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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여성향 게임
발매예정일 2013년 2월 22일 4월 26일
cool-b 2013년 5월호(Vol.49) 게재 SS
밤 새 우는 소리가 들린다.
근처는 깊은 숲으로, 축축한 공기가 주위 일대를 뒤덮는다.
새하얀 안개가 밤의 어둠을 왜인지 밝게 비추며, 맑고 차가운 푸르름을 탁하게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밤중 넘어, 눈에 익은 풍경이였다.
언제부턴가 계속 되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정도로 눈에 익숙해서 친숙하기에, 그래서 다소 저먼 곳에 마음이 가는건 별수가 없다.
달이 가늘어 지기 시작하고 있다.
불과 며칠전만해도, 만월이였는데.
불과 며칠전까지만해도, 만월 아닌 달 같은건 이 하나리의 밤에 뜬 적이 없었는데.
제것인양 자리잡고 있던 히나타가 별일로 자리를 비운 마루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손에 든 담배대를, 느긋이 들이 마신다. 이것도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이 전혀 없었다. 주체할 수 없는 뭔가를 때우기 위해 시작했던 것이, 어느새 손닿는 곳에 있는 일이 잦아져서 저도 모르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있는 것들은 대개 전부 그런 것들.
예를 들자면 남모르게 눌러앉은 주민들이나, 건물. 멋대로 길을 잃고 들어온 벚꽃신부와 그 동행.
벚꽃신부는 일부러 접근하지 않아 줬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또 스스로 모습을 나타냈다. 이제 오지마. 그때 그렇게 말해 줬는데.
벚꽃신부는 몇 번이나 내게 남 얘기를 듣지 않는다며 불평을 털어놓으나, 본디 그것은 이쪽이 해야할 말이다.
― 오지마.
그렇게 말했던것조차, 깨끗이 잊고 있으니까.
벚꽃신부가 찾아오고 나서, 벚꽃이 수근대기 시작했다.
검게 침전된 가지에 싹이 틀 날은 없을거라 생각했건만, 벚꽃의 기색이 술렁술렁거리는 것을 느낄때가 종종 있었다.
벚꽃신부에게 흥미가 있는걸까. 그게 아니면 그 동행일까.
이제까지 다른 주민들이 찾아 왔을 때에는, 단 한번도 그렇게 술렁거린적 없었다.
어린 벚꽃신부가 찾아왔을때에도 환희의 기미는 있었으나, 이런 식으로 어둡게 웅성거리진 않았는데.
나로선 이유를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불편함을 느낄때가 있다.
그것은 마침, 하늘 높이 걸린 가는 그믐달과 뭔가 관련이 있는 걸까.
「후부키씨.」
누군가 말을 걸어와 돌아보았다. 잠옷 차림의 벚꽃신부가 서 있었다. 맨발로 다가오는 그 발걸음 소리가 묘하게 새하얗게 느껴진다.
「달 구경?」
「바라보곤 있었지만, 굳이 구경하고 있던건 아냐.」
「그치만, 보고 있었잖아.」
「시야에 들어와서.」
솔직히 대답했건만, 벚꽃신부는 입술을 앙 다물며 고개를 갸웃한다.
「솔직하게 응이라고 말하면 될텐데…….」
「응.」
「정말………….」
말한대로 답했더니, 벚꽃신부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이 여자는 항상 예상외의 답을 내놓는다. 웃거나 말을 않거나 울거나 화내거나 다망하다가, 대개 뭔가 스스로 이유를 찾아내고선 자기 완결을 내놓기 때문에, 보고 있으면 질리지 않는다.
「너는 달을 보러 온건가?」
「으으응. 왠지 잠이 깨서. 물을 마시러 왔더니 후부키씨가 있어서.」
벚꽃신부는 일단 거기서 말을 자르더니,
「오늘은 벚꽃이 있는데가 아니네.」
그렇게 말을 이었다.
「별로, 딱히 벚꽃에 볼일이 있던게 아냐.」
「그래? 그럼, 거기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왜」
「항상 거기 있으니까. 벚꽃을 좋아한다거나,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라던가 그런 이유인줄 알았어.」
「의식해 본적 없으니까 몰라. 하지만,」
「하지만?」
「네가 벚꽃을 좋아한다고 말했던건 기억해.」
「……….」
벚꽃신부는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반쯤 벌리려다, 그대로 멈췄다.
꽤나 얼빠진 표정이다.
「휴부키씨는, 기억하지?」
「뭘.」
「내가 왔을 때의 일.」
「아아.」
「왠지, 치사해.」
― 나는 전혀 기억 못하는데.
벚꽃신부는 입술을 비죽였다.
「이상한 얼굴이였지.」
「후부키씨는 항상 예의가 없더라―….」
「봤던 걸 그대로 말한 것 뿐이야.」
벚꽃신부는 때때로 잘 모를 일로 화를 내니까, 당혹스럽다. 과거의 사소한 일같은거, 일일이 신경 쓸 필요 없이 돌아가면 될텐데.
마음만 먹는다면 못 돌아 갈일도 없을텐데.
하지만 그 말을 하면 벚꽃신부는 또 길을 모른다느니 뭐니 투덜대겠지.
「전에도 그랬어.」
「?」
「담뱃대. 멋대로 입에 물다가 이상한 얼굴 했었어.」
「내가?」
「네가.」
「그걸?」
「이걸.」
「맛있어 보였던걸까…….」
「맛있다 없단 말도 안했어. 하지만 이상한 얼굴을 했었어. 기억 못하나?」
「으음…. 유감이지만.」
고개를 갸웃하면서 확실히 유감스러운 얼굴을 한 뒤, 벚꽃신부는 이쪽을 향해 두발짝 정도 다가왔다. 그리고, 옆에 걸터 앉아 내 손에서 담뱃대를 빼앗는다.
「저기, 지금은 어떨까? 시험해 봐도 돼?」
내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벚꽃신부는 담뱃대를 주저주저 하며 입에 댄다.
요전에 피어보겠냐고 물어 봤을 때에는 거절했으면서.
밤이 되면 다소나마 호기심이 증가되는 건가.
쭈뻣쭈뻣 들이마시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작은 입술이 오므라들었다. 그러고보니 꽃의 꿀 이야기를 했을때에도 이 같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때는 좀 더, 환한 표정을 지었던 기분이지만.
「……….」
맛있진 않은 모양이다.
「봐. 역시 이상한 얼굴이야.」
「우음…. 나는 진달래 꿀로 충분해…….」
어딘지 분해 보였지만, 왜 그런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좋은 냄새. 벚꽃같이 부드러운 냄새가 나.」
왜인지 눈꼬리에 약간 눈물이 괴인 상태로, 벚꽃 신부는 웃었다.
그리운 냄새, 같은 기분 기분이 든다며 그녀는 말을 이었다.
욱씬.
뱃속 깊은 곳이 술렁였다.
벚꽃의, 그 기척처럼.
괴여있는 눈물을, 쭈뻣쭈뻣 담뱃대를 쥔 작은 손을, 달을 올려다보는 눈동자를,
가둬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
돌아가라고 몇 번이나 거듭 말해 놓고서.
벚꽃의 향기가 징조라는 것을 그녀는 모른다.
「얼른, 돌아가.」
간진히, 입에 담았다.
― 얼른, 돌아가. 네 영역으로. 끝나는 장소가 아니라, 계속 되는 장소로.
미쳐버리기 전에.
사로 잡혀 버리기 전에.
벚꽃에게?
나에게?
아니면―….
「후부키씨?」
놀라 동그래진 순진 무구한 눈동자가 이쪽을 본다.
가는 달빛을 품고 있다.
사로 잡힌 것은 과연 누구일까.
Mead : 이번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를 후부키씨의 시점으로 SS를 썼습니다♪ “하나리”에 빠진채 돌아갈 수 없는 주인공에게 자꾸만 돌아가라는 충고를 하지만, 그 이유는……. 본편에서 밝혀집니다. 그의 과거나 본심과 함께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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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의 후부키SS가 끝인줄 알았는데 설마했던 후부키222 네요! 이번에야말로 정말 마지막이겠죠. 발매일을 앞두고 체험판도 나왔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공식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