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
* 치아키 루트.
10월 3일
츠유하
다음날.
나는 치아키와 타카오미와 함께
다시 이 땅을 찾아왔다.
[츠유하] ………….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뭔가의 기척을 느껴서…….
미지근한 바람 속에서, 강렬한 오한에 휩싸인다.
그럼에도, 여기서 멈춰설 순 없다.
어쩌면 치아키나 타카오미도 마찬가지로,
이 땅에서 뭔가를 느낀 걸지도 모른다.
둘 다 거의 아무런 대화도 없이
숲을 걸어 나간다.
하지만 이어, 그 공기를 눈치챈 걸까.
치아키가 언제나처럼 명랑하게 입을 얼었다.
[치아키] 왠지 말야.
이거 소풍 가는 것 같지 않아?
[츠유하] 여기서 내가 도시락이라면 여기~하고
꺼내야 되는 거였어…?
[치아키] 하핫. 치아키가 소우시같은 대답을 하게 됐네~~.
분위기를 풀어 주려하는 치아키의 씀씀이를 느끼며,
나는 미소 지었다.
타카오미도 마찬가지로 미소짓………지는 않았다.
[타카오미] 소우시를 닮는건…, 조금 곤란해.
[치아키] 아니아니아니. 비유니까 말이야~.
이 부분에 진심으로 곤란한 얼굴 하지마.
평소와 다름없는 대화를 나누며,
그럼에도 서서히 그 장소로 다가가고 있는 것에 대한
긴장감 때문일까….
왠지 모르게, 공기가 싸늘해져 갈 뿐이였다.
[츠유하] ……………….
다시 정숙이 펼쳐졌지만
다들 아무 말도 없이, 소우시에게 들었던 길을 따라 나아간다.
폐 신사 앞까지 왔을 때.
무심코 걸음을 멈춰서, 치아키의 옷소매를 잡고 말았다.
[치아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굳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걸음을 내딛고 싶은데…,
도저히 다리가 움츠려든다.
무섭다.
직감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정말로, 이 안으로 들어가도 괜찮아……?
여기까지 와서,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치아키는, 내게 맞춰주듯 멈춰서서
내 손을 자신의 옷 소매에서 때낸 뒤,
억지로 손과 손을 얽어 온다.
[치아키] 무서우면, 손은 이쪽. 응……?
안심시켜 주듯,
그는 얽어맨 손에 꼬옥 힘을 넣는다.
[츠유하] 고마워…….
이제, 괜찮아……
따스한 온도에 안도감을 느끼고
그렇게 손을 때려 하자,
치아키는 붕붕 고개를 가로 젓는다.
[치아키] 안, 돼.
손은 잡은 채로. 그 쪽이 내가 더 안심이 돼!
[츠유하] 알…, 겠어….
장소에 걸맞지 않는 명랑함이,
그럼에도 너무 기뻐서. 나도 그의 손을 꼬옥 마주잡아 준다.
[타카오미] 조금만 더…, 빨리 올 걸 그랬나….
실내에 들어온 뒤,
그는 너덜너덜한 장지 너머로 밖을 바라본다.
치아키와 타카오미의 수업이 끝난 다음
약속을 잡고 여기로 온 거니까,
어느새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실내는 희미한 어둠을 드리우기 시작하고 있었다.
[치아키] 뭐어, 그치만. 밤 시간에 더 가까운데
그 때의 재현도 될테고.
뭐 어때?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럼, 어쩔 도리가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 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타카오미] 아직, 촛불이 남아 있었을텐데….
붙일까?
그렇게 말하며 실내로 들어가,
장농위의 찬장을 연다.
그 날, 이 방을 수색했을 때
거기엔 많은 양의 촛불이 남아 있었던 것을
다들 알고 있다.
일단, 회중전등을 지참해 왔지만
굳이 이 방에서는 촛불을 사용한다.
밝은 장소에서, 현장 검증을 하기 위해 온게 아니다.
적어도, 이 장소에서
누군가의 기척을 느끼지 않으면 안된다.
성냥을 그어, 촛불에 불을 붙혔다.
어두운 폐 신사에, 자그마한 불빛이 흔들린다.
위태로운 불빛이지만,
간신히 모두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었다.
[치아키] 그래서……, 어때?
목소리 들려……?
치아키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츠유하] 안 들려….
[치아키] 그런가…….
나도 여기에 들어오면…….
목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불연듯, 공간 어딘가에 누군가가 있는 듯한 기척을 느꼈다.
우리들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기척.
그것도 하나가 아닌 듯한…….
오싹하고 오한이 일고, 몸이 떨리기 시작하던 그 순간.
[츠유하] ………!!
미지근한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눈 앞의 촛불이 꺼졌다.
그리고, 그 순간.
뭔가가, 내 발목을 움켜잡았다.
[츠유하] ………!!
붙잡힌 발목에, 손톱같이 예리한 것이, 파고 든다.
나는 그대로, 끌려갔다.
[츠유하] 꺄아아아아아……!!
[츠유하] 웃……….
정신을 잃고 있었던 모양이다…….
뭔가에 붙잡혀 끌려 가서…….
그 다음엔 어떻게 됐었지…?
오들오들, 눈을 떠본다.
낯선 천장에, 혈흔이 눌러붙어 있다.
[츠유하] 여…, 기는…….
누워 있던 다다미는 피로 더럽혀져 있고,
사방의 벽에는 뭔가를 잡아 끈듯한
격한 흔적이 남아 있다.
[츠유하] 지하……, 감옥 안…!
발목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손으로 눌러 보니,
쓸린 듯한 상처와 함께 피가 스며 있었다.
[츠유하] 여기서…, 나가야해….
일어서자, 작게 통증이 일었지만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입구로 다가가, 격자 틈새를 잡고
문을 열려 했지만…….
[츠유하] 안 열려……….
문을, 굳게 닫혀 있어서, 열 수가 없다.
내부에는 문을 당기기 위한 흠은 없었지만
격자 창문을 잡아 당기면 어떻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자세히 떠올려 보니
이 방은 밖에서 커다란 빗장으로 잠구는 구조다.
우리들이 발을 들어놓은 실내는
열쇠가 망가져 있었기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만약 이 방이 그 곳과는 다른 곳이라면…….
[츠유하] 살려줘……!
치아키, 타카오미……!!
큰 소리를 내봐도, 주위는 그저 고요할 뿐.
치아키나 타카오미가 근처에 있는 기색은 전혀 없다.
어째서……?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머리가 혼란스러워서, 눈물이 날 것 같다.
무섭다…….
움켜잡힌 발목이 욱씬하고 아팠다.
[츠유하] 아야…….
그 때, 였다.
뇌리로 순간, 막대한 양의 영상이 흘러들어온다.
[츠유하] 뭐…, 야……?!
술렁술렁, 목소리가 울러퍼진다.
사람의 목소리……. 하지만 그것은 이야기 소리가 아니라…
사람… 일텐데, 마치 사람이 아닌
짐승같은……ㅡ….
너덜너덜한 천 옷을 두른 남자들이
울부짖는 소녀를 잡아 끌며,
숲을 빠져나가, 신사로 데려 간다.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를 느끼고,
심한 구토감이 치솟는다.
냄새라니.
그런건 기분 탓일게 뻔한데. 그런데도…….
차갑고, 아무런 소리도 통하지 않는 지하실.
소녀들은 필사적으로 울부짖으며, 문을 두드린다.
꺼내줘ㅡ…
여기서, 꺼내줘ㅡ….
여기서, 그 녀석에게 먹히는 건…, 싫어….
그림자가, 다가온다.
소녀를 짓뭉개고, 그 혈육을 찢어 내어ㅡ…
………………….
………………………….
[???] 어…, 째서…….
[???] 어째서, 나는…….
울음 소리와도 같은, 그 목소리는……
내 가슴을 꽉 죄여든다….
[???] 제발, 부탁이니까……. 눈을 떠 줘….
네 목소리가 이제 두 번 다시……,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니…….
[???] 그런 걸……
내가 참을 수 있을리가 없잖아….
슬픔에 가득찬 그 목소리는,
후회와 원망, 분노. 그 전부와도 달랐다……
정말로, 순수하게……
누군가를 사랑스럽게 여기는…….
그런 목소리로…….
[???] 네가 없는 이 땅에
더 이상 내가 있을 장소는 없어…….
낮게, 속삭이듯 자아내는 그 말은,
다음 순간, 전부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츠유하] 읏…, 아아아아아아아
모든 소리도, 색도, 사라져서, 그리고…….
불타는 듯한 뜨거움이 어깨에서부터 서서히 번지더니…,
내 전신을 뒤덮는다.
[츠유하] 치……,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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