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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 주택 : 오전 0시 00분.

(1주년 기념 ss 안지x키리쿠)

 

1주년 기념 ss 특설 페이지

 

1주년 축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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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시계가 마침 0시 00분을 가리킨 순간이었다.

 

「추…」

 

왜인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안자가 몸을 일으키더니, 목이 막힌 듯한 소리를 낸다….
오늘 하루 종일 안절부절 못한 모양새였기에 무슨 일 있을 거란 생각은 했으나, 작곡에 열중한 나머지 캐묻는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

 

 

「응?」
「축, 하…」

 

 

안지는 그리고는 뭔가 엄청난 고통이라도 겪는 것처럼 이를 악물더니,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나는 팔짱을 끼고서 고개를 갸웃했다.
축하한다고 했나? 으음? 오늘 뭐 축하할 일이라도 있었나?
나와 안지의 생일은 아직이고, 오늘은 별달리 특별한 날도 아니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 봤으나 전혀 몰라서, 결국 안지의 뒷말을 재촉하기로 했다.

 

 


「축하해…」
「음. 역시 축하한다는 말은 맞았던 모양이군.
허나 미안하다. 뭐가 축하할 일인지 사실 전혀 모르는 상황이야」

 


안지는 어물거리긴 했으나, 표정은 의외로 평온했다.

 


나를 책망하는 모양새는 없었다.

 


그럼 몰라도 당연한 경사인가?
혹시 과거 피아노 교실 관련인가?

 


기억의 창고를 뒤져보았다.
그럼에도 역시 짚이는 건 없었다.

 


안지는 마침내 뺨까지 새빨개진 채 고개를 숙였다.
이 모습을 보니 안지한테는 상당히 중한 경사로 추정된다.

 


이 남자는 본심을 숨기는 버릇이 있으니까 말이지.
때로는 우악스럽게, 하지만 상냥하게 말로 끄집어 내주는 것 연인의 임무라 그거다.

 

 

「설마 애라도 생겼나?」
「바…… 바보 아냐? 그렇게 따지면 생겨도 네 쪽이겠지」

 


「하긴. 그럼 대체 뭐지?」
「그러니까…… 그 뭐냐…… 동거… 시작한지 오늘로 1개월…이잖아…」

 

 

「뭐라고……?!」

 

 


경악하는 날 보며, 안지의 얼굴이 점점 더 새빨개졌다.

 


즉 뭐냐.
안지는 오늘이 동거 1개월 기념이니까, 그걸 축하한다는 의미로 말했단 말인가.
세간에 흘러넘치는 커플들이 교제 기념일 등을 중시하는 것 정도는 나 역시 알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1주년 기념이다.


1개월을 기념해야 한다면 2개월도 3개월도 기념하게 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매월 기념일 기념일 하는 존재는 그야말로 천하의 바보 커플들 밖에…… 설마…?!

 

 

「안지는 종족 바보 커플이었던 거로군」
「종족……? 무슨 착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

 


다급히 몸을 내미는 안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안지는 움찔 몸을 떨었으나, 내 손을 뿌리치진 않았다.

 


「감출 필욘 없다. 그만큼 날 사랑한다는 뜻이잖아? 잘 알고 말고」

 


당황하는 안지를 끌어 안았다.
안지는 잠시 불평이 있는 듯 저항했으나, 이윽고 포기한 건지 마치 지장보살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흠, 그렇게 되었으니.
오늘은 안지의 사랑에 부응할만한 하루를 보내주는 것이 연인의 의무라 할 수 있겠지.
우선 가볍게 키스해주자, 안지는 딱딱하게 얼어붙은 채 신음하더니…

 


「사랑하긴 하는데… 뭐랄까 네 인식이 어마무시하게 어긋나 있다고 해야하나…. 아, 진짜. 너랑 이야길 하고 있으면 진심으로 머리가 이상해지는 거 같아」

 

 


마치 분개하듯 내뱉으면서도, 표정은 묘하게 기뻐보이는 안지.

그런 안지를 위한 1개월 기념일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Posted by 11124314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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