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즈 오브 크레스트리아
사랑스러운 죄인(동료)들과 만나는 RPG
[Main]
10장 3-6 미라와 캐스크

[이지스]
겨우 쓰러트렸군….
[유나]
집행자 대행진도 끝이겠지?
이제 진짜 한계야.
[오렌]
후우, 피곤하다~.
이젠 무리. 더는 못 먹겠어.

[카나타]
고마워, 미라.
덕분에 살았어!
[미라]
아니야, 카나타 너도 많이 강해졌군.
아니, 변했다고 해야 하나?
[카나타]
어? 그런가?
[미라]
그래. 전에 만났을 때와 눈빛이 달라.
각오가 담긴 눈이 됐어.
[카나타]
그런가?
그런 말을 들으니까 쑥스럽네.

[유나]
카나 도령, 쑥스러워하지 말고. 여기 이 언니,
우리힌테도 소개해줄래?
[카나타]
아, 맞다.
나랑 미젤라 말고 다른 사람들이랑은 처음 만나지?
[카나타]
소개할게.
이 사람은 미라.
[카나타]
다치아 마을 근처에서 강한 마물한테 습격당했을 때
벨벳이랑 같이 나를 구해준 사람이야.

[이지스]
미라… 혹시 벨벳이 말했던 약속의 상대인가?
[미젤라]
미라, 아직 벨벳이랑 못 만났어?
[카나타]
우리, 여기 오는 도중 벨벳을 만났어.
벨벳은 미라랑 나눈 약속을 다하기 위해서라면서 케신을 쓰러트리고 있었어.
[미라]
그런가.
그럼 나와 벨벳의 사정은 들었겠군.
[카나타]
응….

[미라]
공교롭게도 헤어진 이래, 아직 벨벳을 만나진 못했어.
[미라]
하지만 언젠간 만나겠지.
이 목숨은 그때부터 빌린 거나 다름 없으니까 말이야.
[카나타]
미라, 정말로 벨벳한테….
[미라]
카나타, 그보다
지금은 너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미라]
나와 함께 캐스크를 막아줘.
[카나타]
캐스크를?!
어째서 미라가 그런 말을….
[미라]
확실히. 갑자기 그런 말을 해도 당황스럽겠군.

[미라]
나와 캐스크의 관계를 먼저 이야기해야겠어.
[미젤라]
미라와… 캐스크의 관계?
[미라]
…그래.

[미라]
나와 캐스크는 친구였어.
대략 800년전, 캐스크가 인간이었을 무렵부터.
[카나타]
800년전부터?!
그, 그게 대체 무슨…….
[이지스]
800년전이라고 하면 인간들이 폭아(暴牙)의 위협에 시달리던 시대다.
너도 그때부터 살아왔단 소린가?
[오렌]
흐에~ 아름다운 누님인 줄 알았는데, 설마 연상이었을 줄이야.
[미라]
폭아(暴牙)를 아나?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군.

[미라]
우선 하나 정정하자면, 나는 800년전의 인간이지만
800년 동안 활동하며 살았던 건 아니다.
[미라]
사정이 있어 기나긴 잠을 취하고 있었어.
[카나타]
잠?

[미라]
여기서부터 순서대로 이야기하지.
[미라]
800년전, 인간들은 파괴수 폭아(暴牙)와의 싸움에 열중했다.
[미라]
폭아(暴牙)란 한 마리의 마물 이름이 아니라, 흉악한 종족의 총칭.
[미라]
인간을 월등이 초월한 힘을 지닌 폭아(暴牙)를 앞두고
인간들은 서서에 열세에 몰렸지.
[미라]
무수한 병사, 마도사가 폭아(暴牙)에 의해 불귀의 객이 되었고
유족이 슬픔에 젖는 광경이 매일처럼 거듭되었어….
[미라]
당시의 인간에겐 폭아(暴牙)에 대항할 수 있는 강한 힘이 필요했다.
[이지스]
그 때문에 신을 만들어낸거로군.
[미라]
그래.

[미라]
만물의 마나를 그릇 삼은 한 인간에게 몰아 넣음으로서
모든 것을 능가하는 궁극 존재를 만들어낸다.
[미라]
그것이 인간들에게 남겨진 최후의 수단이었어.
하지만….
[카나타]
무슨 일 있었어?
[미라]
만들어내는 방법은 알아냈지만, 그릇이 될 수 있는 인간이 적었어.
[미라]
대량의 마나를 흡수해, 그를 자유롭게 다루기 위해선
자연계의 마나의 숨결 전부를 느낄 수 있는 적성이 필요했어.
[이지스]
……들어본 적 있다.
숙련된 마도사는 대기 속에 있는 마나의 숨결을 느끼고, 그를 힘으로 바꾼다고.
[이지스]
하지만 자연계의 온갖 것들의 마나라면…
가능한 인간은 확실히 없겠지….
[미라]
그래. 어딜 찾아봐도 없었어.
그래서 먼저 그러한 적성을 지닌 인간을 만들어내는 수밖에 없었지.
[카나타]
혹시 그렇게 만들어진 게….

[미라]
그래.
신의 그릇으로 만들어진 인간이 바로 캐스크….
[미라]
그리고 나다.
[미젤라]
미라도?!

[미라]
인간으로 형성된 것은 나와 캐스크뿐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게 더 정확할지 모르겠군.
[미라]
당시 연구에 관여하던 마도사들은 몇 여개의 그릇을 제작,
그 중에서 가장 적성이 높은 개체를 신의 자리에 올리려고 했다.
[미라]
하지만 생명을 안착 시키는 것은 너무나 어려워서
나와 캐스크를 제외한 이들은 인간으로서 태어나는 것조차 이루지 못했다….
[카나타]
도서관에 자료에 써 있던 또 하나의 신 후보가
미라였던 거구나….
[미라]
같은 사명을 갖고, 같은 날 태어난 나와 캐스크는
친구이며 자매라 할 수 있는 관계였다.
[미라]
성인이 되어 신의 그릇으로 완성되기까지 20년동안
줄곧 함께 살며, 줄곧 함께 배웠고….
[미라]
줄곧 함께… 살았어….

[비셔스]
하지만 신이 된 건 결국 그쪽이잖아?
너는 꽝이었던 거 아냐?
[비셔스]
아니면 도망쳤나?
신의 책임으로부터.
[카나타]
잠깐, 비셔스. 무슨 말이 그래…!
[미라]
……….

[미라]
모든 것은 그 날 정해졌다.
[미라]
신의 그릇을 선정하는 그 날….

[미라]
…….

[캐스크]
아, 미라.
이런 데 있었구나.
[미라]
캐스크…….
[캐스크]
미안. 혹시 내가 방해했어?

[미라]
아니, 마침 한숨 쉬려던 참이었어.
아침부터 내내 이랬거든.
[캐스크]
으엑, 진짜?
아침부터 명상이라니, 잘도 한다.
[미라]
조금이라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었어.
오늘은 중요한 날이니까….
[캐스크]
그렇구나…. 오늘밤이었지.
[캐스크]
신의 그릇을 정하는 중요한 의식.

[미라]
…그래.
[캐스크]
적성이 같으니까, 마지막엔 우리의 뜻을 존중
한다고 말했지만?
[캐스크]
그냥 우리한테 내던진 거잖아.
책임 회피하는 어른, 진짜 구려.
[미라]
그렇게 말하지 마.
의식을 집행하는 것은 엄선된 마도사들.
[미라]
그들과 거듭되는 폭아(暴牙)와의 싸움에 지쳤어.

[캐스크]
그건 알지만~.
[미라]
……캐스크.
[캐스크]
왜, 미라?
[미라]
나는….

[미라]
나는 신이 될 거야.
[캐스크]
…….
[미라]
신이 되기 위해 태어나, 신이 되기 위해 길러졌지.
신이 되는 것은 내 삶의 지침이며,
[미라]
그 무엇보다 소중한 사명이야.
[미라]
신이 되어, 반드시 폭아(暴牙)의 위협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킬 거야.
[미라]
그것이 태어나지조차 못했던 자매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공양이라고 생각해.
[캐스크]
무거워.
그런 생각까지 했구나.
[미라]
그러니까 캐스크, 미안하지만…….

[캐스크]
응, 알아.
아니, 뭐 누구나 다 알겠지.
[캐스크]
신에 걸맞는 건 미라밖에 없단 거.
[미라]
캐스크…….
[캐스크]
나 같은 거 절대 무리.
[캐스크]
신~~?
껍데기도 속도 얄팍한 저런 녀석~ 종이 쪼가리로 충분하지 않겠어~?
[캐스크]
이런 소리를 들을 게 뻔해.

[캐스크]
응, 그러니까
신 자리는 맡길게. 친구.
[미라]
그래…? 그러도록 할게.
[캐스크]
헤헷.
[미라]
후훗.
[미라]
다행이다. 캐스크가 그렇게 말해줘서 안심했어.

[미라]
나는 캐스크가 자유롭게 살아줬으면 좋겠어.
[캐스크]
자유?
지금처럼 적당하게 살란 소리야?
[미라]
좀 더 적당하게 살아도 좋고.
[캐스크]
진짜로?
[미라]
진심이야.
[미라]
도저히 내가 흉내낼 수 없는 삶을 사는 캐스크가 좋아.
나는.
[캐스크]
고마워.
미라가 그렇게 말해주니 나도 기쁘네.

[캐스크]
명상 방해해서 미안.
이만 가볼게.
[미라]
그래.

[캐스크]
아, 말하는 걸 깜빡했다.
오늘밤 의식은 서쪽 제단에서 한대.
[미라]
알겠어.
전해줘서 고마워.
[캐스크]
천만에.

[캐스크]
…….

[미라]
……이상한걸.
[미라]
의식 시간은 이제 곧인데 아무도 안 오다니….
[미라]
응?
뭐지, 이건…….
[미라]
……편지?

[미라]
캐스크……!
[캐스크]
미안, 미라.
[캐스크]
거짓말해서.
사실 진짜 의식 장소는 동쪽 제단이었어.
[캐스크]
나, 실은 미라가 걱정돼.
[캐스크]
알아?
신은 죽지 않는대.
[캐스크]
수십 년, 수백 년을 줄곧 살아야한대.
인간을 지켜봐야한대.
[캐스크]
미라가 강한 사명감을 갖고 있는 건 알아.
책임감이 강한 것도, 성실한 것도, 어이없을 정도로 올곧은 것도.
[캐스크]
누구보다도 잘 알아.
[캐스크]
미라는 결코 꺾이지 않겠지.
흔들리는 일조차 없을 거야.
[캐스크]
그러니까 걱정이야.
[캐스크]
몇십 년, 몇백 년, 몇천 년을 줄곧 사명에 얽매여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그저 이를 악물고 버티겠지….
그런 미라의 모습이 보였어.
[캐스크]
저기, 그런 삶은 너무 괴롭잖아.
미라가 너무 불쌍해.
[캐스크]
그러니까, 미라는 아닌 걸로.

[캐스크]
신이 되는 건 분명 나처럼 적당한 녀석이 좋아.
[캐스크]
그래야 해….
[캐스크]
저기, 미라.
사명을 다하려고 하는 미라는 멋지고 훌륭하지만.
[캐스크]
나는 미라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캐스크]
그럼 마지막으로… 속여서 미안.
진짜로.

[미라]
캐스크!

[캐스크]
미라….
[사제]
설마 미라가 의식을 앞두고 도망치다니.
[캐스크]
…… .
[사제]
왜 그러냐, 캐스크.
[캐스크]
별로.
그보다 도망친 녀석은 아무래도 좋잖아?
[캐스크]
얼른 날 신으로 만들라구.

[사제]
…그래.
[사제]
만물에 깃든 마나여.
지금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그릇에 깃들라.
[사제]
자아, 태어나라!
구세의 신이여!!

[캐스크]
아아아아아아아아!!
[미라]
캐스크!!
[캐스크]
아아아아아아악!!
[미라]
캐스크!!

[미라]
…그렇게 캐스크는 신이 되었고, 폭아(暴牙)는 쓰러졌다.
[카나타]
캐스크가 신이 된 경위는 그랬구나….
[오렌]
역사의 뒤에 숨겨진 진실인가….
거기까지는 좋은 이야기로군.
[오렌]
역사의 뒤에 숨겨진 진실인가….
거기까지는 좋은 이야기로군.
[유나]
그래.
[유나]
그런 결의를 품고 신이 됐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지…?

[미라]
……아마 지금의 캐스크는 내가 아는 캐스크가 아닐 거다.
[이지스]
무슨 뜻이지?
[미라]
만물의 호흡을 느낄 수 있기에 알 수 있다.
지금의 캐스크가 정체 모를 파괴 의지에 사로잡혀 있음을.
[카나타]
파괴 의지?
그건 대체…….
[미라]
말했다시피 정체는 몰라.
하지만 지금의 캐스크가 정체 모를 뜻에 조종당하고 있다면….
[미라]
나는 그걸 막아야 해.
그것도 지금의 내 사명이다.

[카나타]
미라….
[미라]
물론 나 혼자서라도 할 생각이야.
하지만 지금의 네가 도와준다면 고맙겠어.
[미라]
부탁할 수 있을까, 카나타?
[카나타]
물론이야, 미라!
같이 캐스크를 막자!
[유나]
하지만 정작 캐스크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걸.
자료도 결국 도움이 안 됐고…. 곤란해.

[미라]
걱정할 필요 없어.
캐스크가 향할 장소라면 짐작이 가니까.
[이지스]
정말인가?!

[미라]
그래.
캐스크의 목적지는 아마 "세계수 그래스밸리".
[미라]
캐스크는 세계수를 파괴할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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