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의 괴이] 9월 5일 (소우시)

*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
* 혹여 하면서 게임이 재밌어 진다거나 하면 모르겠는데, 우선은 문장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혼자 번역입니다.
* 대강대강 하거나 대강대강 때리칠 예정. 아마. 

9월 5일

소우시

[타카오미] 그래서…? 얘기할게 뭐야?

[소우시] 아……. 응.

[타카오미] 별일이네. 넋이 다 나가 있고.


차분한 음색은, 대답을 재촉하는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란건 이래서 고맙다.

소꿉친구 중에서도 제일 환경이 비슷한 것도 있어서 
이상하게 생각하게 잠길 때에는 반드시 의지하고 만다.

뭐어. 먹는 것에 열중하거나, 자고 그래서
남의 얘기를 안 듣는 때도 많지만.

[타카오미] 좋아. 정리될 때까지 기다릴게.


생각이 길어질 것을 깨달은 걸까,
만났을때부터 들고 있던 봉투를 뒤적이기 시작한다.


[소우시] 아니, 괜찮아.
             정리가 필요할 정도로 생각이 뒤죽박죽인 건 아니니까.

[타카오미] 그래?

[소우시] 그보다, 그거……. 항상 그래?

[타카오미] 응…?

[소우시] 너무 많이 먹으면 성인병 걸려.

[타카오미] 음……. 뭐어, 조심할게.

그렇게 말하며 봉투에서 꺼낸 것은
의외로 펫트병에 담긴 홍차였다.


[타카오미] 얘기 다 들을 때까지 참을게.



타카오미 나름의 배려인걸까…….


[소우시] 땡큐.

[소우시] 얘기할 거란건,
             츠유하… 말인데…….

뭐라고 말을 꺼내면 좋을지 몰라서,
말을 더듬어 찾는다.

걱정……?

아니다……. 나는…….



[타카오미] 항상 그러던 거…?

[소우시] 에?

[타카오미] 츠유하의 어깨에 반점이 떠오른거,
                그 땅에 들린게 원인이야?

[타카오미] 처음 만났을 때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
                그래서, 책임을 느끼고 있는 거지?

[소우시] ………….

[소우시] 역시…, 그 때 깨어나 있었구나.

[타카오미] 치아키도…….
                그래서? 소우시가 책임을 느낄 필요는 어디에도 없는데.

[소우시] 그건……, 그렇지만…….
             나는 결과적으로 그녀를 말려들게 하고 말았어.



펫트병 표면의 물방울이 축축히 손바닥을 적셔간다.

뭐든 확실하게 말하는 타카오미라서
상담했을 텐데……,

마치 책망받는 듯한 느낌에
초조해져 어찌 말해야할지 망설여진다.



[소우시] 그 때……. 바로 반점은 사라졌어.
             하지만 분명, 불안하게 여기고 있을거야.


[타카오미] 그렇겠지.
                반점이 남았다면 몰라도,
                바로 사라져버린게 괜히 더 기분 나빠.

[소우시] 조금…… 내 쪽에서 조사해 볼게.
             그러니까, 타카오미.

[타카오미] 료타한텐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거겠지?

[타카오미] 상관은 없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란 생각은 안 해.

[소우시] 그래도 좋으니까,
             료타한텐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타카오미] 알겠어…….

[타카오미] 일단, 츠유하 건 말인데…….

[타카오미] 생각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나는 의외로 만사는 필연이라고 생각해.

[소우시] 만나야 했기에 만났다, 그거야?

[타카오미] 의미없는 일은 존재하지 않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무언가 하나, 자신의 마음 속에 남게 돼.

[타카오미] 나는,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그녀의 반점은 시작이라고 생각해.



천천히 팔을 들어, 손바닥을 맞댄다.



[타카오미] 서두르는 편이 좋은 거라면,
                여기서 봐 볼게.


[소우시] 아니…, 그 반점…….
             너무 안일하게 봐선 안 된다고 생각해.


그렇게 고개를 젓자,
타카오미는 선선히 팔을 내리고
부스럭 부스럭 봉투를 뒤적인다.


[타카오미] 그래. 알겠어.
                무거워 보인데다, 별로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살았어.

[소우시] 너……. 처음부터 볼 맘 없었지?

[타카오미] 아니…….
                부탁 받으면 볼테니까, 그 부분은 사양할 거 없어.

[소우시] 아, 알겠어. 응응.
             그럼, 막히게 되면 부탁할게.

봉투 안에서 꺼낸 한 입 사이즈의 쵸코를 입에 던져 넣는 타카오미에게
또 다른 것을 상담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였다.

[타카오미] 그래서.
                정말로 상담하고 싶었던건, 그쪽이 아니지?

[소우시] …………………

[타카오미] 료타가 걱정이야?

[타카오미] 아무 일도 없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너무 많은거 아냐?

[소우시] 그렇긴 한데…….
             왠지 기분 나쁜걸 봐 버렸고.
             키요하루 일도 있으니까….

[타카오미] 마침 좋은 기회니까,
                하루한테 말해 볼래?

[소우시] 아니………

[타카오미] 뭐…. 확실히 이번 건은 무겁지.
                우리들이 처음 하루의 변화를 봤을 때와 비슷한 정도려나.


[소우시] 아……. 그럴지도…….
             이번엔 정말 무겁네.

[소우시] 나도 일단, 개인차가 있는건 알지만.

[소우시] 하지만 이것만큼은 평생 보살펴 줄 수 없고 말이야.

[타카오미] 응.
                뭐 어때?
                딱히 소우시가 하루의 부모인 것도 아니고.

타카오미는 텅 빈 봉투를 구기며 말한다.



[타카오미] 그리고……,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르지만
                잔 걱정이 많은 성격.
                고치지 않으면 위에 안 좋을거야.

[소우시] 그렇겠지…….

[타카오미] 요컨데 문제는 2가지.

[타카오미] 츠유하의 반점이 첫 번째.
                그리고 그 땅에 들린 것에 의한 우리들의 피의 폭주.


타카오미는 지면에 내려둔 비닐봉투를 들어 올린다.


[타카오미] 지금 시점에선 초조하게 굴어 봤자 별 수 없고.
                잠시 상태를 보는게 어때?

[타카오미] 하루는 료타한테 맡기면 괜찮을거라 생각해.

[소우시] 맡기라고 해도…….
             료타는 평범한 인간이잖아?
             무슨 일 생기면ㅡ…

[타카오미] 료타가 그래?

[타카오미] 하루가, 자기 손엔 부치니까 도와 달라고.

[소우시] 그런 소린…, 안했어.

[타카오미] 그럼, 됐네.
                하루는 료타한테 맡겨.

[소우시] 알겠어…….

대량의 과자가 들어간 비닐 봉투를 들고
타카오미는 기숙사로 돌아갔다.

홀로 공원에 우두켜니 선채, 저녁놀을 바라본다.

[소우시] ……………….

[소우시] 나는…, 료타를 믿어 주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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