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산장 도착 후——

[미츠미네 유카리]
(응? 요미 씨가 없네.)

[야가미 이오리]
…….
[미츠미네 유카리]
(윽. 야가씨가 엄청 쏘아보고 계신 거 같아….)
[미츠미네 유카리]
(나도 걱정되니까, 찾으러 가볼까?)

[미츠미네 유카리]
(응…?)

[빌리 칸]
…….
[미츠미네 유카리]
빌리 씨?
[미츠미네 유카리]
(혹시 따라와주시나?)

[빌리 칸]
난 신경쓰지 말고 가.
멀리서 보고 있을게.

[빌리 칸]
나 참. 야가미 자식, 걱정되면 직접 갈 것이지.
괜히 사람 수고롭게.
[미츠미네 유카리]
아하핫…. 저 역시 요미 씨가 걱정되는 걸요, 뭐.

[빌리 칸]
어이.
요미랑 이야기할 거면, 한 가지 가르쳐주지.
[미츠미네 유카리]
?

[빌리 칸]
그 녀석은 나랑 마찬가지로 제대로 자라지 못 했어.
지식이나 사고 방식, 전부 당신과는 달라.
[빌리 칸]
햇살 속에서 자라온 당신과는 모든 것이 말이야.
[미츠미네 유카리]
…….

[빌리 칸]
뭐. 알기 쉽게 말하자면,
‘덩치 큰 어린애’라고 생각하고 대해주란 소리.

[빌리 칸]
그 녀석은 일그러진 어른에게 배운 세계를 줄곧 지켜오다,
그게 뒤집혀지자 당황해하고 있어.
[빌리 칸]
그렇게 보이지만, 거의 한계겠지.
…그러니까 햇살 속에서 자라온 당신이 도와줘.

[빌리 칸]
그것만큼은
야가미도, 나도 해줄 수 없는 일이니까.
[미츠미네 유카리]
빌리 씨….

[빌리 칸]
켁.
이래서야 나도 야가미 녀석이랑 똑같네.

[빌리 칸]
자, 그만 가 봐…. 아니, 가줘.

[빌리 칸]
그 녀석을 잘 부탁해.
[미츠미네 유카리]
……넵!
고맙습니다, 빌리 씨!

[빌리 칸]
……그러니까
고맙단 말은 필요없다고 했는데.



[요미]
——나기 님.
깨어나셨습니까…?
[나기]
후아암….
응. 기운 찬 기합 소리가 들려와서.
[요미]
그건… 정말 죄송합니다.

[나기]
괜찮아.
그건 그렇고 기합이 꽤 들어갔네.
[나기]
내일 료 팀과의 싸움에 대비하는 거야…?
[요미]
아니오. 항상 하던 수련에 지나지 않습니다.
[요미]
극한류도, 초능력자도
저희 ‘오피셜 팀’의 적수가 아닙니다.


[나기]
요미는 정말 굉장해…!
전보다도 훨씬 더 강해졌네.
[요미]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는 아직 한참—
[나기]
무슨 소리야. 적어도
내가 널 주워왔을 때보다 훨씬 더 강해졌어.

[나기]
지금이라면 나까지 이겨버리는 거 아닐까?

[요미]
………!
그거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나기]
어째서…?
[요미]
그건――

[요미]
읏…….
[요미]
그래…. 나기 님은….
내게 있어 나기 님은…….
[요미]
큭!!

[미츠미네 유카리]
요미 씨.

[요미]
………!
[미츠미네 유카리]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혼자 수행하고 계셨나요?
[요미]
……미츠미네 유카리.

[미츠미네 유카리]
저기, 조금 전에 저쪽 해변가에서
죠 씨가 특훈하고 있는 걸 봤는데.
[미츠미네 유카리]
괜찮으시다면 죠 씨와 대련해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요미]
…….
[미츠미네 유카리]
…요미 씨…?

[요미]
…미츠미네 유카리.
네게 해둬야할 말이 있다.
[요미]
너는 나기 님을 약하다고 했다.
인간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미츠미네 유카리]
…….
네. 그렇게 말했습니다.

[요미]
설령 네게는 그렇다 하더라도, 내게는 다르다.
[요미]
나기 님은 강하신 분이다.
내게 있어 나기 님은 영원히 ‘절대’적인 분이다.

[요미]
그 분의 일면 밖에 모르는 네가 뭘 알지?
앞으로 내 앞에서 나기 님을 폄훼하는 말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요미]
그분은…
내 안에서 언제나 최강이니까.
[미츠미네 유카리]
……? 최강…?

[요미]
…….
[미츠미네 유카리]
(요미 씨, 성 쪽을 보고 계셔.)


[요미]
나는, 약한 나기를 막기 위해
저 곳으로 가는 게 아니다.
[요미]
언젠가, 나를 차가운 현세에서 구해주신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가는 거다.

[요미]
그것이 나기 님을 최강으로 우러르는 나의 사명이며,
내가 해야할 일이며….




[요미]
내가 내 주인을 ‘약하다’고 폄하했던 것은
영원히 용서하지 않을 거다.
[미츠미네 유카리]
네?! 저기, 그래도 그건….

[요미]
입다물어라. 변명은 소용 없다.
[미츠미네 유카리]
(으윽…. 고개를 돌려버리시네.)

[요미]
…….
[미츠미네 유카리]
(‘덩치 큰 어린애’라….)


[요미]
…그러니까 뭘 히죽이는 거냐.
[미츠미네 유카리]
아무것도 아니에요.

[미츠미네 유카리]
요미 씨.
반드시 나기 씨를 구해요.

[요미]
쓸데없는 참견.
[요미]
나기 님은 반드시 내가 구한다.
너는 이자나미 신의 대리로서 그 의무나 다해라.

[미츠미네 유카리]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요미]
…….

[요미]
…니카이도 베니마루를 비롯한 모두는,
너를 ‘장기말’로서 보지 않더군.

[요미]
너를, 동료로 인정하고 있는 거 같았다.
[요미]
…나는 너를 잘못 보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요미]
너는 결코 약하지 않다.
힘은 약하지만, 마음은 강하다.
[요미]
나는 몰랐다.
그런 인간이 있다는 것을….

[미츠미네 유카리]
모두가 있어 주신 덕분에, 아마 강해진 거겠죠.

[미츠미네 유카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엉망이었답니다.
자신에게 싹튼 이 힘이… 운명이 무서웠어요.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모두가 계셔 주어서, 용기를 지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운명을 받아들일 용기를.

[미츠미네 유카리]
그 어떤 힘든 운명이라도, 이것은 ‘제 운명’이니까.
그러니까 그 운명까지 포함한 나 자신을 좋아하기로 했습니다.

[요미]
…….
운명을 포함한 자기 자신을 좋아하기로 해…?
[미츠미네 유카리]
네.

[요미]
…….

[요미]
잘, 모르겠군….
[요미]
나는 아직, 내 자신의 운명을 좋아할 수 없을 거 같다.
나기 님도… 분명 그러시겠지.
[미츠미네 유카리]
그러신가요…? …….

[요미]
하지만….
[요미]
내게 있어 나기 님과의 만남은
그야말로 행운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었다.
[미츠미네 유카리]
…….

[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한테도 그런 거라면 좋겠네요….

[요미]
…….

[나기]
요미.

[요미]
…….
[요미]
그래, 그래주신다면 좋겠군.

[미츠미네 유카리]
날이 저물었네요.
슬슬 돌아가요.

[요미]
나는 좀 더 있겠다.
조금이라도 나기 님 곁에 있고 싶어.
[미츠미네 유카리]
(그렇구나. 여기서는 성이 잘 보이지….)

[미츠미네 유카리]
요미 씨는 정말로 나기 씨를 소중히 여기고 계시네요.
[요미]
나기 님에 대한 내 충절은
그런 평범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우…. 죄송합니다…. 어휘력이 이 정도밖에 안 돼서.

[요미]
……흥.
[미츠미네 유카리]
(조금 무뚝뚝하긴 하시지만…
전보다 이야기를 나누기 쉬워진 거 같아.)
[미츠미네 유카리]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한다’는 말을 하셨던 때보단
훨씬 더 나은 거 같고.)

[요미]
나기 님이 목표로 하는 신(神)세계에는 강자 외엔 존재할 수 없다.
약자는 전부 죽어.

[요미]
나는 쭈욱 나기 님의 곁에서 지켜봐왔다….
나기 님이 이자나미 신에게 품은 깊은 감정을.
[요미]
당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요미]
그렇기에… 이자나미 신의 혼을 지닌 네게
나기 님의 최후를 맡기려고…!!

[미츠미네 유카리]
(응…?)
[요미]
…….

[빌리 칸]
뭐. 알기 쉽게 말하자면,
‘덩치 큰 어린애’라고 생각하고 대해주란 소리.

[미츠미네 유카리]
(……혹시….)
[미츠미네 유카리]
(내가 요미 씨한테 미움 받는 이유는
사실 꽤 단순했다든가…?)

[요미]
…….
[요미]
뭘 빤히 보지…?
[미츠미네 유카리]
네…?!

[요미]
지금 뭔가 불순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
[미츠미네 유카리]
부, 불순한 생각이라뇨…, 그게 무슨….

[요미]
그걸 지금 묻고 있다.
[미츠미네 유카리]
저기…, 그… 저는 딱히… 아무것도…!

[요미]
당황하는 게 제일 큰 증거 아닌가?
[미츠미네 유카리]
윽.
[미츠미네 유카리]
(어쩌지? 입이 찢어져도 요미 씨한테 이런 말은 못 하겠어…!)

[요미]
………!
[미츠미네 유카리]
……? 요미 씨…?

[요미]
어이…. 그 목덜미를 좀 보여다오.
[미츠미네 유카리]
네? 목이요?

[요미]
그만 됐으니, 움직이지 마라.
[미츠미네 유카리]
꺄악…….
[미츠미네 유카리]
(요미 씨의 손이 내 목덜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