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가들이 거울을 찾기 위해 움직이던 그 무렵—
[야마자키 류지]
켁. 망할 가게 같으니.
모처럼의 돈을 쓸데없이 날렸군, 망할.
[야마자키 류지]
…뭐, 됐어. 오늘밤의 나는 관대하니까.
돈이야 썩어 넘칠 정도로 두둑한걸.
[야마자키 류지]
크히히히히….
[야마자키 류지]
—누구 허락 받고 내 뒤에 서? 아앙?
[요미]
…….
[야마자키 류지]
이런. 잔소리라도 하러 온 건가?
요미 씨.
[야마자키 류지]
말했을 텐데?
앞으론 잔소리도 참견도 하지 말라고.
[요미]
…….
[요미]
질문에 대답해라.
네놈의 목적은 뭐지?
[야마자키 류지]
목적? 하햣!
이제와서? 멍청하기 짝이없는 질문이로군!!
[야마자키 류지]
나는 내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한다.
나는 내게 ‘불이익’이 되는 일은 하지 않아.
[야마자키 류지]
네놈의 주인은 돈을 주는 데다, 그 짜증나는 격투가 놈들을
내 마음대로 두들겨 팰 수 있게 해주지….
[야마자키 류지]
돈도 받고 비명도 들을 수 있다니,
지금 현재로선 그야말로 ‘이익’밖에 없는 일 아닌가?
[요미]
나기 님의 이상에 찬동할 의지는 없는 건가?
[야마자키 류지]
뭐~~? 나는 나는 신(神)세계니 뭐니하는 것에 흥미 없어.
[야마자키 류지]
그딴 수상쩍인 물건, 처음부터 믿지도 않고 말이야~
햣햣햣햣!!
[요미]
큭…….
[야마자키 류지]
그래서? 네놈은 그런 시시한 질문을 하러
이런 데까지 온 건가? 응?
[야마자키 류지]
말해두겠는데, 네놈의 ‘나기 님’은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참견하지 않을 걸?
[요미]
무슨 근거로—
[야마자키 류지]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 봐.
아, 그리고—
[야마자키 류지]
앞으로 미츠미네 유카리의 감시는
내가 물러받게 됐다.
[요미]
………!!
나기 님이 그리 말씀하신 건가?
[야마자키 류지]
오해하지 말라구.
나는 ‘그 일’에 대해 떠든 적 없어.
[야마자키 류지]
하지만,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것은…
햣햣햣햣. 의외로 이미 들켰다거나?
[요미]
…….
[야마자키 류지]
그렇게 풀죽지 말라구.
네게는 달리 부탁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는 말도 했으니까.
[야마자키 류지]
아마 그거 아냐?
신(神)세계를 떠받칠 초석인지 뭔지를 어찌저찌 하는 거.
[요미]
참된 주인의 말이 아니라면, 따르지 않는다.
[야마자키 류지]
흥! 충견놈….
네놈은 그 빌리 칸이랑 똑같아.
[야마자키 류지]
…아니지. 너에 비하면
그 녀석이 아직 건전한 편인가? 히힛.
[요미]
무슨 뜻이냐.
[야마자키 류지]
…얼른 내 눈앞에서 꺼져.
남의 즐거운 밤놀이를 방해하지 말고. 쓸모도 없는 개 주제에.
[요미]
…….
[요미]
(나기 님께 가서 확인해야 해….
야마자키가 한 말이 사실인지를….)
[요미]
(나기 님은… 정말로 미츠미네 유카리를
그 남자에게 맡긴 건가?)
[요미]
(그것이 참으로 나기 님의 뜻이라면 따르자.
허나….)
[요미]
(위험하지 않나?)
[요미]
(더는 미츠미네 유카리를 만나지 않아도 된다.
그 사실엔 안도를 느낀다.)
[요미]
(다음에 그 여자를 만나게 되면…
나는…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미츠미네 유카리]
……!
잠깐만요, 요미 씨!
[요미]
…….
[미츠미네 유카리]
위, 위험한 순간에 구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미츠미네 유카리]
정말로 죽는 줄 알았는데….
저기….
[요미]
(그때, 미츠미네 유카리는 고맙다고 했다.)
[요미]
(자칫 자신을 죽이려 했던 상대를 향해
아무런 의심도 없이….)
[요미]
(…….…)
[요미]
(나기 님이 아닌 자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은
그게 처음일지도 모르겟군.)
한편 그 무렵—
[미츠미네 유카리]
…….
[쿠사나기 쿄]
어이.
언제까지 안 자고 있을 거야?
[니카이도 베니마루]
헤에. 유카리 짱이
스마트폰에 빠져있다니, 왠일이야?
[미츠미네 유카리]
아, 그게
좀 조사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쿠사나기 쿄]
조사하고 싶은 거?
…좀 보여줘봐.
[쿠사나기 쿄]
‘이자나미와 이자나미’…?
[미츠미네 유카리]
…….
[미츠미네 유카리]
(이자나미와 이자나미…. 그건 역시
일본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 맞지…?)
[나기]
—멀고 먼 옛날, 나는 너를 나미라고 불렀어.
[나기]
그리고 너는 나를 나기라고 불렀지.
이자나미와 이자나미. 이것이 우리 이름이야.
[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가 했던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진 모르겠어.
확증도 없고.)
[미츠미네 유카리]
(하지만 그 말을 통해 납득이 가는 것들도
몇 개 있는 거 같아.)
[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의 힘, 나기 씨가 내게 집착하는 이유.
내 정화의 힘의 정체 같은 거….)
[미츠미네 유카리]
(납득할 수 없는 거라고 한다면—)
[요미]
나는 네놈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스럽다.
[미츠미네 유카리]
(요미 씨가 나를 증오하는 이유….)
[미츠미네 유카리]
(요미 씨는 ‘이자마기’인 나기 씨를 모시고 있어.
하지만 ‘이자나미’일지도 모르는 나를 증오하고 있지.)
[미츠미네 유카리]
(이 페이지에는 ‘츠쿠요미’라는 신의 이름도
적혀 있는데…, 딱히 이렇다할 기록은 없네.)
[미츠미네 유카리]
(…….)
[미츠미네 유카리]
(…요미 씨.
당신은 대체 뭔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