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의 괴이/전기/10월 5일] 학생의 일상

** 학생의 일상 **
 

료타 일행이 아직, 그 땅에서 한 사람의 소녀를 만나기 전…….

언제나처럼 동급생들과 어슬렁 어슬렁 거리로 놀러 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료타는 어느 소녀의 그림자를 눈으로 쫓게 되는데….

[료타] …………….

술렁술렁 왕래가 격한 길 속에서,
그 소녀의 주변만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조용했다….

[소녀] ………………. 

먼 곳을 바라보는 소녀는,
누군가가 부르는 것처럼 훌쩍 걷기 시작한다.

[키요하루] 료타……?

[료타] 아……, 응. 미안….
          아무 것도 아냐.

놀라 정신을 차리고보니, 소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이
시끄러운 소음만이 주위를 채우고 있었다.

[료타] ……………. 

잠깐 밖에 보이지 않았던 소녀의 옆 얼굴은, 너무나도 아름답고ㅡ…
그러면서도, 전혀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키요하루] 앞을 보고 안 걸으면, 넘어진다.

[료타] 응………….

다시 또 만날 것만 같은 예감 같은 것을 느끼며,
키요하루의 뒤를 따라, 그 자리를 뒤로 했다.

[키요하루] 자아~.
                그럼 갈까요~.

[미야모토] 말해두는데, 전처럼은 안 될 거야.

[키요하루] 오, 뭐야뭐야. 세게 나오는데.
                특훈이라도 했어?

[미야모토] 당연하지!
                하루한테 지다니, 내 프라이드가 용납치 않아!

[하세가와] 그보다 말야…….
                전에 완전 참패해 놓고서 그런 소릴 해?
                의미를 모르겠어.

[하세가와] 응, 료타?
                료타……? 왜 그래?

[료타] 에. 아……, 뭐?


[하세가와] 멍하니 있던데.
                뭔가 봤어?

[료타] 아…. 아니.
          그런게 아니라……. 그냥…,

그냥, 방금 전 봤던 아이가 역시나 신경 쓰여서.

정말로, 순간이였을 텐데.
그녀의 주위만이 시간이 멈춘 것처럼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료타] 미안. 아무 것도 아냐.
          그래서? 미야는 또 하루한테 도전하는 거야?

[하세가와] 응응. 끈질기다니깐…….


나른한듯 하품하며, 하세가와는 눈을 비빈다.



[미야모토] 아니, 잠깐. 그게 아냐!
                나는 결코 게임을 못한다던가 그런게 아니거든?!

[미야모토] 이 녀석이 이상한 거야!   
                어차피 수험생 주제에 겜만 한 거겠지?

[키요하루] 뭐…………?!!
                어, 어떻게……, 그것을………?!

[하세가와] 정말……, 하루는 바보구나.
                나중에 우는 건 자신이야.


[키요하루] 그치만 말야~~.
                수험수험 수험~~~!!
                완전 질렸다구.

[키요하루] 고등학교 3학년 이란 건 말야.
                평생에 한 번 밖에 오지 않는 거라구.
                그걸 만끽하지 않다니 어쩔 거야!!

[하세가와] 그걸 바보라고 하는 거야…….
                딱히 상관은 없지만.
                하루가 수험에 실패하든 말든.

[키요하루] 잠깐……. 농담이 심하잖아.

[하세가와] 나, 틀린 소린 안했는데.
                응, 료타?


[료타] 응………. 아무래도 이것만큼은 커버해 줄 수가 없으려나.

[미야모토] 에, 에에에에엑! 너무해!
                너희들을 믿은 내가 바보였어!!

[미야모토] 그보다, 자업자득이잖아.
                이젠 아무래도 좋으니까, 얼른 게임 센터나 가자.

[미야모토] 어차피 이제와 발버둥쳐봤자,
                하루의 운명은 정해진거나 마찬가지 잖아?

[키요하루] 아아아아……….
                진짜 됐어. 맘대로 말하세요.


크게 한숨을 내쉬며, 방금전과는 달리
추욱 어깨를 떨구는 하루의 모습에,

미야가 쓰게 웃으며, 탁탁 그 등을 두드린다.

평소와 다를바 없는 일상,
문득, 한 방울의 물방울이 떨어진다.

[료타] 아………….

인파 속에서, 방금 봤던 소녀의 그림자가
힐끗 시야 끝에 들어 온다.

[료타] ………………….

하지만, 역시 그 모습을 확실히 포착하는 것은 무리였다.

이제, 소녀의 그림자를 쫓는건 관두자.

왠지 모르게…….
분명 다시 또 만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