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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여성향 게임
발매예정일 2013년 2월 22일 4월 26일
cool-b 2012년 11월호(Vol.46) 게재 SS
「히나타」
「아…?」
이름을 불린 기분에 고개를 들었다.
부른 걸로 추정되는 상대가 이쪽을 보고 있었으니 기분탓은 아닌 모양이다.
「주무실거라면 방에서 주무세요. 뒷정리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타루히가 무뚝뚝한 말투로 말했다. 이녀석은 언제나 이렇게 남을 바보취급하는 말투다. 정말이지 기분나쁜 녀석이다.
안 자,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뿐이다. 일일이 시끄럽긴.
「아아, 하나히메씨라는건 황홀할 정도로 선이 가는 미인이라고 생각했는데」
타루히를 싹 무시하고 말하자, 녀석도 나를 싹 무시하며 고개를 돌린다. 타루히뿐만 아니라 이곳 주민 전부가 무시였다. 반응이 없다. 뭐, 주민이라고해도 나를 포함해 고작 4구. 대답같은건 원래부터 기대도 안했으니까. 예상대로다 그거다.
밤의 연회라해도 그저 모여 술을 마시는게 끝인 간소한 것이였다. 모두 사이좋게 지내는 분위기같은것도 당연히 없고, 제각기 술냄새에 모여 멋대로 마신뒤, 알아서 방으로 돌아간다.
연회의 화려함같은건 ㅎ자도 없는, 애시당초 모임도 뭣도 아니다. 편의상, 이 상황을 그리 부르고 있는 것 뿐.
「설마 또 찾아올줄이야...」
술안주만 주워먹고 있던 키리시마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뒤 무거운 한숨을 토해냈다.
키리시마는 안그래도 무겁게 생긴 외모인주제에 언제나 이 세상의 재난을 전부 짊어진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대체 뭐가 즐거워서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건지. 녀석이 가져온 술이 죄다 맛깔나니까 봐주곤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정원에다 갖다 박아다놓고 싶을 정도다. 단적으로 말해 실로 방해다.
「설마는 아니잖아? 하나히메가 여기로 오는건 규정된 일일텐데」
내 말에 키리시마는 좀 더 고뇌에 찬 표정을 지었다. 어떤 의미, 감탄한다. 잘도 그렇게 답답한 표정이 가능하군.
「지금은 옛날과는 달라. 하나히메, 벚꽃신부가 이곳을 찾아올 이유는 없어」
「왜? 벚꽃은 아직 있잖아. 봐, 저기」
열린 장지너머로 보이는 정원을 가리켜도 키리시마는 돌아보려조차 않았다. 벚꽃이 있는 장소는 모두 잘 알고있다. 굳이 보지않는데도 싫을 정도로 알고 있다. 나도 당연히 그랬다.
「피지않는 벚꽃에 의미는 없어」
씁쓸한 목소리로, 키리시마가 쥐어짜내듯이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벚꽃신부가 피우는거잖아?」
야유를 담아 받아치자, 키리시마가 입을 다문다.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얼굴이였지만, 그저 입을 다무니까 기분 나쁘다.
「그래서 돌아온거잖아, 벚꽃신부는 말야. 응, 후부키?」
「………」
툇마루 기둥에 기대어 밖을 바라보고 있는 후부키는, 굳이 지명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침묵했다.
애당초 후부키는 뭔가에 반응하는 자체가 드문일이다. 이녀석도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뭐가 즐거워서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이전에,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조차 모르겠다. 아무 생각도 없는걸지도 모른다. 아아, 그런가. 생각하지 않는건가.
여기있는건 그런것들 뿐이다.
가면이라도 쓴것같은 얼굴로 매일을 보내는 무리다.
허나 나는 다르다. 나는 즐기는 것을 알고 있다. 술도, 음식도, 놀이도. 잠자는것에서조차 즐거움을 얻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 즐겁지 않으면 존재의 의미가 없잖은가.
멍하니 먼 눈을 하고 있는 후부키를 냅두고, 나는 다시 키리시마를 돌아봤다. 제일 제대로 말이 돌아오는게 이 녀석이니까. 별 수 없다.
벚꽃 신부―, 하나히메는 우리들에게 특별한 존재.
이 세상의 중심인 벚꽃을 달래며, 안녕을 가져다주는 존재.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 이외여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안된다.
벚꽃이 거기에 있으면, 하나우라(花裏)는 안녕하다.
그저 거기에, 하나히메와 벚꽃이 존재하고 있으면.
「한번 본 그 순간 이게 그 하나히메인가?!하고 감동을 맛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완전히 기대밖이야」
「네가 무슨 기대를 했었는진 모르겠지만, 그게 무슨 모습을 하고 있던 상관없잖아」
「아니, 있잖아? 이왕이라면 그런 풋내나는것보단 농익은 쪽이 좋아」
「멋대로 기대했다가 멋대로 실망한 그쪽이 좀 그렇지 않나요?」
옆에서 타루히가 끼어든다.
날벌레 주제에, 시끄럽긴.
순간 짓밟아버리고픈 충동에 시달렸지만, 그건 그거나름 성가시니까, 마음속으로 독을 토하는데 그쳤다.
타루히는 어린 외모를 하고 있지만, 이 저택을 관리하는 존재다. 이녀석이 없으면 저택이 엉망이 된다. 편리를 우선하기 위해서라면 거슬러선 안될 존재다. 경우에 따라선『밥 없음』이라는 선택지를 강요당하기도 한다. 먹을게 없으면 곤란하다. 공복은 불쾌하다.
실로 재미없다.
옛날엔 좀 더, 이렇게, 나한테 봉사하는것이 좋아 견딜 수 없는 인간들이 잔뜩 있었는데. 이놈이고 저놈이고 죄다 내 꽁무니를 따라 다니며 방울이니 물고기니, 앞다투어 내 비위를 맞추려드는게 짜증날 정도였는데.
하지만 그런것도, 먼 옛날의 이야기였다.
「히나타」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아무래도 또, 생각에 잠겨 있었던 모양이다.
방 입구에 선 타루히가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열린 장지 너머, 타루히의 어깨너머로, 오늘밤 역시 푸르스름한 달이 떠 있었다. 하나히메가 온날, 이름뿐인 잔지날 밤으로부터 며칠. 그 시간 만큼, 달이 가늘어졌다. 달이 야위어가는걸 보는것도 하나리에선 꽤나 오래간만이다.
「피곤하신 모양이시네요…」
「아? 누가……」
반박하려하다가, 타루히가 시선으로 가리키는 곳을 깨달았다. 보아하니, 하나히메가 타다미에 쓰러져있다. 평온한 숨소리가 들린다. 엎어진 어깨가 찬찬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입가에서 침이 떨어질것같다
화덕가에는 좀전까지 함께 있던 다른 녀석들의 모습이 없었다.
후부키가 없는것은 매 있는 일이고, 키리시마는 방으로 돌아간거겠지. 하나히메가 데리오고온 애송이 요리사는 부엌에서 내일 음식 준비에 열중일거다.
보통때라면 내게 말걸일 없는 타루히가 굳이 나를 부른 것은, 하나히메를 방까지 옮기란 뜻이겠지. 녀석은 너무 작아서, 하나히메처럼 작은 여자도 안아 들 수 없다.
타루히는 짐짓 한숨을 내쉰뒤, 그말만을 남기고 방을 나갔다.
그리고 바로 돌아와서, 못을 박았다.
「이상한 생각하면 내일 아침밥은 없을거에요」
「네이네이. 알고 있습니다」
적당히 대답했을땐, 이미 타루히의 모습은 없었다. 날랜 녀석. 칫, 과장되게 혀를 찼다.
「영차」
들쳐안자, 나름 묵직한 체중이 팔에 얹힌다. 쿨쿨하는 소리를 내면서, 상황을 깨닫는 기색조차 없다. 힘없이 꺽이는 목선이 의외로 농염해서, 나는 순간 들쳐올리던 손을 멈췄다.
자세히보니 나뭇가지같던 어린시절과는 꽤 많이 변했다. 자로 재서 그어놓은 듯한 가는 손목은 나름 곡선이 붙어서 그럭저럭한 수준이고, 의외긴했지만 가슴도 꽤나 컸다. 만지면 부드러울것같다. 자고 있는 모습만 보면 합격점일지도 모른다.
「헤에, 하나히메양도 나름 괜찮잖아」
경계심이라곤 찾아볼데도 없는 얼굴에, 이대로 뭔가 장난이라도 해줄까 생각한다. 하지만 타루히의 좀전의 말을 떠올리고, 관두기로 했다.
아직 손대기엔 이르다. 밥과 저울질하면 아직 밥쪽에 더 우세하니까.
「살은 줄 알아, 하나히메양. 아니면……, 유감스럽게 생각할려나?」
내 말이 들렸다면 분명 새빨개진 얼굴로 화내겠지. 꽤나 유쾌한 상상이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그녀에게 내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뭐, 좋아. 기회라면 산더미처럼 있으니까. 즐거움은 뒷일로 미뤄두기로 하자.
귀하고 소중한 벚꽃신부양.
요 며칠, 당신에 대해 안게 된건 정말 별거 아니였어.
위세와 배짱만 좋은, 아직 한참 풋내나는 계집이란 것. 내 귀를 굉장히 만지고싶어해서, 고양이 흉내를 내면 흥미진진한 얼굴로 뒤를 따라다니는, 성가신 녀석이라는 것.
결국, 그때부터 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것.
하지만―……, 뭐. 그것만으론 재미없잖아?
「하나히메양, 이라」
같은 달을 올려다보기엔, 난 이미 질렸다. 더한 열락이 필요하다. 술도, 음식도, 놀이도, 잠도 나쁘진 않지만, 그보다 당신쪽이 좋을 것 같아.
지루함은 토악질이 난다.
뱃속 깊은 곳에서, 공기가 술렁인다.
기나긴 복도를 빠져나와 방에 깔린 이불에 몸을 내려주자, 음냐음냐하며 무슨 소린지 잘 모를 잠꼬대를 하면서 몸을 튼다.
「히…나타, 씨……?」
불분명한 말투지만 내 이름을 부르는 벚꽃신부는, 꽤 나쁘지 않았다. 응, 하나히메양.
당신은 좀 더 나를 즐겁게 해주겠지?
귓가에서 속삭여봤지만, 무방비한 숨소리만 돌아올 뿐이였다.
Maed :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간계담당인 히나타 이야기였습니다.
못된 생각만 하는 그입니다만, 본편에서도 여러모로 암약하고 있으니, 주목해주시길. 하나리의 저택 분위기를 맛보실 수 있다면 기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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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사둔거니까 번역해두자 하는 취지에서 해봤습니다.
게임자체에 대한 정보는 사실 전무입니다.
실지로는 冬桜沙이라고 쓰고 사쿠라모노가타리라고 읽던것같습니다만,
그냥 벚꽃기담이라고 적었습니다. 기담같은 분위기라서...
** 2월 27일 / 하나우라(花裏)를 공식 표현인 하나리로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