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시마]
내 이 몸은 80%가 기계로 되어 있어.
[맥시마]
사지나, 몸 전체에 설비된 총기나 빔 병기.
뇌에는 네트워크 기능, 데이터 스캔 기능.
[맥시마]
그리고 들었다시피… 맥시마 리액터라고 하는
반응로가, 심장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
[맥시마]
요컨데 사이보그야.
나는 스스로 원해 개조 수술을 받고, 이 몸을 손에 넣었어.
[맥시마]
과거 존재했던 비밀결사 ‘네스츠’에게 죽임 당한
유일무이한 친우의 원수를 갚기 위해.
[맥시마]
복수는 K’나, 마찬가지로 네스츠 때문에 운명이 일그러진
동료들 덕분에 간신히 이룰 수 있었지.
[맥시마]
힘들었던 것은 그 후였어.
이 몸은 일반적인 세게에서는 그야말로 초법적인 물품.
[맥시마]
호들갑스럽게 말하자면 오버 테크놀로지.
뒷세계 놈들은 이 몸에 담겨있는 그 초월적인 기술을 노렸어.
[맥시마]
분석해 주겠다느니, 분해해주겠다느니….
대체 얼마나 ‘값비싼 물품’ 취급 당했는지….
[맥시마]
하지만 이것은 나 스스로 선택한 ‘운명’이야.
[맥시마]
그 녀석의, 친우의 원수를 갚기 위해.
나는 그를 위해 나 스스로 이런 몸이 되기를 선택했어.
[맥시마]
그러니까 이런 몸이 된 것을 후회하고 싶지 않아.
설령….
[맥시마]
설령… 이 몸에 남겨진 시간이
이제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미츠미네 유카리]
읏…….
[맥시마]
내 심장, 맥시마 리액터에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던 것은
최근 몇 년전의 일이야.
[맥시마]
리액터 출력이 줄곧 상승하고 있어.
뭐, 내려가는 것보단 훨씬 더 낫지만.
[맥시마]
이대로 아무런 수를 쓰지 못하고, 이러한 이상을 방치하게 된다면….
[맥시마]
언젠가 오버 로드를 일으켜 폭발하겠지.
[미츠미네 유카리]
그럴 수가….
[맥시마]
…….
[미츠미네 유카리]
그 이상은…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건가요?
[맥시마]
어려울 거야. 총기나 병기와는 달라.
[맥시마]
내 머리에 심겨진 자기 진단 프로그램으로도
이 이상에는 대처할 수 없어.
[맥시마]
어쨌든 심장부니까 말이야. 메인터넌스를 하려해도,
한번 나 자신의 모든 기능을 정지시키지 않으면 안 돼.
[맥시마]
사전 설비가 필요해지지. 자기 가슴을 스스로 열어서
수술할 수 있는 의사는 없잖아?
[미츠미네 유카리]
그럼……
맥시마 씨 대신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맥시마]
있다고 한다면 오직 하나. 마키시마 박사뿐이야.
[미츠미네 유카리]
(그 이름, 어젯밤에도 들었던 거 같아….)
[맥시마]
마키시마 박사는 맥시마 리액터의 개발자이며
내게 이 몸을 준 인물이야.
[맥시마]
확실히 개발자라면, 이 이상을 고칠 수 있을 지도 모르지….
[미츠미네 유카리]
그럼…!
[맥시마]
나는 기대하지 않아.
[미츠미네 유카리]
어째서요…?
개발자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는 게….
[맥시마]
마키시마 박사는 오랫동안 행방불명 상태야.
요 몇년동안 K’ 녀석이 박사를 찾아내기 위해 애썼지.
[맥시마]
하지만 단서 하나 파악하지 못했어.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계속 찾다오면 언젠가 반드시…!
[맥시마]
박사를 발견하는 것과, 내 심장에 끝이 오는 것.
어느 쪽이 더 빠를까.
[미츠미네 유카리]
……맥시마 씨.
[맥시마]
자각은 있어.
내 몸이니까 알아.
[맥시마]
내 심장은 분명 더는 오래가지 않아.
나는 기계 몸을 너무 무리하게 사용했어.
[맥시마]
네스츠와의 격전. 총사 이그니스와의 사투.
그 후로 오랫동안 계속된 도피 생활, 네스츠의 잔당을 사냥하던 나날들….
[맥시마]
박사가 지금 내 상태를 보면 분명 이렇게 말하겠지.
[맥시마]
‘어떻게 아직도 움직이고 있냐’고.
[미츠미네 유카리]
…….
[맥시마]
내가 지금 이렇게 너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운명의 변덕, 혹은 기적이나 다름없어.
[맥시마]
변덕이나 기적이란, 언제 어떤 때든 나를 버릴 수 있지.
그러니까… 나는 기대하지 않기로 했어.
[맥시마]
그 대신, 각오를 굳혔어.
‘언제 정지해도 좋다’고.
[맥시마]
그 대신, 평소의 생활을 리포트로서 남기기로 했어.
내가 없어진 후에도, 누가 내 일을 대신할 수 있도록.
[맥시마]
그리고….
[맥시마]
이 망가져가는 심장을 내주고
지킬 수 있는 게 있다면, 그래도 좋다고 생각했어.
[검은 양복의 리더]
그게 맥시마 리액터인가….
좋아, 직접 꺼내 보여다오.
[미츠미네 유카리]
(그러니까 그 때, 그렇게 망설임없이….)
[미츠미네 유카리]
(망설임 없이 심장을 내놓을 정도로…, 맥시마 씨는
각오를 굳히셨어….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셔….)
[미츠미네 유카리]
(그런 맥시마 씨한테 내가 무슨 소릴 해봤자….)
[맥시마]
…….
[맥시마]
역시 이야기 하는 게 아니었어.
이렇게 어찌할 수조차 없는 이야기.
[미츠미네 유카리]
네…?
[맥시마]
어젯밤은 널 지킬 생각이었는데, 도리어 네가 날 지켜줬지.
[맥시마]
이제 두 번 다시 그런 짓은 하지 마.
나를 지켜봤자 손해야.
[미츠미네 유카리]
(그때는 맥시마 씨가 죽는 게 싫었어….
맥시마 씨가 없어지는 게 싫어서…!)
[맥시마]
네가 날 지킬 필요도, 슬퍼할 이유도 없어.
[맥시마]
애초에 우리는 사는 세계가 너무 다르잖아.
[미츠미네 유카리]
…….
[미츠미네 유카리]
(사는 세계가 다르다….
정말로 그런 거라면….)
[미츠미네 유카리]
(사는 세계가 다르다….
정말로 그런 거라면….)
[미츠미네 유카리]
(정말로 내가 맥시마 씨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