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의 괴이] 10월 13일 (츠유하-1)

* 신본격 구리구리한 게임 번역(2)
* 소우시 루트. 

10월 13일

츠유하

[츠유하] ……………….

계속 진동하는 폰을 손에 들고,
표시된 이름에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며칠동안, 나는 소우시한테서 거리를 두듯
그의 연락을 피해왔다.

그런 식으로 헤어졌으니까,
연락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다음날 바로 전화가 왔다.

[츠유하] 소우시………….

의외의 인물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표시된 이름이 잘못되지 않았는지 무심코 재차 확인하고 만다. 

그렇게 본인이란걸 멍하니 확인하는 동안
계속 울리던 벨 소리를 방치하고 말았다.

다급히 통화 버튼을 누르려 했지만,
역시 거기서 손가락이 얼어 붙고 만다. 

[츠유하] ……………….

나는, 확실히 그에게 말했다.

소우시를 알고 싶다고.
더 이상, 보고도 못 본척 하고 싶지 않다고.

분하다고 생각했던 그 마음에,
지금도 변함은 없다.


억지로 그에게 간섭하고 싶다고 말한건 나 자신이지만,
계속 도망치려 하던 그의 모습에
어찌할 수 없을 정도의 격정에 휩싸였다.

이유를 붙일 수 없는 오기같은 것에 눌려,
나는 그의 연락을 무시하고 만다.

그 날이래, 매일…은 아니지만
시간 간격을 두고, 그의 일방적인 연락은 계속되고 있었다.

딱 한 번, 전화가 아니라 문자가 와서
그 내용에 마음 속이 다시 또 흔들리기 시작했다.

『제발 부탁이니까, 혼자서 움직이지만은 말아줘』

어째서 전화를 받지 않는 거냐던가,
그 날의 일에 대해서는 일절 건드리지 않은
그 짧은 한 문장에ㅡ

자신의 말이 닿지 않은거라고….
마음 속 어디선가 낙심하고 있었다.

[츠유하] 닿지 않았다기보단……
             소우시에겐 소우시 나름의 고집이 있는거겠지….

나 자신도 나와 그가 닮았다는 자각이 있으니까.

내가 이렇게 오기를 부리고 있으니
그 역시 그런거라 해도 이상하진 않다.

뭐어, 우리들다운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관할 일도 아닐지 모른다.

[츠유하] ……………….

나는……, 소우시를 알고 싶다고 말하면서
마음속 어디론가 두려워하고 있었다.

왜냐면 그는, 나를 보지 않는걸.

대화를 해고, 시선을 맞추어도.
어딘지 모르게 그는, 나를 거부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왠지 거북해진다.

그러니까, 그의 연락을 한 번이라도 받아 들이면,
은밀히 굳혀온 결의가 흔들리고 만다.

변함없이 진동을 계속하는 폰의 전원을
한 번 끈 다음, 집을 나설 채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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