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공항을 떠나기 전….

[미츠미네 유카리]
(출발 준비는 끝났으니,
나도 슬슬 모두가 있는 곳으로 가볼까….)
[미츠미네 유카리]
(응…?
저쪽 로비 의자에 앉아 있는 건… 쿄 씨?)
[미츠미네 유카리]
(왠지 복잡한 표정인데, 무슨 일이실까?)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 뭔가 고민 중이신가요?
[쿠사나기 쿄]
유카리…? 갑자기 왜?
[미츠미네 유카리]
모르셨나요?
미간에 주름이 져있어요.
[미츠미네 유카리]
그러니까 무슨 고민이라도 하시는가 싶었는데….
[쿠사나기 쿄]
뭐…, 그럴지도.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가 이렇게 말씀하시다니 드문 일이네.)
[미츠미네 유카리]
(혹시 그때 말씀하셨던 ‘운명’에 대해 생각하시나?)

[미츠미네 유카리]
지금 생각하고 계신 건…,
아직 제게 말씀하실 수 없는 일인가요?

[쿠사나기 쿄]
말할 수 없는 건 아냐.
그냥 귀찮다고 해야하나, 복잡하다고 해야하나.

[쿠사나기 쿄]
…….

[쿠사나기 쿄]
방금 생각 중이던 건, 내가 계승한 쿠사나기 류에 대한 거였어.
[미츠미네 유카리]
쿠사나기 류….
분명 15세 때 물러받으셨다고 하셨죠?

[쿠사나기 쿄]
뭐야, 알아?
[미츠미네 유카리]
네. 전에 다이몬 씨한테 살짝 들었어요.
[쿠사나기 쿄]
뭐, 네가 안다고 해서 딱히 곤란한 일도 아니긴 하지.
[미츠미네 유카리]
(쿠사나기 류….
아, 혹시….)

[미츠미네 유카리]
그게 쿄 씨의 운명인가요?

[쿠사나기 쿄]
운명이라고 할 정도로 거창한 건 아니야.

[쿠사나기 쿄]
내 생각은 그런데, 주위 녀석들은 꼭 그렇지만도 않아서.
그게 정말 귀찮단 말이지.

[쿠사나기 쿄]
뭐, 태어났을 때부터 정해진 거니까,
운명이라고 하면 운명이겠지만.

[미츠미네 유카리]
(쿠사나기 류를 계승한 것이 쿄 씨의 운명….)
[미츠미네 유카리]
(15세의 나이로 물러받았을 때…,
쿄 씨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미츠미네 유카리]
(나 역시 얼마전 갑자기 능력에 눈을 떠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
[미츠미네 유카리]
(고민할 틈도 없이, 거부하지조차 못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들….)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는 나보다 훨씬도 전에
그러한 것들과 마주해야했던 거구나….)

[미츠미네 유카리]
(지금까지 어떤 마음이셨을까….)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 저――.

[야부키 신고]
쿠사나기 씨, 미츠미네 씨! 이제 출발이래요!

[미츠미네 유카리]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구나.
하지만 아직….)
[쿠사나기 쿄]
알겠어. 지금 갈게.

[쿠사나기 쿄]
자, 유카리. 집합 시간이래.
가자.
[미츠미네 유카리]
아…, 네.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는 더 이상 이 이야길 할 마음이 없으신 거 같아….
좀 더 이야길 듣고 싶지만, 별수 없겠네.)

[쿠사나기 쿄]
그러고 보니, 몸은 괜찮아? 방금 전에 능력 썼잖아.
[미츠미네 유카리]
음….
나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괜찮아요.
[미츠미네 유카리]
그리고 지금부터 나기 씨를 만나러 가는데, 쳐져있을 순 없잖아요?


[쿠사나기 쿄]
처음 만났을 땐,
네가 이렇게 변할 줄 꿈에도 몰랐어.

[쿠사나기 쿄]
다부진 표정이 됐는걸.
[미츠미네 유카리]
그, 그래요? 전 잘 모르겠는데, 그런 거라면 기쁠 거 같아요.

[쿠사나기 쿄]
내가 보증해. 가슴을 펴도 좋아.
[미츠미네 유카리]
후훗, 고맙습니다.
쿄 씨가 인정하는 거로군요.

[쿠사나기 쿄]
그래. 하지만 너무 무린하지 마.
[쿠사나기 쿄]
오…, 신고가 이쪽을 향해 엄청 손을 흔들고 있는걸.
얼른 오란 소리겠지.

[쿠사나기 쿄]
별수 없지. 서두르자, 유카리.
[미츠미네 유카리]
아, 잠깐만요!
[미츠미네 유카리]
(쿄 씨를…, 쿄 씨의 마음을… 좀 더 알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