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3)
* 키요하루 A 루트입니다.
[츠유하] 잘 보살펴 달라고 해도….
뭘 어떻게 해야할지…….
혼자 천장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린다.
[츠유하] 일단 키요하루를 만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되려나….
폰을 손에 쥐고, 리다이얼 버튼을 누른다.
키요하루한테서 온 전화는 바로 발견했다.
문득, 이렇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 적이 없었던 것을 떠올린다.
신 짱은 작업의 특성상,
무턱대고 연락을 했다가 폐가 될 수가 있으니까…
귀가가 늦어 질 때에는,
그저 연락을 기다리기만 했었다.
이렇다 할 건 없는데,
묘하게 버튼을 누르는 손이 긴장되고 만다.
[츠유하] 걸어 버렸다…….
연결이 됐으면 좋겠는지…,
안 그랬으면 좋겠는지…….
상반되는 마음이 교차되서, 고동이 빨라진다.
[츠유하] 아……….
[키요하루] 여보세요?
[츠유하] 여보세요……. 저기, 지금 잠깐 얘기 할 수 있어?
[키요하루] 아아, 괜찮은데. 무슨 일이야?
[츠유하] 응…….
무슨 말을 해야할지 전혀 생각도 못했다.
만날 이유……, 만날 이유……, 만날 이유…….
그런걸 전혀 찾을 수가 없어서,
점점 머릿속이 새햐애진다.
[츠유하] 저기……….
내 긴장이 전화기 너머로 전염된 걸까,
키요하루가 어딘지 안절부절 못하는 모양새로 물어온다.
[키요하루] 저, 기……. 혹시, 몸 안 좋아…?
아니면 전화 상으로 하기 힘든 얘기라던가……?
[츠유하] 그런건, 아닌데…….
신경 쓰게 만든 것이 미안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될지…….
사고가 완전히 프리즈한 그 때,
입에서 나온 말은 굉장히 심플하고, 솔직한 것이였다.
[츠유하] 보고 싶어……. 키요하루가.
[키요하루] 에……….
전화기 너머로, 키요하루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키요하루의 사고 역시 프리즈 해버린 듯,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츠유하] 키요하루………?
[키요하루] 보고 싶다니…….
나 말이지………?
[츠유하] 바쁘면 됐고.
딱히 급한 볼일이 있는건 아니니까…….
미안, 갑자기 전화 해서.
[키요하루] 아니, 전혀! 완전 한가해!!
나도 말야…, 츠유하가 보고 싶고…….
[츠유하] 정말? 민폐 아냐?
[키요하루] 민폐일리가!!
보고 싶다는 말, 솔직히 기뻤어.
뭣하면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게!
[츠유하] 그건 미안하니까…, 내가 갈게.
지금 어디야?
[키요하루] 편의점 앞.
타카오미랑 말야, 이 뒤에 만나기로 약속해서.
그래서 지금 간식 사는 중이야.
[츠유하] 그런가……. 그럼, 그쪽으로 갈게.
조금만 기다려.
[키요하루] 서두를 필요 없으니까, 천천히 와.
[츠유하] 후우……….
전화를 끊었을 무렵엔,
방금전까지의 긴장감은 어느샌가 사라져 있었다.
의외로 쉽사리 만날 수 있게 되서,
안도의 숨을 내쉰다.
지나치게, 의식한 걸지도 모른다.
[츠유하] 어쨌든…, 너무 기다리겐 하지 말자….
천천히 오라곤 했지만, 굳이 그런게 아니라…….
나 자신이 내 안의 뭔가에 재촉당하듯,
서둘러 그를 만나러 가고 싶어하고 있다.
[츠유하] ……………….
스스로도 왠지 진정이 되지 않는다.
소우시한테 부탁 받았을 때에는, 망설임을 느끼고 있었는데.
지금은……, 나 스스로 움직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
밖으로 나가자, 초가을치고는 강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츠유하] 모자를 쓰고 올걸.
집으로 되돌아갈 시간은 있었지만,
달리기 시작한 걸음을 멈추고 싶지 않은 기분이 있었다.
[츠유하] 후훗, 왠지 소풍 전날의 어린애 같아.
[츠유하] …………!!
갑자기, 어깨에 둔한 통증이 인 순간ㅡ….
강렬한 귀울음이 엄습해온다.
[츠유하] 아…, 아……….
관자놀이를 꽉 억누르며,
무심코 무릎을 꿇었다.
서, 있을 수 없다…….
마치, 몸 안쪽 깊숙한 곳에서 끓어 올라와
조금씩……, 모든 것을 포식해 나가는 듯한 통증.
[츠유하] 갑자기, 어째서…….
이마에서 뚝하고, 식은 땀이 흘러 내린다….
[츠유하] 읏……….
이를 악물고서, 일어나려 하던 그 때……….
[키요하루] 츠유하! 괜찮아?!
[츠유하] 키요하루…….
길 너머에서, 숨을 헐떡이며 달려오는 키요하루의 모습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
[키요하루]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일…, 있었어?!
[츠유하] 잠깐…, 현기증이 나서…….
[키요하루] 설 수 있겠어? 다친덴? 괜찮아?
초조한듯 나를 일으켜 세우려는 키요하루.
그 모습을 보자, 뻣뻣해져 있던 긴장이 풀린 기분이 들었다.
[키요하루] 어디 아파? 츠유하, 정말 괜찮아?
[츠유하] 아………….
그 순간, 깨달았다.
통증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지금건……, 혹시….
순간, 매일밤 엄습해오는 어깨의 열을 느끼긴 했지만
그것은 정말로 미약한 위화감을 남겼을 뿐 금새 사라져 버렸다.
어깨의 반점을 옷 너머로 건드려 봤지만,
좀 전의 통증은 마치 꿈인양 가셔 있었다.
[츠유하] …………….
[키요하루] 츠유하, 어디서 쉴래…?
그, 여기라면 그렇지.
너희 집 쪽이 더 가까워.
허둥지둥 주위를 둘러보는 키요하루의 옷자락을 잡아 당겨,
괜찮다며 고개를 저어 답했다.
[츠유하] 정말…, 아무 것도 아냐.
오늘은 조금 더워서…, 잠깐 어질한 것 뿐이야.
[키요하루] 정말로…, 괜찮은거지?
[츠유하] 응……, 괜찮아.
키요하루는 의외로 걱정이 많구나…….
[키요하루] 거야, 걱정하지…….
너는……, 뭐냐…. 여자 아이니까….
[츠유하] ……………?
[키요하루] 에? 거기, 고개를 갸웃할 데야?
이런 장면에서 걱정하는거, 보통이잖아?
[키요하루] 그보다, 일단. 너네 집으로 이동하자.
역시 조금 쉬고 나서가 좋겠어.
등을 받쳐주는 그 손이 따스해서,
나는 그에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츠유하] 여기. 커피라도 괜찮아?
[키요하루] 오~, 땡큐~.
뭐냐, 널 쉬게 해주러 온건데
결국 신세만 져선 의미가 없는걸…….
[츠유하] 그러니까, 그렇게 걱정 안 해줘도 괜찮아.
이젠 아무렇지도 않고.
[키요하루] 음……. 뭐어, 괜찮다고 하면 괜찮겠지만~.
받아든 커피를 마시며
그는 거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흔들흔들 흔든다.
나도 내 몫의 커피를 타내,
그의 건너편에 앉았다.
[키요하루] 저기, 츠유하.
[츠유하] 응……?
고양이 혀인건 아니지만, 너무 뜨겁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차례 커피를 후후 분다.
[키요하루] 할 얘기…, 뭐야?
[츠유하] ……………….
[키요하루] 딱히 볼일 같은거 없어도 보고 싶다고 해주는 건 기쁘지만,
사실은, 아니지?
[츠유하] ………………….
뭐라고, 대답하면……….
입을 열었지만 그래도 말이 나오지 않아서,
컵을 쥔 손을 말없이 내려다 본다.
[키요하루] 아니, 딱히 뭔갈 캐물을 생각은 아니고,
그 뭐냐. 조금 신경 쓰인 것 뿐이랄까….
우물우물 안절부절해 하는 모양새로 말을 골라가면서,
키요하루는 곧장 나를 바라봐 온다.
[키요하루] 혹시, 나한테 들려주고 싶은게 있다면 뭐든 말해 줘.
나라도 말이지, 얘기 정돈 제대로 들을 수 있고.
다소 넉살 맞은 모양새로 어깨를 붙이며,
그는 웃어 보였다.
[츠유하] 키요하루는…….
나, 조금…… 떨고 있어?
[츠유하] 키요하루는…… 변하지 않을 거지?
[키요하루] 에……?
[츠유하] 미, 안…. 아무 것도 아냐.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도 그저 내 고집으로…….
이런 소리는 입 밖으로 꺼낼 말이 아니다.
[츠유하] 키요하루는……, 그대로도 좋아.
[키요하루] ?
[츠유하] 그대로가, 제일, 멋져.
[키요하루] 에, 무슨…. 잠깐…, 갑자기 무슨 소리야~.
[츠유하] ………………….
소우시, 나는…… 어쩌면 좋아?
그를, 끌어 들이고 싶지 않은 기분과,
동시에……, 역시 이 거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기분으로
많은 것들이…, 엉망진창이 되어 있어.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쑥스러운 모양새로 헤실거리며 커피를 홀짝대는 키요하루의 모습에,
마음속 어디선가 안심과 초조, 두 감정이 교차되어서
나는 의식적으로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아무 일 없이…,
지나가 버린다면 좋을텐데ㅡ…….
▶ 다음으로 - 9월 26일 (츠유하)
'백로(白露)의 괴이 > 게임 본편-키요하루 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로(白露)의 괴이] 10월 5일 (츠유하-1) (0) | 2013.09.22 |
---|---|
[백로(白露)의 괴이] 9월 30일 (츠유하) (0) | 2013.09.21 |
[백로(白露)의 괴이] 9월 30일 (키요하루) (0) | 2013.09.21 |
[백로(白露)의 괴이] 9월 28일 (츠유하) (0) | 2013.09.21 |
[백로(白露)의 괴이] 9월 26일 (츠유하) (0) | 2013.09.20 |
Posted by 11124314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