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의 괴이/전기/9월 18일] 재회가 낳는 미래는

** 재회가 낳는 미래는 **
 

그 땅에서 헤어진 소녀와 우연히 재회 했다고 하는 키요하루는

흥분한 기미로 타카오미에게 그 때의 모습을 얘기하고 있습니다만,

타카오미는 타카오미대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울렁임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타카오미] ……………….

전화기 너머로 소란을 피우는 목소리에,
조금 폰을 땐다.

[타카오미] 들려……. 엄청 잘 들려…….

전화를 듣고 있는지 아닌지 물어보면
일단은 듣고 있다.

언제나 존다니 잔다느니 하는 소리에는 부정하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은 자지 않는다.

지금까지 했던 말들을 듣고 있었는지 집요하게 물어보는 상대에게, 
내심 한숨을 쉬면서 답한다.

[타카오미] 츠유하를 만나서……,
                같이 게임 했는데…, 소우시를 이겼댔지?

[키요하루] …………….

[타카오미] 하루……?


솔직하게, 내가 얘길 제대로 듣고 있었단 것에 놀란 모양이다.

톤이 높아진 목소리를,
이번엔 전화기 음량 조절로로 대응한다.

그보다, 폰을 귀에 대지 않아도 들릴 정도다…….

시험 공부 때문에 하루의 권유를 거절한 다음
예의 그녀와 재회해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

딱히 물어 보지도 않았는데
이랬느니 저랬는지 사후 보고를 듣고 있다.

치아키에게 맡길까 했지만,
공교롭게도 먼저 씻으러 가버려서 방에 있는 건 나 하나.

음……, 슬슬 나도 씻고 자고 싶은데…….

전화기 너머의 하루의 얘기를 흘려 넘기며 듣고 있자니
겨우 이야기의 끝이 다가온 듯,

기세 좋게, 그럼 다음에 봐~하고 얘기가 끝난다.

[타카오미] 응…. 그 쯤이면 분명 시험도 끝났을 테고.

다만, 하루네 학교가 시험 기간이 될 수도 있지만…….

뭐어, 그 부분은 잘 모르는 일이고.
물을 끼얹기도 미안하니까, 말하진 말까나.

시험 공부 힘내~하는 목소리와 함께
하고 싶은 말만 실컷 하고 끊겨진 전화.

[타카오미] ……………….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사라지자,
갑자기 방 안이 조용해진다.

하루의 전화가 떠들썩한 것은 언제나 그랬지만…….

대화에 제 3자가 섞여 있는 것이 묘하게 신경 쓰인다.

평상시 이상으로
어딘지 기쁘게 들렸던 것은,

그녀와의 재회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그것 자체는 딱히 나쁜 일도 아니고,
본인이 기뻐한다면서, 좋은 일이겠지만….


[타카오미] ……………….



그 땅에서, 아주 찰나 알게 된 소녀를 다시 만났다.

그것이 우연인가, 필연인가…….

어쨌든, 하루와 그녀 두 사람의 조합은
왠지 조금 가슴 술렁임을 느낀다.


아무 일도 없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