 말야.
그 날 이후, 츠유하 만난 적 있어?
[타카오미] 에………?
순간, 타카오미의 표정이 흔들린 것처럼 보였다.
[치아키] 에? 만났어?
[타카오미] 아아…, 아니. 전혀…….
[타카오미] 츠유하가 왜?
[치아키] 음…. 딱히 이렇다할 건 없지만.
뭐하고 있으려나~ 싶어서.
기묘한 체험을 공유한 여자아이…….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역시 거짓말이다.
[타카오미] 신경 쓰여……?
[치아키] 거야, 만난 장소도 장소였고.
깔끔히 잊을 리가 없잖아.
[타카오미] 뭐어……, 그럴지도.
하지만, 바로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치아키] 그런 근거도 없는 소리 하지 말아줘~.
연락처도 안 물어 봤는………. 아.
[타카오미] 응, 맞아.
연락처라면 소우시가 알고 있어.
[치아키] 아아, 응. 그런가.
깜빡 했다.
뭔가 얼떨결에 물어 봤었지.
그녀의 반점을 조사하겠다고 할 때,
연락하겠다고 말하며 물어 봤…던 것처럼 보였다.
먼 발치로 본 거였으니까,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타카오미] 하지만, 이유가 이유니까.
그녀도 순순히 가르쳐 줬던 것처럼 보였어.
[치아키] 이럴 때, 옆에서 멋대로 연락처를 물어 보는거
그닥 좋진 않을 것 같은데…….
[타카오미] 글쎄……….
여자아이는, 그런거 좋게 생각하지 않는거 아냐?
[치아키] 그렇지~.
아아, 됐어. 소우시한테 담 번에
그녀랑 연락하고 있는지 물어 볼래.
[타카오미] 응. 뭐어. 그 부분은 맘 대로.
[타카오미] 하지만, 소우시 쪽도
그 장소나 반점에 대해 조사해 준다고 하니까
[타카오미] 어쨌든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녀와의 연락도 그 뒤가 될거라고 생각해.
[치아키] 아……, 그 얘길 하고 온거구나.
비닐에 담긴 과자를 침대 위에 펼쳐 놓으며,
타카오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치아키] 과연…….
뭐어, 심각하기도 하고.
냅둘 수도 없으니.
[치아키] 소우시는 뭐래?
[타카오미] 음……. 아직 딱히는.
그 땅에 원인이 있다면 뭔가 전승도 남아있을테고.
[타카오미]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조사하지 않을까?
[치아키] 왠지……, 꽤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구나.
[타카오미] ……?
[치아키] 아니, 그 있잖아. 흔들다리 효과라고 하는거?
[치아키] 그런 체험을 같이 겪었으니,
두 사람 사이에 진전같은게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까나~
ㅡ…하고 생각해서, 하고 작게 말을 잇자.
타카오미가 다시 또 고개를 갸웃한다.
[타카오미] 치아키……. 그거, 진지하게 하는 소리야?
[치아키] 완전, 엄청 진지해.
남녀 사이란건 엄청 불가사의하니까 말야!
[타카오미]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우시에 한해서, 그런건 없을거라고 생각해.
[치아키] 아니 아니.
거야, 타카오미라면 전혀 상상이 안 가지만.
[치아키] 애당초, 얘기가 너무 교묘한거 아냐?
[치아키] 다 함께 숲에 들어가서, 떠들석하게 놀자고 생각했더니
어쩌다 거기 있던 츠유하랑 만나서
[치아키] 어쩌다 보니 같이 행동했다가
신사에서 그런 이상한 일을…….
어………, 어라……?
거기까지 말하다, 불연듯 말이 막힌다.
뭘까…, 이 위화감…….
[타카오미] 우연같지가…… 않아?
마치 마음을 읽은 것처럼, 타카오미가 질문해 온다.
[치아키] 아니……. 어…. 응…….
아무리 생각해도, 얘기가 너무 교묘해…….
목소리를 따라 온 소녀와 어쩌다가
그 숲에 있는 신사에서 괴담 이야기를 하다가,
기묘한 사건에 휘말린다.
우연인걸까.
뭔가의 영향을 받은 결과인걸까.
[치아키] 저기, 타카오미.
그녀 말야, 정말로 아무것도 몰랐을까?
[타카오미] 그건, 모르겠어.
[타카오미] 하지만……, 이대로 아무 일도 없이 잊혀질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
[타카오미] 뭔가, 움직임이 있을거라 생각해.
[치아키] …………….
타카오미의 추측엔 나도 거의 동감이였다.
왠지 모르게…, 그녀가 관여했기 때문에 생긴 일, 이라는 기분이 든다.
▼ 다음으로 - 9월 6일 (츠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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