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가 지상으로 돌아온 후로 몇 번의 해가 뜨고, 졌을까….)
[미츠미네 유카리]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고, 꽃이 져도…
나기 씨는 전혀 고개를 들려하지 않았다.)
[나기]
나미….
[나기]
노래…? 대체 어디에서…?
[나기]
꽃들이 노래하고 있어….
날 위로해주는 거니?
[나기]
후훗….
맞아. 울고 있어봤자 소용없지.
[나기]
노래를 불러준 너희 꽃들을 위해 공중 정원을 만들자.
나는 거기에서 지상을 지켜볼게.
[나기]
그러면 나미가 전생해도…
금방 알 수 있을 테지….
[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는 천상계에서 살기 시작했다.)
[나기]
또 마을 사람들끼리 다투고 있네.
이번엔 겨울이 길어져서, 식량이 부족해진 모양이야.
[나기]
빼앗기 위한 노력, 빼앗기지 않기 위한 노력을 식량 조달에 쓰면,
조금이라도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을 텐데.
[나기]
아…, 걱정할 필요 없어.
나는 천벌 같은 걸 내리지 않아.
[나기]
그런 짓을 했다가, 어딘가에 나미가 깃들어 있기라도 하면
또 다시 기다려야 하잖아?
[미츠미네 유카리]
(나기 씨는 꽃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다.)
[나기]
또 겨울이네.
인간도 조금은 지혜를 발휘하게 된 거 같아.
[나기]
나미가 낳은 불로, 사람들이 겨울을 극복하고 있어.
네가 낳은 것은 살아 있건만, 넌 어디에도 없구나….
[나기]
모처럼 피운 불을 독점하고,
오히려 불을 피울 도구를 빼앗기 위해 다투고 있네.
[나기]
아아…, 마침내 불을 써서…
인간이 인간의 목숨을 빼앗기 시작했어. 나미는 이런 걸 바라지 않았는데….
[나기]
인간들의 이기심은 변하지 않아….
나미는 어째서 이런 것을 아끼고 사랑하라 한걸까….
[나기]
나미한테 물어보면 알겠지…?
얼른 다시 만나고 싶어.
[나기]
그때는 꽃들 이야기도 하자.
내가 지상으로 돌아온 날 들었던 노래 이야기를.
[미츠미네 유카리]
(오래고 오랜 세월이 지났다.)
[나기]
알겠어.
이 세계의 섭리를.
[나기]
질투, 시기, 분노….
그런 변변찮은 것들만이 보이는 이유.
[나기]
나약한 인간들이 너무 많아서야.
[나기]
요는, 우리들이 만든 세계 자체가 잘못되어 있었어.
그렇지 않으면 나미를 잃을 일도 없었겠지.
[나기]
강한 세계를 만들면 더 이상 나미를 잃지 않겠지?
[나기]
응? 맞지, 나미?
그럼 이번엔 강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자.
[나기]
그리고 둘이서 영원히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