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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향 게임
발매예정일 2013년 봄/ 6월 28일
cool-b 2013년 3월호(Vol.48) 게재 SS
일요일 아침, 다이닝룸.
테이블 위에 놓여진 접시에는 반숙 스크램블 에그, 약간 탄 소세지, 바구니 안에는 아침장에서 사온 갓 구운 빵.
방 안을 채우는 것은 막 타내온 커피 향.
테이블 너머에 앉아있는 카라미아와 환담을 나누고 있던 후카에게 키리에가 느긋한 걸음새로 다가온다.
「검진요?」
키리에로부터 자그마한 종이를 건네받고 고개를 갸웃하는 후카.
『예약』이라고 적혀 있는 거기엔 그녀의 이름과 오늘 날짜가 실려 있었다.
「오늘 중으로 반드시 다녀와 주세요」
키리에는 방긋 웃으며 찬장에서 애용하는 컵과 커피잔을 꺼냈다.
포트에 절반 정도 남아있던 커피를 따른 뒤, 잔끝에 입을 댄다.
「당신은 우리들에게 미지의 존재, 병원균같은게 없다고 단정할 순 없잖습니까?」
「어이, 키리에. 표현에도 도란게 있는 법이야」
「하지만 사실인걸요」
카라미아의 나무람에도 키리에는 선선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였다.
그것은 몇주전의 일.
소녀 후카는 카라미아가 보스를 맡고 있는 오즈 패밀리의 손님이 되었다.
자신에 관한 기억도, 이 거리에서 살았다는 기억도 일절 없다.
「아가씨는 전에 소개했던 로빈 선생 기억해?」
「진료소의 의사 선생님 말이죠……?」
「그래. 이 거리 유일이자 제일가는 실력의 선생이지」
카라미아는 나이프로 소세지를 썰면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선생은 마을 사람 전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싶어해서, 아가씨의 상태도 체크해두고 싶대」
「그렇군요……」
구체적으로 뭘하는 걸까.
물어봐도 되는건지 망설이고 있는 후카의 옆 자리에, 장신의 남자가 걸터 앉았다.
「불안하나……?」
「엑셀군」
「불안하다면 같이 가줄 수도 있어」
「어제 철야를 했으니, 오늘은 비번이라 여유가 되니까」
덧붙인 그는 빵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한입 사이즈로 찢어, 눈 앞의 쵸콜렛 소스를 잔뜩 뿌린뒤 입안으로 집어 넣는다.
「으으응…. 괜찮아, 진료소라면 혼자갈 수 있으니까」
잠시 생각한뒤, 후카는 대답했다.
「정말……?」
의아해하는 엑셀에게「괜찮아」하고 웃으며 대답한다.
「그럼 상관은 없지만…」
어딘지 납득하지 못하는 듯한 그의 모습에 키리에는 입술 끝을 들어 올렸다.
「그렇게나 그녀의 속옷차림이 보고 싶은 겁니까?」
「뭣……?!」
즐거운듯 얼굴을 뒤트는 키리에와, 새빨간 얼굴의 엑셀을 번갈아 바라보는 카라미아.
키리에의 말을 이해한 듯,「아아, 그런 뜻인가」하고 테이블을 탁 두드렸다.
「속옷 차림이라니, 무슨 뜻인가요?」
유일하게 이해하지 못해하는 후카의 모습을 살피며, 카라미아는 짖궂게 웃었다.
「진찰을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옷을 벗어야하니까 말야. 엑셀은 그걸 보고 싶다고ㅡ」
「보고 싶다고 말한 적 없습니다」
「말은 안하지만 생각은 하잖습니까?」
「생각도 안했어!! 나는 단지… 불안하다면 따라가 줄 수도 있다는 의미로ㅡ…」
「겉으로만 그런거고 본심은 다른 주제에」
「닥쳐!」
엑셀은 키리에를 쏘아보며 난폭하게 일어났다. 바구니 안의 빵을 몇 개 잡아채들고, 거친 발소리를 내면서 방 밖으로 나가고 만다.
「철야 근무였을텐데, 기운차네」
「수면부족이라서, 하이한 거겠죠」
주눅 드는 일 없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후카는 걱정스레 한숨을 쉬었다.
「신경쓰지마, 아가씨. 늘상 있는 일이니까」
**
「항상 있는 일이라해도, 조금쯤 더 상냥하게 대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글쎄. 그들의 신뢰관계를 생각하면 문제없는 대화니까」
「신뢰관계……」
「그래. 그들은 매일 그런 느낌이잖아?」
막 문을 연 진료소는, 실외와 같은 정숙함이 가득차 있었다.
진료소 안에는 로빈 훗과 후카 뿐.
근황을 질문 받은 후카는, 오늘 아침의 일에 대해 짤막하게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