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별장 아침—
[맥시마]
최종 결전을 위해 출발하기 전에,
어제 회의한 내용을 확인하겠다.
[니카이도 베니마루]
아니, 그 전에 아침밥부터 들자구.
어차피 다들 아침 훈련 했지? 배고프지 않아?
[맥시마]
그건 그렇지만….
[야부키 신고]
저 완전 배고파요!
[파오]
나도!
[미츠미네 유카리]
아, 아침 식사라면 준비해 뒀어요.
괜찮다며 드셔주세요.
[로버트 가르시아]
오오, 과연 유카리 짱.
매니저의 귀감이야.
[료 사카자키]
아침부터 미츠미네가 해준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니 기쁘군.
[앤디 보가드]
미츠미네 양의 요리는 맛있지.
언젠가 레시피 좀 가르쳐 줄래?
[미츠미네 유카리]
다들 칭찬 감사합니다.
많이들 드세요!
[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는 적…. 하지만 나는 그를 구하고 싶어.
그런 생각을 하는 거 자체가 모두에 대한 배신일지도….)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배신하고 싶지 않아.
모두의 동료이고 싶어.)
[료 사카자키]
무슨 일이지, 미츠미네?
안색이 안 좋은데.
[미츠미네 유카리]
아, 아뇨…. 괜찮습니다.
금방 접시 내욜게요~
[니카이도 베니마루]
…….
[야부키 신고]
잘 먹었습니다!
[파오]
맛있었다~! 벌써 배가 빵빵해!
[미츠미네 유카리]
후후…, 다행이네요.
[미츠미네 유카리]
(다들 식후에 차를 마시고 계신 동안 정리하자.)
[니카이도 베니마루]
유카리 짱, 식기 여기 놔둘게.
[미츠미네 유카리]
아, 고맙습니다.
[니카이도 베니마루]
천만에.
이제 씻은 그릇을 닦으면 돼?
[미츠미네 유카리]
네? 도와주시게요? 감사합니다!
[니카이도 베니마루]
…유카리 짱, 무슨 일 있었지?
[미츠미네 유카리]
네?
[니카이도 베니마루]
기분 탓이라면 다행인데.
오늘 네가 왠지 억지로 발랄한 척 하는 거 같았어.
[미츠미네 유카리]
(나… 날카로우셔.)
[니카이도 베니마루]
고민 있으면 들어줄게.
때로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편해질 때가 있잖아…?
[미츠미네 유카리]
베니마루 씨 눈은 못 속이겠네요.
[니카이도 베니마루]
하핫, 확신은 없었어. 방금 그 반응을 보고 역시나 싶었던 것뿐.
[미츠미네 유카리]
네?!
[니카이도 베니마루]
속여서 미안.
유카리 짱, 어제 부엌에서 쓰러졌잖아?
[미츠미네 유카리]
네….
[니카이도 베니마루]
그때, 유카리 짱이 잠꼬대처럼 말했어.
[미츠미네 유카리]
아, 안 돼요. 나기 씨…. 그쪽으로 가면….
[미츠미네 유카리]
제가 그런 말을요…?
[니카이도 베니마루]
응. 그러니까 혹시나 싶어서.
[미츠미네 유카리]
그랬군요….
[니카이도 베니마루]
이야기 해줄래?
[미츠미네 유카리]
그래도….
[니카이도 베니마루]
다른 녀석들한테 말할지 말지는 지금 생각할 필요 없어.
그러니 네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놔줘.
[니카이도 베니마루]
혼자 고민하고 있는 모습,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서 그래.
[미츠미네 유카리]
베니마루 씨….
[미츠미네 유카리]
저기, 저… 여러분들의 적이 되어버릴 지도 몰라요.
[니카이도 베니마루]
…유카리 짱이? 왜 그런 생각을?
[미츠미네 유카리]
저는 과거 나기 씨의 파트너였던 나미 씨의 혼을
갖고 있는 거 같아요.
[미츠미네 유카리]
나미 씨의 기억을 꿈에서 보았습니다….
거기엔 나미 씨를 사랑하는 나기 씨가 있었어요….
[니카이도 베니마루]
자, 잠깐만….
유카리 짱이 그… 나미라는 거야?
[미츠미네 유카리]
그게… 나미 씨 그 자체는 아니고
나미 씨의 혼을 가진 자….
[미츠미네 유카리]
간단히 말해 환생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물론 나기 씨의 입으로 확실하게 들은 건 아니고
제 몸에 생긴 반점이나….
[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의 말을 정리해서
나름대로 유도해낸 대답이지만요….
[니카이도 베니마루]
…유카리 짱이 나기의 파트너였던 나미 혼을 지닌 인간.
그런 거라면 지금까지 보여준 나기의 행동이 이해가 가네.
[미츠미네 유카리]
네….
그리고 저는 나기 씨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거 같아요…
[니카이도 베니마루]
나기의 마음을?
[미츠미네 유카리]
네. 나기 씨의 마음은 지금, 깊고 어둡고 새카만 느낌입니다.
굉장히 위험한 상태에요.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나기 씨가 그런 어둠에 빠진 것은
이유가 있어요. 그 이유의 하나가 바로 저예요.
[미츠미네 유카리]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나기 씨를 거부해온 결과,
나기 씨의 절망은 한층 더 깊어졌습니다.
[니카이도 베니마루]
흐음…, 과연.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제게 나미의 혼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된 지금,
저는 나기 씨를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미츠미네 유카리]
나미 씨의 혼을 지닌 자로서 나기 씨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나미 씨가 제게 맡긴 마음을 나기 씨에게 전해줘야만 해요.
[미츠미네 유카리]
저는… 나기 씨를 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 누구에게도 할 수 없어서….
[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를 구하는 것과 이 세계를 구하는 것이 반목한다면?
[미츠미네 유카리]
그러면 이 세계를 지키고 싶은 여러분과는
대립하게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싶어서….
[니카이도 베니마루]
유카리 짱….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나미 씨를 사랑하는 나기 씨를 봐버린 이상….
저는 그가 적이라는 생각도, 무섭다는 생각도 들지 않아요.
[미츠미네 유카리]
아니…. 사랑스럽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저는 나기 씨가…….
[니카이도 베니마루]
그만.
[니카이도 베니마루]
나 아닌 다른 남자에 대한 고백이라면 다른 데서 해줬으면 좋겠어.
[미츠미네 유카리]
네…? 아니, 그럴 생각은…….
[니카이도 베니마루]
하핫, 농담이야.
[미츠미네 유카리]
베니마루 씨….
[니카이도 베니마루]
그래서?
유카리 짱이 어떻게 우리의 적이 된다는 건데?
[미츠미네 유카리]
네? 그건… 조금 전에 설명드렸다시피
나기 씨를 구하고 싶어하니까….
[니카이도 베니마루]
하지만 세계를 구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잖아?
[미츠미네 유카리]
네. 그건 물론….
[니카이도 베니마루]
네가 바라는 것은
세계를 구하고, 나아가 나기도 구하고 싶은 거지?
[니카이도 베니마루]
그럼 , 문제 없겠네.
세계를 구하고, 나기도 구해버리면 돼.
[니카이도 베니마루]
커다란 목표는 변함 없어.
유카리 넌 지금까지 그래왔듯 우리 동료야.
[미츠미네 유카리]
…정말로 괜찮나요?
나기 씨를 구하고 싶은 마음을 품은 채로도, 여러분의 동료라니.
[니카이도 베니마루]
융통성 없는 녀석도 있으니까, 공공연연하겐 말하기 힘들겠네.
하지만… 난 문제없다고 생각해.
[니카이도 베니마루]
말하기 힘든 이야기였을 텐데, 이야기해줘서 땡큐.
혼자 고민하느라 괴로웠지? 이제 괜찮아.
[니카이도 베니마루]
다른 남자를 구하고 싶다는 건 울컥하지만,
유카리 짱의 뜨거운 마음이 그렇다면야 별수 없지.
[니카이도 베니마루]
나기를 구할 수 있는 건 분명 너뿐이야.
힘내.
[미츠미네 유카리]
고맙습니다, 베니마루 씨….
저 열심히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