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째 거울을 입수한 날 밤.
[미츠미네 유카리]
응? 전기가….
[미츠미네 유카리]
(형광등 수명이 다 되어 가는 거 같아. 예비가 있나?)
[미츠미네 유카리]
(맥시마 씨한테 물어보고 오자.)
몇분 뒤——
[미츠미네 유카리]
(맥시마 씨가 어디에도 안 보여!)
[야부키 신고]
응? 미츠미네 씨, 주무시는 거 아니셨나요?
[파오]
잠이 안 와?
[미츠미네 유카리]
아니. 방의 형광등이 꺼질 거 같아서, 맥시마 씨한테
예비가 있는지 물어볼까 했는데….
[파오]
그러고 보니 못 봤네.
기척은 건물 안에서 느껴지는데.
[K’]
…….
[야부키 신고]
앗. K’ 씨. 마침 잘 오셨습니다!
맥시마 씨 못 보셨습니까? 미츠미네 씨가 찾고 계세요.
[야부키 신고]
아….
[미츠미네 유카리]
가버리셨다….
[미츠미네 유카리]
둘 다 고마워…. 오늘 밤은 포기할게.
어차피 이제 곧 잘 테니까, 내일 물어보면 될 거 같아.
[???]
오, 있네. 있어. 미츠미네.
[미츠미네 유카리]
맥시마 씨!
[미츠미네 유카리]
(? 맥시마 씨, 지금 대체 어디서 나오신 거지?)
[맥시마]
날 찾았다며? K’한테 들었어.
무슨 일 있나?
[미츠미네 유카리]
아…, 네. 실은——
[맥시마]
미안. 형광등은 체크하지 못했던 거 같아.
[미츠미네 유카리]
아뇨. 그보다 왠지 죄송하네요.
내일 물어봐도 됐는데, 교체까지 해주시다니.
[맥시마]
아니, 얼른 말해줘서 살았지.
[맥시마]
그런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만의 하나 밤에 누군가 습격하기라도 했는데
불이 안 켜지면 곤란하잖아.
[맥시마]
좋아, 완료했다….
미츠미네, 불 좀 켜줘.
[미츠미네 유카리]
넵.
[미츠미네 유카리]
우와…! 전보다 더 밝아요.
[맥시마]
전의 게 꽤 낡았거든.
이 기회에 LED로 바꿨어.
[미츠미네 유카리]
고맙습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맥시마]
고맙단 말은 필요 없어.
[미츠미네 유카리]
아뇨. 정말로 하나부터 열까지 신세만 졌네요.
다음에 뭔가 보답하게 해주세요.
[맥시마]
…….
[맥시마]
넌 정말 강한 아가씨로군.
[미츠미네 유카리]
네…?
[맥시마]
보통 이런 영문 모를 상황에 빠지면
남에게 웃으며 고맙다고 할 여유 같은 거 없을 텐데.
[맥시마]
‘다음’ 같은
미래에 대한 일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야.
[맥시마]
나는 그런 녀석들을 잔뜩 봐왔어.
[미츠미네 유카리]
확실히 풀 죽는 적도 있고,
‘왜 나인가’하고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전에 느꼈습니다.
이것이 제 운명일 지도 모른다고. 그러니까….
[맥시마]
하지만… 그런가.
너는 받아들이려 하는 거군.
[맥시마]
확실히 오늘의 너는 잘해줬어.
위태로운 장면도 있었지만.
[맥시마]
자신의 힘을 약한 자를 위해 휘두르려 하는 그 마음,
격투가들에게 지지 않았어.
[맥시마]
아. 미안, 미안. 어린애처럼 쓰다듬어 버렸군.
이런 부분 때문에 아저씨 같다는 소릴 듣는단 말이지….
[미츠미네 유카리]
하하핫…. 확실히 맥시마 씨의 손은
아버지가 생각나는 데가 있어요.
[맥시마]
이렇게 커다란 딸을 지닌 적은 없는데.
[미츠미네 유카리]
후훗, 후후후훗.
[맥시마]
…….
[맥시마]
나 왔다.
[K’]
이 방에 대해선 들키지 않았겠지?
[맥시마]
그래, 문제없어.
[K’]
부탁하지. 여긴 내 잠자리라고.
[맥시마]
알아…. 그건 그렇고.
[맥시마]
너치고는 제법 센스 있었어.
미츠미네가 날 찾아다니는 걸 가르쳐주다니.
[맥시마]
하하. 말을 잘못 했군.
네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맥시마]
상관없지만, 난 여기서 리포트를 쓸 거야.
[K’]
금방 잘 거니까 신경 쓰지 마.
[맥시마]
케이스 N 리포트, No.91 재개.
[맥시마]
조금 전 K’한테 ‘미츠미네가 날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일시 중단했다.
[맥시마]
보자, 무얼 기록하고 있었더라….
[맥시마]
기록 해야할 사항은 이 정돈가…?
[맥시마]
그럼 K’도 뒤에서 자고 있으니
슬슬 나도….
[맥시마]
…….
[맥시마]
아니. 역시 마지막으로 하나 더 추가하지.
미츠미네 유카리에 대한 사항이다.
[맥시마]
며칠 전의 리포트에서 나는
‘이후 상정할 필요가 있는 케이스’로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맥시마]
‘미츠미네 유카리가 그 자신의 가혹한 운명을 버티지 못하게 된 경우,
어떻게 하는가에 대해서.’다.
[맥시마]
이에 관해선 우선도를 낮추기로 했다.
이유는 ‘그 가능성은 한없이 낮아졌기’ 때문에.
[맥시마]
…다만, 그 대신 미츠미네는
앞으로도 무리를 하게 되겠지.
[맥시마]
몸에는 ‘부정함’이 쌓이기만 할 뿐….
그러니까 이번엔….
[맥시마]
그녀가 무리를 함으로서 발생하게 되는 리스크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대책 방법을 짜내야 겠군.
[맥시마]
검토한 후, 다음 리포트에 기재한다.
아, 그리고….
[맥시마]
머잖아 이 레포트를 되짚어볼 자신에게 말해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최대한 미츠미네를 믿어줘라.
[맥시마]
오늘 들은 그 말과,
그 웃는 얼굴을 잊지 마라.
[미츠미네 유카리]
확실히 풀 죽는 적도 있고,
‘왜 나인가’하고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전에 느꼈습니다.
이것이 제 운명일 지도 모른다고. 그러니까….
[맥시마]
운명이라….
[K’]
——어이.
[맥시마]
뭐야. 깨웠어?
[K’]
안 자고 있었어.
…….
[맥시마]
……?
[K’]
최근, 안 물어 봤는데.
[K’]
괜찮은 거지…?
[맥시마]
———
[맥시마]
………. 그래. 지금으로서는.
[K’]
그럼 됐어.
[맥시마]
…….
이상, 리포트는 이걸로 종료한다..
[맥시마]
기쁘게도, 내일은 또 바빠질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