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
* 치아키 루트.
* 이때 날자 표기로는 10월 1일 츠유하가 뜹니다만-_-... 아니 어째서.
만나기로 약속한 상대는, 예정대로 나타났다.
나는 활짝 웃음을 띄고, 크게 손을 흔든다.
[치아키] 어이~!
이쪽이야, 이쪽~!!
내 모습을 발견한 그는 머리를 긁으며
난처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소우시] 너 말이지…….
땡땡이 치는데 남을 억지로 끌어 들이다니, 대체 뭐야.
[치아키] 뭐어뭐어, 그런 소리 말고.
나중에 맛있는 거라도 사 줄테니까.
[소우시] 그런 걸로 넘어가겠냐고.
애당초…, 그 땅에 같이 가자니.
너무 명백하게 직구 코스잖아!!
화를 내고 있는건지 아니면 기가 막힌 건지,
소우시는 꺼리낌 없이 크나큰 한숨을 내쉬었다.
[치아키] 그치만 말야~.
잘 모르는 일을 계속 붙잡고 있어 봤자 별수도 없잖아.
그럴거라면 직접 가 보는게 더 빠르대두.
[치아키] 게다가 소우시는 츠유하의 일로,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게 있잖아?
[소우시] 뭐어……, 조금은.
그보다…, 치아키 너 말이지.
스스로 조사할 맘 없었지?
[치아키] …………….
[소우시] 거기~, 시선 돌려봤자 소용없어.
처음부터 나한테 올 맘으로 가득했다고
자백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구.
[치아키] 아~……, 아하핫. 응.
뭐어, 그치만 역시 말야.
나보다 소우시 쪽이 더 잘 알거라고 생각하는데?
[소우시] 치아키 너……, 타카오미한테 들었어?
[치아키] 음, 뭐어. 자세한건 아직이지만…….
들을 각오는 이미 되어 있어.
[소우시] 에헤. 이제까지 실컷 도망쳐 다닌 주제에
대체 어떤 심경의 변화실까?
[치아키] 아, 역시 소우시도 알고 있었어?
[소우시] 거야 뭐.
[소우시] 기숙사 생활인 주제에
늘 우리들이랑 같이 놀고 있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게 더 이상하지.
[소우시] 네가 우리들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피하고 있었던 것,
나도 타카오미도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어.
[소우시] 다만……, 딱히 우리도
상관해주길 바란 게 아니니까 말야.
[소우시] 이 정도 거리감이
의외로 더 편하다고도 생각했고.
[치아키] 그렇지. 맞아.
내 쪽도 그렇고, 너희들도
서로 모르는 척을 계속했어.
[치아키] 나는…, 딱히 그런 비밀 공유 같은거 없이
지금의 관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
[소우시] 그런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이렇게 된거야?
[소우시] 아, 아니…. 촌스러운 질문일려나.
[치아키] 응. 뭐어, 예상했다시피?
이제… 더 이상, 도망치는건 관뒀어.
[소우시] 뭐어…, 치아키가 납득하고 결정한 일이라면 괜찮지 않아?
타카오미는 이러니 저러니 기다리고 있었을거라 생각하고.
[치아키] 응. 비슷한 소릴 들었어.
[치아키] 그런 연유로!
[치아키] 오늘은 소우시랑 함께
본격적으로 그녀의 반점에 대해 조사하러 갈 생각입니다~.
[소우시] 정작 그 중요한 츠유하는
오늘 우리들이 그 땅으로 가는 걸, 알고 있어?
[치아키] 아니? 전혀~~.
타카오미한테 둘이서 얘길 들으러 가자~고는
얘기가 되어 있지만 말야….
[소우시] 아아, 대강 사정은 알겠어.
타카오미는 지금 집 쪽으로 불려 갔잖아?
[소우시] 그래서, 일단 돌아올 때까지 그녀를 기다리게 해놓겠지만.
하지만 반점의 진행은 신경 쓰이니까 조사하고 싶다.
[소우시] 그런 흐름이라면, 그 땅에 가보는게 제일로 빠르지.
하지만 그녀를 데려갈 순 없고.
[소우시] 그럼, 사정을 제일 잘 알 것 같은 소우시한테~…….
뭐 이런 흐름인거지?
[치아키] 아아…, 소우시랑 얘길 하고 있으면
정말 편해서 좋네~.
이해 너무 빨라~.
[소우시] 칭찬을 받는 건지 뭔지…….
뭐, 됐어.
나도 근시일내로 가볼 예정이였고.
[치아키] 이 근처에 와보는 것도…, 그 날 이후 처음인가…….
항상 차로 왔었으니, 전차랑 버스를 갈아 타 오는 것은 처음이네.
[소우시] 뭐어, 차로 가면 엄청 돌아가야 되서….
의외로 이쪽이 더 빠르고 그래.
[치아키] 이 산 말이야….
낮에 오니 완전 평범하네.
오히려 개발되지 않은 만큼 한적하다고 해야하나.
[소우시] 이 땅에 뭔가가 있다기보다는…,
그 사당인거겠지.
[치아키] 응. 그럴 것 같아….
[소우시] 그 신사 뒤로 들어가면 작은 마을이 있어.
지금은 마을터 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 마을은 하룻밤만에 전멸했다고 해.
[소우시] 요괴가 멸망시켰다던가 하는
신빙성이 적은 소문은 몇 개 남아 있긴 하지만…….
뭐어, 대강 틀린 소리도 아니지만.
[치아키] 그거…, 무슨 뜻?
[소우시] 그 부분은……, 나중에 얘기할게.
일단 마을로 가보자.
소우시와 둘이서 숲 속을 걷기 시작했다.
하룻밤만에 멸망했다고 하는 마을의 터…….
소우시의 말투로 보아하니,
요괴가 멸망시켰다는 설은 그 날의 일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거기에 츠유하의 반점과 상관이 있는 뭔가가 있다.
확신같은건 없지만,
역시 무관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유달리 큰 신목 옆에 아담한 사당이 있다.
여기서 그 날, 그녀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한 번 보고 잊어 버릴 듯한
낡고 작은 사당도…,
그 날의 일을 떠올리자니
뭔가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주의 깊게 살피고 만다.
스쳐 지나갈 때,
소우시도 사당을 힐끗 봤지만,
바로 시선을 돌려 신사 쪽으로 나아갔다.
[치아키] 무덤………?
신사 뒤쪽으로 돌아 나오자,
작은 무덤처럼 보이는 것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었다.
꽤나 오래된 것인 듯,
비석으로 보이는 것은 동그랗게 깍혀 있다.
[소우시] 치아키……. 거기에 너무 가까이 가지마.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춘 나를 돌아보며,
소우시가 억양없는 목소리로 작게 저지한다.
[치아키] ……………….
소우시는……,
가끔 모든 걸 알고 있지 않는가 싶을 때가 있다.
타카오미와 다른 모두의 비밀이라면
당사자니까 당연하겠지만,
그 뿐만이 아니라…….
그 날, 우리들이 체험했던 일도,
그녀의 반점에 대해서도,
이 땅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전부 알고 있는게 아닐까…….
이전의 나였다면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척 했을거라 생각한다.
소우시의 말이나 언동에서 느껴지는 사소한 위화감조차 모르고……,
아니. 못 본척 하며, 무의식적으로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신을 조정해 왔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알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햇다….
자신 하나를 지키는 걸로 필사적이였는데,
모든 것을 내던져서라도…,
그녀에게 응해주고 싶어하는, 자신이 있다.
딱히, 폼나는 사명감이라던가, 그런게 아니다.
그저, 참회와도 가까운 행위.
나는 단지, 그녀를 지키는 것을 통해
지금까지 못 본 척 하고 있던 자신을 용서받고 싶은 것 뿐.
그녀를……, 나는 그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기고 있지만.
그것도 실은 단순한 자기 암시인 걸지도 모른다.
무덤을 뒤로 하고, 잠시 앞으로 나아가자
돌로 만들어진 마을 입구……, 같은 장소에 도달한다.
토리이로도 보이긴한데…,
마을 입구…인게 맞지?
[소우시] 여기가 마을 입구.
끈질긴 소리긴한데, 안으로 들어갈래?
소우시는 딱하니 멈춰서서, 곧장 나를 바라본다.
그 물음에, 소우시는 어떠한 대답을 바라고 있는 걸까.
여기까지 와서 진심으로 물러설거란 생각을 하고 있는건 아니고,
그저 내 입으로 직접
각오를 들으려 하는 걸까.
[치아키] 갈거야…….
왜냐면 이런데서 물러날 정도의
각오로 온게 아니니까.
[소우시] 그렇지.
쓴 웃음을 띄우면서도,
소우시는 재차 마을 입구를 마주보며,
천천히 발을 들여 넣었다.
입구 안으로 들어가자,
한산한 마을터가 남아 있었다.
풍화가 진행된 그 땅은
오랫동안 사람이 없었던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질서하게 나 있는 잡초가, 마을에 있는 유일한 생물이다.
딱히 눈길을 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으스스할 정도의 정숙이 흐르고 있다.
이 마을에는
이미 그 누구의 존재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뭔가의 존재가
여기에 있었던 것같은 공기를 느꼈디.
그 존재의, 강한 사념같은 것이
잔향처럼 이 장소에 떠돌고 있는…, 그런 기분이 든다.
만약 뭔가의 존재가 여기에 눌러 앉아 있다,
그 때, 우리들이 이 땅에 발을 들어 놓은 것으로 인해
해방되었다고 한다면…….
그 무언가는, 우리들…….
혹은 반점이라는 낙인을 찍은 츠유하를
향해 가지 않았을까……?
[치아키] 웃……….
그러한 발상에 도달한 순간,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터널에서 츠유하를 부른 목소리…….
성당에서 나를 불렀던 목소리…….
그것들이 무관하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든다.
불길한 예감이, 파도처럼 밀려 들었다.
* 치아키 루트.
* 이때 날자 표기로는 10월 1일 츠유하가 뜹니다만-_-... 아니 어째서.
10월 1일
치아키
만나기로 약속한 상대는, 예정대로 나타났다.
나는 활짝 웃음을 띄고, 크게 손을 흔든다.
[치아키] 어이~!
이쪽이야, 이쪽~!!
내 모습을 발견한 그는 머리를 긁으며
난처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소우시] 너 말이지…….
땡땡이 치는데 남을 억지로 끌어 들이다니, 대체 뭐야.
[치아키] 뭐어뭐어, 그런 소리 말고.
나중에 맛있는 거라도 사 줄테니까.
[소우시] 그런 걸로 넘어가겠냐고.
애당초…, 그 땅에 같이 가자니.
너무 명백하게 직구 코스잖아!!
화를 내고 있는건지 아니면 기가 막힌 건지,
소우시는 꺼리낌 없이 크나큰 한숨을 내쉬었다.
[치아키] 그치만 말야~.
잘 모르는 일을 계속 붙잡고 있어 봤자 별수도 없잖아.
그럴거라면 직접 가 보는게 더 빠르대두.
[치아키] 게다가 소우시는 츠유하의 일로,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게 있잖아?
[소우시] 뭐어……, 조금은.
그보다…, 치아키 너 말이지.
스스로 조사할 맘 없었지?
[치아키] …………….
[소우시] 거기~, 시선 돌려봤자 소용없어.
처음부터 나한테 올 맘으로 가득했다고
자백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구.
[치아키] 아~……, 아하핫. 응.
뭐어, 그치만 역시 말야.
나보다 소우시 쪽이 더 잘 알거라고 생각하는데?
[소우시] 치아키 너……, 타카오미한테 들었어?
[치아키] 음, 뭐어. 자세한건 아직이지만…….
들을 각오는 이미 되어 있어.
[소우시] 에헤. 이제까지 실컷 도망쳐 다닌 주제에
대체 어떤 심경의 변화실까?
[치아키] 아, 역시 소우시도 알고 있었어?
[소우시] 거야 뭐.
[소우시] 기숙사 생활인 주제에
늘 우리들이랑 같이 놀고 있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게 더 이상하지.
[소우시] 네가 우리들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피하고 있었던 것,
나도 타카오미도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어.
[소우시] 다만……, 딱히 우리도
상관해주길 바란 게 아니니까 말야.
[소우시] 이 정도 거리감이
의외로 더 편하다고도 생각했고.
[치아키] 그렇지. 맞아.
내 쪽도 그렇고, 너희들도
서로 모르는 척을 계속했어.
[치아키] 나는…, 딱히 그런 비밀 공유 같은거 없이
지금의 관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
[소우시] 그런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이렇게 된거야?
[소우시] 아, 아니…. 촌스러운 질문일려나.
[치아키] 응. 뭐어, 예상했다시피?
이제… 더 이상, 도망치는건 관뒀어.
[소우시] 뭐어…, 치아키가 납득하고 결정한 일이라면 괜찮지 않아?
타카오미는 이러니 저러니 기다리고 있었을거라 생각하고.
[치아키] 응. 비슷한 소릴 들었어.
[치아키] 그런 연유로!
[치아키] 오늘은 소우시랑 함께
본격적으로 그녀의 반점에 대해 조사하러 갈 생각입니다~.
[소우시] 정작 그 중요한 츠유하는
오늘 우리들이 그 땅으로 가는 걸, 알고 있어?
[치아키] 아니? 전혀~~.
타카오미한테 둘이서 얘길 들으러 가자~고는
얘기가 되어 있지만 말야….
[소우시] 아아, 대강 사정은 알겠어.
타카오미는 지금 집 쪽으로 불려 갔잖아?
[소우시] 그래서, 일단 돌아올 때까지 그녀를 기다리게 해놓겠지만.
하지만 반점의 진행은 신경 쓰이니까 조사하고 싶다.
[소우시] 그런 흐름이라면, 그 땅에 가보는게 제일로 빠르지.
하지만 그녀를 데려갈 순 없고.
[소우시] 그럼, 사정을 제일 잘 알 것 같은 소우시한테~…….
뭐 이런 흐름인거지?
[치아키] 아아…, 소우시랑 얘길 하고 있으면
정말 편해서 좋네~.
이해 너무 빨라~.
[소우시] 칭찬을 받는 건지 뭔지…….
뭐, 됐어.
나도 근시일내로 가볼 예정이였고.
[치아키] 이 근처에 와보는 것도…, 그 날 이후 처음인가…….
항상 차로 왔었으니, 전차랑 버스를 갈아 타 오는 것은 처음이네.
[소우시] 뭐어, 차로 가면 엄청 돌아가야 되서….
의외로 이쪽이 더 빠르고 그래.
[치아키] 이 산 말이야….
낮에 오니 완전 평범하네.
오히려 개발되지 않은 만큼 한적하다고 해야하나.
[소우시] 이 땅에 뭔가가 있다기보다는…,
그 사당인거겠지.
[치아키] 응. 그럴 것 같아….
[소우시] 그 신사 뒤로 들어가면 작은 마을이 있어.
지금은 마을터 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 마을은 하룻밤만에 전멸했다고 해.
[소우시] 요괴가 멸망시켰다던가 하는
신빙성이 적은 소문은 몇 개 남아 있긴 하지만…….
뭐어, 대강 틀린 소리도 아니지만.
[치아키] 그거…, 무슨 뜻?
[소우시] 그 부분은……, 나중에 얘기할게.
일단 마을로 가보자.
소우시와 둘이서 숲 속을 걷기 시작했다.
하룻밤만에 멸망했다고 하는 마을의 터…….
소우시의 말투로 보아하니,
요괴가 멸망시켰다는 설은 그 날의 일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거기에 츠유하의 반점과 상관이 있는 뭔가가 있다.
확신같은건 없지만,
역시 무관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유달리 큰 신목 옆에 아담한 사당이 있다.
여기서 그 날, 그녀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한 번 보고 잊어 버릴 듯한
낡고 작은 사당도…,
그 날의 일을 떠올리자니
뭔가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주의 깊게 살피고 만다.
스쳐 지나갈 때,
소우시도 사당을 힐끗 봤지만,
바로 시선을 돌려 신사 쪽으로 나아갔다.
[치아키] 무덤………?
신사 뒤쪽으로 돌아 나오자,
작은 무덤처럼 보이는 것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었다.
꽤나 오래된 것인 듯,
비석으로 보이는 것은 동그랗게 깍혀 있다.
[소우시] 치아키……. 거기에 너무 가까이 가지마.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춘 나를 돌아보며,
소우시가 억양없는 목소리로 작게 저지한다.
[치아키] ……………….
소우시는……,
가끔 모든 걸 알고 있지 않는가 싶을 때가 있다.
타카오미와 다른 모두의 비밀이라면
당사자니까 당연하겠지만,
그 뿐만이 아니라…….
그 날, 우리들이 체험했던 일도,
그녀의 반점에 대해서도,
이 땅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전부 알고 있는게 아닐까…….
이전의 나였다면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척 했을거라 생각한다.
소우시의 말이나 언동에서 느껴지는 사소한 위화감조차 모르고……,
아니. 못 본척 하며, 무의식적으로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신을 조정해 왔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알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햇다….
자신 하나를 지키는 걸로 필사적이였는데,
모든 것을 내던져서라도…,
그녀에게 응해주고 싶어하는, 자신이 있다.
딱히, 폼나는 사명감이라던가, 그런게 아니다.
그저, 참회와도 가까운 행위.
나는 단지, 그녀를 지키는 것을 통해
지금까지 못 본 척 하고 있던 자신을 용서받고 싶은 것 뿐.
그녀를……, 나는 그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기고 있지만.
그것도 실은 단순한 자기 암시인 걸지도 모른다.
무덤을 뒤로 하고, 잠시 앞으로 나아가자
돌로 만들어진 마을 입구……, 같은 장소에 도달한다.
토리이로도 보이긴한데…,
마을 입구…인게 맞지?
[소우시] 여기가 마을 입구.
끈질긴 소리긴한데, 안으로 들어갈래?
소우시는 딱하니 멈춰서서, 곧장 나를 바라본다.
그 물음에, 소우시는 어떠한 대답을 바라고 있는 걸까.
여기까지 와서 진심으로 물러설거란 생각을 하고 있는건 아니고,
그저 내 입으로 직접
각오를 들으려 하는 걸까.
[치아키] 갈거야…….
왜냐면 이런데서 물러날 정도의
각오로 온게 아니니까.
[소우시] 그렇지.
쓴 웃음을 띄우면서도,
소우시는 재차 마을 입구를 마주보며,
천천히 발을 들여 넣었다.
입구 안으로 들어가자,
한산한 마을터가 남아 있었다.
풍화가 진행된 그 땅은
오랫동안 사람이 없었던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질서하게 나 있는 잡초가, 마을에 있는 유일한 생물이다.
딱히 눈길을 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으스스할 정도의 정숙이 흐르고 있다.
이 마을에는
이미 그 누구의 존재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뭔가의 존재가
여기에 있었던 것같은 공기를 느꼈디.
그 존재의, 강한 사념같은 것이
잔향처럼 이 장소에 떠돌고 있는…, 그런 기분이 든다.
만약 뭔가의 존재가 여기에 눌러 앉아 있다,
그 때, 우리들이 이 땅에 발을 들어 놓은 것으로 인해
해방되었다고 한다면…….
그 무언가는, 우리들…….
혹은 반점이라는 낙인을 찍은 츠유하를
향해 가지 않았을까……?
[치아키] 웃……….
그러한 발상에 도달한 순간,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터널에서 츠유하를 부른 목소리…….
성당에서 나를 불렀던 목소리…….
그것들이 무관하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든다.
불길한 예감이, 파도처럼 밀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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