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t]
우아하게 조율하라 불온한 선율
(4)
속죄를 위하여

[남자]
(리처드 님은 어떻게 되셨지…?
오늘 밤 안으로 저택의 상태를 보러 가야해….)

[루크]
응?
너는 낮의 그—
[남자]
아! 당신은……!

[루크]
별 우연이 다 있네! 그 이후로 괜찮았어?
[남자]
어, 응. 그땐 정말로 고마웠어
[루크]
정말로 무서운 영감도 다 있다니깐!

[루크]
그런데 대체 뭣 때문에 그랬던 거야?
[남자]
그건.…….

[루크]
걱정했다구.
그때, 그렇게나 필사적으로 사과했는데….
[남자]
…그랬어? 고마워.

[남자]
여기서 만난 것도 뭔가의 인연일지도 모르겠네….

[남자]
기억 나? 내가 도망치기 직전에
후회하고 있다고, 용서해 달라고 말했던 거.
[루크]
어, 응….

[남자]
그 말을 들으면 알겠지만, 나는 터무니 없는 짓을 저질렀어.
—사람을… 죽이려 했어.

[루크]
……! 진짜야…?
[남자]
누구를 죽이려 했는지는 말 못해. 미안.
하지만 그 영감님은 그 관계자야.

[남자]
그러니까 나를 죽일 기세였던 것도 당연해.

[루크]
그럼 넌
자기가 한 짓을 후회하며 사과한 거야?

[남자]
그래.
내가 죽이려 했던 것은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루크]
…그렇구나.

[남자]
처음에 손을 더럽힌 건
사람을 속여 돈을 빼앗는 정도의 조그마한 범죄였어.
[남자]
하지만 나쁜짓을 하며 돈을 버는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서
어느샌가 죄없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데까지 전락하고 만 거야.

[남자]
만약 암살이 성공해서, 그 사람이 죽어버렸다면….

[남자]
속죄하고 싶어.
난 더 이상 이런 일은…….
[루크]
이미 저지른 일은 돌이킬 수 없어.
하지만 속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앞을 향해가야지.
[남자]
응…, 맞아.

[루크]
그건 그렇고 왜 처음 보는 나한테
그런 이야기까지 해주는 거야?

[남자]
먼저 물어본 건 너잖아?
이런 이야기, 생판 처음보는 남이라서 가능했던 거야.
[남자]
게다가 그때…, 참회하던 나를 걱정해준 너라면
나를 힐난하거나, 죄를 투영하지 않고 그저 들어줄 것만 같았어.
[루크]
그게 대체 뭐야….

[남자]
시간을 빼앗아서 미안. 들어줘서 고마워
나는 그만 가볼게.

[루크]
아, 잠깐만——

[로엔]
이야기는 전부 들었습니다.

[남자]
어, 어째서?!
설마 조금 전엔 날 속이기 위해?!

[로엔]
아뇨. 그가 당신에게 말을 건 것은
당신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루크]
로엔, 이 녀석은 정말로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고 있어.
그러니까….
[로엔]
네. 일단 그의 선택을 듣지도 않고 죽이는 것은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로엔]
물론 무죄 방면은 불가능합니다만.

[남자]
대체 무슨 이야기를…….

[로엔]
당신은 자신이 저지른 짓을 후회하고 있다고, 속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말, 거짓은 없는 거겠지요?
[남자]
으, 응! 그건 사실이야!
[남자]
저기, 리처드 님은 어떻게 되셨지?!
찻잎의 독은 어떻게 알았어?! 역시 누가 마셔서—

[로엔]
네. 리처드 님은 독이 든 홍차를 마시고
돌아가셨습니다.

[남자]
……!

[로엔]
그러니까, 당신은 그 일을 의뢰인에게 보고 해주십시오.
리처드 님의 숙부께 전해지도록.

[남자]
뭐?
[남자]
하, 하지만… 죽으면 증거를 제출 해야하는데….

[로엔]
리처드 님의 머리카락을 준비했습니다.
이쪽입니다.
[남자]
머리카락 몇 개 갖고 어떻게….

[로엔]
그걸 갖고 믿게 만드는 것은 당신의 수완 나름이지요.
[남자]
으으윽….

[로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 의뢰를 받아들이겠습니까? 아니면 그의 호의를 무가치한 것으로 만드시겠습니까?

[로엔]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이 둘 뿐입니다.

[남자]
…….
알겠어…. 의뢰인에게 암살에 성공했다고 보고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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