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에 쌓인 그을음을 긁어낸다.
마스크 대신, 수건으로 입을 막고 꼼꼼하게 청소 한다.
가스나 전기에 익숙한 생활을 벗어나, 이런 식으로 일본의 옛 방식으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귀중하다. 편한 일은 아무것도 없으나 요리를 만들고 있다는 실감을 이렇게까지 맛볼 수 있는 것은 체험하기 힘든 경험이였다.
「좋아, 이 쯤이면 됐겠지.」
눌러붙은 그을음은 어쩔 도리가 없으니, 그럼에도 꽤나 깨끗해졌다.
후우하고 숨을 내뱉고 어깨를 돌린 다음, 기지개를 킨다. 잠시 쪼그려 앉아있던 탓인지 등이 약간 아프다.
자아, 오늘 점심은 뭘로 할까. 모처럼 아궁이가 되살아났으니, 냄비요리도 좋겠다. 진득하게 끓인 오뎅도 버리기 힘들다. 화로불을 이용하면 식을 염려도 없다.
「하지만 끓이는건 역시 불조절이 어렵겠지. 이 아궁이 굴뚝도 없고…….」
「확실히 어렵지만. 마군은 지금까지 요리 태운 적 없었잖아.」
내 혼잣말을 듣고, 어느샌가 뒤에 서 있던 목소리의 주인이 고개를 갸웃하며 미소한다.
뭐어, 그렇지. 약간 자신만만히 대답하면서, 가는 팔 한가득 안고 있던 장작을 건네 받는다.
「나도 하나오모테(花面)로 돌아가면 좀 연습해 볼까?」
「괜찮은 생각이네. 아저씨도 기뻐할거야.」
이녀석의 아버지는 작지만 인기 있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거기서 아르바이트로서 고용되어 있는 입장이지만, 이 녀석이 주방에 서는 일은 거의 없다. 좁은 탓도 있으나, 도우러 와도 고작 마실것을 만들거나 나르는거 정도.
「나도 몇 번 정도 써본적 있지만, 별로 손에 익진 않더라.」
아궁이를 팡팡 치며, 눈썹을 떨군채 웃는다.
「캠프파이어 같아서 즐겁지만 말야.」
나도 시행착오를 거듭했으니, 당연 이 녀석한텐 훨씬 더 어렵겠지.
하지만 실패다운 실패를 한 적은 없는 모양이니, 아버지로부터 그런 손재주는 물러받은 걸지도 모른다.
「근데, 마군. 그거.」
얇은 조개껍질 같은 손톱이 붙은 검지 손가락이 내 얼굴을 척하고 가리켰다.
「도둑 같아.」
「너 무슨 소릴…….」
손짓하는 손가락을 물는 듯한 흉내를 내자, 사쿠는 다급히 손을 뺐다.
수건을 감고 있던 것을 까먹었다.
후부두에 있는 매듭을 풀고 보니, 도둑의 기본……, 당초 무늬다. 보자기는 아니나, 확실히 그렇게 보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