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죠 히가시]
이제 겨우 알게 됐어.
너를 이해하는 건 어렵단 것을.
[요미]
흥. 그게 뭐 어쨌단 거냐?

[죠 히가시]
들어 보라구.
나랑 네 생각이 다른 건 별 수 없지.
[죠 히가시]
너는 격투기를 진심으로 싫어한다는 게 느껴지는
싸움법 밖에 보이지 않았어.

[요미]
…네가 뭘 알지?
[죠 히가시]
방금 네 주먹으로 전부 다 알겠어.
그게 네 삶이었단걸.
[요미]
…….

[죠 히가시]
네가 왜 그렇게 된 건지
나는 전혀 모르겠어.
[죠 히가시]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네 삶을 바로 잡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죠 히가시]
…나도 최근 여러모로 생각해 봤는데.

[죠 히가시]
…….
[미츠미네 유카리]
(응? 방금 잠깐이나마, 죠 씨가
날 보지 않았나…?)

[죠 히가시]
격투기란 ‘폭력’이 아니라 ‘대화’였으면 좋겠어.
[요미]
대화…?

[죠 히가시]
그래, 싸울 때는 누구보다도 상대를 생각하잖아?
[죠 히가시]
다음에 어떤 수를 써올지,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를.
[죠 히가시]
그런 식으로 누군가를 열심히 생각하면서
정면으로 마주설 기회, 인생에선 좀처럼 없다구.
[죠 히가시]
하지만 격투기를 하면
그런 게 늘상 있는 일이야.

[죠 히가시]
매분 매초, 상대만을 생각하지.
나는 그것이 격투기라고 생각해.
[요미]
…….
[죠 히가시]
지금 나는 너와 싸웠어.
그리고 너와 대화를 나눴지.

[죠 히가시]
네 울음 소리가 들리는 거 같더라.
너는 심히 격투기를 싫어하고, 그러한 삶을 살아왔다고.

[죠 히가시]
하지만 말이지, 언젠간 너도 알아줬으면 좋겠어.

[죠 히가시]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격투기를 싫어해도
‘우리의 격투기’는 폭력이 아니라는 것을.

[죠 히가시]
격투기란 ‘누군가와 대등하게 대화하기 위한 수단’이야.
[죠 히가시]
그제까지 전혀 몰랐던 상대와도
싸움을 통해, 누구보다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죠 히가시]
뭐, 지금 잘난척 떠들고 있지만
나도 사실은 이제까지 무의식 중으로 그래왔던 것 뿐.

[죠 히가시]
이렇게 똑똑하게 말로 할 수 있게 된 것은
최근이지만 말이야.

[죠 히가시]
그러니까 앞으로 나는
쭈욱 내 싸움법을 관철해 나갈 거야.
[죠 히가시]
나는 그러한 싸움이
누구보다도 제일 좋으니까!!
[요미]
…하고 싶은 말은 그것뿐인가?

[죠 히가시]
뭐, 그렇지!
제대로 말하니까 속이 다 시원하네!!

[요미]
흥…….

[죠 히가시]
나중에 또 붙어보자구, 요미!!
네 마음의 목소리를 또 들려줘!!
[미츠미네 유카리]
(요미 씨에게 조금이나마 죠 씨의 마음이
전해지면 좋을 텐데….)
[미츠미네 유카리]
(아냐, 분명 전해졌을 거야.
그렇게 멋진 싸움을 보여주셨는걸.)

[앤디 보가드]
나이스 파이트!
멋진 시합이었어!
[죠 히가시]
헤헷!
앤디도 심판해줘서 고마워!

[로버트 가르시아]
처음엔 조마조마했지만
잘 했어!!
[야부키 신고]
손에 땀을 쥐는 싸움이었습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수고하셨습니다, 죠 씨.
[죠 히가시]
오, 유카리 짱!!
이 몸의 멋진 모습, 잘 봤어?
[미츠미네 유카리]
네,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죠 씨의 뜨거운 마음이 전해지는…
그런 멋진 싸움이었어요.

[죠 히가시]
………!
응! 유카리 짱이 그렇게 말해주다니 다행이야!
[미츠미네 유카리]
(죠 씨랑 요미 씨의 승부를 보며
겨우 알게 된 사실이 있어.)
[미츠미네 유카리]
(죠 씨에게 이끌린 사람들 대부분은
그의 '상대를 알고, 상대를 생각하는 대등한 싸움’――)
[미츠미네 유카리]
(그런 점에 매료된 게 아닐까…?)

[미츠미네 유카리]
(결코 상대를 깔보지 않고, 대등하게 서는 것.
상대에게 강한 흥미와 경의를 표해 맞서 싸우는 것.)
[미츠미네 유카리]
(그런 마음이 담긴 싸움,
그것이 죠 씨의 최대, 최고의 매력.)
[미츠미네 유카리]
(방금 전 싸움을 보니, 겨우 알 거 같아.)
[미츠미네 유카리]
(죠 씨는 항상 올곧은 모습으로
모두를 비쳐주는 구나….)

[미츠미네 유카리]
(정말로… 멋진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